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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만우절IF, TS)제로부터 헷갈리는 이세계 생활 2

백하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4.05 03:00:53
조회 3270 추천 2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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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테 놈일 수도 있겠다. 금발에 곱슬머리지?"


그 유력한 정보를 얻은 것은, 빈민가 탐문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스바루는 그제야 자신이 겨우 루나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다.

어찌 되었건 간에, 이 정보의 획득에는 스바루의 미적 능력이 공헌했기 때문이다.


"이래 봬도 한때는, 일러스트레이터로 먹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구. 뭐,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산더미라는 현실에 꿈이 깨졌지만."


"그래, 그런가? 그래도, 내가 보기에 엄-청 잘 그린 것처럼 보여."


"그렇게 말해 주는 건 기쁘지만! 아니, 정말 겸손 이런 게 아니라."


말하면서, 스바루는 찾는 사람――폴테와 간신히 이름을 알게 된 상대를 그린 판자 조각을 등에 숨긴다.


폴테와의 만남은 순간의 우연, 그것도 스바루 인생 최대의 위기 상황에서였다.

게다가 그 직후 스바루 인생 최대의 충격적인 만남을 맛보았기 때문에, 그것이 그 소년의 얼굴을 지우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약간의 불안이 있었다.


다행히, 그렇지는 않아 데포르메된 일러스트를 그릴 정도의 기억은 남았고, 그것이 이번 정보를 획득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건 그렇고, 장물 창고라니...막 대단한 곳은 아니네."


"장물을 파는 장소라고 하니까, 그러네...있잖아, 넌 이미 충분히 도와줬고, 더 이상은."


"잠깐 잠깐 잠깐! 말할 줄은 알았지만, 잠깐만! 위험하다고 아는 장소에 너 혼자만, 보낼 수 없어! 그 요정...이 아니라, 팅크도 없잖아."


NG 단어를 거의 입에 올릴 뻔 하며 스바루는 황급히 루나에게 다가서면서 얼른 말했다.

루나와 함께 있던 요정 아닌 정령 팅크는 수색 도중에 철수하고 말았다. 아무래도 활동 시간에 한계가 있는 것 같아, 오늘의 시간은 다 써버린 것 같다.

즉, 루나는 이제부터 스바루가 없으면 고군분투하는 것이다.


"그런 건 못 하게 할래. 너, 내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기도 하고."


"위험하다는 말은 너한테 듣고 싶진 않은데...내가 이리저리 방황하다가, 끼어들지 않았다면 너는 그 3인조에게 위험했을 거다."


"그건 어쩌면, 미지의 힘이 눈을 떠...아니, 그건 아닌가. 내 인생, 운이라면 너와의 만남으로 바닥을 드러냈을 테니까."


"――? 잘 모르겠지만, 이제 계속 불행하다는 건가?"


"의미적으로는 맞지만, 신경써주었으면 하는 부분은 그 부분이 아니야!"


스바루의 하소연에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며 루나가 의아해한다.

그 안타까운 반응에 스바루는 자신의 가슴 앞에서 손가락을 맞대며,


"어쨌든, 난 널 내버려두고 싶지 않은걸. 한번 시작한 선행, 이왕이면 끝까지 하게 해 줘."


"...뭐, 나도 스바루를 내버려두는 건 조금 무섭긴 하지만."


"웃"


"――?"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이름이 불려 스바루가 당황한다.

어떻게든 당황하지 않고 대화할 수 있게 된 지금이지만, 그래도 이 순수천진한 미소년에게 자연스럽게 이름을 불리는 임팩트는 크다.

그러나, 딱히 그와 있고 싶은 속셈만이 이유는 아니다.


"――――"


루나는, 스바루의 생명의 은인이다.

그 후에도 스바루로부터 사례를 바라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위기 상황을 뒤로 미루면서까지 도와주었다. 그 은혜를 갚고 싶다.

그에 보답하지 않고 스바루는 평온히 살 수 없다.


"...내가 앞이고, 스바루가 뒤다. 앞으로 나가면 안 돼. 너는...뭐랄까, 엄-청 위험한 아이 같으니까."


"나도 내가 생각보다 힘이 없다는 걸 알았으니까. 터무니없는 짓은 안 해...그리고, 아마, 여기가 소문의 장물 창고인 것 같아."


