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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ONCE UPON A TIME IN LUGUNICA 전편-5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8.06 19: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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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나운 패기가 공기를 진동시켜, 내장이 수축되는 듯한 착각을 느낀다.
조금 전에 골목에서 만났을 때보다 한층 강해진 패기를 받고, 로즈월은 한쪽 눈을 감으며 고양된 정신을 진정시켰다.
상대 기세에 삼켜져선 안 된다. 그래서는, 이전의 패배를 반복하게 된다.
고로, 로즈월은 입술을 축이자, 구태여 말로 선수를 쳤다.
"상당히 의기소침해진 모양인데, 그런 식으로 친구를 물리쳐도 괜찮은 걸까아─? ──마코스 경."
"──. 다 듣고 있었냐."
"유아한테 순서를 지켜달란 소릴 들어서, 그냥 어쩌다가 귀에 들어온 거지만 마아─​알이야."
어깨를 들썩이는 로즈월에, 거구의 남자── 마코스는 노골적으로 짜증을 낸다. 그러고 나서, 로즈월의 곁에 있는 러셀에게로 시선을 향했다.
마수를 앞에 둔 것 같은 마코스의 위압감. 그걸 온몸으로 받으면서도, 러셀은 태연하게 서있다. 물론 겉으로만 체면을 차린 걸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충분히 대단한 일이다.
마코스 또한, 그런 러셀에게 똑같은 평가를 내린 모양이다.
"척 보기에는 비틀비틀하지만, 오줌싸개보다는 배짱이 두둑하겠어. ……그래서? 허약한 조력꾼을 데리고 와서, 복수하겠단 건가?"
"과분한 평가를 내려주시니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하나, 안심해 주시지요. 저는 어디까지나 그가 찾는 물건에 대해서 협력하는 관계일 뿐, 싸움은 전문이 아니랍니다. 제 가는 팔 좀 보세요."
항복하듯이 두 손을 올려, 러셀은 적대 의사가 없음을 밝힌다. 표표한 그 태도에 독기가 빠져, 마코스는 "쳇." 하고 혀를 찼다.
"맥빠지는 녀석이군. 그럼, 도대체 뭘 하러 여기까지 찾아와서 난리야?"
"방금 말해준 대로, 그는 내 새로운 친구야. 네게 아픈 한방을 얻어먹은 걸 계기로 만났지 뭐야. 우선, 그에 대해 감사를 표하도록 하마."
"때려줘서 고맙다 이 소리냐? 한대 더 때리면 다음엔 뭘 줄 건데? 몹시나 대단하신 네 직함이니 특권이니 하는, 그런 거라도 몽땅 주게? 귀족 꼬맹아."
러셀을 사이에 두고, 로즈월과 마코스의 설전이 벌어진다. 그러나, 점점 위태로운 기색이 늘어가는 마코스에 비해, 로즈월의 반응은 전혀 딴판이었다.
엉겁결에 미소를 깊이 짓더니, 로즈월은 "하하." 하고 뿜은 것이다.
"……뭐가 웃기냐?"
"미안해. 귀족 꼬맹이라고 불린 것도 꽤 신선한 경험이었지만…… 귀족을 밉살스레 여기는 네 태도는, 매우 모순에 차있군그래."
"────."
"야비한 언동과 나면서부터 가졌던 우락부락한 생김새로 교묘하게 의태하고 있나 본데, 내 눈을 속일 순 없지. 그럴 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데 관해선 나는 압도적인 경험자거든. 그러니까, 세세한 몸짓이나 동작의 구석구석을 보면 다 알 수 있단 말씀."
로즈월에 대한 부의 감정을 나타내듯이, 마코스가 미간에 주름을 모은다. 서서히 늘어나가는 주름을 보면서, 로즈월은 좀 전에 억제했을 터인 고양감이 다시 불타는 것을 느꼈다.
참을 수가 없다. ──가슴속에, 복잡기괴한 소망을 품은 상대를 보는 것은.
"──넌 기사잖아? 마코스."
그 말을 한 순간, 피아의 거리가 소멸했다.
대지를 뒤흔드는 발걸음이 지면에 깊숙한 자국을 새긴다. 굳세게 밝아 뭉갠 흔적을 남기고, 마코스는 순식간에 로즈월에게로 육박해, 강렬한 발차기를 날리고 있었다.
골목에서 날린 주먹질은, 그 위력에도 전력이 아니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압도적인 파괴력. 그 일격을 정통으로 맞았다가는, 의식을 회복하는 게 년 단위로 걸리게 된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아깐 한심한 모습을 보여줘서 미안하다. 그게 내 실력이라 착각해버리면 창피한걸. 그러니, 명예를 만회하는 데 어울려줬으면 좋겠구우─나.​"
"────."
터무니없는 위력을 내포한 앞차기, 그것은 로즈월에게 맞지 않았다.
그 앞에 흙으로 된 벽이 열 겹으로 솟아올라, 억지로 발차기를 막아낸 것이다. 있을 수 없는 그 광경을 보고, 즉시 발을 뺀 마코스가 이를 깨문다.
"마법사냐."
"허세가 아니란 건, 방금 걸로 증명했다고 생각하는데?"
