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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빙결의 인연 Before Memories 2화

ㅇㅇ(222.116) 2020.03.10 14:27:01
조회 603 추천 2 댓글 2
														

2화 빙결의 인연 / Seven years ago / 아나스타시아 진영





1







───그날, 카라라기 도시국가에서 하나의 상회가 새로이 태어났다.





장소는 제2도시 『바난』의 일각, 황폐한 건물이라고까지는 말하지 못해도, 멀쩡한 건물이라고는 도저히 말하기 어려운 건물을 영업소로 한 상회다.


세계도의 서쪽에 자리 잡은 카라라기 도시국가는, 결코 자원이 풍부한 국가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라라기에서는 예부터 상업이 활발히 행해지고 있어, 타국에서는 『장사(商売)국가』라고 야유받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상인이 높은 지위를 얻고 있다. 


그런 특색 때문인가, 누구나 한방 역전의 호기를 찾아서, 스스로의 장사 재능을 믿고 벼락부자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는, 새로운 상회가 생겨나는 일은 그다지 드문 것이 아니다. 그 대부분이, 이미 지반을 다진 이름난 상회의 먹잇감이 되는 것이 보통으로, 결과를 남기지도 못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날, 그런 약육강식의 장사꾼의 세계에서 이름을 올린 것은, 눈앞에 호기에 조급하게 굴지도, 자신의 장사 재능을 과신한 인물도 아니었다. 


───애초에, 그 인물은 장사꾼으로서 벼락부자가 되는 것을 꿈꾸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면밀한 계획과 실행 가능한 준비가 끝나있는 이상, 그것은 몽환을 이룬다는 종류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연한 영업계획에 지나지 않으니까.


그렇게 해서, 계획성 중시로 스스로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인물이야말로───.




"아! 아!! 잠깐잠깐, 아저씨! 좀 더 지대로 보래이!"


소녀의, 높은 비명과 같은 목소리가 푸른 하늘에 울려 퍼졌다. 


시선을 푸른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가보면, 높은 목소리로 소리친 자는 기모노 차림의 인물이다. 


연보라색의 물결치는 머리를 길게 기르고, 화려한 색조의 기모노를 완벽하게 차려 입고 있다. 이 계절에는 조금 덥지만, 멋 내기를 위해서는 그러한 장해는 전부 사소한 일.


똥글똥글한 둥근 연두색 눈동자와 사랑스러운 정돈된 얼굴이 특징적인 소녀였다. 다만, 지금은 그 눈동자를 날카롭게, 가련한 얼굴은 불평불만으로 덧칠해져 있지만 말이다.


그 불만스러운 색의 얼굴로 일색 하면서, 더욱이 소녀는 강하게 지면을 짓밟고.


"뭐꼬, 정말! 우예서 그라케 덜렁거리나? 아저씨캉 교제도 길지먼, 내, 그런 점만은 정말 모르겄다."


"뭐꼬야! 우예 글케꺼지 듣지 않으면 안되능긴고! 글케 신경 쓰인교? 마 삐뚤어져 있어도, 별로 아무도 신경 안 쓴다안카나!"


"아무 도는 아니다! 여기서 내가 바로 신경 쓰고 있다안카나! 정말!"


뺨을 부풀리면서, 항의하는 소녀의 이름은 아나스타시아 호신. 약관 열다섯 살이 되어, 일국 일성의 주인으로서 서게된 『호신상회』의 대표이다. 


그리고, 그런 아나스타시아에게 째려봐져, 떨떠름한 얼굴을 하고 있는 자가, 작다란 그녀보다 머리 두 개 이상 정도 신장이 큰, 전신을 짙은 갈색의 털로 덮인 개 얼굴의 수인이었다. 


커다란 입을 벌리고, 항의하는 아나스타시아를 돌아보는 수인, 그의 손이 뻗어져 있는 곳은 건물의 입구의 바로 위이며, 거기에는 『호신 상회』라고 가게 이름이 들어간 간판이 있다. 본 대로, 지금 그야말로 간판의 위치를 손보고 있어, 기세 좋게 상회가 시동하는 장면이지만───.


