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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설) 츠카츠키 리오는 어리광이 늘었다 (리오)

타케루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15 02: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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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yuki101




츠카츠키 리오는 어리광이 늘었다
17,739자



츠카츠키 리오 시리즈는 「최종장 완결」이후를 다루고 있습니다.
순서대로 안 봐도 되지만 가급적 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여긴….”

커다란 모니터들이 즐비한 방, 패널을 조작하던 아케보시 히마리의 손이 멈추었다. 그녀는 고개를 앞으로 내밀어 화면 구석을 들여다보았다.

“후훗, 그런 곳에 숨어 있으면 제가 모를 줄 알았나요?”

자세히 보지 않았으면 눈치채지 못했을 만큼 작은 모습이었다. 히마리는 그것을 ‘그녀’의 실루엣이라 확신하고 확대시켜 보았다. 그리고 그것이 분명해지자, 가녀린 오른손으로 입을 가리며 후후하고 조소했다.

“하지만…, 으음.”

무엇인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는 모양인지, 팔짱을 낀 채 고개를 갸우뚱했다.

“세미나에 보고해서 당장에라도 끌려가 업보를 치르게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만….”

마지막으로 보았던 그녀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녀와는 꽤 긴 시간 이어진 악연이자 악우였다. 까놓고 말해서 히마리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녀는 로망이나 감성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고 가벼운 말장난조차 받아주지 않는, 그야말로 냉혈한이었다. 현실주의적 사고에 능력, 결과, 효율 따위를 우선시하며 그에 반하는 이는 묵살했고, 결과적으로 옳은 일만을 옳다고 여기며 밀고 나가는 총알 같은 소녀.

하지만, 동시에 히마리는 그녀를 싫어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히마리를 대척점이라고 여기고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여겨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히마리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분명 마음에 들지 않는 모난 곳투성이인 사람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그녀의 생각과는 달리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좀 더 비약적으로, 혹은 단순히, 그냥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었다. 장난도 안 통하고, 매번 고리타분한 얘기로 모두를 등한시하고 위악적으로 자신을 악이라 일컫는 그녀가 말이다.

실상은 마냥 그렇지도 않으면서. 미움받으면 괴로워하고 무시당하면 슬퍼하고 악담을 들으면 담아두면서.

그런 사실들을 알고 있는 히마리였지만, 그럼에도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평소 얼굴에 어딘가 자신이 차 있는 부분이라던가, 이해받지 못하더라도 반드시 밀고 나갈 것 같은 당돌한 부분이라던가. 그런 것들을 티 나지 않게 띠고 있었지만, 전부 무너져 버린, 암울한 절망만이 먹구름처럼 껴 있는 표정.

그날의 일이 그녀에게 얼마만큼 충격이 되었을지 단박에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괜찮냐고도 묻지 않았다.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이참에 조금이나마 느끼는 게 있길 바라는 심술도 있었고 무슨 말을 건네도 위안이 될 수 없을 것 같아서. 애초에 그런 말을 주고받는 사이가 아니기도 했고.

“아무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긴 하겠죠. 으음…, 그래도 언제까지고 이 상태라면 지금도 서류더미에 시달리고 있을 두 사람이 짊어져야 할 무게가 너무 무거울 텐데요…. 하여튼 있으나 없으나 골칫덩어리인 거네요.”

가능하면 제 스스로 돌아와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런다면 이전보다는 조금 더 가까워진 거리에서 모두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 때문에.

“우선 어떤 낯짝인지 한번 볼까요?”

히마리는 재빠른 손놀림으로 능숙하게 패널을 조작해 화면 속 일대의 소형 드론 하나를 해킹했다. 그녀가 들어간 건물의 출입이 허가된 개체. 즉, 리오가 근방의 순찰 드론으로 위장시켜 놓은 ‘AMAS' 개체 중 하나였다.

