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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극장 전 선의』 : 제3장 「도착일・밤」 - 2

Eres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4.08 22: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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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야~, 살 것 같아~냐"


라고, 머리 위의 고양이 귀를 늘어뜨린 채, 욕조에 몸을 담근 페리스가 팔다리를 쭉 폈다. 

   

매사에 과장되고 감정적인 표현을 즐기는 페리스지만, 온천에 온몸을 담갔을 때의 만족감은 과장이 아니라고, 그의 옆에서 물에 잠긴 율리우스도 실감하고 있었다. 

   

이번 회합에서 아나스타시아 진영은 다른 진영을 초대한 측이다. 당연히 다른 진영보다 일찍 프리스텔라에 도착해 있었고, 『물의 날개옷 여관』에 대해서도 사전에 확인을 마쳤다. 다만, 와후 건축 양식의 건물이나 방의 내부 장식 등은 직접 눈으로 확인했었으나, 아나스타시아의 배려로 실제 숙박은 오늘 밤까지 미루고 있었던 것이다.


"모처럼의 대접이라면, 율리우스도 다른 분들과 똑같이 즐기고 싶지 않겠어?"

라며, 장난기 가득하게 이를 제안한 아나스타시아의 말이었지만, 그 진의를 제대로 헤아리고는,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확실히 페리스 말대로, 손발 끝까지 활력이 샘솟는 듯한 느낌이군."


그런 율리우스의 심중을 알아맞히듯, 같은 탕에 몸을 담근 라인하르트가 웃었다.


라인하르트의 말을 듣고, "그렇네~"라며 페리스가 욕조 가장자리에 상체를 기대며,


"뭔가 온천이라는 게, 그냥 큰 목욕탕이라는 것만이 아니네. 이렇게, 기사단 야외 훈련 후에 들어가는 목욕탕 같은 느낌이랄까."


"아아, 하지만 그건 알 것 같네. 훈련 후의 목욕은 한두 단계는 더 각별하니까."


"그치그치~ 근데 라인하르트는 항상 태연한 얼굴로 해내잖아!"


"그 말을 꺼낸다면, 페리스, 너도 야외 훈련 때 담당은 주로 치료반… 나나 라인하르트와는, 부과된 훈련의 강도가 상당히 다를 텐데?"


"괜한 말 하지 마! 율리우스는 어느 편?"


"굳이 말하자면,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진영이라고 해야겠지."


그리 답하며 어깨를 으쓱하는 율리우스에게 페리스가 볼을 부풀렸다. 그것을 보고, 율리우스는 라인하르트와 얼굴을 마주 보더니, 한 박자 뒤에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온천이라는 것은 카라라기 도시 국가가 발상지인 문화라고 하니, 확실히 기묘하고, 그리고 흥미로운 것이라고 절실히 생각한다.


왕도의 연병장에는 땀을 씻기 위한 시설이 있고, 각 저택에 목욕을 하는 욕장이 있는 것도 드물지 않지만, 라인하르트나 페리스와 같은 탕에 몸을 담그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야말로, 야외 훈련 때에는 강이나 호수에서 물놀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장소에서도, 주위 기사들이 신경을 써주는 경우가 많으니까"


"뭐, 페리쨩이나 율리우스는, 물 정도는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그러고 보니, 그럴 때 라인하르트는 어떻게 해?"


"어떻게 하냐니, 그냥 평범하게 다른 모두와 함께 물놀이를 하고 있는데……."


"헤에~, 다들 긴장하겠네."


율리우스도 파악하지 못했던 라인하르트의 사정, 그것을 들은 페리스가 상당히 단도직입적인 감상을 흘렸다. 그것이 다소 지나치게 직접적이지 않은가 하고 율리우스가 염려하자, 라인하르트는 "그런가 보군"이라며 온천 속에서 팔짱을 꼈다.


"가능하다면, 기사단 모두와 허물없이 지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좀처럼 쉽지 않네. 나도 노력은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마르코스 단장님을 참고해 보거나……."


"아~ 아~, 안 되는 이유가 한 방에 훤히 보이잖냥. 단장님 같은 분은, 라인하르트랑 같거나 그 이상으로 주위를 긴장시키는데."