"그 시작인 간판이 기울어져뿟다니 재수 없다! 지대로, 지대로 달레이!"


"알긋다 알긋다, 시끄러운 아씨다 아이가, 그 아나 도령이 상당히 잘 나게 되었다안카나. 내도 감개 깊은 구석이 있데이."


"고거, 거, 아나 도령이라 부르는 거 적당히 그만두래이!"


지시대로, 기울어진 간판의 미세조정을 하는 수인에게, 아나스타시아가 손가락을 들이댔다. 그 기세에 수인이, "아앙?"하고 목을 울리자, 아나스타시아는 기세 있는 눈매로.


"알긋나? 이걸로, 내는 오늘부터 정식으로 상인으로서 독립했다는 기다. 고것이, 언제까지고 아 같은 호칭으로 불린다믄 폼이 안 나지 않나."


"글카도, 아나 도령은 계에속 아나 도령이지 않나. 외견도 쬐그만대로인디, 아취급이 싫데이~하구 말해부려도 설득력 없데이."


"외견이 쬐그만헌건은 필요 없지 않나! 지대로 아직 클기다!" 


"클꺼갔나?"


얼굴을 빨갛게 한 아나스타시아에게, 수인이 의심스러운 눈을 보냈다. 


실제로, 열다섯이라고 하면 인간의 여성은 그 나름대로 몸이 완성되는 때지만, 아나스타시아의 성장은 다른 사람보다 현저히 늦고 있다. 키도 작아서, 몸의 요철이 너무나도 모자라다. 그런데도 어딘가 요염스러운 미모가 보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녀의 본질에서 풍기는 여성스러움에서 기인하는 것일거다. 그런 그녀의 여성스러움도, 교제가 긴 개 얼굴의 수인 앞에서는 무산되어, 막 만났을 때의 앳됨이 빠지지 못한 상태가 돼버리지만.


"도대처, 아나 도령이 아니면 뭐라 불려야 되는긴꼬. 기분 일신해서 거들먹부리고 싶은 기면, 먼저 고거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데이."


"아저씨에게, 내에 대해? 에에 음, 고거는......"


"고거는?"


"아, 아저씨가 결정하래이! 아나 도령 이외에서, 귀여운 거 아니면 싫다."


"우예 그랑케 성가신 쇠고랑 채우는 긴꼬..... 겨우겨우 목걸이 벗겨진 참이데이."


시선을 피하고, 약간 얼굴을 빨갛게 물든 아나스타시아에게 수인이 자신의 목을 긁는다. 그 두터운 목 언저리를 보고, 아나스타시아가 희미한 만족감에 뺨을 늦추었다. 


드러낸, 짙은 갈색의 체모로 덮여진 목둘레에는 눈에 띄는 특징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 특징이 없는 것 자체가,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드디어, 아저씨가 내의 것이 됐다는 증거니께."


"체면이 말이 아닌 말투 아닌교. .....고거, 그라모 아나 도령도 내의 호칭 바꾸면 어떠나?"


"에? 내도?"


놀라서, 자신을 가리키는 아나스타시아에게 수인은 "그려"하고 두터운 팔을 팔짱 끼었다. 


"오늘부터 잘난 분이 돼부려서, 덤으로 내는 아나 도령의 소유물..... 신생활이라는 의미라믄 서로 마찬가지아이가. 내만 잔뜩 고생시키믄 안된데이."


"응~, 고것도 고런가.....? 그라모, 아저씨에 대해......"


그렇게 들어, 아나스타시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나서 연두색 눈동자로 머뭇머뭇 눈앞에 거구를 올려다보고, 엷은 입술을 떨면서.


"리, 리카드라고, 편하게 불려도 괜찮나?"


"괜찮지 않나? 마, 그 정도 편이 허세 부리기 딱 좋데이. 왠지, 내도 아나 도령에게 그리 불리는고는 근지러워서 견딜 수가 없지만서도."


"......그렇다믄, 내에 대해선 뭐라 부르나?"