모니터 화면과 해킹한 드론의 시각 화면을 연결한 뒤, 그녀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그녀의 감시 화면에 더미를 깔아두었다. 그런 뒤, 입력된 순찰 경로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그녀가 들어간 건물을 샅샅이 탐색했다.

얼핏 보면 폐쇄된 빌딩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그녀가 완전히 정비해 두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설비는 정상 작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상층의 방 하나에서 그녀의 생활흔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당장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두컴컴한 가운데, 그녀가 사용하는 듯한 컴퓨터들과 테이블, 작은 냉장고와 싱글 침대 정도가 구비된 사무실 방이었다. 조촐하다면 조촐하지만, 나름 필요한 건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삼각김밥에 샐러드…. 그래도 밥은 잘 챙겨 먹고 있나 보네요.”

냉장고를 살펴보니 굶고 있진 않은 모양이었다. 하긴, 생각해 보면 군걱정이었다. 그녀는 스스로에게도 엄격했기에 먹는 것에도 착실한 편이었으니.

“이건…, 보리차군요.”

옆칸에는 그녀가 즐겨 먹는 브랜드의 보리차가 있었다. 히마리는 그것을 보고 씨익 웃었다.

“후후후…. 그래요. 평범하게 불러내는 일은 재미가 없지요. 좋아요, 이렇게 하죠.”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선생님.]
[어…, 일단 알려 준 장소로 가 볼게.]<
>[후훗, 참고로 거기서 찾으신 건 어떻게 하시든 불문율로 해 드릴 테니까요. 부디, 마. 음. 껏. 지도해 주세요.]
[…? 밀레니엄이 잃어버린 중대한 것이라고 하지 않았어? 물건이 아닌 거야?]<
>[물건이라기보다는 그래요, 구정물…. 이라고 하면 선생님께 실례겠네요. 직접 보시면 금방 알게 되실 거예요. 제가 직접 찾으러 가도 되는 일이지만, 그래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든요♪]
[…알겠어. 그럼 다녀와서 연락할게.]<

그는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들을 손으로 훔쳤다. 작은 그늘조차 찾아볼 수 없는 뜨겁고 화창한 날이었다. 히마리가 알려 준 목적지에 가까워진 듯해, 스마트폰으로 쏟아지는 땡볕을 손등으로 가리고 다시 한 번 위치를 확인했다.

여긴 밀레니엄 자치구 외곽 지역, 재개발을 위해서 폐쇄된 구역이었으나 현재는 어른들의 사정으로 방치되어 출입이 금지된 장소였다. 그럼에도 이곳을 찾아온 이유는 히마리의 부탁이었다.

모모톡으로 그녀가 설명하길, 이곳의 어떤 건물에 밀레니엄이 잃어버린 중대한 것이 숨어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때 너무도 두루뭉술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또 히마리가 묘한 장난을 계획하고 있구나― 하고 의심했다. 말본새를 보아 물건인 듯했으나, 숨어있다고 표현한 부분이 의아하고 밀레니엄을 에둘러 이야기한 것치곤 무장조차 없는 일개 개인인 선생에게 부탁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물어보아도 직접 확인해 보면 알게 될 거라고 둘러댔으니 이런 의심을 사는 것도 너무한 처사는 아닐 것이다.

“저 건물인가…?”

외향적으로 드러난 모습은 누가 보아도 폐건물이었다. 층수가 꽤 되는 빌딩이지만, 군데군데 깨어진 유리창들이 보였고 점등되어 있는 사무실 하나 없었다. 애당초 이 구역 자체에 인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확인을 위해 발을 떼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소형 드론 하나가 다가왔다. 어쩐지 낯이 익은 형태다. 드론은 그를 어디론가 인도하려는 듯, 팔을 흔들며 앞장섰다.

그것이 히마리가 준비한 드론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처음 그녀의 은신처로 찾아갔을 때도 이렇게 안내받은 적이 있었다.

드론을 따라서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음?”

