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들을 들여다보면 약간의 패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Campos의 연구에서 저중량은 고중량에 비해 근비대를 더 촉진하지 않았다. 다만, 저중량 집단의 경우 집단 간의 볼륨을 동일하게 가져가기 위하여 고중량 집단보다 더 적은 수의 세트를 소화했다. 중량의 차이가 근비대를 촉진하는 정도의 차이를 만드는 인자가 아니라 가정하면, 이는 세트수가 근비대를 결정하는 인자임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나, 다만, Schoenfeld의 연구에서 한 집단은 3sets of ~10reps를, 다른 집단은 7sets of ~3reps(두 집단 간 볼륨은 동일)를 수행하였는데, 만일 이러한 가정이 참이라면 7×3 집단은 더 많은 근비대가 일어나야 했으나, 두 집단 간의 차이는 없었다. 한 번 지혜를 짜내보자. 저중량 집단은 주당 9세트에서 실패지점에 도달하였고, 고중량 집단은 주당 21세트에서 실패지점에 도달하였다. 실패지점에 도달하는 세트수가 근비대에 있어 주요한 인자라고 가정할 때, 저중량 집단의 실패지점에 도달한 주당 9세트라는 숫자가 이미 근비대를 극대화한 것으로 가정할 수 있으며, 고중량 집단의 주당 18세트의 추가 세트는 추가적인 근비대를 일으키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미 주당 9세트로 근비대가 극대화되었기 때문이다.
Van Roie의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세트수를 통제하는 대신 볼륨을 통제하였으나, 집단 간 근비대의 정도에는 차이가 존재하지 않았다.
나머지 연구들은 볼륨이 아닌 세트수를 통제하였으며, 그것들은 다음과 같은 동일한 패턴을 보인다. “서로 다른 반복횟수는 근비대에 있어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며, 심지어 이는 운동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 잘 훈련된 사람, 심지어 고령자에게까지 동일하게 관찰되는 현상이다.”
두 번째 패턴은 고중량과 저중량이 정작 근비대의 효과는 같은 수준임에도, 고중량의 훈련은 피험자로 하여금 고중량 리프팅을, 저중량의 훈련은 저중량 리프팅을 더 잘 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특정 중량에 대한 신경 적응, 특정 타입 섬유의 근비대, 근섬유의 유산소성/무산소성 적응 등 아직 구체적으로 연구되지 않은 다양한 인자의 영향일 수 있을 것이다. 근육의 적응으로 야기되는 실질적인 차이는 아주 작기에 개인적으로는 신경 쪽의 영향이라 생각하고 있으나, 그것은 내 개인적인 추측에 불과하고(나 말고 글쓴이의), 무엇이 정답인지 가리기엔 아직은 시기상조이다.
나는 Campos의 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저중량이 우선적으로 type I 섬유의 비대를 촉진한다고 생각한다. 내추럴 역도 선수와 파워리프터의 근섬유 타입의 비율을 비교하는 몇 가지 연구를 살펴보았을 때, 그 비율은 상당히 유사하였다. 보디빌더의 근섬유 타입의 비율을 비교하는 연구에서는 type I 섬유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결과가 나왔으나, 해당 연구들의 피험자들이 굉장히 높은 수준의 빌더였고(도핑 테스트를 하지 않는 쇼에 나가기에 약물 사용을 했을 가능성이 농후함), 표본의 규모도 굉장히 작았으며, 각각의 연구에서 서로 다른 근육군을 사용하여 연구를 진행하는 등의 이유로 섣불리 결론을 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근섬유의 타입을 조사하는 연구는 결코 훈련에 대한 연구가 아니기에, 이러한 연구를 통하여 특정한 범위의 반복횟수가 근섬유 타입에 따라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길이 없다.
표에 포함되지 않은 연구들과 나의 경험에 근거한 세 번째 패턴은 세트수가 많을수록 근력의 향상과 근비대가 더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Campos의 연구를 봐보자. 그의 연구에서 두 고중량 집단은 집단 간 볼륨을 동일하게 가져가기 위하여 저중량 집단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세트를 수행하였고, 결과적으로 고중량 집단(3-5reps, 9-11reps)에선 근비대가 일어났으나, 세트수를 적게 가져간 저중량 집단에선 근비대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다른 연구를 살펴보면 저중량을 사용한 훈련이더라도 세트수가 충분하다면 해당 훈련이 근비대를 촉진함을 알 수 있다.
정리
그래서 ’이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가.‘하고 묻는다면, 나는 이러한 패턴들에서 몇 가지 주된 원리를 뽑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헤네만의 크기 원리에 의거하여 각각의 세트에서 모든 근섬유의 동원과 충분한 피로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근비대를 촉진하는 그 역치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고, 실패지점에 도달하지 않고도 근비대를 이룬 많은 경우가 존재하나, 일반적으로 실패지점에 가깝게 도달하는 것은 필수적일 것이다.
