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큰일났네.
무일푼으로 어쩔 줄 모르면서도 그런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무일푼이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주머니에 지갑도 있고. 동전이나 카드만 많은 걸 제외하면 뭐, 평범하다고 생각한다. 알바 안 하는 고등학생의 평균 수준이다.
그런데도, 빈털터리라고 불리는 상황이랄까, 실제로 그렇게 불리고 나서 생각보다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돈이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까지 가난하게 만든다는 말은 들었지만, 설마 나한테까지 적용될 줄은 몰랐다.
어쨌든..
"역시 화폐가 전혀 다르잖아..."
손 안의 십 엔짜리 동전들, 이른바 까끌이(주: 톱니가 있는 십 엔짜리 동전. 1951년부터 1958년까지 발행됐다)을 만지작거리면서 한숨을 쉰다.
특별히 희귀한 동전이라는 건 아니고, 어쩌다 찾아서 지갑에 넣어 뒀다. 언젠가 백마 탄 왕자님처럼 도움이 되는 순간이 있지 않을까 하면서. 하지만 그 기대는 헛되이 무너졌다.
고작 십 엔짜리 때문에 상처받는 여린 마음.
멘탈이 아픈 걸로 말하자면, 주변에서부터 받고 있는 거리낌없는 시선도 원인에 포함이다. 흘긋흘긋 별 이상한 물건을 보는 것 같은 시선들이, 아까부터 어딜 가나 따라다녀서 그게 정말 거슬린다.
그렇게 튀는 외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눈매가 나쁘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그 외에는 지극히 평범하다. 염색 안 한 흑발에, 학교에서 교복으로 지정한 것이 아닌 실내용 체육복─뭐, 실내복을 밖에서 입고 있는 것을 뭐라 한다면 그 경솔함에 대해 사과 회담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
그렇지만, 그 회담을 상대가 들어 줄 거라는 자신이 없었다.
어쨌든...
"그러니까, 이건 그거구나."
팔짱을 끼고 고개를 갸웃하자 바로 옆을 바퀴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그 바퀴 달린 마차를 끄는 것은 말이 아니라, 거짓말같이 큰 도마뱀이었다.
그 밖에도, 배려심이라고는 없이 이쪽을 쳐다보는 시선의 소유자들은 모두 시부야의 핼러윈 행사 중인가 싶을 정도로 기합이 들어가 있는 코스프레한 사람들─아니, 저건 실제다. 실제가 뭐야.
이 경우에 실제란 무엇일까. 그런 의문을 하늘로 던지며─인정한다.
"이세계 소환자, 라는 건가."
손가락에서 튕긴 까끌이가 가벼운 소리와 함께 회전하며 얄밉게 파란 하늘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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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츠키 스바루는 헤이세이 시대(주: 1989.1.8~2019.4.30) 태생의 유토리 세대로 이하동문.
곰곰이 여기서 대서특필할 점 없는 인생을 말해봤자 의미는 없다.
짚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는 스바루는 고등학생이고, 사소한 이유로 등교거부를 하고 있어 편의점에 갔다 오는 길에 이세계를 헤매게 되었다. 그걸로 끝.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정말 손쉬운 이세계 소환..."
쉽게 쉽게, 트럭도 필요 없이, 눈 깜빡임 하나로 소환될 수 있는 이세계다.
면허도 필요 없으니까, 18세 이하도 생명의 걱정 없이 이세계로 갈 수 있다. 다만 이세계행 열차는 편도 이용권으로 현지 도착 후 자유시간이 좀 길다.
중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에서 함께 다닐 상대가 없는 탓에 자유시간을 오락실에서 보낸 스바루에게는 여간 가혹한 일이 아니다.
"이 세계, 오락실이 없는 것 같다니까...아니, 원래 세계에서도 오락실은 자꾸자꾸 폐업 위기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얘들아 밖에서 더 게임하자."
어쩌면 스바루가 모르는 사이에 오락실을 대신하는 밖에서 게임할 수 있는 곳이 생겼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무시다. 혹은 온라인 게임이라든지, 밖에 나가지 않아도 다른 사람과 게임할 수 있는 환경이 오락실 인구 감소의 원인을 맡고 있을 지도 모른다. 스바루, 온라인 겜은 안 해서 모르겠는데.