당연히 버려진 건물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왔지만, 어딘가 정돈된 느낌을 받았다. 널브러진 가구나 쓰레기도 없었고 보안 시스템도 정상 작동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런 곳에 대체 무엇이 있단 말인가?

조금 전까지도 의심투성이였지만, 지금 와서는 약간의 호기심이 생겼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상층으로 올라가자, 불이 꺼져 을씨년스러운 복도 끝에 은은한 은색의 빛이 점멸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드론은 더 이상 앞장서지 않았다. 단지, 그곳으로 가보라는 듯이 손짓할 뿐이었다. 아마 부탁한다는 뜻이리라. 선생은 의사 표현을 위해 한 차례 고개를 끄덕인 후 나아갔다.

“히끅….”
“…?”

불빛과 가까워지자, 누군가의 딸꾹질 소리가 들렸다.

마침내 당도하고 사무실의 자동문이 열렸다.

어두컴컴한 방이었다. 천장의 조명은 복도와 마찬가지로 침묵하고 있었고 벽면에 즐비해 있는 커다란 모니터가 뿜어내는 불빛만이 내부를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틀림없이 히마리가 이야기한, ―그것이 있었다.

아니, ―그녀가 있었다.

그녀는 아담한 원목의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유달리 돋보일 만큼 새까만 칠흑의 장발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온다. 옆머리에는 밀레니엄 학원의 심볼로 디자인된 은색의 머리핀이 꽂혀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지만, 여느 때와 같이 무심한 표정으로 흐트러지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

그녀가 이쪽으로 힐끔 시선을 보냈다. 베여버릴 것만 같은 눈매에 자칫 고개를 떨어뜨릴 뻔했다. 잘 익은 체리 같은 붉은 두 눈동자와 마주쳤다.

“히끅….”

그녀는 한동안 미동도 없이 응시하다, 들고 있던 유리잔에 담긴 액체를 촉촉하게 젖어있는 입술 너머로 삼켰다.

“리오…?”

선생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었다. 히마리가 이야기한 ‘것’이 그녀였다니. 완전히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기에―, 이런 외진 곳에서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었던 걸까.

츠카츠키 리오는 지난번 사건 이후로 학생회장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와 밀레니엄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고 전해 들었다. 그로 인해 씩씩대던 유우카의 하소연도 많이 들었고 세미나와 밀레니엄의 정세가 상상 이상으로 어지러워졌다고 했다.

리오는 여전히 그를 바라보며 ‘보리차’라고 적혀있는 페트병을 기울여 빈 잔을 채웠다.

이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서 멋쩍게 서 있으니, 그녀가 마주 앉으라는 듯 눈동자를 흘리며 사인을 보냈다.

다가가 테이블,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정적이 흐른다.

리오는 계속해서 아무 말 없이 선생의 눈동자를 응시한 채, 보리차를 홀짝였다. 그녀는 그가 찾아왔음을 눈치챘을 때부터 단 한 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다.

불편하다.

불편하지만, 그 역시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최면 영상 속의 모션 그래픽같이 동그란 형태를 한 그녀의 동공은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츠카츠키 리오’라는 소녀에게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혹자는 그 소녀에게 홀려 버릴 것만 같은 매혹을 느끼게 했다.

사소한 균열 하나로 산산조각이 날 것 같은 긴장감 속에서 간신히 목 근육을 사용해 모인 침을 꼴깍 삼켰다.

이대로 지속되면 눈에 쥐가 나겠다 싶어서 먼저 말을 꺼내려던 찰나, 그녀가 입을 열었다.

“나는 틀렸던 걸까….”

무슨 이야기일까.

한기가 감돌 정도로 줄곧 포커페이스인 냉담한 표정과는 다르게 툭 하고 뱉은 말에는 후회스러운 온기가 스며들어 있었다.

“틀렸다니, 무엇을…?”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모른다고 하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녀가 직접 들려주었으면 했다.

