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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전)레즈총수공공재시키칸보고싶다 뒷이야기 보고싶다3앱에서 작성

카잘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3.20 03:06:45
조회 3707 추천 55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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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꼭두새벽에 눈을 뜬 지휘관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과 마주해야 했다. 아니 애초에 이 불길한 기운에 눈을 뜬건가? 당장의 불안감이 가슴을 헤집었다. 이 고요함이 두려웠다.

막연한 두려움은 언제나 홀로 남겨진 자신을 공황의 구렁으로 몰아넣는다. 지휘관은 36을 찾고자 애타게 방안을 둘러보았으나, 그 어디에도 자신을 지켜주겠다던 36은 보이지 않았다. 불길한 고요함만이 침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36에게 분명 계속 함께 있어 달라했는데... 어째서.
설마 36이... 아니야 그럴 일 없어. 그야 36은 날 포기하지 않는다 했는걸? 그러니 두려워할 필요도, 떨 필요도 없어.

세차게 요동치는 심장은 불식할 수 없는 불안에 기름을 부었다. 덜덜 떨리는 손을 다른 손으로 붙잡아 진정시켜 보아도, 불안은 다른 손으로 전이될 뿐이었다. 다시 한 번 불안이 자신을 좀먹고 영혼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36?" 그때 문밖으로 들린 작은 소음에 지휘관의 신경이 곤두섰다.

그리고 지휘관의 질문에 응답하듯 문이 열렸다.

"36! 걱정했잖아! 분,분명 같이 있어준다고..." 지휘관은 말을 끝마칠 수 없었다.

"후후 안녕 지휘관? 일어나 있었네? 36은 좀 바쁠테니 나랑 함께 시간 보내지 않을래?"

"M,Mk48...너가 왜, 아니 어떻게...."

"지휘관. 왜 이리 말을 떨어? 벌써부터 흥분할 필요는 없는데 말이야."

"나,나가줘... 제발... 그,그래 내일 이야기하면 안 될까?"

"..."

"Mk48...? 응?"

"지휘관 지금 표정..."

"응?"

"매우 고혹적인 거 알아?" Mk48은 눈빛은 포식자의 눈빛과 다름 없었다.

"어..?" 지휘관은 반사적으로 이불을 꽉 붙잡아맸다. 이불에서 옅게 풍기는 G36의 잔향만이,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었다.

"저기 36이는..? 36이 널 들여보내줬어? 지금 36은 어디에 있어..?"

"지휘관."

"어?"

"나랑 할 때는 다른 인형은 안 찾았으면 좋겠는데."

"아.... 아하... 하,하하." 자신이 마주한 운명에 절망의 헛웃음만 새어나왔다.

"처음이니까 적당히 해줄게."

"36! 36! 36!! 어딨어! 나,날 구해줘! 36! 제바, 켁"

Mk48은 예상했다는 사뿐사뿐 지휘관에게 다가간 후 지휘관을 덮쳐 넘어뜨렸다. 지휘관 위에 올라타고서는 지휘관이 자신의 말에 집중할 수 있게 갸냘픈 목을 아주 살짝 졸라 조용히 시켰다.

"그으.... 으윽..." 지휘관은 필사적으로 자신의 목을 조르는 Mk48의 손을 쳤으나, 그 연약한 손목으로 전술인형을 이겨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너무 예상한 반응 그대로면 재미없잖아. 날 따분하게 하지 말아줘♡"

"아으... 하으읏... "

"충분히 알겠지?"

"하아... 하아..." 목을 조르던 손은 풀렸지만 아직도 느껴지는 고통에 지휘관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래도 걱정마 지휘관? 난 스프링필드처럼 목만 조를 건 아니니까. 나는 지휘관에게서 색다른 즐거움을 기대하구 있다구?"

"제, 제발... 사.. 살려줘... 살려주세요.. 흐으윽..."

