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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단편집 9권 특전: Lugunican Hustle Extra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2.11 21: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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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미 심심해! 이제 갈래!”

 

한 작은 아묘인이 앉고 있던 의자를 제치고 방문을 박차면서 잽싸게 달려나갔다.

 

으아! 누나, 누나아!!!”

 

마찬가지로 작은 아묘인이 쓰러지던 의자를 붙잡았고, 또 다른 아묘인이 뛰쳐나간 아묘인을 쫓아나갔다.

 

누나와 형님의 태도에 대해서 내가 대신 사과할게요, 요슈아.”

 

요슈아는 쓴 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왠지 이렇게 될 것 같았어요.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저도 미미가 이렇게 오래 앉아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 안 했으니까요.”

 

막내로서 정말 부끄럽네요. 하지만, 저도 왠지 이렇게 될 것 같았어요.”

 

요슈아는 할 말이 없었다. 요슈아의 눈 앞에는 헤타로가 부탁했던 미완성된 초상화가 있었다. 예정대로였다면 미미가 작품의 모델이었을 것이고, 헤타로의 방의 벽에 걸릴 예정이었다. 요슈아도 헤타로의 심정이 이해가 가서 그 요청을 승낙했다. 하지만——

 

미미 누나가 저러시니, 아마 완성은 불가능할 것 같기도 하네요.”

 

그래도 기회가 생기면 다시 해볼 수 있겠——죠? 헤타로 혼자서는 못 데려올 것 같은데요.”

 

티비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럴 것 같네요.”

 

헤타로가 미미를 잡는다고 치더라도, 미미가 이 방에 다시 돌아오도록 설득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다. 요슈아조차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미미, 헤타로랑 같이 자란 헤타로마저 동의하는 거라면, 요슈아의 생각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요슈아가 오늘은 이걸로 마치기로 하고 도구들을 넣던 중, 누군가가 반쯤 열린 문을 두드렸다.

 

요슈아, 미미와 헤타로가 밖에서 뛰어다니는 걸 봤는데, 뭔 일 있었나?”

 

, 형님.”

 

뭔 일이 일어났나 해서 잠시 구경하러 온 형, 율리우스였다. 요슈아가 붓을 들고 있는 걸 보자, 율리우스의 시선이 부드러워졌다.

 

손에 붓을 쥐고 있는 걸 보면, 그림을 그리고 있었나 보군. 티비, 요슈아와 같이 있었나?”

 

그렇다고 봐야 할 것 같네요. 엄밀히 말하자면 정말로 같이 있기만 했지만요. 요슈아가 제 누나의 초상화를 그리는 걸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미미의 초상화? , 그래서 이렇게 시끄러웠던 거군.”

 

율리우스는 방문을 들어서면서 요슈아가 천을 올려놓았던 캔버스 쪽으로 다가갔다.

 

봐도 괜찮을까?”

 

요슈아는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하지만 만들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완성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한참 부족한 걸요——

 

, 아마 미미가 참지 못하고 뛰쳐나갔겠지? 상상이 가는 군.”

 

율리우스는 그림을 잠시 관찰하고나서 고개를 만족스럽게 끄덕였다.

 

확실히 완성이라기에는 한참 멀었지만, 벌써부터 미미의 활기찬 기운이 느껴지는 걸. 그나저나, 미미가 들고 있던 아파는 아마——"

 

그 사이에 벌써 다 먹었어요.”

 

그렇구나. 색의 대비가 뚜렷해서 아파에 주목이 가게 만드는 것 같군.”

 

-감사합니다! 다음 번에는 신선한 아파를 준비해놓아야 겠어요.”

 

아파를 칭찬하려던 것은 아니다만——"

 

요슈아는 율리우스의 칭찬을 듣고 손을 꼼지락거렸다. 하지만 율리우스가 뭔가 문득 떠올랐는 지, 이어서 한 말을 듣자, 요슈아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 그나저나, 저번에 나를 그리고 싶다고 했었지. 오늘 그 그림을 그리는 걸 마쳤으면, 내가——"

 

--형님을요?! , 아직 준비가 안 됐어요!”

 

, , 알았어.”

 

율리우스에게 악의가 없다는 것은 알지만, 이번의 제안은 너무 갑작스러웠다. 심장이 아플 지경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해내긴 할 거예요. 제가 한 말은 번복하고 싶지 않아요.”

 

사실이었다. 하지만, 부담감이 너무 큰 게 문제였다.