"여기가..."


이야기하면서 두 사람의 발길이 닿은 곳은 빈민가 오지에 있는 낡고 커다란 단층집 건물이었다.

이미 주위는 어둑어둑해져 밤이 찾아왔다.

이세계에서는 밤의 조명이 잘 되어 있는 곳도 적은 듯,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생활 등불 이외의 조명이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당연히, 빈민가에 외등 따위의 사치스러운 것이 놓여져 있을 리가 없고――,


"캄캄해졌네, 여기서부터 어떻게..."


"라그마이트 광석이 있어. 이거면 등으로 충분할 거야."


"라그마...?"


낯선 노리에 눈썹을 휘는 스바루 앞에서, 주섬주섬 주머니를 뒤지던 루나가 하얀 돌을 꺼냈다. 그것을, 가까이에 있는 벽에 탁 하고 부딪쳤더니, 돌연 하얀 빛이 눈 앞을 채우기 시작했다.


오 하고 놀라는 스바루의 시야, 빛을 발하는 것은 루나 손 안의 하얀 돌이다.


"이게 라그마이트 광석..."


"충격을 주면, 축적된 마나가 빛으로 발산된다. ...스바루는, 이런 것도 모르고 어떻게 지냈어?"


"위대한 선조분들께서 이거랑 비슷한 에너지 같은 걸 발명해주셔서..."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지만, 편리함은 불편함 속에서 생각나는 것이다.

이제는 당연한 것처럼 느끼는 편리함, 그 것이 얼마나 행복했던가.

아무튼――,


"좋아, 휘장을 되찾아야지. 어서 안으로 들어가자."


"잠깐잠깐, 진정해. 그렇게 쉬운 얘기가 아니라."


"응?"


흰 빛을 한 손에 들고, 의기양양하게 장물 창고에 들어가려는 팔을 만류한다. 그리고 의아한 표정을 지은 루나에게 스바루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거다. 이거. 정도를 지나치는 이 성격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안에 있는 사람들은 네게서 그 휘장이었나, 그걸 훔쳐갔잖아. 그런데 도둑맞은 당사자가 들어가면 그걸 그대로 가만히 돌려주겠어?"


"그런가. 제대로 얘기하면, 잘못을 인정하고 돌려줄지도..."


"친절한 세상이네...하지만, 돌려주지 않는다면?"


"그러면...어, 설마, 싸음이 되나?"


"말투가 귀여워. 자꾸 건드리잖아, 모성을."


생각지도 못했다는 표정을 짓는 루나에게 스바루는 아이고 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루나 본인이 평화주의라서 그런지, 골목에 들어서면 그런 여자들와 마주치는 이세계에서 그런 생각은 상당히 순진하다.


물론, 루나가 직접 나서 당당하게 의견을 피력하면,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싸움 뿐만이 아니라, 더 피비린내 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겠지.

그러니까――,


"여기는 내가 먼저 들어가서 협상하고 올게."


"스바루! 안 된다니까? 넌 약하니까!"


"아무리 여자라도, 약하다고 하면 불쾌해! 여리여리하다고 해!"


"넌 여리여리하니까!"


"심쿵했어!"


솔직하게 다시 말해 주는 루나, 그가 진심으로 스바루를 걱정해주고 있는 것은 안다.

알지만, 스바루가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다.


그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에 더해, 제대로 찾고 있는 물건을 돌려주고 싶은 것이다.


"확실히 나는 여리여리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폭력의 선택지는 처음부터 없어. 나 꽤 말 잘하는 거 알았지, 그치?"


"음..."


"해보고 안 되면 바로 돌아올게. 그리고 작전 회의를 하자. 최소한 휘장이 안에 있는지만이라도 보고 올 테니까."


스바루는 손을 모으고 한쪽 눈을 감고 루나를 바라봤다.


아래에서 우러러보는 각도에서조차 미형이었던 것에 충격을 느끼면서도, 부탁의 자세를 풀지 않는다.

결국, 루나는 잠시 입을 다물고, 신음하고 있었지만――


"절대로 무모한 짓 하면 안 돼."


하며, 스바루의 제안에 꺾이는 자세를 보였다.

