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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2016년 10월 코믹얼라이브『오르코스령의 적설/전편』-4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1.08 23: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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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로그레스의 의구심과 달리 정화작전은 별다른 문제없이 그대로 수행되었다.

 

요새들은 차례차례 창자 사냥꾼과 붉은 사냥대에게 무너져 내렸고, 전세는 이고르 케나시 남작에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엘자와 로그레스의 활약은 둘째 치고, 남작의 사병들도 마찬가지로 수많은 전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전쟁이 이렇게 끔찍한 것인 줄은 몰랐는데하하, 이래서 역사에는 전쟁이 가득한 거군.”

 

전에 엘자와 로그레스를 데리고 왔고, 현재는 남작의 사병들을 이끄는 그 청년 하수인이 한 말이었다.

 

이고르는 그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중이었는지, 남작이 내리는 지시는 모두 그를 통해 엘자와 붉은 사냥대에게 전달되었다.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연전연승이구만. 확실히 좋은 징조긴 하지. …그래도 긴장은 놓지 마라.”

 

아직 안 끝난 전쟁에서 승리에 도취되는 것은 적들 앞에서 술을 마시는 것과도 같다. 호신이 남긴 말이었지?”

 

승리에 취한 청년과 달리 로그레스와 엘자는 상황을 여전히 냉정하게 보고 있었다. 엘자는 둘째치고, 로그레스는 아마 진심으로 조언을 한 것이겠지만.

 

하지만 그 청년은 이들의 말을 듣고 기분이 상했다.

 

, 그 정도는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군의 사기가 높고, 상황도 우리에게 유리한데도 그러는 거면, 그 쪽이야말로 겁쟁이처럼 굴면서 [도살자]라는 이름값을 못하는 것 아닌가?”

 

우리 사냥대는 전장에 나설 때마다 도축장에서 일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행동한다. 가축의 살을 조심스럽게 발라내듯이, 적들을 도륙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도살자라고 불리는 거다. 지금 내가 겁쟁이처럼 군다는 그 뜻은, 나나 내 사냥대에 대한 모욕이라고 받아들이면 되나?”

 

청년은 그 말에 얼굴이 새빨개졌다. 하지만 그는 이미 승리감에 도취되었기에 괜히 언쟁을 벌여서 기분이 상하느니, 그 발언을 넘겨짚기로 마음먹었다.

 

이고르 님의 명령대로, 우리는 이제부터 전선을 앞으로 민다. 이 요새는 우리 병사들이 점거해서 만약의 사태를 방지한다. 그 동안에 창자 사냥꾼과 붉은 사냥대는 전방의 전선에서 전투를 한다.”

 

“…우리 쪽이 최근에 자주 운이 없는 것 같네, 안 그래?”

 

그런가? 나는 나름 만족스러운데.”

 

로그레스가 눈보라 속에서 진군하는 게 얼마나 힘든 지 아냐면서 궁시렁거리는 동안, 엘자는 미소를 지었다.

 

도취된 청년의 지시에 따라, 엘자와 붉은 사냥대는 오르코스 수비군의 기지를 점거하도록 명을 받고 움직였다. 마침 날씨도 적합했다. 지금 시간대는 낮이었지만, 눈보라와 구름으로 인해 밖은 새까맸다.

 

눈은 방금 걸은 발자국을 덮어버릴 정도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용병들이 힘겹게 무릎까지 차오른 눈을 헤치고 걷는 반면, 엘자는 별다른 문제 없이 자연스럽게 걷고 있었다.

 

방금 전에 든 생각인데너희들은 붉은 사냥대라고 불리지만, 붉기는커녕 하얀 털옷을 입고 있네?”

 

구스테코 북부에 서식하는 백랑의 털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름답기만 해 보였지만, 백랑의 털은 굉장히 질기고, 보온 효과도 있었다. 이런 눈밭에서는 굉장히 유용할 도구였다. 하지만 유용함과 이 사냥대의 이름 사이에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엘자가 언급한 그 괴리감에 대해 로그레스는 어깨만 으쓱하고 계속 눈 앞의 눈을 파냈다.

 

일종의 속임수지. 붉은 사냥대라는 이름이니 잘 모르는 사람은 우리가 붉은 옷을 입을 거라고 착각할 거 아냐. 한 놈이라도 속아넘어가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거지.”

 

그렇구나, 잔꾀라고 보면 되겠네.”

