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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38권 멜론북스 점포특전: 『아나스타시아의 붕우탐방기 ④』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9.18 1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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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나스타시아 씨, 정말, 정말 고마워.”

 

귀 끝까지 닿을 정도로 웃음을 짓고 있는 에밀리아의 감사 인사를 들은 아나스타시아는 한 쪽 눈을 감았다.

 

의도치 않게 에밀리아의 웃음에 익숙해졌지만, 대체 뭐 때문에 감사를 표하는 지는 알 수가 없었다. 기회만 있다면 어떻게든 감사를 표하려는 소녀니, 아침 인사 대신에 감사 인사를 표하는 것도 가능성이 있는 얘기다.

 

여기서 일어난 전투를 말하는 거면, 나만 아니라 모두그니께 오토 군과 제국민들에게 표해야 될 것 같은디.”

 

아마 이제 막 마무리된 제국의 내란에 관한 얘기를 한 것일 것이다.

 

――볼라키아 제국의 내란이 종료되자마자 그들은 수많은 송장 인간들을 이끄는 [대재앙]과의 결전에 휘말리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세상이 멸망하기 전에 그 대재앙을 종식시킬 수 있었다.

 

아나스타시아는 성새도시 가클라에 머무르면서 수성전의 지휘를 맡았고,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서 자부심을 품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나츠키 군의 그 지원이 아니었다면 일이 어떻게 되었을 지는 감이 안 잡힌다. 그리고 인정하긴 싫지만, 그 공주의 그것도 큰 도움이 되었고.”

 

. 혼혼술을 말하는 거지? 프리실라 덕분에 모두가 엄청 힘이 넘쳤으니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인정하긴 싫다니께.”

 

에밀리아의 악의가 없는 답변에 아나스타시아는 쓴웃음을 지었다.

 

성새도시의 종말을 막아낸 두 개의 힘들―― 그 중 하나는 떨어지는 별을 박살낸 스바루와 베아트리스의 마법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그 곳에 있던 모든 이들에게 힘을 실어준 프리실라의 혼혼술이었다. 전자가 없었다면 도시는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고, 후자가 없었다면 송장 인간들을 몰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단순히 훌륭한 협력이었다고 받아들이지만은 않는 것이 그녀의 역할이다.

 

그래서 무신경하게 에밀리아 씨의 감사 인사를 받을 수는 없는 건디…”

 

정말? 하지만 우리가 스바루와 다시 만날 수 있게 된 것과, 왕국에 다 같이 돌아갈 수 있었던 건 아나스타시아 씨랑 율리우스 덕분이잖아그래서 고맙다고 말하는 거야.”

 

, 그런 뜻으로 말하는 거라면…”

 

에밀리아가 감사 인사를 표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들은 아나스타시아는 그녀의 감사에 납득할 수 있었다.

 

이들 모두가 전례가 없는 제국의 위기에 휘말렸지만, 에밀리아의 최우선 목표는 흔들리지 않았다.

 

에밀리아의 최우선 목표는 사라진 스바루와 함께 안전히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에밀리아 씨가 이렇게나 많이 해주는 걸 보면 나츠키 군은 정말로 운이 좋구마.”

 

전혀 아니야.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으로 따지자면, 나는 늘 스바루에게서 도움을 받고 있으니까. 그 은혜를 보답하고 있는 중인 걸게다가…”

 

게다가?”

 

그 은혜를 갚을 수 있다면 엄청 좋겠지만, 스바루는 그런 걸 신경쓰지 않고 나와 옆에서 같이 걸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는 걸.”

 

자신과 스바루의 관계가 손익 관계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표하면서 에밀리아가 웃자, 아나스타시아는 에밀리아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에밀리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에밀리아 본인은 아마 눈치가 느린 것 같았다.

 

말을 고쳐야겠네. 나츠키 군도 상당히 힘들겠어.”

 

, 맞아. 스바루는 늘 엄청 열심히 일하니까, 왕국에 돌아가면 한동안은 모든 일에 신경을 끄고 푹 쉬게 하고 싶어. 그렇게 하자고 말할까 싶어.”

 

그런 뜻은 아니었지만아 맞다.”

 

에밀리아의 해석을 듣고서 아나스타시아는 웃으면서 무심코 목덜미를 만졌다가―― 지금 이 자리에 에키드나가 없다는 것을 다시 떠올렸다.

 

아나스타시아 씨 쪽의 에키드나는 지금 베아트리스랑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있지?”

 

그렇지, 일장 중 하나가 대정령과 합쳐졌다던데그래서 그게 분리가 가능한 지, 안 되는 지도 포함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다카모.”

 

“…그렇구나. 둘 다 믿음직스러우니까, 좋은 아이디어들을 많이 내줬으면 싶은데.”