그대로 그가 부드럽게 라그마이트 광석을 건네준다.

이상하게도 뜨겁지 않은 광석을 받아들고 스바루는 맡겨 달라며 웃어 보였다.


"걱정해주는 이상, 더 불안하게 할 수는 없지. 안심하고, 집에서 목욕 좀 하고 기다려줘도 돼, 루나."


"――아"


"응?"


말을 멈추고 돌아서며 장물 창고로 향하려던 스바루.

그 등에 루나의 경직된 목소리가 걸렸고, 스바루의 발이 멈췄다. 그 스바루를 바라보며 루나는 몇 번인가 시선을 방황하더니,


"미안. 돌아오면, 제대로 그것까지 포함해서 사과할게."


"뭘 사과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강아지 같은 얼굴 하지 마. 간지럽히니까. 모성애를."


"바보."


귀여운 질책과 걱정을 받고, 스바루는 이번에야말로 장물 창고로 향한다.


입구 문에 손을 대자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렸다.

문을 잠그지 않은 것은 부주의하지만 집주인이 있다면 그럴 만도 하다.

단, 집주인이 있는 것 치고는――,


"어두워, 어..."


광원이 없는 깜깜한 건물 안. 스바루는 즉시 라그마이트 광석을 들어 시야를 확보.

들어가자마자 스바루를 맞은 곳은 술집에 있는 듯한 커다란 카운터였다.

자세히 보면 내부 인테리어도 그럴듯한 느낌이 들어 원래 술집 건물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현재는 술집으로서 영업하고 있는 모습은 없고, 시야에 있는 것은 잡다하게 쌓인 통일감이 없는 물건들――아마, 장물의 산이다.


장물에는 각각 나무 꼬리표가 붙어 있어서 아마 가격이 적혀 있는 것 같다.

숫자 같은 것이 쓰여져 있기 때문에, 어쩌면 문자를 배우는 단서로서 이것이 활용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스바루는 장물 중에서, 루나가 찾고 있는 「휘장」이 있으면 하고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고――


"에?"


찰박, 물 같은 것을 밟는 감각을 운동화로 느꼈다.

그것도 그냥 물이 아니라 어딘가 점성이 있는 액체다.

급속히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을 받아, 천천히 스바루는 빛을 정면, 액체가 흐르는 곳으로 향해 비춘다.

그리고, 본다.


――목이 찢기고, 팔 한 쪽을 잃은 덩치 큰 노파의 시체가.


"히."


그 『죽음』을 인식하는 순간, 스바루의 콧속으로 쇳내가 스쳐 지나간다.

아니다, 냄새 자체는 계속 났을 것이다.

다만, 이 이상한 공간과 긴박감이, 스바루에게 그것을 인식시키지 않았다.

『죽음』을 인지하는 순간, 그것이 단번에 현실로 다가오며 스바루의 온몸을 오한이 감싸안는다.


당장, 도망갈 거야.

당장 여기를 떠나서, 밖의 루나랑. 지금 바로.


"――아아, 발견되고 말았구나.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래. 어쩔 수 없는 거야."


남자의, 목소리다.

낮고 냉담하며, 그러나 왠지 모르게 즐거움을 숨길 수 없는 듯한 남자의 목소리가.


"우아―앗."


돌아볼 겨를은 없었다.

목소리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려고 한 순간 충격으로 스바루의 몸이 벽으로 날아간다.


괴로운 소리를 흘리며, 스바루의 몸이 데굴데굴 굴러 대자로 누워진다.

손아귀에서 라그마이트 광석이 튕겨나가고, 엉뚱한 곳에 등불이 비친다.

그 사이 눈을 돌리는 스바루의 배를 곧 맹렬한 열기가 태운다.


"구으으으...아, 뜨거워."


전신을, 압도적인 『열』이 지배해 간다.

그리고 그것이 생명 유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본능이 직감했다.

즉시 그 열을 멈춰야 되는데 몸이 안 움직인다.

――뜨겁다, 뜨겁다, 뜨겁다, 뜨겁다, 뜨겁다, 뜨겁다.

그렇게 외치려 해도 벌어진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비명이 아니라 핏덩어리다.

