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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39권 게이머즈 점포특전: 『신생 늑대의 나라/송장 인간 버스터즈 ①』

케드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9.27 23:3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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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랴아아! 나와서 같이 놀아요!”

 

――죽어.”

 

해맑게 웃으면서 세실스가 손을 흔들자, 문 너머에서 나직히 불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상상도 못할 규모의 충격파가 날아왔다.

 

집이라고 하기도 힘든 움막 한가운데에서는 주위의 평지를 이름값도 못할 정도로 더 평평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는 존재의 힘이 느껴졌다. 산처럼 쌓인 낙엽을 빗자루로 쓸어내리는 것처럼 무자비한 일격이 주위의 공간을 폭파시켰다.

 

죽어라는 말의 중압감이 느껴질 정도의 일격이었다.

 

“――――”

 

스피카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눈을 휘둥그레 뜨고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을 보고 있었다.

 

스피카 본인은 자신이 나름대로 빠른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만약 저 장소에 서 있었더라면 그대로 날아갔을 것이다. ――말 그대로 차원이 다른 존재들 간의 싸움이었다.

 

얼굴도 안 내민 채 저를 쫓아내시는데, 계속 그렇게 집 안에 틀어박혀 있는 게 당신한테 좋을 리가 없다고요. 물론 매 시간마다 나가서 햇빛을 쬐고 바람을 쐬라고 말할 생각은 없지만, 계속 그렇게 집 안에 쳐박혀만 있으면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니까요. 아 물론, 저는 방에 쳐박혀 있거나, 기분이 울적해졌던 적이 없으니 이게 맞는 해결책인 지는 잘 모르겠네요!”

 

우아우?”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오자 스피카는 화들짝 놀라서 튀어올랐다.

 

그걸 본 청년은 하하하고 가볍게 웃으면서,

 

놀래켜서 죄송해요. 하지만 그래도 제 경고를 새겨듣길 잘했죠? 여기 이 쯤이 딱 아랴의 사정권 근처거든요. 그래서 여기쯤이면 우리가 싸우는 걸 봐도 전혀 위험하지 않을 거예요. 메이비긴 하지만요!”

 

아아우, 우우?”

 

, , 조심하시고요. 보스가 당신을 저에게 맡겼으니 그 동안 제가 최대한 많은 편의를 제공해드릴 생각입니다만, 그것도 한계가 있거든요. 그 한계를 정하는 건 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당신의 행동거지에 달렸지만요. 이 점에서 한 가지, 진지하게 경고해드릴 게 있어요.”

 

“――――”

 

앞으로 펼쳐질 무대에 오르려면 그에 걸맞는 자격이 필요해요. 지금은 제가 아랴랑 같이 무대 위에 뛰어다니고 있으니 저희 둘은 괜찮지만당신은 어떻게 할 건가요?”

 

그 말과 함께 세실스는 스피카가 서 있었던 절벽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땅바닥에 내려앉은 그의 시선 끝에는, ――폭발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멀쩡한 움막 속에서 걸어나온――한 여인, 아라키아가 있었다.

 

다시 한 번, 볼라키아 제국의 [] []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싸움을 시작했다.

 

그걸 알면서도 스피카는 가슴팍 위에 손을 올리고, 의지로 가득 찬 눈으로 세실스의 등을 바라보며――,

 

우우!”

 

, , 응원 감사합니다! 눈을 돌리지도, 피하지도, 깜빡이지도 말고 앞으로 펼쳐질 장관을 보시죠! 이 무대, 이 세계의 주연이 펼치는 화려한 무대가 막을 열었으니까요!!”

 

아아우?!”

 

눈을 찡긋한 세실스의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섬광과 함께 세계가 무너져 내리는 듯한 충격이 하늘을 갈랐다.

 

세실스는 겉보기와는 달리 말이 안 통하는 듯한 사람이다. 하지만 스피카가 그에게서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화가 날 지경이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제국에 남게 된 이유――, 스바루와 렘에게 했던 약속을 지킬 날도 언제 이루어질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2

 

――볼라키아 제국을 괴롭혔던 대재앙은 다시 되살아난 송장 인간들로부터 비롯되었다.

 

그 송장 인간들을 제거하는 것이 스바루 일행과 헤어지는 걸 알면서도 볼라키아 제국에 남기로 스피카가 마음을 먹은 근본적인 원인이자, 왕국에 있는 이들과 당당하게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스피카가 해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스피카라는 이름, 그리고 [폭식]의 대죄주교라는 칭호―― 이것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던 스피카에게 내려진 축복이자 저주로,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상징들이었다.

