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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카사네루(제로부터 거듭되는 이세계 생활) 프롤로그 1 “성역의 방패”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3.27 18:14:22
조회 2540 추천 2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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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하면서, 그는 자신을 포위한 적들을 뚫고 나아갔다.

 

크아아아아아아———!!”

 

부드러운 살덩어리들은 그의 발톱에 닿을 때마다 터져나가고, 그의 시야에는 선혈이 가득하다.

 

익숙해지긴 했지만 한 생명의 목숨을 뺏는 느낌은, 절대로 즐길 수 있을 리가 없다. 사냥 본능이 깨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마음에 드는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명과 죽음에 대해서 고찰할 상황이 아니다.

 

자칫했다간 적——아니, 그 사악한, 득실거리는 『식욕』에게 죽고 말 것이다.

 

분노가 실린 포효, 되는 대로 휘두르는 발톱, 마구잡이로 발길질을 했다. 되는 대로 때려도 적들이 맞았다. 팔이든, 다리든 자신의 피부에서 작은 생명 하나하나의 뼈가 으스러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토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감상은 뒤로 한 채, 그는 이를 갈았다.

 

"————"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스스로를 가혹하게 단련했왔다.

 

나약한 건 죄였다. 이 죄로 인해, 한때 소중했던 사람을 잃은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그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잃지 않을 기회를 얻은 적도 없었다. 그래서, 비슷한 기회가 다시 생긴 지금, 아무것도 맇고 싶지 않아서 그는 한계를 넘어섰다.

 

그 날들을 헛되게 할 수 없다. 더 이상, 이 어르신은 과거의 약한 자신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 피를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도 그는 저 작은 생명체들을 으깨고, 찢어냈다.

 

어둑한 숲은 이미 피로 낭자하게 칠해져 있었다. 이 날이 자신이 그동안 해온 노력의 성과일 터.

 

"——크헉."

 

오른쪽 허벅지에 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한 흰 털뭉치가 망설임 없이 그의 다리에 달라붙어 망설임없이 살을 뜯어내고 있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오른팔을 칼처럼 휘둘러 그 털뭉치를 두동강냈다.

 

하지만, 이 투쟁이 멈출 수 있을 리가 없다. 적을 없애긴 했지만, 다리가 약해져 버렸다. 기동성의 상실은, 이 전장에선 『죽음』에 이르게 한다.

 

——『죽음』, 그 생각에 이르자 그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게, 뭔 말도 안 되는 상황이냐고!!”

 

그 공포를, 그 절망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나약한 자신을 몰아내고 생각을 정리하려는 듯이, 그는 일부러 다친 오른 다리를 크게 들어올려 땅을 세게 밟았다.

 

그 순간, 엄청난 힘이 다리에서 퍼져나가고 흙을 비롯한 대지가 뒤집어졌다.

 

그의 반경 5m 내에 있던 털뭉치들은 싸그리 날아올라가 죽음을 맞이했다.

 

"——"

 

"————끼이익!"

 

하지만 승리를 만끽할 여유조차 없었다. 무리의 동료들이 죽은 것에는 신경도 안 쓰며 적들의 기세는 전혀 줄지 않았다. ——아니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났다고 봐도 될 정도였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무리에게서 어떤 감정의 변화도 느낄 수 없었다. 저놈들의 눈빛에선 오직 식욕만이 보였다. 이를 부딪히면서 다가오고 있었다.

 

생명을 갉아먹는 소리가 계속 이어져 왔고, 그의 기세도 갉아먹혔다.

 

뒤로 물러설 방안을 찾으면서 그는 발을 세게 디뎠다. 지금 물러서면 어떻게 될까. 지금 물러서서, 기운을 차리고 다시 덤빈다면 어떻게든——,

 

“——지금쯤이면, 적이 얼마나 크레이지한 건 지 감이 잡혔지, 가필.”

 

“——크윽! 입 닥쳐! 닥치라——크악!”