아나스타시아의 물음에, 수인───리카드는 "그라네"하며 위를 본다. 그리고, 팔짱 낀 팔을 풀고서, 조금 기울어진 간판을 주의 깊게 고쳐서.


"그라믄, 아가씨겄네. 그렇게 부르겠데이."


"──. 고거, 미미들 흉내아인교! 날림아인가! 날림데이! 정말, 아저씨.....틀렸다! 리카드 바보! 성가시데이!"


"우예 그라케 기분이 나빠져부렸나. 모르겠다아이가."


그렇게 말하며, 리카드가 기가 막혔다 식으로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긁는다. 그런 익숙한 태도로 받아 넘겨져, 아나스타시아는 뺨을 부풀렸다. 


긴 교제를 해왔지만, 정말로 소녀의 마음을 모르는 수인이다. 참으로. 





2






"정말, 아저씨......리카드도 참으로, 둔감한 것도 정도가 있다."


"후후, 그렇제. 정말, 이제 와서 그런 점은 바뀌지 않을지도 모르겄네."


그렇게 말하며, 카운터에서 불평하며 토라진 아나스타시아에게, 친숙한 술집의 여주인이 입술을 늦추었다. 살짝 그녀가 내민 것은, 이 날, 4병째가 되는 밀크였었다. 


그 글라스에 손을 대고, 아나스타시아는 단숨에 밀크를 위장에 부었다. 슬슬 배가 출렁출렁한 상태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그렇다기보다는, 푸념을 더 뱉고 싶다. 이 술집 여주인과의 교제도, 실은 리카드와의 교제와 비슷한 정도로 길다. 


원래, 극빈가의 부랑아였었던 아나스타시아를 데려온 것이 리카드로, 아무런 뒷배도 없는 그녀를 잡용으로 고용해준 사람이 여주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상인으로서 독립한 때를 맞이한 아나스타시아도, 무엇이든 배운 원점은 이 가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지금도 단골손님으로서 자주 다니고 있다. 여주인은 가족이 없는 아나스타시아에게 있어서, 엄마나 조금 나이가 차이 나는 언니와 같았다. 


그리고, 밀크를 마시고 곤드레 만드레하는 아나스타시아에게, 여주인은 "그렇다쳐도"라며 어딘가 감개 깊은 한숨을 쉬고선.


"그 아나가 독립이라니, 세월이 흐르는 게 빠르다안카나. 처음 만난게 엊그제 같은디..... 아나도, 완전히 여자답게 되어선."


"그야, 내도 언제까지고 아는 아이다. 하지만, 주인 언니야는 빈말 없이 쪼메도 바뀌지 않았데이. 멀래 젊음을 유지하는 나쁜 일이라도 하고 있나?"


"나쁜 일은 따윈 안해도, 젊은 아들의 정기를 쪼메 받고 있는 걸로 젊게 있는데 충분하지 않나?"


"고거, 진심 같아서 쪼메 무섭데이."


여주인의 농담에 짓궃은 장난 식으로 웃고, 그 뒤 아나스타시아는 입을 닦고 일어섰다. 


시각은 불의 각의 끝으로, 슬슬 밤이 찾아온다. 술집의 본격적인 영업시간은,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직인들이 한잔하러 오는 때이기때문에, 오래 머물러서 방해하고 싶지는 않다.


"또, 아나가 내의 귀여운 종업원 해주어도 좋데이?"


"가껌 고것도 나쁘지 않겄다고 생각하는데, 오늘은 기념적인 하루기도 하고, 그만두겠데이. 내 쪽이야말로, 잠시동안은 주인 언니야에게 응석부리러 올지도 몰러."


"아나니께, 고것도 괜찮데이. ......착실히 해?"


"응, 고맙데이. 꿈꾸던 첫 번째 한 걸음이니께. 내, 아─무런 걱정도 안된데이."


밀크 대금으로 동화를 두고, 아나스타시아는 여주인에게 미소 짓고, 손을 흔들었다. 그러고 나서, 여주인에게 배웅 받고, 쭉 하고 가게 앞에서 허리를 폈다. 


그러자, 그런 노을빛에 물들어가는 거리에 서있던 아나스타시아 곁으로.