"단장님이? 그건……."


어이없다는 표정의 페리스에게, 생각지도 못했다는 듯이 라인하르트가 놀랐다. 그 놀란 얼굴 그대로, 자신을 향하는 푸른 두 눈에 율리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와 단장님의 인품을, 나나 페리스도 호의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그 직함이나 실력이, 주위에 중압감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겠지."


"으…… 그렇, 구나. 곤란한걸. 어렴풋이, 그런 기분은 들었지만."


"어렴풋이로는 안 되지요. 이제 몇 년이나 라인하르트로 지내는 거야?"


"쓴소리네"


페리스다운 날카로운 설봉에, 쓴웃음을 짓는 라인하르트가 손가락으로 뺨을 긁었다.


그 지적에 악의가 없는 것은, 오해할 수 없을 정도로 올곧기 때문이다. 라인하르트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였다고 해도 통쾌함이 앞설 것이다. 만약 이 장소에 페리스가 없었다면, 율리우스는 에두른 대답으로 라인하르트에게 응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그가 있어 주어 다행이었다.


물론, 페리스 또한 라인하르트와는 다른 이유로 근위기사단에서 일목 요연한 입장이기에, 주위에서 어떤 시선으로 보여지고 있는지는 남의 일이 아닐 터. 율리우스와 같은 생각을 한 것일까. "그렇다면"이라며 라인하르트는 온천 물속에서 느긋하게 힘을 빼고 있는 페리스를 바라보며,


"페리스는? 어떤 것을 마음에 두고 있나?"


"페리쨩의 방식? 만약 진심으로 페리쨩과 같은 길을 가려 한다면, 우선 라인하르트의 내면의 여자아이를 끌어내야 하는데?"


"내면의 여자아이…… 내 안에 있는 걸까?"


"뭐, 많든 적든, 누구나 그런 부분은 자신 안에......있겠지"


"이런이런, 라인하르트를 그렇게 놀리는 거 아니야."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농담을 던지려 한 페리스. 그 물속에서 뻗은 발가락을 집어 따끔하게 혼내주고는, 율리우스는 라인하르트를 보며,


"그렇다고는 하나, 페리스의 수완솜씨은 좀처럼 다른 사람이 흉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지. 방금 전의 농담은 그렇다 치고, 참고하기에는 다소 핵심을 벗어났을지도 모르겠군."


"그런가. 그렇다면, 역시 참고해야 할 것은 스바루인 걸까."


""하?""


하고, 무심코 율리우스와 페리스의 입에서 동시에 그런 소리가 새어 나왔다. 설마, 방금 전 페리스의 농담에 대한 되갚음인가 하고 율리우스는 생각했지만, 그렇게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라인하르트는 진지한 모습으로,


"스바루는 주위와 허물없이 지내는 것이 능숙하잖아? 실제로, 크루쉬 님과 아나스타시아 님과의 교섭을 성공시키고, 백경과 마녀교의 악의 손에 대항하는 데 성공했고."


"그것은…… 음, 상황만 보면 사실이지만냥."


"……그의 경우, 과정의 길이 다소 험난했지 않은가?"


"누구에게나 실패는 있는 법이야. 돌이켜보면, 스바루와 처음 만났던 것은 왕도에서 내가 비번인 날이었는데, 초면임에도 매우 당당했었지."


"그거, 그냥 배짱이 두둑하다거나 뻔뻔하다거나 하는 얘기 아니냥?"


말을 골라가며 말하는 율리우스와, 자신 나름의 말을 고르는 페리스. 대체로, 율리우스도 페리스와 같은 의견이었지만, 라인하르트는 "그렇군"이라며 납득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그, 정신적인 강함일까. 스바루의 그것은 군계일학이라고 생각해. 나는 육체적인 강함에서는 스바루보다 위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틀림없이, 얻기 어려운 자질이야"


"으—음, 그건 너무 좋게 평가하는 것 같아. 스바루큥이잖아?"


"——. 아니, 라인하르트의 생각도 알 것 같군."


"에엣, 배신!?"


그 율리우스의 한마디에, 페리스가 고양이 귀를 세우고 눈을 크게 떴다. 배신은 과하지만, 사실, 라인하르트의 말대로라고 생각 납득하는 부분은 있었다.