그러자, 그녀의 눈빛이 더욱 예리해졌다. 꿰뚫릴 듯한 카리스마가 태양을 담은 돋보기의 빛을 한점에 조이는 것처럼 엄습해 왔다.

“난 그저 이 평화가 이어지길 바랐어.”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준비해 왔고.”

“하지만….”

말을 잇지 못하고 흐렸다. 겉으로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놓아버린 말끝에는 울먹이는 듯 촉촉한 습기를 머금고 있었다.

“히끅.”

이내, 시선마저 아래로 떨구어 버린 리오는 다시 보리차를 홀짝였다.

아무래도 그녀는 ‘자신’이라는 늪에 빠져 버린 모양이었다. 텐도 아리스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일련의 사건. 마침내 위기에 봉착했을 때, 그녀는 대의를 위해 원흉이 되었던 아리스와 자신을 희생하려 했다.

누구 하나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해도, 밀레니엄이라는 거대한 세상이 자신을 악으로 규정해도, 개의치 않았다. 오로지 옳다고 믿는 일을 행할 뿐이었다. 그것이 그녀가 이야기한 일상의 평화로 이어진다고 보고 말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가 준비한 모든 체재와 설비들은 Divi:SION에 장악당하며 그렇게나 경계하던 종말의 때를 앞당긴 트리거가 되었으니.

리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 인과는 그녀에게 있어서 지금까지 해온 모든 우려와 대비, 생각과 행동, 아울러 평생을 옳다고 믿어왔던 자신의 신념과 긍지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천재지변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날의 경과, 지금은 사건이 일단락되었고 여파가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나, 이전과 같은 평화를 대부분 되찾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뒷면에는 Divi:SION에게 에리두의 모든 것을 장악당하고 무엇 하나 구해내지 못한 채, 세계의 종말로 이어지는 최악의 결말이 있었다는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누구보다도 평화를 위해 행동했을 터인데. 필요악이 되겠다고까지 이야기하며 불사르고 주변 사람들을 등 돌리면서조차 정직하게 행했을 터인데. 그녀의 바람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철저히 부정당한 뒤에야 평화가 찾아온 것이니 말이다.

“당신도 날 비웃고 있겠지…. 비웃어도 좋아, 실제로 이런 지경이니까.”

유리잔의 얼음들이 녹아 미끄러지며 달그락 소리를 냈다.

“그럴 리가 없잖아. 난 네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아, 리오.”

그래, 그녀는 틀리지 않았다.

틀린 것은 그녀의 방식이었고, 그녀조차 감당하기 어려웠던―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절망적인 미지의 공포 앞에 합리와 이성, 거기서 파생된 계산이 애당초 무슨 소용이겠는가. 중요한 것은 그녀의 의지다.

리오는 단지 언제 찾아올지도 모르는 그 장엄한 종말로부터 모두를 지키고 싶었던 것뿐이다. 그녀가 행하려 했던 정의에는 틀림이 없다. 결단코 틀렸을 리가 없다. 누군가 틀렸다고 하더라도 이 사실만은 틀리지 않았다고 당부할 심산이었다.

“단지, 서툴렀던 것뿐이야.”

그뿐이다.

“…히끅.”

딸꾹질이 멈추지 않는다. 선생은 이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수상쩍어 보이던 페트병 속의 액체에 관심이 갔다. 누가 보아도 명실상부 보리차로 보이지만, 정작 마시고 있는 그녀의 행색이 전혀 그렇게 볼 수 없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섣불리 호기심을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기에 잠자코 그녀에게 집중하기로 했다.

리오는 생각이 많아진 탓인지, 목덜미를 한번 손으로 쓸어내린 후 턱을 괴고 조금 느슨해진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끈적해진 말투로 투덜거렸다.