 

 

잔꾀라기보다는 일종의 간계라고 해줬으면 좋겠는데. , 내가 실제로 도축업자처럼 보이지는 않잖아.”

 

그렇네. 그나저나, 혹시 내가 왜 창자 사냥꾼이라는 이름이 붙었는 지. 아는 사람 있어?”

 

그 쪽은 진심으로 그런 것 같아서 무섭단 말이지.”

 

엘자가 뼈를 담은 말을 날렸지만, 로그레스는 우스개소리로 치부하고 그냥 넘어갔다. 그래도 다른 용병들은 확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잠시 후, 눈보라 속에서 거대한 건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아마 상대도 이 쪽이 보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저번처럼 할 거야.”

 

우리가 관심을 끄는 동안, 엘자가 잠입한다. 좋아, 얘들아, 가자!”

 

엘자 씨, 조심하세요!”

 

너무 피바다로 만들지 말고요!”

 

누나 나 죽을 것 같아!”

 

이미 열 번 넘게 같이 전투를 치렀던 만큼, 이들도 엘자의 실력을 믿을 수 있었다. 엘자도 마찬가지로, 이들의 전투력을 믿을 수 있었다.

 

서로 구별은 안 가지만.”

 

조용히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엘자는 혼자서 요새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걸어온 흔적을 지운 후, 엘자는 건물을 올려다봤다.

 

건물에는 마광등이 달려 있어서 눈보라 속에서도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이 정도로 방심하는 경우는 드물다. 열세라는 걸 감안하면 더더욱.

 

――

 

혹시 상대는 자신들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멍청한 건가?

 

이렇게 의구심을 품던 도중, 멀리에서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위병들과 로그레스의 사냥대가 전투를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엘자는 그 동안 적의 요새에 잠입해 암살을 시작한다. 그런데――

 

어머나.”

 

엘자가 통로를 찾으러 벽에 손을 대고 주위를 걷던 중, 후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눈 깜짝할 새에 용차 하나가 엘자 앞을 순식간에 지나갔다.

 

하얀 지룡이 하얀 용차를 끌고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용차는 전장과는 반대의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

 

용차가 향한 방향에는 이고르의 병력이 배치되어 있지 않았다. 전투 중인 로그레스는 용차가 있는 지도 모를 것이다. , 엘자가 이를 놓치면 용차는 별 문제 없이 탈출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적의 요새를 점거하는 것을 미뤄도 될 정도로 용차가 중요한지다.

 

――일단 잡고 나서 생각해보면 되겠지.”

 

일정이 살짝 밀리긴 하겠지만, 로그레스와 그의 사냥대라면 충분히 그 정도는 막아줄 수 있을 것이다.

 

엘자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직감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직감은 용차를 쫓으라고 외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인간이 용차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용차를 끌고 가는 지룡은 아이레스 종으로, 구스테코 같은 혹한에 익숙한 종이었다. 비늘도 흰색이라 눈과 구분이 잘 안 갈 정도였다. 이들은 발톱이 발달하여 속도를 줄이지 않고도 앞에 있는 눈을 파헤치면서 달려갈 수 있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눈에 발목이 잡혀서 쫓을 수 없을 것이다. 엘자는 눈 위를 빠르게 달려갈 수 있지만, 그래도 지룡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엘자는 훨씬 간단한 다른 방법을 택했다.

 

――지룡을 쫓을 수 없다면, 지룡이 도망치는 것을 막으면 된다.

 

――

 

엘자는 한 손에 든 칼을 부메랑처럼 던져서 지룡을 향해 날렸다. 칼은 바람을 가르고 나아가면서 달려가던 지룡의 목을 말끔히 잘라냈다. 지룡은 죽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선혈을 흘리면서 쓰러졌다. 지룡이 멈춰서면서 당연히 용차도 앞으로 엎어졌다.

 

임무 완료. 남은 거는――아.”

 

엘자가 용차의 문을 열기 바로 직전, 용차 안의 누군가가 문을 박살내면서 튀어나왔다.

 

빠르게 뒤로 피한 엘자의 앞에 한 회색 머리의 남자가 서 있었다. 왼쪽 눈에 오랜 흉터가 있었지만, 백발의 콧수염이 인상적이었다. 단정해 보이는 남자였지만, 엘자는 남자들의 외모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 편이었다. ――겉보다 중요한 것은 속이니까.