 

아나스타시아하고는 면식이 없는 볼라키아의 장, 아라키아, 라고 했었나.

 

[정령 포식자]라는 것의 특징을 듣고서 그녀가 터무니없는 존재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실체는 아나스타시아의 예상을 넘어설 정도였다.

 

대재앙을 거친 제국은 상당히 많은 전력을 잃은 것으로 보이지만, 어쩌면 손실보다 이득이 더 클 수도 있었다. 그들의 앞으로의 움직임에 대해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그래서 승기로 취한 요새 내에서도 아나스타시아는 침착하고 냉정했으며,

 

“…에밀리아 씨? 내 머리를 가지고 뭐하는 기여?”

 

무심코 생각에 빠져 있던 도중, 에밀리아가 갑자기 아나스타시아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의도를 모르겠는 행동에 아나스티사아가 찜찜하게 바라보자, 에밀리아는 주름들이라고 조용히 말했다.

 

이마에 주름이 생겨서 지우려고 했어. 많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모두가 이겼으니 기뻐할 시간이잖아.”

 

, 염려하게 만들어서 미안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그런 짓을 하면 안 되는 기여. 에밀리아 씨가 아니었다면 벌금을 내게 했을 기다.”

 

그럼 나는 아나스타시아 씨의 주름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 쓰다듬어도 된다는 거야? 그렇다면…”

 

그만! 그만! 내 주름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기다!”

 

에밀리아의 손을 황급히 밀어내면서 아나스타시아는 이마를 짚었다.

 

살짝 아쉬워하는 에밀리아를 보면서 아나스타시아는 작게 한숨을 쉬고 승리의 취기에 취한 성새도시를 바라봤다. 분란으로 인해 수많은 흉터가 나 있었고, 전쟁이 끝난 당일이었음에도 사람들은 늦은 밤까지도 열심히 일하는 중이었다.

 

제국의 내적 사정을 정확히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 이득이라고밖에 생각이 안 들지만. ――에밀리아 씨, 그냥 넘어가면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말해야겠지만…”

 

――? 왜 그래?”

 

창틀 밖의 풍경을 바라보던 에밀리아는 아나스타시아의 말에 그녀를 바라봤다. 자신이 한 말을 듣고서 변할 에밀리아의 표정이 머리 속에 떠오르자 마음이 실짝 찝찝했지만, 이내 자신이 그렇게 느꼈다는 것에 대해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그래서 말을 이었다.

 

플레이아데스 감시탑에서 여기까지는 에밀리아 씨하고 나름 사이좋게 잘 왔는데. 다시 한 번, 왕국에 돌아가면 말하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서로 부딪힐 것이여.”

 

――――

 

또 그렇게 읽기 쉬운 표정을 짓는 구마…”

 

에밀리아의 자색 눈동자에 외로움이 깃들자, 아나스타시아는 어깨를 으쓱했다.

 

에밀리아의 배려심과 넓은 도량은 이득보다는 위험 요소에 가까웠다. 더 심각한 것은, 에밀리아의 표정을 보고 나서 아나스타시아는 자제심을 조절하기 어려웠다.

 

우선, 아나스타시아는 자신하고 친한 이들한테는 관대한 편이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타인을 무자비하게 대하고자 했지만, 여기까지 오는 여정을 통해 에밀리아가 의도치 않게 그 범위 내에 한 발짝 들어오고 말았다.

 

그래서――,

 

전에도 서로 합의했었지만, 우리가 친구가 되는 거는 왕선이 종료된 후인 기다.”

 

“…조금 더 빨리는 안 될까?”

 

에밀리아 씨는 꽤 뻔뻔해진 것 같네.”

 

예의는 갖추었지만, 굉장히 끈질겼다.

 

아나스타시아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고, 에밀리아는 작게 숨을 들이쉬었다. 하지만 곧장 주먹을 꽉 쥐면서,

 

알았어. 아나스티시아 씨는 고집불통이구나. 이거에 관해선 더 말 안 할게.”

 

“…포기했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아나스타시아 씨가 그렇게 하고 싶다는 것처럼, 나도 내 마음대로 하고 싶으니까, 서로 똑같은 거잖아.”

 

에밀리아의 용감하고 건설적인 답안에 아나스타시아는 눈을 깜빡였다.

 

그렇다고 해도, 에밀리아의 말대로였던 것은 사실이고,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결국 언젠가 다시 한 번 이 대화가 반복될 것이라고 생각이 들자 기분이 우울해지긴 했지만――,

 

정말 골치아프네.”

 

악의가 없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아나스타시아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아나스타시아의 심정이 어떤 지 알고 있는 지, 모르고 있는 건지, 아마 모르고 있긴 하겠지만, 에밀리아는 게다가라고 말하며 말을 이었다.

 

아나스타시아 씨하고도 친구가 되고 싶지만, 프리실라하고도 친구가 되고 싶은 걸.”