2. 세트 당 투입되는 노력이 동일하다는 전제 하에 반복횟수는 근비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근육은 세 번 하고 실패하든, 백 번 하고 실패하든, 실패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본인이 수축을 몇 번 했는가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실패지점까지 도달하는 것과 그 70%의 노력까지만 쏟아 붓는 것, 그 두 경우가 동일한 결과를 내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으나, 개인적으로는 동일한 결과를 낼 것 같다.
3. 근력의 향상의 경우 반복횟수에 크게 의존한다. 1RM을 더 잘 들기 위해선 그 중량에 가까운 중량을 리프팅하여야 한다. 반대로 개수를 많이 치고 싶다면 가벼운 중량으로 훈련하여야 한다. 위의 예시에서 든 두 가지 반복횟수를 둘 다 잘하고 싶다면, 둘 다 훈련하면 된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시험범위만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할 것이다.
4. 더 많은 세트나 볼륨을 통해 더 많은 양의 훈련 결과를 얻을 수 있다(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세트로 촉진된 결과라 생각하나, 세트와 볼륨 중 어떤 것의 영향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러한 원리를 통해 위에서 나온 질문에 답하는 것이 가능하다. “왜 스트렝스 스포츠 선수와 보디빌더 사이에 근력과 사이즈의 차이가 존재하는가?” 근력의 차이는 반복횟수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스트렝스 스포츠 선수는 일반적으로 무거운 중량을 사용하여 훈련하는 반면에, 보디빌더의 경우 일반적으로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적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중량을 사용하여 훈련하기 때문이다. 다만, 적지 않은 수의 빌더들이 고중량 훈련을 통해 경쟁력 있는 파워리프터로서 활동하기도 한다.
사이즈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은 조금 더 까다롭다. 사실 나는 빌더와 리프터가 서로 비슷한 수준이라면 둘 사이의 근육의 사이즈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단순히 체지방률의 차이와 초점을 맞추는 근육군의 차이이다. 예를 들어 어깨 근육에 집착하는 피지크와 어깨 근육의 근비대에 그렇게 집중하지 않는 리프터 중 누가 더 몸이 예뻐 보이겠는가. 그렇기에 리프터와 빌더, 두 집단에서 모두 열심히 훈련하는 다리, 등, 가슴과 같은 근육은 두 집단의 사이즈가 비슷하고, 또 비슷해야 한다. 더 간단히 말해, 스트렝스 트레이닝은 곧 보디빌딩이고, 보디빌딩은 곧 스트렝스 트레이닝이다.
한계
문헌이 충분히 검토치 못한 개념이 몇 가지 존재한다. 첫 번째 개념은 이미 한 번 언급했던 것으로, 특정 반복횟수에서의 근력의 적응이다. 예를 들어, type I 섬유의 경우 고반복을 통해 더 많은 스트레스를 가할 수 있나? 유산소성 적응은 그보다 더 많은 반복횟수를 통해 일어나나? 반복횟수에 의지하는 근력의 적응( ex)3개만 하면 3개 하는 근력이 증가, 10개만 하면 10개 하는 근력이 증가)은 온전히 신경적응과 운동학습의 결과인가? 아직은 알 수 없다.
두 번째는 근비대를 최대한으로 촉진하기 위한 세트 당 노력의 정도이다. 실제로 실패지점에 도달하여야만 하는가? 아니면 실패지점에 근접하는 것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아주 적은 정도의 노력으로도 근비대를 촉진하는 것이 가능한가? 현실에서는 실제로 아주 작은 정도의 노력으로도 근비대를 촉진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만,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적은 노력을 들일 경우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세트를 가져갈 수 있기에 그 차이가 줄어든 것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았다. 대체 무엇이 근비대를 촉진하는 것일까? 여러 증거들로 하여금 뒷받침되는 가설이 존재하긴 하나, 개인적으로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근육에 장력이 가해지는 환경 자체가 근비대를 촉진할 수도 있으나, 그런 환경은 곧 근육의 혈류를 제한하고 대사산물 축적을 증가시킨다. 운동을 통한 근육의 펌핑은 근비대에 원인일 수 있으나, 고중량/저반복 세트의 경우 펌핑이 잘 일어나지 않음에도 고반복 세트와 비교하여 근비대의 촉진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산물의 농도 또한 근비대를 촉진하는 주요 인자 중 하나일 수 있으나, 아직 그러한 의견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 결국 현시점에서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물체를 들었다 내렸다 하면 근육이 커진다는 것뿐이다.
결론
웨이트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무한에 가까운 수의 전략이 성공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그 중에서도 보다 성공적인 전략들은 앞서 ’정리‘ 파트에서 한 번 언급하였던 4가지의 원리와 매우 흡사한 기본 규칙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상당한 정도의 세트 당 노력, 많은 세트 수를 유지하고 반복횟수를 본인의 목표나 선호하는 범위에 맞게 조정하면 정체기를 겪지 않고 꾸준히 압도정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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