 

그런 점에서 당신은―― 엄청 마음에 들어.”

 

――아름다운 숙녀에게서 그런 말을 듣게 되다니 영광이군.”

 

그 말을 들은 엘자의 얼굴은 붉어졌지만, 남자는 한숨을 쉬고 옆의 지룡을 바라봤다.

 

그는 자신이 입고 있던 갑옷의 흉갑에 손을 올리고, 죽은 자신의 애룡이 편한 곳에 가기를 기도했다.

 

남자의 품격 있는 모습에 엘자는 입술을 핥았다.

 

그 기도 방식, 그리고 갑옷에 새겨진 성교회의 상징을 보면아마 신전 기사겠지?”

 

전 신전 기사다. 성교회에 대한 충성의 서약은 이미 잊었다. 지금의 나는, 평범한 검사일 뿐.”

 

그 말과 함께 남자는 양쪽 허벅지에 메고 있던 검의 손잡이를 각각 붙잡았다.

 

통상적인 검사의 준비 치고는 이질적이었지만, 아마 이게 저 남자가 싸우는 방식일 터.

 

신전 기사신전 기사라멋지네.”

 

. 같은 말을 반복하게 하지 마라.”

 

 

지금은 기사단에서 나왔다 하더라도, 한 때 신전 기사였다는 것은 사실이겠지. 그렇다면 당신도 축복을 받았어?”

 

내가 말할 것 같나?”

 

그냥 물어본 것 뿐인데그래, 그렇다면 당신의 피와 살한테서 답을 들어볼게.”

 

피로 얼룩진 흉소가 엘자의 얼굴에 그려졌다.

 

눈에 발자국 하나조차 남기지 않으면서 엘자는 쏜살같이 눈보라 속을 달려나갔다. 그리고 그 빠른 속도로 그대로 도약해서 남자를 향해 칼을 내려찍었다.

 

――――

 

칼은 남자의 목을 살짝 긁었다. 이제 곧 남자의 목은 훌륭한 악기가 되어, 남자의 임종을 알리는 사랑스럽고, 애처로운 음악을 울릴 것이다. 기도에서 새어나나오는 숨소리와, 신전 기사의 절망적인 표정도 기대가 됐다.

 

그러나 신전 기사는 목에 상처가 나고 있는데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녹색 눈은 고요한 호수처럼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윽!”

 

그 순간, 두 개의 칼날이 엘자를 내리쳤다. 엘자는 빠르게 몸을 비틀어 이를 피하려 했지만, 이마에 상처가 나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남자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것은 붉은 색과 푸른 색의 카타나였다. 카타나에 대해서는 엘자도 알고 있었다. 카라라기의 서쪽 지역에서 만들어진 외날의 검으로 날카로움으로 유명한 무기였다. 하지만 엘자가 놀란 것은 카타나 그 자체가 아니라, 검격의 숙련도였다. 육안으로 보아도 카타나는 칼집 안에 있었다.

 

놀랐어. 언제 꺼냈던 거야?”

 

나도 놀랍군. 설마 이걸 피할 줄이야.”

 

엘자는 이마에서 흘러내린 피를 핥으면서 공중제비를 돌아 다시 몸의 균형을 잡았다.

 

――――

 

이 신전 기사는 무서운 상대였다. 아니, 정확히는 이 전 신전 기사는 무서운 상대였다.

 

쏟아져 내리는 검격에서는 죽음을 느낄 수 있었다.

 

붉은 섬광과 푸른 섬광이 교차하면서 다가가는 자는 누구든 죽일 결계가 펼쳐져 있었다. 엘자의 칼보다 사거리가 배로 기니 쉽게 접근할 수도 없었다. 엘자는 그의 주위를 빠르게 돌면서, 빈틈을 계속 찾았다.

 

내보내고, 들여보내고, 내보내고, 들여보내고, 내보내고, 들여보내고――

 

빈틈을 찾으면서도 엘자는 그의 솜씨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남자는 검격을 날린 후에는 곧바로 칼을 다시 칼집에 넣었다. 왼쪽과 오른쪽에서 칼을 빼는 행동과 칼을 다시 넣는 행동은 경이로울 정도로 빨랐다. 원한다면 따로따로 다른 타이밍에 검격을 날리거나, 동시에 날리는 것도 가능했다 보니 빈틈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시간은 내 편이니, 기다리기만 하면 되지만…”

 

저 뒤에서는 위병과 사냥대의 전투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다.