"아, 아가씨 있다! 단장이 걱정하고 있었─, 찾아서 다행이다─!"


그런 커다란 목소리와 함께, 모래먼지를 일으키며 뛰어오는 인영이 있다. 목소리가 들린 시점으로 누구인지 알았지만, 그쪽으로 돌아보고, 아나스타시아는 눈을 가늘게 떴다. 


기운차게 달려오는 인영은, 주황색 털을 가진 자묘인의 소녀다. 그대로, 이쪽을 노리고 일절 속도를 줄이지 않는 소녀에게 아나스타시아는 미소를 크게 짓고.


"위험핫."


"우갹!"


무심코 몸을 피한 아나스타시아의 옆을, 소녀가 기세 좋게 벽에 격돌했다. 엉겁결에 걱정될 듯한 소리와 충격이 주위에 퍼졌지만.


"아하하하하! 엄청 팍했다! 엄청 아파! 아파!"


땅바닥에 넘어져서, 손발을 흔들며 대폭소하는 소녀에게 그 걱정도 날아갔다. 아나스타시아는 이런 이런하고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소녀에게 살짝 손을 내밀었다. 


"오?"


"오, 가 아니데이. 자, 잡고, 반듯하게 일어서래이. 모처럼 예쁘장한 옷까지 입혀뒀는데, 진흙투성이가 돼 부렸지 않나."


"응! 알겠빠! 아가씨의 부분대로!"


"뭐꼬, 어데서 배웠나? 정말."


쓴웃음 지으며, 아나스타시아는 손으로 잡은 소녀를 일으켜 세운다. 그러자, 가볍게 몸을 날듯이 뛰어오르며 일으킨 소녀, 그 몸에 붙은 먼지 등을 털어낸다.


작다란 아나스타시아보다 더욱 작은 소녀는, 자묘인이라고 불리는 종족 전체에서 키가 작은 수인이다. 사랑스러운 얼굴과 탐스러운 털이 아나스타시아로서는 최고라서, 특히 이 소녀는 그 붙임성과 더불어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녀의 이름은 미미라고 해서, 아나스타시아에게 있어서 소중한 『재산』 중 한 사람이다. 


"그라서, 미미? 내를 찾고 있었다고?"


"아, 그래그래. 뭔가, 단장이 아가씨를 화나게 해부렸데이!라면서. 그래서 자신이 찾으러 가면 엄청 화낼지도 모르니께, 미미의 귀여움으로 어떻게든 해달래이─라고!"


"또─ 그렇게 쓸데없는 눈치나 부리꼬. 애초에, 본인이 찾으러 안오니께 내의 기분이 나빠져부린것인디.... 정말, 몰라!"


"오─, 몰라! 몰라! 단장 바보!"


"그랴 그랴, 리카드 바보!"


한목소리를 내며, 사이좋게 리카드에 대한 분노를 발산하는 아나스타시아와 미미. 다만, 미미 쪽은 아나스타시아와 말을 맞춘 것 뿐이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런 떠들썩한 소녀들의 모습을, 행인들이 흐뭇하게 곁눈질로 바라봤다. 그 시선을 받으면서, 아나스타시아는 발아래의 작은 돌을 차고.


"그라믄, 리카드 따위 아무래도 좋아졌으니, 미미, 내캉 같이 인사 돌리려 어울려 줄래?"


"맡겨주시라! 그래서, 그래서, 인사 돌리기라는 게 뭐야?"


"후훗, 잘 물어보셨습니다. 전에 이야기했었더래이? 내, 드디어 자신의 가게를 열었다. 그니께, 단골손님에게 그 인사를 하는 기다."


"아! 미미, 그거 알고 있어! 작당 난입!"


"뭐어, 비슷한 것일지도 모르겄네."


미묘하게 틀린 지식을 피로하는 미미의 머리를 쓰다듬고, 아나스타시아는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그 아나스타시아에 옆에서, 미미는 둥근 눈을 똥글똥글히 하면서 "오? 틀려?"하고 신기해하고 있다. 