 

만약 네 녀석이 그가 부여한 이름으로 살고 싶다면, 그 이름의 이면에 자리잡은 저주받은 뜻도 받아들일 각오를 해야 한다. 그게 너무나도 큰 짐이라면 이름을 바꾸고 다른 삶을 살기 시작하는 게 더 나을 거다.”

 

일하느라 바빴던 황제가 스피카의 말을 열심히 듣고서 건네준 선택지였다.

 

눈매도 무섭고, 목소리도 엄했지만, 스피카는 황제가 나름대로 배려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 그녀가 짊어져야 할 이 그녀의 도량을 넘어선 수준이라는 것도 알고 있기에 진심으로 조언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스피카가 원하는 미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그 조언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렇군.”

 

그렇기에 스피카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황제 ――아벨은 스피카의 답에 대해서 만족한 것 같았다. 정말로 그런 것인지, 자신의 상상이었는 지는 알 수가 없지만.

 

그 결과, 스피카는 제국에 남아서 자신의 힘인 [성식]으로 남아있는 송장 인간들의 영혼을 깨끗이 닦아내는 임무를 받았다. 스피카가 실패하면 잠자리가 뒤숭숭할 것 같다던 황제는 ――실제로는 잠도 안 자는 것 같았지만―― 심지어 일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옆에 사람도 붙여줬다.

 

다만, 그건 정확히 말하자면 막 결혼해서 황비가 된 미디엄이 황제한테 스피카를 좀 더 유하게 대해주라고 혼내서 덧붙인 것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정말 고마웠다.

 

그렇다, 당시에는 고마웠다. 하지만――,

 

“…~…”

 

열의로 가득 찬 스피카는 하루빨리 당장 여행길에 나서고 싶었지만, 자신을 돕기로 한 이들 둘의 속도에는 도저히 맞출 수가 없었다. 아니, 맞출 수 없다는 수준이 아니었다.

 

이 일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사람 둘 중 하나인 아라키아는, 스피카가 만나보기는 커녕 인사조차 제대로 한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세실스를 통해 그녀와 친해지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세실스는 아라키아에게 말 그대로 문전박대를 당했다.

 

――즉, 스피카는 여기에 온 목적조차 달성을 못 한 채 눈 앞의 풍경이 처참히 박살나는 것만 구경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세실스가 장난스럽게 인사를 걸면서 시작된 싸움은 너무나도 격렬해서 대재앙 당시에 겪었던 전투들 중에서도 한둘 정도만 맞먹을 정도였다.

 

에이, 아야.”

 

수 킬로미터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흔들리는 바위투성이 지형에 앉은 채 스피카는 저들 둘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세실스는 늘 가볍고 상쾌한 말투로 말했지만, 그의 힘은 믿어도 그 외의 것은 절대로 마음대로 하게 놔두지 말라고 스바루가 몇 번이고 얘기했었다. 세실스는 자기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다 보니, 앞으로의 미래가 걱정되었지만 그래도 모든 일이 다 잘 풀렸음 싶었다.

 

아직 얘기도 제대로 못 나눠본 아라키아도 힘은 강하다는 것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지만, 성격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아서 아라키아와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관계를 맺고 싶었다.

 

하지만 스피카에게는 이를 위한 힘이 턱없이 부족했다. ――즉, 자신에게 부족한 경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스바루처럼 행동해야 한다.

 

스피카라는 새로운 인생을 부여받은 존재에게, 나츠키 스바루는 그야말로 모범적인 롤 모델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여기 이 돌덩이들에 앉아 있기만 하면 정말로 자신의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

 

제게 남은 기억이 없어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은 해드릴 수 없지만, 그래도 이건 반드시 기억해 주세요, 스피카. 아니, 저와 그 사람 둘 다, 끝까지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고, 저희와 친해지려 한 당신 덕분에 수없이 구원받았다는 것을.”

 

몇 번이고 자신을 설득하려 했지만, 그럼에도 스피카가 끝까지 제국에 남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자 이를 마지못해 받아들인 렘이 해준 말들이었다.

 

자신이 뭘 할 수 있는 지도 몰랐던, 텅 비어있는 존재였던 스피카는 그녀의 곁에 있던 따뜻한 손의 감촉을 놓고 싶지 않았던 것 뿐이었다. 그런데도 그 사람, 렘은 이런 말들을 해 주었다.