기침을 하고, 하염없이 흘러넘치는 피를 입으로부터 토해낸다.

육지에서, 이렇게 뜨거운 고통을 겪고 있는데 빠져 죽다니 어찌 된 일인가.

그렇게 물에 빠지려 하면서 스바루는 정신이 든다.


――아아, 이거 다 내 피일까.


바닥에 쓰러진 몸이 흥건히 퍼져 나가는 피바다에 젖어 있다.

자신의 몸속에서 흘러넘친 피에 빠지는 경험, 처음 해봤고, 해 본 사람은 대개 그 경험을 끝으로 인생을 마감한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스바루도 선례를 따를 것 같다.


그래, 자신의 끝을 의식하는 순간, 급속히 세계가 멀어져 간다.


온몸을 다 태우려던 열도, 물에 빠지는 고통도 아득하다.

의식은 몸을 떠나 누구의 손도 닿지 않는 저편으로 모든 것을 가져가려 하고 있다.

그에 따라, 사라져 버리면, 이제 더 이상의 고민도――,


"――바루?"


그, 방울 소리 같은 소리가, 나츠키 스바루의 『영혼』을 지상에 붙잡았다.

헛들었다고, 그렇게 믿고 싶다. 왜냐면, 더 이상 아무 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느낌이다.


그런데도 왜 그의 목소리만은 그럴싸하게 들리는가.


전부, 무언가가 잘못돼서, 그는 이 건물에 들어오지 않았으면.

여기서 목숨을 잃는 것은, 멍청한 이세계 소환자 혼자 충분하고――

그러니까――


"――!"


짧은 비명소리가 들리고 피의 융단이 새로운 방문객을 환영한다.

쓰러진 몸은 바로 옆에, 거기에는 단정하게 뻗은 스바루의 팔이 있었다.


힘없이 떨어진 하얀 손과 피투성이의 내 손이 겹쳐진다.

모두 우연이다.


하지만, 희미하게 움직인 손가락 끝은, 확실히 내 손을 잡은 것 같으니까.


"...다려"


멀어지는 의식의 목덜미를 잡고 억지로 돌아보게 하며 시간을 번다.

아픔도 열도 모든 것은 멀고 모든 것이 패배자의 울부짖음이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꼭..."


――너를 구해 보이겠어.


다음 순간 나츠키 스바루는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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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언니. 갑자기 멍한 얼굴 하고."


"하――?"


눈썹이 굵고 위압감 있는 여성이 정면에서 그렇게 묻자 스바루는 아연실색했다.

눈을 몇 번이고 끔뻑거리며 길게 깊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에?"


"에, 가 아니라! 먼저 말을 걸었잖아! 삼과, 살 거야 말 거야?"


"사, 삼과..."


눈앞에 내밀어진 것은 빨갇고 둥근 모양의 과일――사과다.

아니, 삼과라고 부르고 있으니까, 삼과일지도 모른다.

뭐든 간에, 살거냐 말거냐 하는 말을 들어도.


"저어, 돈이 없는데요."


"――. 그래. 놀리는 거지. 그렇다면."


"그렇다면?"


"냉큼 꺼져! 영업 방해하지 말고!"


그렇다, 한 소리 듣고, 스바루는 엉금엉금 기어 그 자리를 빠져나온다.


도망쳐서 주위를 둘러보고, 머리 위에서 밝은 태양빛을 쬐면서,


"어, 어떻게 된 거야?"


하고,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


"으아아! 절대 단련할 수 없는 곳에 먹어라!"


"꺄아아아!!"


스바루의 발꿈치 일격을 발등에 맞고, 삼백안의 여자가 뒤집힌다.

그대로, 순간적으로 여자가 떨어뜨린 나이프를 주워, 남은 두 여자――편의상, 안폰탄이라고 부르는데, 그 안과 탄을 번갈아 노려본다.


스바루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두 여자의 대응은 늦어졌다.

이미 무력화된 폰을 보며 스바루에 맞서길 두려워하는 듯. 그렇다면 두려움을 더욱 북돋워주면 된다.


"말해 두지만, 난 피 보는 걸 좋아하지 않아. 누가 먼저 갈증을 해소시켜 줄래, 이힛힛!"


"으악, 이 년 칼 핥아!"