“그래. 히마리에게도― 아니, 내 주변에 있는 모두가 그렇게 이야기했어. 아무도 나를 이해해 주지 않아. 나는 그저…. 그저…, 지키고 싶었을 뿐인데.”
“알고 있어.”
“생각해 보면 그래. 어릴 적부터 그랬어. 내가 무언가 실행에 옮기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아. 히끅.”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뭘 하려는 건지는 설명해 주고 실행에 옮긴 거지…?”
“그리고 내 취향은 어째서 매번 하찮은 구설에 오르는 거야. 뭐가 어때서…, 생긴 건 상관없어.”
“그건…. 어…, 분명 리오 마음에 든다면 그걸로 된 거야.”
“…결국 나는 처음부터 혼자였던 거야. 하지만, 상관없어. 나는 내가 옳다고 믿는 일을 행할 뿐이야.”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녀는 결국 테이블 위에 무너져 양팔로 만든 베개에 얼굴을 비벼댔다.

“하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은 단숨에 안개처럼 퍼져나가 방 안의 공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나름대로 위로하려 노력해 보았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은 모양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 과연 홀로 구성한 계획을 올곧게 밀어붙이는 강단과 기백, 그 카리스마는 단연코 그녀가 이 거대한 학원도시에서도 손꼽히는 명문인 밀레니엄에 군림하는 학생회장임을 증명한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는 그녀가 어딘가 고독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붙임성이 없어 다른 학생들과의 교류가 원활하지 않았고 붉은 두 눈동자에서는 행색과는 다른 이물이 느껴졌다.

약간의 떨림, 미세한 걱정, 그런 것들이 어려 있었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자신을 믿어 왔지만, 그것에 자신이 없었던 것일지 모른다.

언제부터 그래 왔을까. 어쩌면 중학교, 초등학교― 나아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다니던 어릴 적부터. 남들보다 뛰어났던 탓에 제 옆에 서 줄 사람이 없어서. 그래, 일평생을 혼자서 걸어왔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떠올려 보는 것만으로 쓸쓸했다. 쌀쌀해진 가을날, 홀로 공원 그네에 앉아 바람에 회오리치는 낙엽을 바라보고 있을 때만큼이나.

그녀는 그런 외로움을 줄곧 떠안고 살아왔을 것이다. 자신이 이해받지 못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망설일 필요도, 멈춰 설 필요도 느끼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그저 나아갈 길만을 번듯하게 걸어왔을 터였다.

그런 리오에게 이런 말을 건넨다면 오만하다고 생각할까? 어쩐지 알 것만 같다고.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다고. 어쩌면 넌 혼자가 아니라고.

예전 생각이 났다.

시간이 지나면 점점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새롭게 재구성된다. 학교가 바뀌고, 친구가 바뀌고, 배우는 것들이, 해야 할 일들이, 하고 싶은 일들이 바뀌고 마침내 성인이 되었을 때는 고독했다.

항상 곁에 있던 것들이 더 이상 내 곁에 있지 않았고, 무슨 일이든 제 발로 나아가야만 한다. 평생을 갈 것만 같던 친구들도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았다. 눈앞에 주어진 과제만으로도 벅차서, 다른 이에게 정을 줄 여유 같은 건 없어서. 결국 가까웠던 사람 간에도 이해관계라는 벽이 생겼다.

다가와 주는 이 없이 혼자가 된 기분, 누구도 내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주지 않는 기분― 요컨대, 그녀가 겪는 외로움은 막 성인이 되었을 때 겪는 그것과 결이 비슷할지도 모른다.

보통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나아감으로 그 고독감을 극복하고는 하지만, 그녀는 너무 어릴 적부터 가르쳐 주는 이 없이 지속해 온 탓에 습관이 되어 버린 것이겠지.

이해해 주는 이가 없다면, 말을 들어주는 이가 없다면, 그때는 직접 가서 이야기하는 수밖에 없다. 너무 뛰어난 탓에, 그녀는 지금까지와 다르게 직접 자신을 낮추고 다른 이들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착각하는 것이 있다. 반복되는 엇갈림 속에서 더 이상 고개를 들지 못해, 숙이고만 있었던 그녀에게는 잘 보이지 않았겠지만―

“리오, 분명 너는 혼자가 아니야.”