"오늘의 목적은, 단골손님들에게 얼굴을 보이고, 앞으로 잘부탁드립니더하고 이야기를 드리는거데이. 그니께, 내캉 미미의 귀여운 얼굴만 기억하게 하면 된다."


"아─, 그거 알아─. 미미랑 아가씨, 엄청 귀여우니까─."


"그랴 그랴, 엄청 귀여응께."


이해가 빠른 미미와 손을 잡고, 아나스타시아는 목적지 방향으로 눈을 향했다. 일단, 처음으로 인사 해야할 사람들은, 장사 경쟁자이자, 은혜입은 곳이다. 


"츄덴씨에게는 신세 져 놓고 내비려 뒀응께, 뒷발로 모래 뿌리는 짓은 못허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안카나."


라며, 그런 태도로 아나스타시아가 중얼거리고 있을 때였다. 


"───미안하네, 아가씨. 츄덴씨에 대해 알고 있나?"


"응?"


갑작스럽게 옆에서 불러져, 아나스타시아가 미미와 함께 돌아보았다. 돌아보니, 아나스타시아에게 말을 건 인물은, 콧수염을 기른 신사적인 남자였다. 


옷차림새가 말끔하고, 정돈된 머리형태와 세련되게 서 있는 모습. ───무엇보다, 와풍 복장인 아닌, 이국풍의 복장이어서, 바로 타국의 인간이라고 짐작이 갔다. 카라라기 안에서는 굳이 이국의 복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카라라기 사투리가 아닌 말투에서 자연스러움이 보인다. 


그리고, 대강 한눈에 그것을 파악해, 아나스타시아가 고개를 갸웃하자. 


"츄덴씨라믄, 내의 전 고용주인데, ......나리는?"


"오오, 그건 다행히군. 나는, 츄덴씨와 상담(商談)하기 위해서 와서 말이지. 카라라기에 오는 건 처음이라, 주위가 진기해서 돌아다니고 있었네만......"


"깜빡, 미아가 되었다?"


"하하하, 그렇게 되었네. 부끄럽군."


아나스타시아의 물음에 신사는 웃는 법도 품위 있게 자신의 콧수염에 손을 댔다. 그런 신사의 반응을 보고 미미도 "미미도! 미미도!" 양손을 올리고.


"그 기분 엄청 알아! 미미도 태어난 고향인데 엄청 헤매! 매일매일 미아!"


"참으로, 귀여운 아가씨인데 불안이 끊이질 않는구나. 어떨까. 만약 괜찮다면, 친한 사이가 되는 증거로 이름을 물어봐도?"


"응─, 미미는 미미! 그리고, 이쪽은 아가씨!"


"그라믄, 내의 이름이 아가씨같지 않나. 에에 음....."


너무나도 우호적인 미미를 곁눈질하며, 아나스타시아가 흘끗, 신사의 표정을 엿보았다. 그 시선에 신사가 주억거리며.


"이거 실례. 나는 유클리우스. 알비엘로 유클리우스다. 여기가 아닌, 좀 더 동쪽의 나라에서 온 이방인이라네. 불안함을 메워준다면 상당히 감사하겠어.


".....말주변이 좋은 사람이데이. 내는 아나스타시아 호신입니다."


"호신? 그건, 카라라기 국가도시, 건국의 영웅인 『황무지의 호신』과 같은 호신인가?"


아나스타시아의 이름을 듣고, 신사───알비엘로가 노란색 눈동자를 휘둥그렇게 떴다. 그의 말에, 아나스타시아도 연두색 눈동자를 가볍게 크게 떴다. 


"헤에, 잘 알고 있데이. 아. 하지만 착각하면 안되니께? 내, 그다지 그 호신씨와는 아무런 관계도 아니래이. 다만, 이름을 빌리고 있을 뿐이다카이."


"호오, 이름을. 하지만, 그건 상당히 대담한 일이로군. 그 『황무지의 호신』이라고 하면, 입신출세의 대명사야. 그것을, 이 실력주의인 카라라기 도시국가에서 이름을 댄다는 건......"


"주변 전부에게, 변명하지 않꼬, 승부 건다는 증거."


"───과연, 총명하군."