"미쳤어! 미쳤어! 도망가!"


보란 듯이 칼을 핥는 스바루를 두려워했고, 안과 탄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 있는 폰의 몸을 둘이서 안아올린 뒤 황급히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이를 끝까지 침에 침을 흘리며 배웅하고 스바루는 탄식한다.


"어, 어떻게든 해치웠다… 뭐였던 거지, 저것들. 아까의 보복인가, 엄청 자연스럽게 얽혔지만."


안폰탄――수 시간 전에 조우했던 여자들과 다시 얽혀 스바루도 꽤 아연실색했지만, 어떻게든 대처했다.


"퉤퉤, 더러워... 그래도 이건 버리지 말고 가져갈까."


다행히, 폰의 허리춤에서 칼집도 빌릴 수 있었다.

드러내 놓고 다니는 건 이상하니까, 이걸로 가지고 다니는 데에는 문제 없을 것이다. ――무기가 있는 것보다 더 좋은 건 없다.


"루나가 위험해...!"


장물창고 안에 들어가 갑작스런 충격으로 스바루는 의식을 잃었다.

그 후, 왜 갑자기 거리로 되돌아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길거리 힐러가 스바루를 치료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치해 가거나 했을 지도 모른다.

답은 모르겠다. 모르는 이상 모르는 것은 뒷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장물 창고에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

루나를, 그 선량한 청년을 죽게 내버려두면 안 된다는 것.


"서둘러, 나츠키 스바루...! 적어도 그 정도는 해 보여...!"


그렇게 스스로 임하면서, 스바루는 서둘러 장물 창고로 달려갔다.


△🔽△🔽△🔽△


"어처구니없는 얘기지만... 할머니, 혹시 최근에 돌아가신 적 없어?"


"와하하! 무슨 말 하나 했구먼. 하긴 죽을 뻔한 할멈인 건 맞지만, 공교롭게도 아직 죽은 적은 없어요. 뭐, 이 나이야, 그리 멀지 않았겠지."


그렇게 말하며 잔에 따른 술을 벌컥벌컥 들이켜는 노파를 보며 스바루는 입술을 찡그린다.

스바루의 눈앞 카운터 저쪽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은 이 장물 창고 주인이자,

기세 좋게 찾아온 스바루를 맞은 노파―롬 할멈이다.


장장 2미터를 넘고 있을 것 같은 장신에, 자질구레한 재질이지만, 꽤나 센스가 좋아 보이는 넝마를 걸치고 있다.

기품있는 성격답게, 실례인 첫 대면 행사를 맞은 스바루에 대해서도 이렇게 일단 가게에 초대해 주었을 정도다.


다만 롬 할멈으로부터 가게로 영접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스바루의 혼란거리였다.

어쨌든, 스바루가 아는 한 그녀는――,


"―죽었었잖아, 그렇지?"


목이 깊이 파이고 팔이 떨어져 롬 할멈은 죽어 있었다.


그것을 눈앞에 두고, 직후에 스바루도 장물창고에서 습격당했던 것이다.

물론 롬 할멈도, 스바루도 모두 무사한 이상 그것이 현실이라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그럴 경우 스바루는 만나지도 못한 롬이라는 여성의 죽음을 환상으로 보았다는 가정도 알 수 없다.

애당초 그렇다면 스바루가 루나와 장물을 찾아 헤맨 것은 어떻게 되는가.


"……결국, 뭐가 어떤 게 현실이고, 난 왜 여기 있는거야."


다른 세계에서 불린 것 자체가 스바루에게는 예상치 못한 일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머리는 펑크 직전이라고 하는데, 연달아 까닭을 알 수 없는 전개다.

도대체, 자신은 무엇을 위해서――,


"――바보야? 나는. 아니, 바보네."


머리를 감싸쥐고 자신의 목적을 자문자답하는 동안 스바루는 자신을 바보로 인정했다.

확실히, 자신이 왜 다른 세계에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장물창고 안에 있는 이유는 알고 있다.

루나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서.

그것이 만약 꿈이었다고 해도 루나는 분명 있을 것이다.


설사 그가 몰라도 스바루는 그에게 은혜가 있다.