그래, 분명히 혼자는 아닐 것이다.

자신의 대척점에 있다고 생각하는 히마리도, 자신을 부정하고 있으리라 단정 지어 버린 선생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을― 자신의 편이 아니리라 짐작했을 세미나의 후배들도.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독선적인 그녀의 방식이 달갑지 않을 뿐이었고 도리어 그녀가 의지해 주지 않음에 섭섭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누구도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가장 다른 이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 것은 바로 리오, 자신이었던 것이다.

“만약 정말로 네가 혼자라면, 이제부터라도 내가 있을게.”

“혹시라도 내가 너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너는 틀렸던 게 아니야, 계속 고개를 숙이고 걸었기 때문에 크고 작은 변수들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야.”

“아무도 들여다보지 못했던 심연마저 계산해 낸 너니까, 그 강인한 마음이 틀렸을 리가 없어.”

“내가 보증할게.”

자신에 찬 이 목소리가 그녀에게 닿기를.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그녀가 죄책감으로부터 일어설 수 있기를. 다시 한번 자신을 믿을 수 있기를. 그렇게 소망했다.

“히끅.”

그렇게 다져진 결의를 보이고자,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머리맡을 바라보고 있으니, 놀랄 만큼 갑작스럽게 리오가 획하고 일어섰다.

“거짓말.”

그 순간, 숨이 멎는다. 가슴 속이 꽉 막힌 듯, 숨을 내쉬지 못하고 입 안에 머금는다. 그의 표정을 통찰하고, 아니. 그보다 더 깊은, 그래. ‘선생’이라는 사람의 근본 그 자체를 들여다볼 작정이기라도 한 것처럼, 그윽한 눈빛을 부딪쳤다.

그는 도망치려 하지 않았다. 집어삼켜질 것만 같은 압박감 속에서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녀가 더 이상 혼자로 남아있길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자, 그녀가 한 손으로 테이블을 짚고 허리를 숙여 선생의 넥타이를 거칠게 잡아당겼다. 거리가 단숨에 좁혀진다. 도저히 학생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아우라가 전신을 짓누르듯 감싸 왔다.

기다란 속눈썹, 잡티 하나 없이 새하얀 피부, 흔들리지 않는 붉은 두 눈동자, 그리고 그만큼이나 새빨간 입술. 자칫 집중을 놓아버리면 그대로 빠져버릴 것만 같은 고혹이 당장 코앞에 있었다.

이쯤 되니, 긴장감 때문에 숨이 조금씩 거칠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손끝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정지 상황에서 간신히 입을 열었다.

“거짓말 같은 건 하지 않아. 널 절대로 혼자 두지 않아.”
“당신이 어떻게?”
“그, 그건….”

말문이 막혔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대답을 떠올릴 수 있을 리 만무하다. 갈수록 머릿속이 어지러워짐에 동공마저 흔들리고― 기분 탓일까, 그녀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간 것처럼 보였다.

넥타이를 잡고 있던 리오의 손에 힘이 실린다.

“무…!”

저항할 틈도 없이, 그녀가 이끄는 대로 그녀와의 거리는 더욱 좁혀져 0에 수렴한다.

더 이상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게 되었고 그때쯤, 뜨겁다. 메마른 두 입술에 타오를 듯 뜨겁고 촉촉하며, 달콤한― 향긋한 과일 젤리와 같은 촉감이 맞닿으며 부드럽게 포개져 왔다.