상처 없이 남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로즈월이 한쪽 눈을 감으며 묻는다. 그 말을 들은 마코스는 불쾌하게 얼굴을 찡그려, 번쩍 올린 발로 마지막 벽을 부쉈다.
그리고 뒤로 물러서자, 굵은 고개를 소리 내며 돌리고,
"뒷골목에서 싸운 걸 누가 본 것도 아닌데, 명예 회복이고 나발이고 뭔 소용이야."
"아니지. 적어도 너랑, 여기 있는 친구도 알아. 네가 감싼 소년도 그래.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수치를 씻어내야만 하는 상대는 따로 있다."
"따로 있다고?"
"수치를 방치한 채로는, 내 최애의 스승을 다시 볼 낯이 없거든."
희미하게 열을 띤 말은, 스승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는 것만으로도 뛰어오르는 가슴의 두근거림이 원인이다.
그 진지함이 전해졌는지, 마코스는 코웃음 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웃는 대신에 팔짱을 끼고 "어째서지?" 하고 묻는다.
"어째서, 라니?"
"어째서, 내가 네 설욕전에 어울려줘야 하지? 네 말을 따르자면, 아까 전의 싸움은 내 승리다. 그럼 내가 더이상 싸울 필요는 없어."
"흠, 그렇게 말하니 곤란하구나."
확실히, 그에게는 로즈월이 설욕을 하는 걸 상대해 줄 도리가 없다. 더욱이나 로즈월에게는 설욕을 다한다는 것 말고도 가보 탈환이란 목적까지 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상대를 납득시켜야 하는데──.
"──그렇다면, 이유는 제가 준비하도록 하지요. 어떠십니까?"
"……네가?"
잠시 생각에 잠기던 로즈월의 배후, 싸움에서 거리를 두고 있었던 러셀이 이야기에 끼어든다. 그 태도에 수상쩍은 구석을 느낀 마코스에게, 러셀이 "예."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장래에는 상인으로 입신할 각오를 다진 저로서는, 이렇게 교섭의 기회를 눈앞에 두고 꽁무니를 뺄 수도 없는 노릇. 그러니, 이 이야기에 끼워주셨으면 하는 바 있습니다."
"영문 모르는 녀석이군. 넌, 나랑 이 녀석이 싸워야 하는 이유를 준비할 수 있다고? 대체 어떻게? 패를 보여줘 봐라."
"──마코스 경이 로즈월을 이긴다면, 금익당에 관한 정보를 넘겨드리죠. 동포단의 두목이신 당신한테는, 유용한 게 아닐지?"
"────."
러셀이 제시한 조건, 그걸 들은 마코스가 숨을 죽였다. 잠시 후, 그는 그런 반응을 보이고 만 자신을 부끄러이 여기듯이 혀를 찬다.
"네가 그 귀족 놈들의 뭘 알고 있다고 그러냐?"
"상가에 속한 제게는 귀족가에 출입할 기회도 많습니다. 그때, 사람들 앞에서는 대놓고 하기 어려운 거래를 몰래 부탁받는 경우도 있답니다. ……뭐, 그런 느낌으로 패는 여러 가지 있습니다만, 어떠신지요? 부족하려나요?"
"놈들의 약점이라."
우호적인 미소를 지은 채, 러셀이 마코스의 심적 천칭을 흔든다. 그리고, 어떠한 갈등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마코스는 수긍하고 로즈월을 가리키자,
"저 녀석을 때려눕히면, 네가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면 되는 거지?"
"예, 그렇고말고요. 보시는 대로, 제 발로는 당신을 뿌리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지키기도 벅차므로, 모두 불어버릴 테지요."
"스스로를 지키기도 벅찬 녀석이, 여기서 그딴 도박을 할 리가 있을까 보냐."
난폭하게 내뱉은 마코스의 말을 듣고, 러셀은 "어이쿠." 하고 작게 웃는다. 그러고 나서 새삼스레 로즈월 쪽을 바라보더니, 그 자리서 깊숙이 고개를 숙인다.
"중뿔난 짓을 했습니다만, 이로써 자리는 갖춰졌습니다. 당가에서 고객님에 대한 신뢰를 담보로 한 이야기이기에, 이겨주시지 않으면 곤란하다고요, 로즈월."
"……결단력 하나는 대단하구나. 이거야 원, 상상도 못한 인재를 주운 모양인거얼─.​"
"골목에서의 상황을 생각하면 주운 건 저희 쪽입니다만…… 이크."
속 시원한 농담을 주고받고, 로즈월은 겉옷을 러셀에게 던져줬다. 그걸 황급히 받아낸 러셀에게, "잠시 물러서있으렴." 하고 말을 건다.
그리고, 로즈월과 마코스는 서로 마주 보며 자세를 취했다.
"보답이 있으니 손대중은 없는 줄 알아라. 죽으면, 깊숙한 데에 묻어주마."
"오오, 무서워라. 안심해도 된다아─안다. 나는, 널 반죽음으로 만들면 족하니까.​"
그렇게 도발하는 대사가 양측에서 나와── 신호도 없이, 격돌한다.

대기가 터지고, 빈민가 일각에서 상식을 벗어난 초월자들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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