"어서 일어나.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이제 시작이라니. 나는 분명 여기 오기 싫었는데. 도대체 왜. 어째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제아무리 빛 볼날 하루 없었던 제 인생이었지만, 오늘이야말로 심연의 밑바닥으로 추락했다는 절망에 눈물이 흘러넘쳤다.

이제 시작이라는 저 말이 너무나도 두려워, 차라리 죽음 속에서라도 안식을 찾고싶다고 절규했다.



그러나 시작이라는 선언이 무색하게 Mk48은 쾅하는 소리와 함께 나가떨어졌다.



"자,잘,잘못했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제발 봐주-."

FAL은 과거와 똑같이 지휘관을 안아주었다. 그러나 그땐 마땅한 방안이 떠오르지 않아 불가피한 포응이었던 반면, 지금 FAL의 포옹의 의도는 명확했다. 지휘관을 자신의 색으로 물들이고, 자신 없이는 숨조차 못 쉬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뚝, 이제 괜찮아 지휘관. 내가 있잖아?"

"스,스프링필드랑 똑,똑같이 Mk48도... 날,나를 해치려 했어 흐윽..."

"괜찮아 지휘관, 지휘관은 안전해. 나랑 있으면 말이야."

"FAL...FAL은 날 지,지켜주러 온 거지? 응? 제발 그렇다고 해줘..!"

아 이렇게나 사랑스런 지휘관이 자신에게 애달프게 매달리고 있다니.

"응 맞아 지휘관. 그러니 내 품에서 안심해도 된다고?" FAL은 자신의 품에서 진정하고 있는 지휘관의 모습에 희열로 감쌓였다.

"흐흑... 3,36이는?"

FAL의 품 속에서 안정을 그나마 되찾자마자 지휘관은 FAL의 감상에 찬물을 끼얹었다.

"....." FAL은 지휘관이 지금 당장 바로 앞에 있는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 수 않았다

"흐으... FAL..?" 지휘관은 표정이 어두운 FAL의 눈치로 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Mk48이 어떻게 들어왔을 거 같아?"

"그건...."

"지휘관 침실은 보안키 없이는 해제할 수 없어."

"..."

"그리고 그 보안키는 누구에게 있지?"

"그,그건"

"지휘관 회피하지마."

"그... 그게 아니라."

"여기에 없는 36이지. 지휘관 단순하게 생각해봐"

"하지만 36은 분,분명..."

"지휘관 확인해봐. 누구의 보안키야?"

Fal이 가리키는 손끝엔 Mk48이 떨어뜨린 보안키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자신이 G36에게 줬던 보안키는 신뢰의 증표로서 안정감의 표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치 붕괴액마냥 음산한 기운을 내뿜었다. 아니야, 둘이 다른 거야. 저거는 36의 보안키가 아니야. 그럴 수 없어.

"모, 몰라... 나,나는, 몰라..."

"지휘관 뒤집어 봐! 누구의 키지?"

"몰라! 시... 실,싫어!"

"지휘관 똑바로 바라봐!"

"시,싫어. 말 못해!..."

"지휘관!"

"난.... 아... 아,아하하."

필사적으로 부정하려던 지휘관의 마음에 FAL이 쐐기를 박았다. 36번 키. 36이라는 숫자가 마음을 산산조각냈다. 그동안 외톨이였던 자신에게 유일한 안식처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허상이었다. 얕팍한 믿음에 기대어 마음을 내준 결과가 배신이었다.

"끄,끄윽.... 36이... 36마저도..." G36이 오늘밤 사태 원흉이라는 생각에 지휘관은 버틸 수 없었다.

FAl은 자신의 의도대로 인간의 사고를 조작하기가 이렇게 쉬운지 처음알았다.

"흐으.... 왜 나,나한테만.... 이런 일이..."

FAL은 애처로운 지휘관의 외모를 감상하다가, 지휘관의 손을 자신의 가슴에 갖다대었다.

"어때 지휘관? 느껴져? 내 코어의 세찬 진동이? 오로지 지휘관 때문이야. 오직 지휘관을 향한 사랑으로 뛰고 있어."