——스바루의 정신적인 면, 유례 보기 드문 희귀한 의지의 강함에는 본받아야 할 점도 많다고


"물론, 기사로서의 실력이나 행동거지의 면에서, 부족한 점이 너무나도 많지만."


"휴우, 다행이야~. 정말, 갑자기 페리쨩의 등을 찌른 줄 알았어"


"하지만, 반론이 없다는 것은, 페리스도 그 점은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겠지?"


"냣."


안도감에 늘어졌던 고양이 귀가, 율리우스의 그 지적에 다시 쫑긋 섰다. 그렇게 귀를 세운 채, 페리스는 율리우스 일행의 시선에 "우으~" 하고 신음하며,


"인정하기 싫으니까 본인에게 말하고 싶진 않지만…… 뭐뭐, 괜찮지 않냥?"


"하하, 페리스의 입에서 들을 수 있는 평가로서는, 최고일지도 모르겠군."


"시끄럽다냐."


라인하르트에게 그런 말을 듣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며 페리스가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율리우스는 생각했다. 만약, 이 자리에 스바루까지 함께 있었다면, 페리스로부터의 솔직한 감상은 결코 들을 수 없었을 테지만.


"휴식 시간을 늦추어, 스바루는 손해를 봤군."


"모른다냥. 여기에 스바루큥이 있었다면, 이런 얘기가 되지도 않았을 거고."


홱 하고 얼굴을 돌리는 페리스에게, 라인하르트가 "미안, 미안" 하고 사과했다. 그 곁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율리우스는 이 자리에 스바루가 없는 것을 조금 아쉽게 생각했다.


물론, 스바루가 여기에 없는 이유는, 왠지 유난히 카라라기의 와후 문화에 조예가 깊은 그가, 여관의 온갖 것에 눈을 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스바루가 기뻐하는 모습에는, 숙소를 마련한 측으로서도, 숙소를 고른 아나스타시아의 기사로서도,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때 갑자기, "아!" 하고 페리스가 큰 소리를 냈다.


"갑자기 왜 그러나, 페리스?"


"지금 생각난거야. 온천 가자~ 하고 스바루큥을 꼬드겼을 때, 나는 나중에 갈게~ 라면서 당황하며 페리쨩에게 말했던 거."


"스바루가? 무슨 말을 들었나?"


"——. 온천 여기에 들어가면, "살 것 같아"라고 말해 버릴 거라고"


돌아보며, 물속에 입술 바로 아래까지 잠긴 채, 페리스가 분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정말로, 대체 어디까지 와후 문화를, 온천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인가. 그것이야말로 틀림없이 분명히 페리스가 내뱉었던, 생생한 감상 그 자체였다.


"역시, 스바루는 대단한 인물이 아닌가."


그렇게 말하며 웃은 라인하르트에게, 율리우스도 "후" 하고 입술을 풀며 동의했다.


실제로 지난 일 년간, 스바루가 왕선 후보자 에밀리아에게 걸맞는 존재가 되려고, 끊임없는 노력과 연찬, 그리고 실적을 쌓아온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 위에, 『청』이라고 이름 높은 페리스를 이렇게까지 가지고 놀 농락할 줄이야.


"그 또한, 훌륭한 우리의 호적수라고 할 수 있겠지."


"그 앞이나 좌우에, 친구라는 직함도 붙여 두고 싶지만 말이네."


"두 분은 그렇게 하시면? 페리쨩은, 스바루큥과 친구 아니니까냥."


상당히 당했다는 기분에 분한 것인지, 뾰루퉁한 페리스의 대답에 또 다시 율리우스와 라인하르트가 미소를 지었다.


이곳에 스바루가 없는 건 아쉽지만, 이것은 이것대로 좀처럼 없는 기회의 화제다. 제대로 된 감탄이나 견식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순수하게 이 시간에 감사했다.


다만, 그렇게 생각하는 한편으로——,


"——만약, 자네가 이곳에 있었다면."


페리스가 뻔뻔함이나 배짱이라고 평하고, 라인하르트가 주목높이 산 정신력, 그것을 발휘해서, 율리우스로는 파고들 수 없는 사정에 목을 들이밀어 주었을까.