"남들이랑 게임하면 승부욕이 발동해서 죽고 싶어지니까."
등, 요즈음의 게임업계 사정을 한탄하고 있어도, 스바루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는다.
결국 무일푼 상태로 이세계에 내던져지고 갈 곳 없는 상황은 변하지 않는 것이다.
"다행히, 말이 통하는 건 확인했고, 문명 수준적으로도 갑자기 쓰러져 죽는 루트는 피할 수 있지 않을까...?"
말하면서, 허공에 "상태 창 오픈!"이라고 마음속으로 빌어 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스탯을 볼 수 있는 종류의 이세계 소환은 아닌 것 같다.
"애초에, 실수로 여기로 보낸 신의 사과도 없고, 소환시켜 준 미소녀의 모습도 없고, 좀 실수가 많네...아, 큰일이야."
손가락을 이리저리 허공으로 움직이며 상황 인식을 계속하던 눈동자에 이슬이 맺혔다.
이세계에서 현실도피하는 이중적 현실부정을 이어갔지만 있어야 할 것들이 없자 확연히 자신의 입장이 자각되기 시작했다.
이대로 방치되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글썽해질 것만 같다.
길거리에서 우는 고등학생이라니, 지역 신문의 끄트머리를 장식할 수 있는 꼴불견이다.
그렇게 되는 것만은 피하려고, 스바루는 허둥지둥 큰길을 벗어나 골목으로 뛰어든다. 그러다가 벽에 이마를 찧고 '우~'하고 코를 훌쩍인다.
자신이 불효한다는 자각은 있었고, 그래서 죽고 싶을 정도로 한심하긴 했지만 약간 이 방향으로 불효를 거듭하는 것은 예상 외다. 나이를 먹어도 본가에 눌러앉아 부모님께 노후 걱정을 끼친다. 예상했던 것은 그런 느낌이다. 아니, 그런 예상을 확실히 해 본 것도 지금이 처음이라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내가 없어지고 사이 좋은 부모님께서 행복하게 사실 수 있다면──
"──우?"
그런 잡생각으로 눈물을 삼키려던 스바루는, 느닷없이 고막을 울리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
시선이 마주친 곳은 지금 있는 골목 입구이다. 큰길가에 면한 골목 초입이지만 행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세 사람의 그림자에 가린다.
골목에 나타난 사람 그림자, 그것이 벽에 이마를 찧고 찡그린 스바루를 바라보고 있다. 그 불친절한 시선은 거리에서 받은 것과 같지만, 그보다 더 비열하고 뚜렷한 악의를 품고 있었다. 즉──
"일 났네, 강제 이벤트 발생이잖아."
흐를 뻔한 눈물도 금방 말라, 스바루는 내심의 동요를 감추고 상대를 돌아본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있다. 언뜻 봐도 안쪽은 높은 벽이 있어서 막다른 골목이다. 뭐 하려 이런 곳에 비집고 들어왔을까 하고, 자신의 위기 의식이 낮음에 놀란다.
현대 일본에서도 어두운 밤길은 조심하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고 있습니다만.
"아니, 겁내지 마. 확실히 상태 창은 안 열렸지만, 아직 단념하기에는 일러...! 이세계물이라면 여기서 무쌍 찍는 전개가 충분히 있을 수 있어! 할수 있다, 할 수 있다아아아...!"
"뭔가, 웅얼웅얼거리고 있어, 저 녀석."
"뭘 모르는 거지. 가르쳐주면 되지 않겠냐."
무리해서 분위기를 띄우는 스바루와 대조적으로, 상대의 태도는 한없이 차갑다.
저 쪽에서 보면 어차피 스바루는 연약한 사냥감이고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사냥꾼의 기분일 것이다. 삼위일체에다, 알 수 없는 생각이다.