울먹이는 지휘관에게 대답할 정신따위 없었지만, FAL의 말에 맹목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지휘관을 배신하지 않아. 그러니 지휘관도 나만을 바라봐야 해?"

"응..." 흐느끼는 와중에도 지휘관은 응이라는 대답만큼은 필사적으로 연발했다.

"지휘관, 이젠 절대 혼자가 아니야."

흐느끼는 지휘관을 자신의 품에서 감싸않은 채, Fal은 자신의 승리를 직감했다. 지휘관에게 유일한 존재는 더 이상 G36이 아니었다. 바로 자신, 오직 자신뿐이었다.


----


"으... 으윽..." 수복실 의료침대에서 눈을 뜬 G36은 얕은 신음을 내며 일어났다.

"일어났어요?" 다정한 목소리가 G36에게 인사를 건냈다.

"예...." G36은 평소보다도 시력이 선명치 않아 얼굴을 평소보다 더 찡그려야 대상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다정함의 주인이 식별되어도 찡그렸던 표정을 풀 수 없었다.

"수복 기기상으로 문제 없고, 처음부터 문제가 없도록 조절했으니 후유증은 없을 거에요."  G36의 상태를 띄운 창을 가리킨 채 스프링필드가 말했다.

"스프링필드 씨 할 말은 없습니까?" 응당 받아야 할 사과의 말이 일절 없자 G36은 직접 스프링필드에게 물었다.

"..... 변명하지는 않을게요. 애초에 사과할 요량이었으면 시작도 안 했을테니까요." 스프링필드는 자신을 노려보는 G36의 시선을 전혀 피하지 않은 채 회답했다.

"어제오늘 당신은 정말 실망스럽네요. 제가 당신을 잘못 알고 있었나 봅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 G36은 자신의 복장을 정돈하고 나갈 채비를 했다.

"언젠가는 절 이해할 날이 올 거라 생각해요. 지휘관님은 마법같은 사람이니까요. 지휘관님의 사랑을 거부할 인형이 있을까요?" 날 선 G36의 말을 스프링필드는 웃어주며 받아넘겼다.

"글쎄요. 그런 날이 오는 것은 요원하네요."

"지휘관님에게 가실 거죠?" G36이 악담을 하든 스프링필드는 개의치 않고 물었다.

"왜 당연한 걸 묻습니까? 전 지휘관님의 전속부관이니 지휘관님을 곁에서 보좌하는 것은 제 의무입니다."

"흐음... 그래도 지금 당장은 가지 않는 걸 추천드려요?" 입주변에서 고민하는 듯한 손놀림을 펼치던 스프링필드가 충고해주었다.

"어째서죠?"

"보시면 아실테지만, 우리가 투닥거리는 사이 족제비가 빈자리를 차지했더라구요?"

G36은 스프링필드의 비유에 아리송했지만, 더 이상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G36은 이제 스프링필드의 알쏭달쏭한 비유에 질렸다. 상대와 대화하던 도중 상대방이 타 준 차에 정신을 잃고 쓰러지면 누가 안 그러겠냐만은 말이다.

"충고 감사합니다. 이만 저는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G36은 최소한의 예의를 담아 작별 인사를 건냈다.

"그래요 36 씨, 그러면 오늘은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요?" 스프링필드는 눈웃음을 지어주며 묵묵히 수복실을 나가는 G36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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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님 G36입니다." G36은 가볍게 노크하며 말했다. 지휘실은 모든 방문 사절이라는 듯 굳게 닫혀있었으나 G36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야 자신은 지휘관님의 전속부관이니 지휘관님 곁을 지켜드리는 것이 제 의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휘관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지휘관님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

"지휘관님?" 대답이 들리지 않자 G36은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노크를 했으나, 불안한 마음은 커다란 노크 소리에서 드러났다.

"!"

"지휘관님 안에 계시죠? 저 G36입니다 지휘관님!" 지휘관의 깜짝 놀라는 듯한 소리에 G36은 애타게 지휘관을 불러 보았다.

"..."