 

그건, 그거 알제? 그 사람이 생각하는 건 자유긴 한데…”

 

볼라키아에서 스바루와 아벨은 서로 엄청 잘 지내게 되었잖아? 스바루가 다른 사람들이랑 잘 친해진다는 걸 아니까 이해는 가지만하지만 스바루가 그런 걸 잘하고, 나는 못한다고 해서 포기할 생각은 없어.”

 

“…, 나츠키 군과 황제가 좋은 친구라는 건 부정하기 힘들겠지만…”

에밀리아가 결의를 다지는 것과 별개로, 아나스타시아는 스바루와 빈센트의 관계를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봤다. 다만, 아나스타시아가 생각하는 이들의 우정은 에밀리아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를 것 같았다.

 

어쨌든――,

 

지금 크루쉬 씨는 많이 힘든 상태겠지만, 그녀의 몸도 낫고, 그녀의 기억도 돌아왔으면 싶어. 그러고 나서 프리실라 씨하고도 친해질 거고, 아나스타시아 씨하고도 친구가 될 거야. 펠트의 경우에는 서로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이 있어.”

 

은근슬쩍 친구로 끼워넣지는 말고그래도 뭔가 엄청나게 대단한 일을 꾸미고 있구마.”

 

왕선 후보들은 다 성향이 제각각 달랐고, 모든 경쟁 상대들과 친구가 된다는 발상은 대단하다기보다는 무모하다는 쪽에 더 가까웠다.

 

하지만 아나스타시의 생각과 달리, 에밀리아는 확신에 찬 웃음을 지었다.

 

방금, 엄청나게 대단한 걸 알았어. 왜인지는 몰라도, 아나스타시아 씨에게 좋은 일이 생기게 되면 나도 엄청 기뻐지더라.”

 

――. 고마워?”

 

, 그래서 이렇게 생각했어. 우리는 모두 최선을 다해서 다음 왕이 되려고 하고 있지만, 결국은 한 명만 이기게 되잖아그런데 내가 아나스타시아 씨랑 친구인 것처럼 내가 다른 사람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졌을 때의 아쉬움보다 축하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질 것 같아!”

 

“…은근슬쩍 친구로 끼워넣지는 말라니께.”

 

방금 전에 비해 말이 약하게 나온 이유는, 그 말을 듣고서 깜짝 놀랐기 때문이었다.

 

에밀리아의 발상은 아나스타시아에게 있어서는 전혀 생각나지 않을 법한 발상이었고, 그렇기에 그녀가 한 말들은 종종 아나스타시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진짜 좋은 생각인 것 같기는 한데, 하긴, 누가 이길 지는 모르긴 하지.”

 

그렇지?”

 

하지만 그건 정신승리에 가깝지 않나? 그러니께 에밀리아 씨가 졌을 때 느껴지는 패배감을 줄이고 싶다는 말뜻 아닌가 싶은디?”

 

승리하는 것에 전력을 다해서, 자신이 질 가능성도 계획에 넣지 않는다. ――이런 이상론은 아나스타시아와 맞지 않았다. 승리와 패배의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한다면, 승리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더라도, 질 것을 대비해 놓는다. 하지만 아나스타시아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과 별개로, 에밀리아가 자신하고 비슷한 생각을 할 것 같지는 않았다.

 

아나스타시아의 말을 들은 에밀리아는 눈을 깜빡였다.

 

그런가? 내가 왕이 된다면, 아나스타시아 씨랑 다른 사람들이 모두 나를 축하해줬으면 싶어서 했던 말인데…”

 

“――――”

 

아나스타시아 씨?”

 

에밀리아가 어떤 결의도 없이 이렇게 선언하자, 아나스타시아는 할 말을 잃었다. 에밀리아가 눈을 깜빡이는 동안, 아나스타시아는 이마에 손을 짚고서――,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예의에 어긋나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입을 열고 웃음보를 터뜨렸다.

 

아나스타시아의 폭소에 에밀리아는 눈을 깜빡거렸다. 뭐가 그렇게 웃겼던 것인지 아마 궁금해서 그런 것일 것이다.

 

정말로 어이가 없는 발언이었다.

 

그러니까, 자신보다는 이기고 난 뒤의 우리를 배려해서 그랬다는 기가. 정말 거물이 됐구마?”

 

! 그렇네, 미안해.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엄청 커서, 뭔가 무례한 말을 한 것 같네…”

 

마음이 아픈데. 왕선이 끝난 후 친구가 되는 약속은 이미 저 멀리 날아간 것 같 같은디.”

 

, 그럼 안 돼! 아나스타시아 씨, 약속을 안 지키면 스바루처럼 되버릴 거야!”