 

실력차가 뚜렷하다 보니, 이기는 쪽은 로그레스일 것이다. 지원군이 온다면 엘자가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지루하게 끝낼 생각은 없었다.

 

그렇다면, 창자 사냥꾼답게 행동해야지.”

 

“…무모하군!”

 

엘자는 섬광들 사이로 몸을 던졌다. 남자의 눈에는 엘자가 승리한다는 확신도 없이 짠 무모한 계획에 스스로 죽음을 자초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엘자는 그런 계획 같은 것을 짠 게 아니다. 있는 것은 오로지 유열로 끓어오르는 피의 혈기 뿐.

 

“…한 번.”

 

 

날카로운 쇳소리와 함께, 엘자는 쥐고 있던 칼을 놓쳤다. 하지만 덕분에 붉은 검의 검격은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거리를 좁히자마자 바로 푸른 검이 엘자를 내리쳤다.

 

이걸로 두 번.”

 

허벅지에 차고 있던 두 번째 칼을 순식간에 꺼낸 뒤, 위에서 밑으로 내려찍는 푸른 검을 쥐고 있던 칼로 밑에서 올려치면서 막아냈다. 쇳소리와 함께 칼은 엘자의 손에서 날아갔다.

 

남자의 검격을 두 번 막아내는 대가로 엘자는 두 개의 칼을 모두 써야 했다. 하지만 덕분에 그의 입에서 나오는 김이 보일 정도로 거리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

 

그 다음 순간, 남자는 두 자루의 칼로 동시에 엘자의 몸을 위로 베어올렸다.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면서 그녀의 살과 근육을 자르면서 마침내 뼈와 부딪히면서 단단한 금속음이 울렸다.

 

남자는 긴장을 풀은 것인지 한숨을 쉬었지만, 그 다음 순간 눈 앞을 보고 얼어붙었다.

 

미쳤군…”

 

아파라, 아파라. 죽는 줄 알았어그렇다면 나는 지금 살아있다는 뜻이네.”

 

엘자는 웃었지만,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남자는 엘자가 정면으로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엘자는 그냥 팔을 쭉 뻗기만 했다.

 

남자는 두 자루의 칼로 엘자의 손바닥을 뚫어 얇은 손목부터, 팔꿈치를 거쳐서 윗팔까지 반으로 갈라냈지만, 그녀의 어깨뼈에서 멈춰 있었다. 남자가 끝까지 못 베어낸 이유는 간단했다. 엘자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남자가 쥐고 있던 손잡이마저 자신의 어깨 사이에 끼도록 달라붙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엄청난 양의 피를 흘리고, 자신의 양 팔을 날리는 것을 각오해야 할 정신 나간 방법이었다. 하지만——,

 

내 승리야. ——천사를 만나게 해줄게.”

 

 

-대체 무슨 소——"

 

검사는 검을 빼내려고 팔을 뒤로 당겼지만, 엘자가 더 빨랐다.

 

무——"

 

엘자는 입을 벌렸고, 새하얀 송곳니가 남자의 목을 물었다.

 

갑옷 사이의 틈을 혀로 헤치면서 남자의 목에서 살을 크게 물어 뜯었다. 분수치는 따뜻한 피가 얼굴에 가득 묻었다. 그러고서 엘자는 입에 문 살점을 뱉었다.

 

아아정말로 느껴졌어.”

 

그 말과 함께 남자의 죽음을 만끽했다.

 

△🔽△🔽△🔽△

 

8

 

엘자는 여전히 칼이 어깨에 박힌 채 피를 뚝뚝 흘리면서 용차를 향해 걸어갔다. 그 자가 지키고자 했던 용차의 문 안에서 찬 바람에 떨고 있던——

 

——이거 놀랍군요.”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엘자는 천천히 등을 돌렸다. 한 청년이 옷을 따뜻하게 차려입고 걸어오고 있었다. 이고르의 부하였다.

 

호위도 없이 홀로 온 것을 본 엘자는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당신은 기지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럴 계획이었죠. 하지만 빅터 오르코스가 나선다면 얘기가 달라지죠. 그 경우를 대비해서 여기에 있던 것이니까요. 그렇긴 했습니다만…”

 

청년은 눈 위에 있는 시체를 흘겨보며 비웃었다.