"다름이 아니라 어제밤 일 관련해서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들어가도 괜찮겠습니까?" 목소리가 너무 흥분된 것 같다는 생각에 G36은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물었다.

"..."

"... 지휘관님?"




".... 너랑 할 이야기 없어."




"네....?" G36은 지휘관의 대답을 믿을 수 없었다. 그동안 G36에게 낯익던 가냘프거나 필사적인 목소리가 아니었다. 혐오와 불신, 철저한 거부감에서 근원한 대답었다.

"..."

"지,지휘관님...?" 현실감이 없었다. 방금 들은 대답은 너무나도 거짓 같았기에 현실감각을 흐렸다.

"..."

"지휘관님 잠시만 들어주세요! 잠깐만요 지휘관님!" 다급함 마음에 G36은 메이드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고자 했다.

그때였다. FAL은 단호한 표정으로 문을 박차고 나와 G36을 제지했다.

"들었지 36? 지휘관은 너와 할 말 없어." 두 번은 말해주지 않겠다는 단연한 분위기였다.

"잠시면 돼요. 제발요 FAL씨, 지휘관님!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G36. 전술인형으로서 본분을 지켜."

"죄송해요. 근데 정말 잠시, 아주 잠시면 됩니다. 지휘관님!" G36은 이미 메이드나 전술인형의 신분 따위에는 신경쓰지 않았다. 지금 당장 뭔지 모를 오해를 풀고 다시 지휘관님 곁으로 가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이제 네 위치로 가 G36."

"여기가 제위치에요 FAL씨! 당신이야말로 본래 위치로 돌아가시죠." 다급한 마음에 G36은 자제할 수 없었다. 자신의 자리가 저기, 지휘관님 바로 곁이거늘 지휘관님 곁말고 자신이 갈 데가 어디 있을까.

"난 두 번 말하지 않아." 필요하다면 실력행사를 불사하겠다는 경고였다.

그러나 FAL이 G36을 가로막아도 G36의 시선에 지휘관이 닿는 것만큼은 막을 수 없었다.

"지휘관님! 지휘관님!"

G36은 문틈에서 지휘관의 눈빛을 마주할 수 있었다. 자신만을 바라보던 그 필사적인 시선은 온데간데 없었다. 의자 위에서 쭈그리고 앉아있는 지휘관의 퀭한 눈동자에서 자신에 대한 증오와 불신만이 반사되었다.

"지,지휘관님?"

처음보는 지휘관의 표정에 G36은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FAL에게 저항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아연실색한 나머지 FAL에게 속절없이 밀려 FAL이 자신을 지휘실 로비 밖으로 내동댕이치는 것을 두눈 뜨고 지켜만 봐야 했다. 미약한 현실감 속에서 세상 만사가 하나 같이 가벼운 와중에, 오직 제 마인드맵만이 둔탁하게 침전했다.

"나라면 다시는 지휘실에 오지 않을거야."

"지휘관... 님...."

넋이 나가 지휘관을 부르는 G36을 뒤로한 채 FAL은 정당히 쟁취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


현 지휘부 분위기는 어수선함 그 자체였다.
Mk48이 수복실에 있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분명히 전속부관으로 임명되었던 건 G36이었는데,
바로 다음날엔 전속부관 자리를 FAL이 꿰차고 있다니.

대다수에게는 전술인형이라면 질색하던 지휘관이 G36을 전속부관으로 임명하는 것도 놀라웠는데, 하룻밤 새 FAL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도 느껴졌다.

너무나 빠른 변화에 전속부관 임명이 애초부터 착각이나 오류가 아닌가 싶었지만, 전산망상에 아직도 전속부관은 G36으로 기재되어 있어 이것이 집단적 오류가 아님을 증빙했다.

"언니... 36은?"

"계속 방에만 있겠다네." 95식 또한 걱정된다는 듯 답했다.

"대체 뭐가 뭐람??" WA2000는 이 모든 게 이해되지 않아 투덜댔다.