 

그게 뭔 협박인 지 모르겠는디? 그래도, 지금까지 들어온 것들 중에서 가장 무서운 협박인 것은 맞는 것 같네.”

 

지금까지 들어온 이야기들에 의하면, 스바루는 약속을 상습적으로 지키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에밀리아하고 이렇게 순식간에 친해졌다면 스바루도 자기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에밀리아의 무의식적인 선전포고를 받은 것은 확실하다.

 

게다가――,

 

모두하고, 그러니께 공주하고도 친하게 지내고 싶다면, 에밀리아 씨가 최선을 다해야겠는 걸. 불행히도, 나는 공주하고는 상성이 안 맞아서, 힘들겠지만.”

 

그래? 하지만 둘이 비슷해서 잘 지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왜 글케 생각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공주하고 사이가 좋다면 프리스텔라에 안 부를 이유가 없었잖아.”

 

그렇구나그래! 다음 번에 다 같이 모이게 되면, 프리실라도 불러 오자!”

 

에밀리아 씨, 그냥 단순히 모두 모이자고 그 때 부른 건 아닌디하아…”

 

에밀리아는 기발한 생각을 한 것처럼 눈이 반짝였지만, 아나스타시아를 불안하다는 듯이 즉시 바라봤다. 하프엘프는 순진무구한 눈으로 소용 없으려나?” 하고 물어봤다.

 

에밀리아 씨, 정말 [마녀]일지도 모르겠네.”

 

그런 나쁜 말은 하지 마. 나는 상관 없지만, 다른 사람들을 [마녀]라고 부르면 아마 엄청 화를 낼 걸.”

 

말 안 해도 안다니께. 에밀리아 씨 말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이런 말 하면 안 된다, 모 이런 거.”

 

무심코 입 밖으로 자신의 생각이 나오는 드문 일에 아나스타시아는 스스로를 자책했지만, 역시나 에밀리아는 웃고 있었다.

 

프리스텔라는 아직 복구중이라 엉망일텐, 모두가 모이기 힘들겠지만우리 모두 볼라키아까지 온 적도 있었으니 다음 번에는 카라라기로 가 보는 게 어떨까?”

 

곳곳을 소개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건 아닌디, 에밀리아 씨가 카라라기의 상인들과 만나게 되면 나츠키 군이 과로로 쓰러질 걸. 게다가, 펠트 씨네 쪽의 라인하르트 군은 왕국 밖으로 나오질 못하고.”

 

아 그렇네. 라인하르트 혼자서 집에 있으면 펠트도 엄청 외로울 거고. 그럼 안 되겠다.”

 

펠트와 라인하르트와 관계를 봤을 때, 아나스타시의 관점은 살짝 달랐지만, 결과적으로는 동일할 테니, 굳이 파고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어리, 에밀리아 땅이랑 아나스타시아 씨네? 여기서 뭐하고 있어?”

 

뒤를 돌아보자 식당 쪽에는 원래 나잇대의 육체로 돌아온 스바루가 서 있었다.

 

그런데 옆에 있는 사람은 꽤 예상 밖의 인물이었다.

 

뭐냐, 반마와 암여우가 시종 없이 같이 있는 건가제국 내라고 하더라도 꽤나 무모하구나.”

 

프리실라가 붉은 부채로 입가를 가리면서 다가오는 걸 본 아나스타시아의 표정이 굳어졌고, 에밀리아는 밝아졌다.

 

서로 극단적으로 다른 반응이었지만, 에밀리아의 반응을 본 아나스타시아는 속으로,

 

언젠가 자신의 원대한 야망을 이루고 나서 에밀리아의 친구가 될 사람이니, 아주 잠깐만 버텨볼까――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마침 아나스타시아 씨하고 프리실라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는 참이었어.”

 

호오, 소녀에 대해서? 하지만 소녀가 말하는 건 너다. 혹시, 너희 둘은 제국이 힘을 잃은 사이에 동전 한 닢이라도 챙기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나?”

 

에밀리아 씨, 방금 전에 말했던 그 계획. 나는 무리일 것 같은디.”

 

어느 정도 맞춰 주려고는 했지만, 프리실라의 태도가 찬물을 끼얹었다. 아나스타시아의 말을 들은 에밀리아는 잠깐, 잠깐하며 허둥거렸다. 에밀리아가 어떤 말을 꺼내야 할 지 고민하는 동안, 아나스타시아와 프리실라가 서로를 바라봤다.

 

“――――”

 

청록색 눈동자와 붉은 눈동자, 양쪽 다 같은 마음이 깃들어 있었다.

 

에밀리아가 아무리 노고를 기울인다고 해도 모든 왕선 후보가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미래는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자부심이 넘치는 공주하고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계속 싸울 것 같은디.”

 

흥미롭구나. 소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암여우.”

 

이렇게 서로를 노려보는 관계도 흥미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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