 

제가 나설 필요도 없었던 것 같군요. 창자 사냥꾼, 소문으로 들었던 것보다 더 뛰어나군요.”

 

 

솔직하게 칭찬을 받아들일 수 있을 지 모르겠네. 왜 저 자빅터 오르코스가 나서면 당신이 움직여야 한다는 거지?”

 

——왜라고 생각합니까?”

 

남자는 웃음을 여전히 지었지만, 발걸음을 멈췄다. 공교롭게도, 때마침 눈보라가 잠시 멎어들었다. 그녀는 팔을 움직일 수 없었고, 무기를 쥐고 있지도 않았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

 

청년의 말대로라면, 저 남자가—— 빅터 오르코스 본인이다. 이 작전을 계획하게 된 원흉이자, 영민을 노예로 부려먹었다는 배교자.

 

다만, 그게 사실이라면——

 

——이상하네. 용차의 아이들은 옷을 따뜻하게 차려 입고 있던데.”

 

엘자의 뒤에 있는 용차 안에는 한 열 다섯 명 정도의 아이들이 간신히 들어가 있었다. 모두 열 몇살 정도였고, 따뜻한 털옷차림이었다.

 

노예는 그런 옷을 입고 다니지 않아.”

 

그걸 어떻게 아시는——"

 

직접 경험해 봐서. 헝겊 차림이고, 온 몸은 멍투성이가 되고, 피부도, 머리도 더럽지. 그런데 저 아이들은 아냐.”

 

엘자의 말에 청년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청년은 한쪽 손은 주먹을 꽉 쥐고, 다른 쪽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이고르 님이 당신을 총애하시거든요. 그러니까 다치게 하고 싶지 않은——"

 

걱정 마. 나는 아니니까. 남작 님은 살이 너무 많이 찌셨거든.”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 쪽도 망설이지 않겠습니다!”

 

엘자의 말에 청년은 쥐고 있던 주먹을 풀었다. 그러자 새하얀 빛이 살아있는 것처럼 반짝거리면서 날아올랐다.

 

——정령과 계약을 맺은 신전 기사.”

 

청년의 정체를 밝히자마자 하얀 빛에서 엄청난 세기의 광선이 발사되었다.

 

백광은 엘자를 집어삼키고, 그 뒤로도 계속 나아가면서 설원을 새하얗게 물들였다.



참고로 그 영주가 착용한 검은 세실스가 어려지기 전에 차고 있던 두 개의 명검일 가능성이 매우 높음. 파란색과 붉은 색의 손잡이를 가진 일본도라는 특징이 정확히 일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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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64 🚫북스 스포)27권 개재밌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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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63 💬 이거 에밀리아 시점인거지? [1]
기여운트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46 299 1
445261 💬 이번년도 만우절 if 스토리 안나왔나용 [4]
닌스2가좋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53 230 0
445260 💬 리제로 1기도 소설이 더 지림? [6]
ㅇㅇ(211.215)
05:29 322 0
445258 💬 제국편은 진짜 레전드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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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42 260 3
445257 💬 에밀리아 오프닝 작화는 볼때마다 감탄 나오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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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4 278 1
445256 4기스 스포)4기 잘뽑혔으면 좋겠다 [1]
ㅇㅇ(211.59)
03:29 137 0
445255 🚫북스 스포)이부분 혹시 소설 어디 부분인지 아시는분?...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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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231 0
445254 🚫북스 스포)9장 개재밌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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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34 210 2
445253 짤/영 ???: 오자마자 성희롱이라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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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51 💬 이게 내가 리제로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임......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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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50 🚫북스 스포)7,8장은 전체적으로 보면 좆노잼이었음 [4]
ㅇㅇ(49.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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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48 창작 어제 학교에서 머리카락 그리기 연습한다고 그렸던 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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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47 🚫북스 스포)오리지널 루트가 [2]
ㅇㅇ(12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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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46 💬 스바루 생일이 만우절인건 뭔가 떡밥이아닐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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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45 💡정보 오늘은 세실스 생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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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44 💬 같이보기는 물건너 갔네 [2]
ㅇㅇ(1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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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43 💬 사실 4기 초반은 별로 기대 안됨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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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42 💬 만우절 특전 오늘 안올라온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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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 388 3
445240 💬 탄자 애니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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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39 💬 6장 이후도 애니화 될까? [7]
ㅇㅇ(1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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