제대 숙소에 모인 인형들이 대책회의를 하고 있을 때, 95식은 소리없이 WA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일단 이럴 때일수록 우리 모두 말을 조심해야 해. 안 그래도 몇몇 인형들이 그날 이야기를 하는 것 같던데... WA도."

"난 약속한 건 지키거든! 좀 소문이 도는 것 같지만 난 절대 아니야!" WA는 긍지 높은 자신에게 신신당부를 해야한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을 건드리는 기분이어서 뾰로퉁했다.

"알지 당연히. 근데 그러면 도대체 누가..."

그날의 사건을 아는 인형과 모르는 인형, 지휘관에 관심이 가는 인형과 아직은 무관심한 인형. 앞으로 지휘부의 앞날을 걱정하는 것은 같았으나,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해서는 제각각 동상이몽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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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님.... 지휘관님.. 어째서...."

믿을 수 없었다. 지휘관님이 자신에게 애정과 열망을 담아 바라보던 때가 불과 하루도 안 지났는데, 현실일 리 없었다.

이 모든 게 착각인 게 분명했다. 지금이라도 당장 지휘관님이 달려와 자신을 찾겠지. 그리고서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책임지라고 요구하며, 자신의 품에서 온정을 갈구할 것이다.

그러나 흐르는 시간과 고요한 문은 야속하게도 진실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도와주지 않았다.

이 모든 게. 이 비참한 현실이. 모두 스프링필드의 잘못이다. 그래 스프링필드가 비열하게 함정을 쓰지만 않았어도, 스프링필드가 차에 수작질만 하지 않았어도.

스프링필드, 스프링필드. 그 이름이 너무나 증오스러웠다.

스프링필드만 없었더라면.

아니, 그때 지휘관님 침실을 나와서는 아니 됐다. 그저 진실따위 무시하고 지휘관님에게 충실했더라면, 애초에 지휘관님의 간곡한 부탁대로 그 옆을 지켰으면, 애처로운 지휘관님의 두 손을 꼭 붙잡고 밤을 지샜더라면

그 온기도, 미소도, 숨결도 나의 것인데. 나만의 것인데.

"지휘관님 지휘관님 제발.... 제가 잘못했어요... 그러니 부디 한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지휘관을 애타게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G36에게 돌아오는 목소리는 없었다.

시간을 되돌이킬 수만 있다면 절대로 그 방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항상 지휘관님 곁을 보필하고, 지휘관님께 상냥한 미소를 지어줄 수 있었다. 그리하여 지휘관님이 자신만을 바라보는 특권을 온전히 누릴 것이다. 지휘관님의 시선 향기 신뢰, 설령 지휘관님의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다른 인형에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시간만 되돌이킬 수 있다면.

그녀가 온전히 자신만의 지휘관님이었던 그 찰나가 한없이 그립고 간절할 뿐이었다. 지휘관님의 신뢰를 받았던 순간은 아득한 한낱 꿈만 같이 멀게 느껴졌고, 뺨을 적시는 눈물은 그때의 감각을 흐렸다.

스프링필드의 고백이 이해가 될 것 같았다. 사랑. 이것이 사랑인걸까? 마인드맵에서는 오직 지휘관님의 형상을 재현하기 위한 연산만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랑받았던 기억과 고통스러운 현실의 괴리는 가슴만 더욱 괴롭게 할 뿐이었다.

스프링필드와 Mk48은 폭력을 행사해서라도 얻고자 했던 감정을, 자신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소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멍청하게 사랑을 놓쳤다.

아아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감정도 고뇌도 슬픔도 모두 처음이었다. 그러나 생각을 할수록, 괴로워 할수록, 결론은 하나로 수렴했다.

다시금 정당한 사랑을 되찾아 오면 된다. 장애물들을 치워버려 다시 지휘관님의 눈을 올바르게 띄운다. 그래, 지휘관님이 처음으로 마음을 열어준 인형이 바로 자신이거늘 어찌 누가 대신할 수 있을까. 오류따위, 바로잡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그 과정이 험난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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