자신의 수염에 손을 댄 상태로, 알비엘로가 약간 낮은 목소리로 그렇게 칭찬했다. 얇게 가늘어진 그의 눈동자를 보고, 아나스타시아는 자신이 평가 당하고 있다고 눈치챘다. 


하지만, 그건은 배려 없고 예의도 돼먹지 않은 눈빛이 아니라, 상대의 그릇을 확인하러는 감정사와 같은 눈빛이라고 느꼈다. 


그, 시선의 의도를 받아들인 아나스타시아에게, 알비엘로는 "미안하네"하고 자신의 태도를 창피해하듯이 사과했다. 


"여성에게 무례한 눈을 향한 것을 부끄럽게 여기겠어. ───그런데, 『황무지의 호신』의 이름을 빌린 아가씨, 당신은 어떠한 사람이 되려고 하는 걸까?"


"그라네. 일단은, 이 바난에서 제일 가는 상인이. 그다음은 카라라기 제일, 그라서 마지막에는....."


"마지막에는?"


"──내의 이름이 호신에서 대신할 정도, 거창한 인간이 될 끼다."


뺨을 일그러뜨리며 웃고, 아나스타시아는 알비엘로 상대로 진심으로 위세 좋게 말했다.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이 무슨 오만한 호언장담이라고 웃어넘길듯한 발언이다. 그러나, 아나스타시아는 누가 상대여도 이것을 망설이지 않고 주장한다. 


누구에게도, 꿈을 비웃음 당할 이유 따위는 없다. 


그리고, 그런 아나스타시아의 꿈을, 눈앞에 신사는 비웃지 않았다.


"그러면 이만, 나는 좋은 만남을 가진 거 같아. 나는 친룡국가 루그니카에서 기사를 하고 있어. 빈번하게 오는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있다면, 부디 너와 장사 이야기를 하고 싶네."


"그라카믄, 미래의 단골손님에게 듬뿍 할인해주지 않으면 안 되어야? 내의 호신 상회, 마침 오늘부터 시동이니께 잘 기억해두래이." 


"명심해두겠네."


엷게 웃고, 알비엘로는 그 장소에서 당당히 인사했다. 그 세련된 행동에서, 아나스타시아에게도, 그가 기사로서 일류의 가문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았다. 


그러고 나서, 선드러지게 걸어가는 그 등을 바라보며, 아나스타시아는 얇은 가슴을 살짝 쓸어내렸다.


긴장, 한 것은 아니지만, 아나스타시아에게 있어서도 의미가 있는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즉시 미래로 이어지는 일은 물론 없지만.


"어떤 이야기라도 스스로 자기 것으로 허지 않으면."


여기서부터 앞으로, 아나스타시아는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장사해 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상으로 모든 것에 민감하게, 온갖 매사를 소중히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시간도 만남도, 사람의 인연도 전부에 연결되는 생각이다. 


"저기─ 저기─, 아가씨."


하고, 그런 아나스타시아의 소매를 당기면서, 미미가 태평하게 부르고 있다. 방치해두어서 삐진 걸까 하고, 아나스타시아는 그녀 쪽을 본다.


그러자, 미미는 멀어져 가는 신사의 등을 가리키며.


"저 아저씨, 미아였던 거 아니야? 뭔가 괜찮게 됐어?"


"아"


처음, 사건의 발단을 생각해내고, 아나스타시아는 멍하니 입을 열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미아가 된 알비엘로의 등을, 아주 급하게 허겁지겁 쫓아간 것이었다. 





3





인사 돌기가 끝났을 때는, 주변이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응~, 생각한 것보다 길게 끌어부렸네. 미미, 어울려줘서 고맙데이."


"괜찮아! 미미, 아가씨를 확실하게 돌봐주지 않으면 안 된다카이─라고 들었으니까, 단장의 대역! 임무─수행!"


인사 돌기를 위해 들린 마지막 건물을 나왔을 즘에, 아나스타시아의 위로의 말에 미미가 기운차게 펄쩍펄쩍 뛰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어디에 있어도 자유분방한 미미는, 기본적으로, 누구에게도 호감을 산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리카드를 데리고 인사 다니는 것보다, 훨씬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진 실감은 있다. 