——라인하르트와 빌헬름의, 『검성』 일가의 메워지지 않는 골틈에.


같은 숙소 안에 있으면서, 서로 얼굴을 마주 보지도, 시선을 교환하지도 않고 있는 두 사람에게, 율리우스나 페리스가 할 수 없는 무언가를 해 주었을까.


"근데 근데, 라인하르트가 그런 식으로 생각하다니 의외네. 주위와 잘 지내려고 노력하다니, 펠트 님의 영향?"


그 율리우스의 속마음을 외면한 채, 혹은 같은 생각을 한 뒤에, 페리스가 라인하르트와의 화제를 억지로 원래 노선으로 되돌려 놓는다. 라인하르트는 그런 말을 듣고, "의외인가"라며 약간 쓴웃음을 지으면서,


"하지만, 그럴지도 모르겠군. 이전에는, 만일의 경우에 삐걱거리지 않을 정도의 거리감이 유지되면 된다고 생각했었어. 다만, 지금은 조금 달라."


"다르다니, 어떻게 달라졌나?"


"내 의도가 올바르게 전달되지 않고, 오해를 낳는 것을 분하게 생각하는 일이 늘었다, 고 할까. 나 자신의 일뿐만 아니라, 펠트 님도 얕보이거나, 오해받기 쉬운 분이니까."


"그런가. 그것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율리우스는 순간 말이 막혔다.


페리스가 지적한 대로, 그것은 틀림없이 펠트의 영향에 의한 것일 테다. 라인하르트와 펠트의 주종 관계, 그것이 순조롭게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는 증거——적어도, 라인하르트 쪽에서 다가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그것 자체는, 율리우스 개인으로서는 기뻐해야 할 일이고, 왕선 후보자의 기사로서 강적이 한 꺼풀 벗겨지고 있다고 탄식해야 할 일이겠지.

하지만, 그러한 입장이나 감정을 배제하고 보면, 이렇게 생각했다. ——인간적인 고뇌라고.


'영웅이 아니라'


그것은 항상, 라인하르트를 친구라고 정의하는 율리우스조차, 항상 그러하다고 생각했던 고정관념, 선입견, 어떤 종류의 암묵적인 이해에 손을 대어, 휘젓는 사실이었다.


라인하르트가 변해가고 있다. 그것은, 자신에게 비추어 보면 일어나야 마땅한 변화다. 율리우스조차, 왕선 이전과 지금과는 마음가짐도, 존재하는 방식도 다르다.


하지만, 라인하르트에게 그것이 일어난다는 것은——.


"뭔가 그거네냥. 너무 생각하는 거 아니야? 라고 가볍게 말해 버리고 싶지만, 라인하르트 좋을 대로 하면 되잖아 라고 경솔하게 말할 수 없는 딜레마."


"솔직하게 말해 줘서 고맙네. 페리스의 그런 점이 좋아."


"네네~, 페리쨩도 페리쨩도."


생겨난 한순간의 틈에, 그렇게 대화를 끼워 넣어 준 페리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그 덕분에 율리우스는, 마음의 준비 없이 자신의 본심과 마주하지 않아도 되었다. ——혹은, 이것도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다고, 후회해야 하는 것일까.


"……정말로, 어쩔 도리가 없군."


미소로 말을 주고받는 라인하르트와 페리스, 두 사람 곁에서 젖은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율리우스는 또다시, 스바루가 이 자리에 없는 우연의 장난을 생각했다.


여기에 스바루가 있었다면, 말해 주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영웅밖에 될 수 없다고 여겨지는 라인하르트가, 인간다운 고민을 품게 된 것에 대해.


『그런 건 당연하잖아』라고, 율리우스에게도 페리스에게도 말할 수 없는 한마디를, 태연하게.





3





"그런 건 당연하잖아? 일단, 에밀리아 땅의 첫 번째 기사라고. 이 정도는,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은 입장을 양보하지 않기 위한 필요 경비야."


라며, 같은 탕에 몸을 담근 채, 자신의 몸에 난 여러 개의 하얀 상처를 가리키는 스바루에게, 요슈아는 놀랍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지만, 그래도 확실한 감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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