알 수 없는 생각이지만──,
"아차, 장단 맞춰주는것도 지금 뿐이다. 말해 두지만, 이런 길가에서 시비 붙었을 때의 대처법을 시뮬레이션 하는 건 일상다반사다. 쿠당탕탕 쓸어버리고 내 미래의 양식으로 삼아 주마. 경험치들아."
"뭔 소리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를 우습게 보고 있는 건 알겠군. 쳐 죽여 버린다."
"그건...이쪽 대사다!"
선빵필승이라는 생각이 번뜩였고, 스바루의 발이 땅을 박찼다. 그리고, 불의의 습격을 당해 눈을 부릅뜨는 삼인조. 그 선두의 콧등에 스바루의 주먹이 내려쳐지고──,
"──읏! 이 새끼가..."
"어? 그런 느낌?"
스바루의 주먹을 맞고 몸이 뒤로 젖혀진 상대가 콧방귀를 뀌며 눈을 분노로 불태운다.
게다가 때린 스바루의 주먹도 몹시 아파서 오히려 그 쪽의 통증 때문에 눈물바다를 이룰 것 같은 상태.
그러나, 그런 것은 스바루를 덮친 비극의 서막에 불과했다.
"야, 이 새끼 잡아! 진짜 때려죽여!"
"어, 아, 자, 잠깐잠깐! 생각했던 거랑 달라!"
맞은 한 명의 지시에 나머지 두 명──작은 쪽과 큰 쪽의 두 명이 팔을 뻗고 눈 깜짝할 사이에 스바루가 사로잡힌 상태로 벽에 처박힌다. 어떻게든 움직일려 해도 두 사람에게 온 힘으로 짓눌려 꼼짝도 할 수 없다.
"자, 각오해라. 우릴 깔본 대가다."
그렇게 말하서, 스바루에게 맞은 중간 키──삼백안의, 스바루 못지않게 눈매가 나쁜 마른 체형의 『여자』가 긴 혀를 보이며 다가온다.
그 여자에 동조하듯, 덩치 큰 쪽과 몸집이 작은 두 여자도 비열하게 큭큭댄다.
스바루는 자신이 최악의 상황에 처했음을 이해하고──,
"죄송해요제가진짜전부잘못했어요부디목숨만은──!"
하고, 17세 소녀 나츠키 스바루는 높은 목소리로, 위기에 필사적으로 구걸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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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를 짓눌려 저항할 수 없는 상태로 몰린 나츠키 스바루.
그런 스바루의 모습을 바라보며, 삼백안의 여자는 얻어맞은 코를 손으로 슥 닦으며 코피 묻은 손을 스바루의 체육복에 비볐다.
그리고──,
"흑발에 검은 눈에 보기 드문 모습인데, 손에 든 주머니는 뭐냐? 나 지금 처맞아서, 좀 돈이 돼야 손해를 안 볼 것 같은데."
"어, 어떨까나...저기, 모처럼 입은 옷인데 지금 그쪽이 코피를 묻혔고, 좀 가치가 떨어졌을지도...아! 희귀한 동양인, 상처 없는 쪽이 비싸게 팔리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하고...구엑!"
"조잘조잘 말 많은 년은 싫어."
항변하는 입을, 가슴팍에 엄습하는 딱딱한 감촉이 다물게 한다.
자세히 보니, 어느 새 삼백안 여자의 손에는 칼이 쥐어져 있었다. 일순간에 초조해졌다. 스바루의 가슴팍에 대인 것은 칼자루였던 것 같았다. 찔리지는 않았다지만 언제든지 찌를 수 있다는 의사 표현이었다.
사르르, 자신의 몸에서 핏기가 가신다.
정말, 정말로 위험한 상태에 놓여, 의식이 희미해질 것 같이.
"잠깐 비켜비켜비켜! 거 참 방해되네!"
그 순간, 거친 파도의 한중간을 가르는 듯한 목소리가 골목을 울렸다.
스바루 일행이 튕기듯이 고개를 들었을 때, 목소리의 주인이 골목 입구에서, 이쪽을 향해 사납게 달려오고 있었다.