그렇게 믿는 것이 이 의지할 곳 없는 세계에서의 스바루의 버팀목이 된다.

그런 식으로, 스바루가 자신을 지탱하는 기둥을 의식한 곳에서――,


"――어? 뭐야, 이 누나. 어이 롬 할멈, 설마 날 판 건 아니겠지."


태도가 나쁜 소년, 폴테의 목소리가 들려서 스바루는 얼굴을 들었다.


롬 할멈이 자리를 주선해 주는 그 사이, 스바루는 자신의 품에서 그와 교섭의 비장의 카드가 될 것 같은 문명의 이기――핸드폰을 꺼내,


"자자, 누나랑 얘기 좀 하자. 그쪽에 나쁜 얘기는 아니야. 좀 들어 보면 구미가 당길 걸."


△🔽△🔽△🔽△


"――뭐야, 관계자였잖아."


스바루의 조심성 없는 한마디를 계기로 사태는 순식간에 피비린내 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아, 아, 아…"


"빌어먹을……!"


땅에 쓰러져 엉덩방아를 찧은 스바루는, 눈을 크게 뜨고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한다.


무릎을 꿇은 폴테는 분한 듯 입술을 깨물며 자신의 무력함을 증오하는 듯한 분노를 눈동자에 머금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돌려주마. 더이상 필요 없으니까."


천천히, 장신의 몸이 허리를 굽혀 장물 창고의 바닥에 유리잔을 놓았다.

우유 잔으로, 끝이 갈라져 있고 날카로운 단면에는 붉은 피가 묻어 있다.

불과 몇 초 전, 롬 할멈의 목을 가른 증거인 피가.


――흑발의, 긴 땋은 머리를 등에 늘어뜨린 남자다.


에인즈라고 밝힌 이 인물은, 잔을 내려놓은 반대편 손에 끝이 꺾인 모양의 곡도, 쿠크리 나이프를 돌리며 돌아본다.


째진 눈동자와, 피의 여운에 희미하게 일그러진 입술.

흰 피부에 반듯한 미형이지만 피로 물든 검은 복색이 위협적인 기색을 띤다. 그 등 뒤에는 거구를 바닥에 묻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롬 할멈이 쓰러져 있었다.


루나의 휘장을 둘러싼 스바루와 폴테의 협상.

그것은 폴테에게 휘장의 도둑질을 의뢰했던 인물, 에인즈의 참전으로 말미암아 아무도 생각치 못했던 피의 결말로 인도되었다.


――혹은 에인즈만은 이 결말을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개새끼, 절대 용서 못 해……"


"흠. 저항은 별로 권하지 않는데. 더 아프게 돼."


"저항 안 해도 죽일 작정이잖아. 미친 정신병자 새끼야!"


"움직이면 손이 삐끗한다, 라는 의미야. 나는 칼 다루는 데 서툴러서. 영리한 동생이 곧잘 지적하거든."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에인즈가 마치 곡예사처럼 쿠크리 나이프를 다뤄 보인다.

자유자재로 회전하는 칼날, 그것이 울부짖으면 결과는 뻔하다.

나머지는――


"……미안했다, 말려들게 해서."


"아, 나는……읏."


말릴 틈도 없이 폴테의 형체가 시야에서 사라진다. 말 그대로 바람처럼, 그 모습이 맹렬한 가속을 받아 세계를 누빈다.


폴테는 장물 창고의 바닥을 박차고 순식간에 롬 할멈을 죽게 한 유리잔을 줍는다.

그리고 에인즈에게 복수의 일격을 선물하려 했다.

그러나――


"『바람의 가호』. 멋지다. 넌 세계에 사랑받고 있구나. ――질투나."


황홀함이 섞인 중얼거림이 비어져 나오고, 그 마지막 한마디에 담긴 상념이 칼날을 타고 달린다.

폴테는 에인즈의 등 뒤를 겨냥하지만, 그 몸이 직선으로 후려친 칼날에 맞아 어깻죽지가 잔혹하게 잘린다.


대량의 피를 흩뿌리며 폴테의 몸이 나동그라진다. 자비인지 뭔지, 그 몸이 롬 할멈의 시체 위에 겹쳐 쓰러진다.

친했던 두 사람의 시체가, 몹시 악취미적인 형태로.