 

그렇다면 스피카가 해야 할 일은――,

 

“――우아우.”

 

3

 

체내에서 충동이 끝없이 흘러나온다.

 

숨을 내쉬는 것처럼 내보내면서 주위의 세상이 자신의 의지대로 깎인다. 크게 숨을 계속 들이쉬다 보면 다시 숨을 내쉬기 전까지 고통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과 비슷하다.

 

힘의 세기의 차원은 달랐지만, 근본적으로는 같은 현상이다.

 

차이라면 아무리 숨을 크게 내쉬어도, 그 고통은 가시지 않았다. 아무리 숨을 내쉬어봐도 고통은 그 자리에서 끝없이 박혀 있었다.

 

모든 것이, 모든 것이 다――,

 

“――공주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던 중요한, 깜빡이지 않던 빛이 사라졌다.

 

그 빛은 자신의 손에 안 닿는 곳으로 떠나버렸다. 그리고 그 빛이 비춰주던 애처로운 존재 ――아라키아는 칠흑 같은 어둠으로 추락했다.

 

--------!!”

 

귀에 거슬리면서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낯익은 푸른 빛이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달려나갔다.

 

아무리 그를 거부하고, 내쫓아도 그 혐오스러운 남자는 태연하게 다가왔다. 예전부터 혐오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보다 더 했다.

 

, 나를 안 죽였어?”

 

[대재앙]과의 전투 중에 세실스에게는 아라키아를 죽일 기회가 수없이 넘쳐났다. 아라키아도 그가 자신을 죽이길 바랬다. 죽고 싶었다.

 

자신이 받아들인 대정령과 함께 죽게 된다면, 적의 작전도 무너트릴 수 있었다.

 

그럴 수 있었다면, 그렇게 됐더라면, 아라키아의 빛은 아직――,

 

현실도피를 이제 슬슬 멈추죠, 아랴. ‘그럴 수 있었다면, 그렇게 됐더라면.’ 어쩌구 저쩌구. 계속 그런 말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성공적으로 얻어낸 미래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요.”

 

――흑.”

 

아라키아의 감정을 꿰뚫어보는 것처럼 말한 세실스는 번개처럼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이를 피할 수 없던 아라키아의 육체는 깔끔하게 반으로 잘려나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죽지 않았다.

 

아라키아의 육체는 [석괴], 무스펠의 힘을 받아들이면서 스스로의 육신을 마나로 이루어지게 바꿀 수 있게 되었다. 마나로 이루어진 육체를 죽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오드의 마나를 탈진시키는 것이지만, 무스펠이 가진 무지막지한 양의 마나로 인해 아라키아의 육체는 사실상 불사에 가까웠다.

 

하지만 불사는 그녀가 바라는 것과는 한없이 멀리 동떨어진 것이다.

 

성공적으로 얻어내…? 공주님은, 여기에 없는데…”

 

맞아요. 하지만 말을 고칠 생각도, 사과할 생각도 없어요. 당신의 유형제인 공주님, 그리고 그 전투에서 목숨을 바친 수많은 조연 분들께서 새로운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련해주셨어요. 그렇다면 이 새 공연을 여는 사람들인 저희는 화려하게 춤을 춰야겠죠. ――세계가 그녀를 잊지 않게 하도록.”

 

――, 사라지고 싶었어! 공주님과 같이 사라지고 싶었다고!”

 

비명과 함께 그녀의 전신에서 수많은 줄기의 빛이 퍼져 나갔다. 빛은 닿는 모든 것을 증발시키며 날뛰었으나, 저 단 한 줄기의 푸른 뇌광은 지울 수가 없었다.

 

대체 왜, 어떻게, 어째서 그녀에게 새로운 태양이 떠오를 것이란 말인가――?

 

――우~아우!!”

 

이 곳은 지옥이다. 눈가에서 흘러나오는 눈물마저 그녀 자신에게서 나오는 열기로 증발했다.

 

저 푸른 뇌광과 제국의 광활한 대지와 하나가 된 본인 말고는 아무도 살아있을 수 없는 지옥이다. 들어올 자격이 없는 자는 죽여버리는 영역 내에서 한 목소리와 무게가 느껴졌다.

 

“――――”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눈동자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아라키아는 자신의 등 뒤에 달라붙어 있는 존재를 떼어내고자 발악했다. 팔조차 휘젓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전신에서 흘러나오는 마나만으로도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는 존재로 영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프리실라를 구할 수가 없었――,

 

――아랴!”