 

가짜 잠자는 미델린사건 이후, 요슈아는 미술에 대해서 보다 더 솔직해질 기회가 생겼다. 심지어 그 동안은 피해왔던 초상화도 그려보기로 작정했고, 언젠가는 율리우스를 그릴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무리였다. 좀 더 자신감이 붙고 나서 그리고 싶었다.

 

아마, 십몇 년 정도 후일 것 같아요.”

 

그건 기다리기에는 조금 지나치게 긴 기간인 것 같군. 게다가, 내가 십몇 년 후에도 멀쩡할 지는 확실치 않으니까.”

 

아니요, 형님이라면 십년, 아니 이십년, 아니 백 년이 지나도 잘 지내실 거예요!”

 

율리우스가 100년 후에도 잘 지내는 건 조금 무서울 것 같습니다만.”

 

요슈아, 너가 그 약속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건 정말로 기뻐. 하지만 나를 그릴 기회가 한 번 뿐인 건 아니잖니. 너무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까지는 없어.”

 

여러 번 그릴 수 있었나요?!”

 

왜 그렇게 놀라는 거니? 설마 내가 미미처럼 오래 못 버텨서 그림을 완성하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니?”

 

요슈아는 고개를 황급히 가로저었다. 율리우스를 모욕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 그냥 형을 몇 번이고 그릴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떠오르지 않았던 것 뿐이다. 생각해보니 정말로 당연한 해결책이었지만, 그래도 마음이 불안하긴 했다.

 

완벽하지 않은 형님의 초상화를 계속 그리느니, 차라리 아나스타시아 님을 몇 번이고 그릴 겁니다.”

 

, 아가씨, 여기서 뭐하고 계시나요?”

 

그 말을 듣자마자 요슈아의 기세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문 너머에는 한 소녀가 방 안을 슬쩍 들여다보고 있었다.

 

소녀는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별 거 아니데이. 뭔가 떠들썩하길래 궁금해서 간 기다. 방금 근데 아주 재미있는 얘기를 들은가 카모.”

 

, 마침 잘 오셨습니다. 아나스타시아 님, 혹시 바쁘시지 않으시다면 시간을 좀 내주실 수 있으신가요? 요슈아가 아나스타시아 님의 초상화를 그리고 싶다군요.”

 

?!”

 

보시다시피, 제 초상화를 그리기 전에 아나스타시아 님부터 그리실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율리우스는 방금 전 요슈아가 한 변명을 완전히 착각한 것 같았다.

 

요슈아가 정신줄을 놓고 멍하니 서 있는 사이, 아나스타시아는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면서,

 

예쁘게 그려줘라잉.”

 

당연하지만, 그녀는 요슈아가 원하던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라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2

 

이렇게 남자의 시선을 받으니 부끄럽다이.”

 

아나스타시아 님께서는 본인의 초상화를 받으신 적이 없으셨나요?”

 

전혀. 정말 없었다. 왕선이 시작했을 당시에 그림이 붙긴 했다모——아, 그리고 그 때 친룡일보 때도 있긴 했지.”

 

“네, 그랬었죠. 저도 그 그림작가가 기억나는군요.”

 

그 말을 들은 율리우스도 싱긋 웃었다. 율리우스와 아나스타시아가 잠시 얘기를 나누는 동안, 요슈아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미미를 그리기 위해서 오후 시간을 비웠으므로 시간이 없다는 변명을 할 수도 없다. 그릴 대상이 사라지는 바람에 화가로서의 열정이 식어 버렸다고 말하면서 넘길 수도 있었지만, 자신이 정말로 화가인지 자신할 수가 없었다. 덕분에 상황이 꼬여버리고 말았다.

 

-힘내요, 요슈아.”

 

외눈안경을 쓴 가족의 막내라는 공통점 덕분에 요슈아는 티비를 친구로 여겼고, 당연히 그의 응원이 고마웠다. 하지만 우정의 힘만으로 이 과도한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 지는 불명이었다.

 

아니, 집중하기만 하면 돼. 잡생각 없이, 붓을 움직이기만 하자. 아무리 길이 험난할지라도, 결국은 끝이 있기 마련이니——

 

, 좋은 생각이 났습니다. 아나스타시아 님. 초상화가 완성되고 나서 사본들을 호신 상사의 지점마다 걸면 괜찮지 않겠습니까? 회사의 영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같군요.”

 

형님?!”

 

흠——

 

아나스타시아는 그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해봤다.