"너는, 끝까지 움직이지 않네."


"아……"


그런, 폴테와 롬 할멈의 분전을 지켜보며 말문이 막힌 스바루 앞에 에인즈가 선다.

두 사람의 피로 얼룩진 모습으로, 하얀 뺨에 묻은 피를 손등으로 훔치는 에인즈.

그 검은 눈동자에 내려다보이며, 스바루는 잊었던 호흡을 되찾았다.

그리고, 끓어오르는 분노가 이끄는 대로――


"아아, 겨우 일어섰네. 늦은 데다 재미도 없지만, 나쁘진 않아."


일어선 스바루를 보고 에인즈가 씨익 하고 비웃는다.

그 조소를 본 순간 스바루는 악에 받쳐 분노하여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무모한 함성은 에인즈의 무릎에 얻어맞고 사정없이 무너졌다.


"하지만, 고작 이 정도."


강렬한, 골목길에서 당한 폭력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진짜 폭력에 내장이 짓이겨진다.

대접받은 우유를 토하고 스바루는 배를 감싸쥐며 뒤로 물러난다.

그리고――


"끝이다. 천사를 만나게 해 줄게."


그런 왜곡된 사랑의 속삭임이 있어, 에인즈의 자세가 약간 앞으로 숙여진다.

그것이 그의 다음 행동을 위한 예비 동작이라고 판단한 순간, 스바루의 머리 속에 사이렌이 울렸다.

그 경종이 호소하는 대로 스바루는 움직였다.


"뭣――"


――목표는 배다, 그렇게 생각하며, 딱 맞추어 회피에 성공했다.


"우, 아아아아――!!"


고함을 지르며, 스바루는 눈 앞의 에인즈에게 팔을 내지른다.

그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은 골목길의 폰으로부터 뺏은 그 칼이다.

무아지경으로 그 칼을 에인즈의 가슴팍을 향해 똑바로.


"――아아, 방금 건 좀 느껴졌어."


내지른 칼을 에인즈가 자신의 왼손을 들어 관통시켜 받아낸다.

손목을 잡을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손바닥을 관통하게.

마치 스바루의 건투에 대한 포상이라도 내리듯이.


스바루의 손끝에, 사람의 몸을 나이프로 관통하는 불쾌한 감촉이 전해진다.

끔찍한 감각에 뇌가 타들어가, 비명이 터질 뻔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빨리――


"――부"


작렬하는 복수의 칼날이, 스바루의 몸을 찢어발기고 내용물을 바닥에 쏟아내고 있었다.


△🔽△🔽△🔽△


"잠깐, 잠깐, 루나!"


"――――"


또다시 알 수 없는 기현상에 휘말려 사고 회로가 불타기 직전.

모든 걸 포기하고 차라리 쓰러져 버리고 싶은 마음에, 스바루는 길을 지나치는 은발의 청년을 발견하고 그 등 뒤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스바루의 목소리를 듣고, 하얀 로브의 청년이 발걸음을 멈췄다.

잘못 본 것이 아닐 거라고 굳게 믿는 스바루 앞에서 돌아본 사람은, 줄곧 재회를 바라며 애태웠던 그 연보랏빛 눈망울의 청년이었다.


만날 수 있어서, 자신의 모든 것이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장물 창고에서 억지 이별이 있은 뒤, 그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알고 싶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스바루의 믿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운 경험에 대해서도.

분명 그라면, 무시하지 않고 들어 줄 것이 틀림없다고,

울 것만 같은 기분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당신, 무슨 속셈이지?"


"어?"


"누군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을 『질투의 마인』의 이름으로 부르고, 무슨 속셈이냐고!"


눈썹을 치켜세우고, 확실한 분노를 머금은 얼굴에 호통을 당한다.

그, 골목길의 여자들에게조차도 향하지 않았던 진지한 분노의 표적이 된 스바루는 말문이 막혀 온몸의 핏기가 가시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도대체, 자신이 무슨 말을 했다는 건데.

그런 식으로 얼어붙는 스바루에게, 루나는 깊은 숨을 내쉬고.