리오는 여전히 그를 바라보고 있다. 그의 진의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눈도 깜빡이지 않고. 선생은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듯하여, 몸을 축 늘어뜨리고 그대로 눈을 감았다.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그녀에게 자신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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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2 246032 55
16994520 공지 !!!!! 리세, 유입 뉴비를 위한 종합 가이드!!!!!!!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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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07 92704 155
18106112 일반 장비도 개선해, 크레딧도 개선해, 보고서도 개선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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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4 5 0
18106111 🗾JP 스포) 어느쪽이던 재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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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110 🗾JP 근데 적어도 일섭은 메인스 풀더빙 아닌게 낫다고 느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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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2 20 0
18106109 일반 스포글 왤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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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108 일반 범고래녀 진짜 존나취향인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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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1 43 0
18106107 일반 미처 말하지 못했어 다만 너를 좋아했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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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106 일반 일섭 편의성패치 설계도가 제일 마음에 드네 [2]
ㅇㅇ(218.236)
05:36 59 1
18106105 일반 1047이면 충분한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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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104 일반 아 세이아 ex 존나씹히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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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103 일반 침식의 시로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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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102 일반 AI) 호무호무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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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101 전술대 오늘의 정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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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100 일반 블붕아 내게 행운을 다오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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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99 일반 수면패턴이 또다시 망했구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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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98 🗾JP 스포) 주인공 시점이 얘였으면 블갤이 화낼만한 요소가 가득함ㅋㅋ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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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97 일반 기타 배우고 싶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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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96 🗾JP 오토기 너무 좋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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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95 일반 방금 명탐정 프리큐어 1화 보고 왔는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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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94 🎨창작 오토기 엉덩이 손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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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93 일반 수동기의 끝 재밌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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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92 🗾JP 프라나가 가챠 업무로 들어온 기쁨은 아주 잠깐이네 [4]
보갤러(12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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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91 🗾JP 근데 진짜 추측들 묘하게 빗겨나간게 재밌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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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90 전술대 쿠루미 성능 방덱이건 공덱이건 별로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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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89 🗾JP 10T 장비 선택권은 보라색이구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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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88 🗾JP 스포)그게 연기하는게 아니면 상황이 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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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87 일반 근데 전술대항전을 왜 정공전이라 부르는거야?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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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86 일반 얼리버드 블붕이 음몽꿔서 기분좋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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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85 일반 미니스 보는데 미노리 ㅅㅂ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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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84 🗾JP 체스 << 뭔가 좀 멋있어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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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83 정실 모브 이건 번역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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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82 🗾JP 스포) 난 톰크루즈 영화 오블리비언 될거라고 본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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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81 일반 엄마이기엔 부족한 니코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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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80 🗾JP 맞아 이번 패치 ㄹㅇ 개좋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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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78 일반 이런 대사 치는 학생 누구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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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76 일반 한붕이 일섭스포 다처먹고 슬퍼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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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75 전술대 아니 갑자기 우리그룹 야쿠모 방덱 늘어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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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35 0
18106074 일반 요즘 누가 이 시국에 총학생회장을 하겠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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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73 🗾JP 스포) 스토리 찾아봤는데 이거 새드엔딩 보증수표 아닌가 [3]
ㅇㅇ(121.174)
05:13 125 0
18106072 일반 아니 어떡해 하루나 조력자 친구가 한명이 없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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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66 0
18106071 일반 블뷩이 새벽 지듣노 좋으면 자러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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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35 1
18106070 🗾JP 지금 한섭 특장카이텐 메리스가 11크리보다 리트 빡세던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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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69 일반 퇴사하고 한달동안 시체처럼 살다가 갑자기 삘받아서 15분 뛰고 왔는데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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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68 🗾JP 이번 이벤트 미니겜 7회차 이후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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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67 질❓문 고점칠거 아니면 드치루 걸러도 되는거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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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66 일반 아 진짜 메리스는 존나 쓰기 싫다 그냥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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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65 일반 요즘 좀 좋아하는 학생임...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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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64 일반 은근히 꼴루는 자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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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63 일반 자꾸 체스체스하니까 좀 열받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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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62 🗾JP 스포)스토리 다 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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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6061 일반 칼학칼학 거리길래 뭔가했는데 그 칼이었놐ㅋㅋㅋ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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