금빛 머리를 휘날리는 작은 소년이다. 강한 의지의 붉은 눈, 장난기 어린 덧니, 무언가 건방져 보이는 듯한 표정에서, 제대로 꾸민다면 남들 이상으로 빛날 것 같은 본모습을 타고난 것이다. 스바루는 그 모습을 보고 드디어 서사가 개막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주먹을 불끈 쥐었다.
분명, 의협심 넘치는 성격의 이 소년이, 곤경에 처한 스바루를 돕고 이 세계 모험담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
"뭔가 엄청난 광경인데, 미안! 나 바쁘다! 강하게 살아줘!"
"에엥!? 정말!?"
그러나, 그 소년은 그런 스바루의 기대를 뻥 차버리고 사로잡힌 스바루의 눈앞을 통과하여, 그대로 막다른 벽으로 도약하여 기대어져 있던 판자를 발판 삼아 민첩하게 지붕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도둑고양이 같은 움직임으로 끝까지 올라가, 당당하게 저 멀리 사라진다.
사라져 버렸다. 돌아올 기색도 없다.
"이제 흥분이 가라앉으셔서 마음을 바꾸셨지 않을까요!?"
"오히려 방해당해서 기분 더럽네. 대충 넘어갈 거라 생각하지 마?"
툭툭 칼등으로 얻어맞고 스바루는 흡 하고 숨을 꿀꺽 들이삼켰다.
맞을 것 같다는 위협에, 혹은 그것보다 더 험한 일을 당하지 않을까 해서 스바루는 열심히 몸부림쳤지만 상대를 더 자극할 뿐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다.
"얌전히 있어!"
"꺄아!"
쥐어짜인 몸을 걷어차여 바닥에 그대로 고꾸라진다. 기어서 달아나려 했지만 등에 발이 내리꽂혀 곧바로 꼼짝할 수 없다. 이세계의 세례, 따위로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나츠키 스바루에게는 그것이 전부였다.
이대로, 가혹한 이세계의 흐름에 패배한 한 사람으로 사라지고 마는 것인가.
아무것도 남기지도 이루지도 못하고, 혼자서. ──죽는, 건가.
죽는 건 무서워, 죽는 건, 무서워. 그치만, 그 이상으로 무섭고 무서워서, 벌벌 떨리는 걸 주체할 수 없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채로 끝나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이, 스바루는──
"거기까지다, 너희들."
──순간, 은방울이 울리는 소리가, 골목의 공기를 차분하게 얼어붙였다.
"────"
시간이 멈춘다는 것, 바로 이거다.
실제로 시간이 멈추진 않았다. 단지, 그 존재가 나타나는 순간, 모든 세계가 동세를 정지하고 그 존재를 보는 것 이외의 행동을 할 수 없게 된다.
스바루뿐만이 아니라, 에워싸던 삼인조도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그 정도로 규격 밖의 존재감과, 눈길을 끄는 미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아름답다, 그렇게 형용할 수 밖에 없는 청년이었다.
어스레한 골목에서조차 반짝이는 은빛 머리, 연보랏빛 눈동자에는 씩씩함과 진정성이 엿보이며 콧날이 오간 면면에 이목구비가 완벽하다.
눈동자가, 코가, 입술이, 눈썹이, 모든 부위가 완벽하고 아름답게 조각되어 있었다.
매 같은 새 그림의 자수가 들어간 하얀 로브를 입은 청년. 그는 스바루 일행을 응시하며 얇은 입술을 움직여,
"그 이상 행패 부리지 못해. ――거기까지."
다시 한 번, 눈앞의 악행을 바로잡기 위해 똑똑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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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는 누구나 한번쯤은 마음에 그려 본 이야기였다.
"어, 두고 보자――!!"
"그냥 끝나지 않으니까!!"
막 대사를 치고 부리나케 골목에서 도망가는 여성 삼인방.
그렇게 보내주며 안도한 듯 어깨에 힘을 빼는 은발의 청년. 그리고――
"그저께 왔어야지. 뭐, 할 수 있다면 말이지."
작은 손을 팔랑팔랑 흔들며 도망치는 세 사람을 배웅하는 것은 회색의 고양이었다.
긴 꼬리를 흔들며 하늘에 둥둥 떠있는 고양이.