그렇다고 해도───. 


"모두 호의적인 건, 내가 적이라고 생각 안허니까겠제."


"후─응, 그런 거야─? 아가씨, 팔팔하게, 싸움 걸고 다녔는데?"


"어른의 여유 부리는 것이 득,이라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겄데이. 그라타믄, 내를 무루게 본기를 먼 훗날에 후회하게 만들기다. 그때꺼지, 웃는 얼굴이 귀여운 아나스타시아(ちゃん)라고 생각해주고 있으믄 내의 승리."


"글타하하하하하!"


뺨에 손가락을 대고, 미소를 만드는 아나스타시아에게 미미가 대폭소한다. 


그렇게까지 웃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미미에게는 악의라는 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순수하게 재밌어했다고 마음에 담아두기로 했다. 


아마도, 오늘의 아나스타시아의 인사 돌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사람은 전체의 반쯤 될 정도일까. 어차피 열다섯의 소녀가 한 말이다.


카라라기 도시국가에 있는 10개의 대도시, 그 하나에 해당하는 바난의 대상인들이어도, 그리 간단하게는 아나스타시아의 투자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혹은 알아차렸다 하여도, 자신들의 적수는 못된다고, 그렇게 판단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렇다면 그것도 재밌다,라는 것이 아나스타시아의 의견이다. 


"──? 아가씨, 뭐 즐거워?"


"후후─, 알겠어? 뭐꼬, 약간의 불안과 긴장은 있었을텐데..... 솔직히, 즐거워서 어쩔 줄 몰라졌다안카나."


"그렇구나─. 그러면, 미래는 밝겠네─."


어디까지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미미의 말은 솔직해서, 깊게 스며들어왔다. 


아나스타시아는 입술을 느슨히 풀고, 바로 옆을 걷는 귀여운 재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어 눈을 가늘께 뜬 미미가, "아"하고 목소리를 내고.


"헤타로들이랑 단장!"


"에?"


정면, 그쪽을 가리킨 미미에게 이끌려서 얼굴을 들어보니, 아나스타시아들의 귀로 앞에는 커다란 인영이 서있는 게 보였다. 그것은 올려다봐야 할 정도로 큰 거구와, 그 양쪽 어깨에 앉아있는 미미와 쏙 닮은 두 사람의 자묘인──헤타로와 티비, 세쌍둥이인 미미의 동생들이다. 


그 두 사람을 어깨에 태우고 서있는 것은, 박정한 어른인 리카드이다. 


"누나! 다행이다. 엇갈리지 않아서."


"먼저 아가씨에게 오늘의 예정을 물어봐둬서 다행이네요. 그렇지 않았다면, 절대로 이상한 곳에서 엇갈렸을 거예요."


누나의 부름에 얼굴을 마주 보고, 헤타로와 티비가 리카드의 어깨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가뿐하게 착지한 두 사람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미미의 곁으로 달려왔다. 


"둘 다, 왜 왔어? 설마, 미미가 없어서 외로웠어? 정말로─, 어쩔 수 없는 녀석들이네─!."


"에에? 그러니까, 누나, 응, 그렇긴 한데....."


"틀립니다요, 평범하게, 밤도 어두워졌으니 두 사람이 걱정됐던 거뿐이에요." 누나랑 떨어져서 울 거 같이 군건, 형뿐이에요."


태연한 미미의 웃는 얼굴에, 헤타로와 티비는 양극단적인 반응을 보였다. 


누나 제일주의인 헤타로와 어디까지나 극도의 가족사랑에 머물러 있는 티비와의 성격의 차이라는 점일까. 본심이 같은 의견인 것이 훤히 들여다보이기 때문에 신경 쓰이진 않다.


라고, 그런 흐뭇한 삼 남매의 대화를 곁눈질로───.


"리카드까지 왜 왔나?"


"그런 가시 있는 말투쓰지말래이, 아나 도령. 내가 같이 못 같으니께, 미미로도 괜찮은지 걱정됐을 뿐이다안카나. ......그라꼬, 여주인에게 혼났다아이가."