"왜, 왜냐고 물어도, 그치만, 그렇게 부르라고 했으니까……"


"――. 누가 그랬는지 모르지만, 나쁜 취미네. 금기의 상징, 입에 담기조차 꺼려지는 존재. 『질투의 마인』의 이름으로 누군가를 부르다니."


혐오감을 드러내며, 루나――아니, 은발의 청년이 스바루를 노려본다.

그러니까, 그 분노의 의미를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의 분노가 정당하다는 듯, 언쟁을 지켜보는 길거리의 행인들도 스바루를 비난하는 듯한 눈빛을 보였다.

이곳. 이세계의 상식으로, 잘못한 쪽은 스바루인 것 같다.

그래도, 그게 뭔지 모르겠다. 모르겠는데.


"……너, 정말 악의 없던 거야?"


"――아."


"그런 얼굴을 하고……음. 나도 너무 말을 많이 한 건지도 모르니까."


스바루의 표정이, 여간 절망적이었을 것이 아니리라.

입을 꾹 다문 스바루를 보고 청년은 걱정하는 어조로 말했다.

그의 깊은 곳에 있는 선함이 바뀌지 않았다는 증거다.


그런데, 변하지 않았다면, 이게 다 뭔데.

마치 스바루를 모른다고 말하는 듯한 그의 태도. 이래서는, 그 만남도, 도움을 받은 것도, 그 이후 함께했던 일도 전부, 없었던 일처럼.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사태에 제자리걸음하는 스바루를 세계는 또 두고 가버린다.


"――!"

"앗!?"


부지불식간에, 큰길의 군중 속으로 뛰어드는 자그마한 형체.

그러다가, 스바루를 걱정하던 청년의 등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 재빠른 동작으로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가로채간다.

순간적으로 놀란 청년은 자신의 품을 뒤적이고 안색이 바뀐다.

그러나 얼굴빛을 바꾸기는 스바루도 마찬가지다.


"폴테!?"


쳥년의 물건을 낚아채, 달려 도망가는 형체는 폴테――장물 창고에서, 스바루의 면전에서 에인즈에게 참살당했을 폴테였다.

그가 몸을 돌려, 시원하게 거리를 가로지른다.


"당했다! 이것 때문에 멈춰서……너도 한통속이었던 거냐!?"


"아, 아니야! 나는……!"


"안 돼! 그건 돌려줘!"


스바루가 폴테의 이름을 부르는 바람에 청년의 오해를 사고 말았다.

도둑맞은 물건을 되찾기 위해 청년은 순간 스바루를 붙잡을까 망설이다가 이내 달려나와 폴테의 뒤를 쫓는다.

그 달리는 뒷모습을, 스바루도 서둘러 따라간다.


"잠깐! 잠깐……! 어째서, 왜왜왜, 여긴! 누구라도 좀 다정하게 대해 줘! 뭘 위한 이세계야…!"


세계의 부조리를 탓하며, 스바루는 복받치는 눈물만큼 분노에 차서 외친다.

물론, 대답은 없다. 스바루를 이 세계에 보낸 멍청한 신님도, 스바루를 멸망해 가는 세계로 불러낸 미소녀도,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빌어먹을! 놓쳤어!"


두 사람이 뛰어든 골목에 따라들어와봤자 맞이해주는 건 막다른 골목이다.

분명, 폴테와 청년은 이 벽을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폴테의 날렵함이라면 누워서 떡 먹기고, 청년의 얼음 마법이라면 발판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스바루가 할 수 없다. 벽을 넘을 수 없다.


"어디에……장물 창고?"


모든 것이 그곳으로 귀결된다면, 다시 장물 창고 쪽으로 향하면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모든 불행이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이상, 그 장소에 다시 가는 것에 대한 강한 공포가 스바루에게는 있었다.

그러면, 그렇다고, 스바루가 또 뭘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알았어! 가면 되잖아! 가면!"


스바루는 막무가내로 벽을 두들기고, 골목을 빠져나와 거리로 돌아가 장물 창고로 가고자 한다.

하지만,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떨리는 긴 숨을 내쉰다.

왜냐하면――


"저기, 거짓말이지……"


골목 입구를 막고, 눈에 익은 세 여인이 서 있었다.


△🔽△🔽△🔽△


"――『사망귀환』이라니 패배자 전제의 능력, 정말 나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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