어딘가의 귀여운 캐릭터 같은데, 아까 여자들이 보자마자 거미가 흩어지듯 달아났다. 당연하지만, 직전에 보인 청년의 마법――얼음 돌멩이를 날리는 듯한, 실용적이고 판타지감 희박한 일격이 효과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소중한 물건을 찾고 있지? 나도 도울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어."
"――――"
무언가를 찾아, 아무래도 골목으로 도망친 아까 소년을 쫒고 있는 것 같은 저 청년.
갈 곳이 없고, 은인을 못 본 체하며 배은망덕하고 싶지 않은 스바루.
두 사람의 목적은 일치하지 않지만, 같은 방향으로 걷은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그런 스바루의 제안에, 청년은 망설이고,
"괜찮지 않아? 사실 이대로 왕도를 서성거려도 진전이 있을 지 모르겠고, 일손은 많은 게 좋다구. 총알받이라도."
"말을!"
"팅크, 장단 맞춰주지 마."
떠다니는 고양이가 입 앞쪽에서 손으로 가위 표시를 만든다. 청년이 이를 곁눈질하며 그 아름다운 옆얼굴에 희미한 근심과 약간의 기대를 품고 한숨을 쉰다.
"진짜로, 아무 보답도 못 해준다?"
"보상은 나 자신의 일일일선! 그리구, 내 일생일대의 역대급 왕자님 꽃미남과 함께할 수 있는 권리, 그걸로 충분한걸!"
"조금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하고, 내민 스바루의 손을 쭈뼛쭈뼛 잡아준 것이었다.
그렇게 결성된 신생 나츠키 스바루 파티.
두 사람은 호흡이 맞는 역할과 더불어 작은 고양이의 활약도 있어 보기 좋게 목표의 위치를 특정, 단번에 무슨무슨 상황을 진전시켜 행복하게 이어졌다――!
"가 안 되네, 이 이세계."
"무슨 말이야?"
"큼지막한 거리에서 사람 찾기... 인맥과 지연, 필요한 게 없다는 말이야."
고개를 갸웃거리는 청년 앞에서, 거리가 보이는 고지대에서 스바루는 다시 어쩔 줄을 몰랐다.
소중한 물건 찾기라는 여정이었지만, 수사는 상당한 난관에 부딪혀 있었다.
무엇보다도, 스바루의 운동 부족으로 인해 걸어 다니기가 너무 힘들었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인맥과 이 지역에 대한 지식이라든가, 수사에 필요한 것이 너무 부족했다. 또 하나, 청년에게는 도저히 밝힐 수 없지만――,
"글자를 읽을 수 없다..."
말이 통하므로 어찌저찌 괜찮았지만, 거리에 있는 간판이나 길안내 표지판 등을 전혀 읽을 수 없었다.
간판에 쓰인 것은 전위 예술일 뿐이라고 자신을 속이고 있었지만, 그것도 오래 가는 자기암시가 아니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어쨌든 간에――,
"그래도, 빈민가 쪽이라는 걸 안 건 진전이다."
그런 식으로, 몇 안 되는 진척을 제대로 기뻐해 주는 청년은 매우 상냥했다.
얼굴만 좋은 게 아니라 마음씨까지 착하다.
이세계의 찬바람에 시달리는 스바루로서는 몸은 얼어도 마음은 구원받는 느낌이었다.
최초의 인상은, 어딘지 모르게 위태로운 어린아이같은 느낌도 들어 잠들어 있던 모성애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같다.
동물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봤을 때 정도밖에 일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 스바루의 모성 본능이.
"나는 상대의 생각이 어렴풋이 보여서 그러는데, 넌 좀 바보네."
"웃기네. 어디의 고양이 캐릭터 같은거면 좀 더 눈치 챙기라구. 그래서는 마법소녀 못 건져."
"내가 키우는 건 이 아이뿐이니까. ...그러고 보니, 네 이름도 아직 못 들었어, 슬슬 자기소개나 해 볼까나?"
"자기소개! 듣고 보니 확실히... 그럼, 내가 먼저 시작할게."