"주인 언니야에게?"


"방임주의도 도가 지나치믄, 조만간 정나미 떨어진다고 해서....."


역시나 하고, 여주인의 조언이 있었다는 사실에 아나스타시아는 복잡하다. 물론, 감사의 마음 쪽이 훨씬 크지만, 그게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리카드에게 울분이 생긴다. 


생각해보면, 리카드와 만나고, 6년 이상이 지났지만, 몇 번이고, 이런 식으로 안달복달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노예의 목걸이를 탈취한 지금도 말이다. 


"리카드는...... 아저씨는, 내의 것이 된 게, 후회되나?"


"아아? 뭐꼬, 아닌 밤중에 홍두깨인교."


"됐으니께! 대답해라."


얼굴을 찡그리는 리카드를, 아나스타시아는 바로 아래에서 눈을 치켜뜨고는 째려보고 있다. 그 모습을 삼 남매에게 지켜 보여지면서, 리카드는 난폭하게 자신의 머리를 긁고는.


"바보. 아나 도령과 함께 혀서, 후회 따위 지금꺼지 산더미처럼 해왔데이."


".....그, 그런긴가?"


"글타. 내의 표현이 나삐도, 쪼메도 말도 안 듣는 딸이었응께. 몇 번이꼬 위험한 일 당허고, 몇 번이꼬 걱정 끼치꼬. 억수로, 수명이 끝없이 줄어든다안카나."


크게 한숨을 뱉고, 리카드가 추억을 되돌아보면서 그렇게 투덜거렸다. 그 리카드의 진심이, 아나스타시아의 두개골에는 꽝꽝하고 무겁게 울렸다. 


무엇을 들어도,라는 각오로 물었지만, 실제로 들어보니 생각한 이상으로 효과가 강하다. 


차라리, 이대로로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 들었지만, 도망치지 않고 끝난 것은, 오늘이 자신에게 있어서, 한 단계 강하게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결정한 독립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망치지 않고 끝낸 아나스타시아의 머리에, 갑작스럽게 커다란 손바닥이 올려져서.


"───아."


"이마이 내의 수명을 내맀다 올맀다 해놓꼬, 이제 와서다. 이제, 울매든지 내의 인생 따위 지멋대로 해도 좋데이. 벌써 오래 전부터, 내는 아나 도령의 꺼여."


"......그치먼, 아저씨, 계속 내의 것이 된 적 없다꼬."


"그라믄, 오늘부터 마구 퍼트리면 된다안카나. 아나 도령의 이름이 새겨진 목걸이 달아뿟까?"


농담하는 리카드의 말투에, 아나스타시아는 숨죽였다. 그리고, 아나스타시아는 고개 숙이고, 자신의 머리 위에 올려져 있던 커다란 손을 꾹하고 양손으로 누르고.


"아나 도령이 아니라, 아가씨다? 내의 리카드니께."


"그라네, 아가씨. 앞으로 계속, 오래도록 잘 부탁한데이."


"응, 혹사시킬끼니까, 힘껏 각오하래이."


머리에서 떨어진 손을 잡고, 아나스타시아는 리카드에게 웃어 보였다. 그 소녀의 웃는 얼굴에, 리카드도 커다란 입을 벌리고 웃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미미들 삼 남매도 얼굴을 마주보고는.


"뭔지 모르겠지만, 아가씨도 단장도 즐거워 보여서─, 미미는 만세!"


"네 네, 고맙데이. ───그라믄 다같이 돌아가서 밥 묵을까."


"오─! 해냈다─! 미미, 다이스키야키가 좋아─!"


기뻐하며 날뛰는 미미에게 모두 웃고, 아나스타시아들은 걷기 시작했다.


아직 자그만고, 이제 막 시작된 호신 상회── 그래도, 똑바로, 헤매지 않고 해내가자고, 그런 결의와 함께, 미래의 대상인은 귀로에 나섰다. 





───나란히 손을 잡은 다섯 개의 그림자, 그것을 사람은 『가족』이라고 부른다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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