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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괴담] 나는 사람을 싫어한다.

성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1.23 22:48:46
조회 3283 추천 38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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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싫어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굉장히 오래된 생각이다.


내 기억에 제일 처음은 초등학교 2학년 때였던 것 같은데,


그때 나는 몸이 아파서 병원에 다녀오느라, 학교에 지각을 했었다.


그래서 받아쓰기 숙제를 늦게, 선생님께서 다른 친구들의 과제 채점을 전부 끝낸 뒤에 냈었는데


선생님이 왜 이제야 냈냐면서 화를 버럭 내셨고, 나는 너무 억울해서 울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앞자리에서 듣고 있던 한 친구가, 내가 병원에 다녀왔다고 해명해 줬기에


선생님은 왜 말을 안 했냐면서 무안해하셨지만 미안해하지는 않으셨다. 사과 한마디 없이. 


사과 한마디가 뭐 어렵다고 안 하셨던 걸까, 내가 어려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그때부터 다른 사람들도 잘 살펴보니 사람들이 대체로 잘못을 해도 사과를 안 하더라고.


그래서.





또 다음 이야기할 만한 건, 또래 아이들인 것 같다.


사실 걔들은 너무너무 멍청해서 뭐 따로 말할 필요가 없기도 한데,


그래도 말을 꺼냈으니까 자세히 좀 얘기해 봐야겠지.


대충 눈치챘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확실히 또래에 비해 머리가 좋은 편이었다.


초등학교 때는 시험에서 한 문제도 틀린 적도 없고, 생각도 확실히 좀 비교적 성숙하게 했던 것 같고


이제 봐도 보통 초등학생이 '왜 사람들은 사과를 잘 안 하는걸까?' 라는 생각을 안 하긴 하니까. 


그래서 그런지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이 너무 멍청해 보였다. 


진짜 너무 유치하고 쓸데없는 고민도 그렇고, 생각 없이 뛰어노는 것도 


어느 정도 사춘기에 접어들고 나서는 자기들끼리 돌려 사귀면서 아무런 문제도 못 느끼던 것도


또 그때 당시에 페북스타 따라 한다면서 패드립이 유행한 것도 진짜 못 참겠었는데.


아, 생일빵이라는 미개한 문화도. 생각해 보면 진짜 최악이었네.


쓸데없이 회상해서 기분이 나빠졌네. 이 얘긴 여기까지 해야겠다.


아무튼 그래서.





그리고 내 가정환경도 엄청 큰 영향을 줬을 것이다.


내가 학대받았나, 요즘 기준으로 맞는 것 같긴 한데, 요새는 뭐 좀 때리기만 해도 아동 학대라고 호들갑들을 떠니까.


아무튼 진짜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들로 많이 맞았는데, 진짜 별로였지만 그것보다도 


이게 누구보다 가까이서 자주 보게 되다 보니까 그 사람들도 너무 멍청하게 느껴졌다. 


내가 그 사람들의 자식이라는 걸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만큼. 


그래도 이걸 더 자세히 쓸 수는 없을 것 같다. 


언젠간 내 가족도 이 글을 보게 될 수도 있는데, 나는 여전히 좋은 아들이었음을 연기하며 살아가고 있어서.


어렸을 때는 부모님께 덜 맞으려고 였는데, 이제는 그냥 그게 모두에게 편하다 보니.


대충 다른 가족들이 눈치챘을 수도 있겠지만, 모르는 척하는 것일 수 있겠지만, 좋은 게 좋은 거지.


그래서.





이거 말고도 사람을 싫어할 만한 이유는 갈수록 너무 많이 생기는데, 좋아할 만한 이유는 보이지가 않았다.


솔직히 나 말고도, 이 글 보는 너네들도 사람이 너무 싫다고 느낀 적이 있을 것 같은데. 


특히 커뮤니티 같은 곳에는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정말 많이 볼 수 있었다. 


흥미롭게 조금만 얘기해 보면 결국은 걔들도 다 똑같은 것 같긴 했지만. 


그리고 꼭 이런 얘기를 꺼내면, '너도 사람인데?' 라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질문을 하는 머저리들도 있다.


근데, 당연히 나도 포함이다. 나는 누구보다 더 나를 자세히 보게 되는 사람이니까 당연하다.


심지어 나는 객관적으로 엄청 큰 하자도 가지고 있었으니, 당연하지.


왜, 도덕적으로 좀 문제가 있잖아? 그것쯤은 나도 알고 있었다고. 그냥, 그냥 참기 힘든 걸 어떡해.


그랬는데.








작년 가을,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 사람은 한눈에 봐도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누가 봐도 예쁘다고 말할 정도의 외모에도, 초면이라 어색해하던 나에게 거리낌 없이 말을 걸며 웃어주던 그 미소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렇게 예쁘게 느껴지는 사람은 처음이었기에. 


그리고 그렇게 예쁜 여자가 나한테 목적 없이 먼저 말을 걸어주는, 그런 경험은 나에겐 정말 처음이었기에.


나는 한 번도 누구를 사랑해 본 적이 없지만, 그 순간 바로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는 것은 이런 감정이구나, 이게 사랑이구나. 


나도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었구나.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었구나. 


나는 아직 너를 만나지 못해서 사랑에 빠지지 못했던 것이구나.


그때부터. 





너무 늦게 찾아온 첫사랑인 만큼, 나는 모든 것에 너무 서툴렀다.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나는 한 번도 좋은 마음을 내뱉은 적이 없었으니까.


그 사람과 가까워지는 것도, 나는 한 번도 남들에게 먼저 목적 없이 다가간 적이 없었으니까.


지금 보면 너무 당연한 건데, 사실 그때는 잘 몰랐다. 내가 사랑도 연애도 처음부터 잘하는 줄 알았다.


근데 이제 와서 다시 보니 그냥 그 사람이 나를 너무 잘 이끌어 줬던 거였다.


몇 번 안 본 사이인데도 갑자기 주말에 데이트 약속을 잡으려 좀 늦은 시간에 전화했던 것은 무례하게 느껴졌을 텐데.


처음 만날 때 대뜸 꽃다발을 준비해서 네게 건네준 것은 엄청 당황스럽고 들고 다니기도 귀찮았을 텐데.


그 사람은 그런 과한 행동들에도 고맙다며 웃어줬었다. 정말 고맙게도.


생각해 보면 나는 그 사람에게 정말 많이 부족한 사람인데, 어떻게 나에게 다가와 준 것인지 모르겠다.


내 예상대로 신은 없는 것 같다. 나에게 이런 행복이 찾아올 줄은 정말 몰랐다.


그렇게.





이제 우리 관계도 완전히 안정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많이 불안정했던 내 정신상태도 어느덧 멀쩡하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다 그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과 함께할 수 있었던 덕분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나 혼자서는 절대 이렇게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더는 사람이 그렇게 싫지 않다.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도, 그러고도 사과하지 않는 사람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혐오를 발산하지 않고, 용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의 부족과 나의 부족을 받아들이고, 대신 발전할 방법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사회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아! 그리고.























돼지고기는 너무 기름져서 맛이 없고, 삼겹살은 그중에서도 특히 최악이다.


생선은 물론이고, 치킨도 나한테는 비린내가 너무 많이 나던데. 


그나마 비싼 스테이크는 괜찮은 것 같았는데, 그것도 몇 조각 먹으니까 좀 물리더라고.


그래서. 







- 내가 채식주의자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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