 

훌륭한 생각이지만, 그라카모 억수로 예뻐야 하긌네. 하지만 요슈아라면 할 수 있겄지.”

 

아나스타시아 님?!”

 

상황이 나빠지는 게 뚜렷했다. 더욱 슬픈 것은, 뭔 상황인 지 확실히 알면서 이를 부추기는 아나스타시아와 달리, 율리우스는 악의가 없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요슈아도 당하기만 할 생각은 없었다.

 

아나스타시아 님, 정말로 형님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면, 저 같은 사람보다는 실력이 보증된 화가를 고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슈아, 네 실력은 네 생각보다——"

 

아니요, 형님. 이 업무를 받기 위한 기량은 아직 부족합니다. 제 한계는 제가 더 잘 압니다.”

 

진심이었다. 율리우스가 자신의 초상화를 맡아달라 부탁했을 때 변명했던 때와는 달랐다. 아나스타시아가 진심으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혈연주의 같은 짐덩어리들은 버려야 한다.

 

그렇네. 살짝 내가 과하게 나간 것 같은디. 내 실수다.”

 

요슈아는 안도하면서도, 혹시 자기가 선을 넘은 건 아닌지 긴장이 됐다. 형의 말을 끊었다는 것도 이 기분에 더했다.

 

-형님, 제 말뜻은——"

 

하지만 율리우스는 요슈아가 말을 마치기 전에 끼어들었다.

 

아니, 요슈아. 네 말이 맞는 것 같군. 나는 미술에 전문성이 있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내가 편견을 품고 주군에게 어리석은 제안을 한 것 같아. 이를 지적해줘서 고마워.”

 

율리우스는 아마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말한 것 같았다. 요슈아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가늠이 안 잡혔다.

 

억수로 진지하네이. 서로 완전히 똑같다. 티비는 어케 생각햐?”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제 남매들하고는 전혀 다른데요.”

 

하지만 율리우스와 요슈아는 정작 진짜 형제가 아니었기에, 그 말을 듣고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미미/티비/헤타로 3남매가 서로 닮은 것보다 이들 둘이 더 닮았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요슈아도, 나도 아나스타시아 님을 전력으로 지원하고 있어. 너희 삼남매는?"

 

“저도 제 누나도, 형도 그럴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 둘과 너희 셋 간의 차이는 무의미한 것이라고 봐.”

 

이것이 형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왕국에서 최우의 기사라고 불리며, 정령기사라는 특출난 힘을 가진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늘 겸손했으며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형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인식한 요슈아는 아나스타시아의 시선이 느껴졌다.

 

아나스타시아는 율리우스를 가리켰다.

 

요슈아가 나는 왜 그렇게 자신감이 넘치는 지 궁금하다 말했었는디—— 율리우스한테 받은 거라 말하모 이해하려나?”

 

그건——"

 

율리우스 뿐만은 아니지만. 티비, 미미, 헤타로도. 그랴, 마 리카드도 넣지 뭐. ——당연하지만, 요슈아 너도 그 중에 하나고.”

 

요슈아는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의 자신감은 그녀 주위에 있는 그녀의 사람들——아니, 친구들, 아니 그녀의 소유물에서 오는 것이다.

 

욕망을 참지 않는 사람으로서, 요슈아도 율리우스도 그녀에게 예외가 아닐 것이다.

 

그라모 딴 데다 놓을 필요는 없고, 저택 안에 장식하는 건 괜찮지 않갔나?”

 

그것도 괜찮겠군요. 어떻게 하든, 요슈아가 그린 아나스타시아 님의 초상화를 꼭 보고 싶긴 하군요.”

 

그렇다면 아나스타시아 님을 그리지 않을 방법은 없었다고 봐야 한다. , 결국 이 일을 자초한 것은 자신이니 어쩔 수 없었다. 이왕 그림을 그릴 것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제대로 그릴 작정이었다. 지금까지는 아나스타시아에게 휘둘렸지만, 이번에는 역으로 그녀를 놀래키고 싶었다.

 

최선을 다해보그라. 몇 번을 그려도 괜찮다모 했으니.”

 

아나스타시아는 요슈아가 아까 전에 한 말을 잊지 않은 것 같았다. 요슈아의 표정이 썩어들어가는 것과 달리, 아나스타시아는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웃기만 했다. 반박할 말을 못 찾은 요슈아는 결국 붓을 움켜쥐었다. 적어도, 형님의 그림을 그릴 때까지 시간을 번 것이 다행이라고 봐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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