 

뒤에서 들려온 소리에 그는 반사적으로 고함을 질렀다.

 

반항심에 불을 피운 건, 자신의 마음이 이성에 눌리지 않았기 때문. 계속 다가오는 털뭉치들을 때려부수면서, 숲은 다시 피로 물들고, 물들고, 물들고——"

 

시간 벌기 수준이라고. 뿌리채 뽑아내야 해.”

 

마지막으로 말하는데, 입 닥치라고! 네 말에는 따를 생각, 없어, 이 개새끼야!”

 

지식과, 경험을 가진 듯한 그 얼굴의 가르침에 그는 누구도 듣지 못할 고함을 지르며 반항했다. 그 조언이 맞다 한들, 절대로 조언을 하는 놈 따위에게 그의 목숨을 맡길 신뢰를 줄 수 없었다.

 

줄 리가 없다, 적어도, 뒤쪽에서 이 싸움을 지켜보는 저 검정 머리의 소년에게 줄 신뢰는 없었다.

 

“——쓰레기 같은 새끼.”

 

뒤에서 들려오는 한숨과 함께, 하얀 털뭉치들과의 싸움은 재개되었다.

 

뒤쪽에 있는 저 소년에 대한 감정은 불신, 그리고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패배감이었다. 이 사태로 이끌게 되버린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있었다.

 

——『성역』에 닥쳐온 이 재난, 삼대 마수 중 하나. 이 위기는, 자신으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는 그 어리석은 상황을 부정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다시 전투에 들어섰다.

 

허나, 끊임없이 다가오는 『식욕』의 노예들, 그 압도적인 수는 그의 무모함을 비웃듯이 들이닥쳤다.

 

상처가 깊었다. 자신의 몸에 깃든 『지령의 가호』는 힘은 늘려주지만, 상처를 치료해주지 않았다. 치유 마법을 쓸 시간은 없었고, 시간을 벌어줄 동료들도, 시간을 벌 다른 수단도 없었다.

 

혼자 뿐이었다. 외로웠다. 그리고 그걸 바란 건, 다름아닌 자신이었다.

 

이 어르신 하나만 강하면 될 거라고, 그러면 끝까지 모두를 지킬 수 있을 거라고. 그 애 같은 발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그는 자신의 엄니를, 발톱을, 이 몸을 단련해 왔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그런데도——

 

너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가필.”

 

입 닥쳐라는 말이 나올 분노도 집어삼킨 채, 그는 눈 앞의 적들을 찢었다.

 

부드러운 살덩이들은 산산조각나면서, 피는 꽃처럼 시야에 피어났다. 그 살덩이를 다른 털뭉치가 먹고서는, 몸을 부르르 떨고 둘로 분열했다.

 

계속, 그가 털뭉치를 부수면 부술수록, 그들은 계속 늘어났다. 얼마나 많이 으깨든, 박살내든, 그들의 수는 줄지 않았다.

 

절망, 이 마음 속에 자리잡았다. 자신이 그토록 단련해온 날들이 전부 헛수고였다고, 환상은 오직 환상일 뿐이었다고, 선고받은 것 같았다.

 

——뜨거운 후회의 눈물이 눈에서 흐르면서 그는 떨리는 이빨로 적들을 찢었다.





역시 나는 이런 글들은 적기 힘들더라. 뭔가 절망적이어서 쓰기 싫다고 해야 하려나. 뭐 번역 속도와는 무관하지만.


그리고 이 루트에선 스바루도 자신 혼자서 모든 걸 다 해내려고 하는 거라고 봐야 하지? 뭔가 아이러니하네.


영어판에선 일반적으론 폭식은 "Gluttony"로 표현하는데, 여기선 "Appetite"로 식욕으로 표현되는 말들임. 그래서 일단 식욕으로 번역함.


카사네루 3편은 이따가 9시에서 10시 사이에 올림. 2편과 4편은 공지에서 설명했듯이, 영어판도, 원판도 없는 상태라 번역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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