기대고 있던 난간에서 몸을 일으켜, 스바루는 가볍게 헛기침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손가락을 하늘로 향하게 하고 허리를 살짝 비튼다.
"내 이름은 나츠키 스바루! 무지몽매하며 천하의 알거지! 오래오래 잘 부탁해!"
"그것만 들으면 절체절명인 느낌이네. 응, 나는 팅커벨. 팅크라고 불러줘. 잘 부탁해~"
둥실둥실 떠오른 작은 고양이――팅크가 스바루의 손안에 뛰어들어 손과 몸 전체가 부딪치는 악수를 실현한다.
스바루는 고개를 갸웃하며,
"팅커벨은 내가 아는 요정 이름하고 똑같네. 그거, 여자앤데."
"그럼 되지 않아? 나도 여자니까. 암컷이야."
"아항, 그렇구나."
"그보다도, 팅크를 요정이라고 부르지 말았으면 좋겠다...나는 뭐라고 해도 좋지만, 팅크는."
"어, 어!? 나 혹시 기분 나쁘게 했어!?"
손 안에서 팅크를 안고 있다가, 왠지 청년에게 쓸쓸하게 그런 말을 듣는다. 그의 긴 속눈썹이 흔들리는 모습에 흠칫했지만, 그런 스바루 대신 팅크가 '괜찮아"라고 스바루에게 말하고,
"악의 없는 말이었으니까. 요정이 얘한테는 칭찬이었나 봐."
"그런, 거냐?"
"음음, 그래! 귀엽다든가 환상적이라든가, 그런 이미지로...여기서는 이런 뜻으로 안 쓰나봐? 아하하, 미안, 조심할게!"
팅크의 지원 사격에 편승해, 스바루는 빠른 말로 커버스토리를 꾸며낸다.
그렇다고, 거짓말은 전혀 아니다. 사실 요정은 나쁜 뜻으로 쓴 게 아니며, 이 세계의 규칙을 잘 모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청년이 '그래?'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청년이 느닷없이 스바루와의 거리를 좁히며, 향기로운 분위기에 기대어 손을 살며시 잡아온다.
무심코, "우에!?"라고 이상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어쩐지, 손이 곱다고 생각했다. 별로 막노동 같은 건 안 하는 것 같고. 머리나 눈 색도 드물어...응? 뭐 문제 있어?"
"가, 가깝다구요 가깝다구요 눈이 멀겠어 집안에 복일지도 설레라."
"――?"
자신의 잘생김에 자각이 없는지, 아름다운 흉기를 휘두르는 청년에게 스바루는 주춤거렸다.
그런 스바루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리는 청년, 그것도 견딜 수 없어 스바루는 황급히 분위기 전환을 위해,
"이, 이번엔 네 차례지? 그, 네 이름은 뭐야?"
당황한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라도, 스바루는 애써 가벼운 어조로 물었다.
그러나, 그 물음에 청년은 한순간 눈을 내리깐다. 그것을 보고 스바루는 혹여나 자신이 실수하진 않았는지, 아니면 이 미청년의 이름을 알고자 한 게 너무 주제넘은 행동이었는지, 커다란 고민의 대하에 빠진 느낌으로――
"――루나."
"에?"
예상치 못한 청년의 중얼거림에, 후회로 익사하던 스바루가 구조된다.
그리고 심호흡을 내쉬던 스바루에게 청년은 그 연보랏빛 눈동자를 향하고,
"루나라고, 불러주는 게 어떨까."
이름을 밝히면서, 왠지 그렇게 불리고 싶지 않아하는 태도였다.
스바루로서도, 좀 더 부르기 쉽게 성부터 알려줬으면 하는 바였다. 갑자기 이성을 이름으로, 그것도 이런 멋진 상대를, 부르라고 하는 것은 난이도가 높다.
우선은, 당분간은 2인칭으로 극복하려고, 어설픈 결심.
그런 스바루와 청년――루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직도 스바루의 손에 안겨 있는 팅크가 한 마디.
"취미가 못 됐어."
라고 중얼거린 것은, 누구의 귀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
"폴테 놈일 수도 있겠다. 금발에 곱슬머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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