 

등 뒤에 있던 존재를 지워버리려던 힘은 앞에서 날아오는 검격들로 인해 흩어졌다.

 

그가 아무리 검을 휘둘러도 끊임없이 샘솟는 마나는 아라키아의 육체를 회복시키고 있었으나, 비축해놓은 마나의 양에는 한계가 있었기에 그녀의 공격은 자연스레 멈췄다. , 그 검격들은 아라키아의 등에 매달린 존재가 죽지 않도록 막아줬다.

 

타인을 위해 힘을 쓴다는 것은, 전혀 세실스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경험이라는 것은 결국 뭔가를 얻는다는 뜻이에요. 제 매력이 영원히 변하지 않는 점이었다고 생각하셨던 것이라면, 크게 착각하고 계셨던 거예요! 인생이라는 것은 무언가를 잃음으로서 얻는 것이라고요.”

 

그게 무슨 소리…”

 

이건 저 뿐만이 아니라, 당신도, 그리고 당신의 등에 매달린 아이에게도 해당되는 말이고요.”

 

검광과 함께 한 자루의 칼날이 아라키아의 가슴을 찔렀고, 칼날은 위로 솟구치면서 그녀의 목을 향해 날아갔다. 그 검광을 보고 있는 아라키아는 이대로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검은 아라키아의 가느다란 목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

 

순간적으로 시야가 흐릿해졌고, 눈 앞에 있던 세실스가 사라졌다.

 

지금 대체 뭔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해를 못 해서 당황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방금 전과는 주위의 환경이 다르다는 것 뿐――

 

우우!”

 

그녀는 뒤늦게서야 뒤에 있는 작은 아이가 원인임을 깨달았다.

 

뒤를 돌아본 그녀의 눈 앞에는 네 발로 서 있는 소녀가 보였다.

 

강인한 의지를 깃든 푸른 눈으로 차분히 아라키아를 바라본 소녀는 아라키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아야.”

 

발음은 이상했지만, 아라키아를 뜻하는 것은 확실했다.

 

그러고 나서 그 소녀는 본인의 옆에 있던 세실스를 가리켰다.

 

에이.”

 

마침내 자신을 가리키면서는,

 

이카.”

 

라고 말을 하고 팔을 내렸다.

 

“――――”

 

어안이 벙벙해진 아라키아는 멍하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소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한편, 세실스는 칼을 다시 칼집에 집어넣은 후 어깨를 으쓱하며 소녀를 똑바로 바라봤다.

 

무대에 오를 각오를 하고, 저와 아랴의 싸움에 동참해주시다니 정말 용감했어요. 아무도 당신의 용기를 부정하지 못할 걸요. 자 그래서, 아랴, 이 아이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고, 저희 둘의 도움을 받고 싶다고 하네요. 아랴 당신도, 저도 둘 다 이미 각하한테서 명령도 받았고요. 그래서――

 

세실스는 이미 소녀의 동료가 된 것처럼 태연히 말하고 있었다. 세실스는 갑자기 말을 하다가 중간에 멈췄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라키아의 다리에 갑자기 힘이 풀린 것이다. 그녀는 무릎을 꿇은 채,

 

우에에에에에에엑…”

 

갑자기 세상이 빙빙 돌아가는 것 같은 감각을 느낀 아라키아는 그대로 구토했다.

 

방금 전에 일어났던 공간의 변화는―― 아라키아는 몰랐지만―― 소녀의 순간이동으로 인해서였다. 그 순간이동이 그녀의 몸과 머리를 세게 뒤흔들어버린 바람에 불사의 육체를 가진 아라키아는 양 다리로 서는 것 조차 무리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아라키아는 무너져 내린 것이다.

 

하하, 이건 저조차도 예상 못했던 전개네요! 각하도 이런 걸 예상하지는 않았겠지만스피카 씨에게도 무대에 오를 자격이 있는 것 같네요!”

 

…”

 

아라키아는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온 몸에 살의를 실어 그에게 덤벼들었지만, 공격의 시늉조차 하기도 전에 그녀는 구역질을 하면서 바닥에 무릎을 꿇고 토했다.

 

너무나도 성가시면서도 한심한 이 상황에 아라키아는 울먹거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아야.”

 

그 소녀가 아라키아 곁에 다리를 굽힌 채 그녀의 등을 토닥여줬다. ――여전히 고개를 들 수 없던 아라키아는 이제는 다른 이유로도 도저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빛을 잃어버린 이후로 처음으로, 울분이 아닌 다른 감정으로 비롯된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내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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