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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우갤문학]행복한 윤수님.txt

ㅇㅇ(1.177) 2018.11.14 02:39:31
조회 11589 추천 181 댓글 64
														

옛날옛날, 스투마을엔 아름다운 윤수상이 있었습니다. 윤수는 마을 사람들을 사랑했고, 마을 사람들도 윤수를 사랑했어요. 가만히 서 있는 건 때론 갑갑하기도 했지만 윤수의 옆에는 종종 령우가 와 말동무를 해주곤 했답니다. 윤수상은 늘 자애로운 눈빛으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윤수는 비쩍 마른 한 청년을 보게 되었어요.


-흑흑...이젠 또 어디가서 사나...


-령우야. 저 청년은 왜 울고 있는 것이니?


-윤수님 윤수님. 저 청년은 아주 불쌍한 사람이에요. 저 청년이 가는 집이면 집마다 모두 무너지고 만대요. 얼마 전에도 집이 무너져서 저렇게 울고 있답니다


-저런, 보는 나도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구나. 령우야.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겠니?


-어떤 부탁이신가요?


-내 몸에 붙어있는 트로피를 떼어 저 청년에게 가져다주렴.


-네? 그건 원래 윤수님 트로피잖아요!


-괜찮단다. 트로피는 많아. 어서 가져다주렴.


-네....




-와아아아!!! 트로피다!! 이제 새 집을 구할 수 있어!!


다음 날 트로피를 들고 마을을 뛰어다니는 청년을 본 윤수는 미소를 지었답니다.  




그 뒤에도 윤수는 마을 곳곳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여전히 많은 트로피를 가진 윤수는 보석처럼 아름다웠어요. 마을을 지켜보던 윤수의 시선은 갑자기 멈춰섰어요.


-이번에도 부러졌네...


-저 청년은 왜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거니?


-저 청년은 배트를 다루는 솜씨가 아주 뛰어나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 배트를 살 돈이 없어서 저렇게 우울해하는가봐요.


-불쌍한 청년이구나. 근데 왜 배트에 빨간 게 묻어있는거지?


-어...음...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그래 그건 됐다. 저 친구에게 내 트로피 하나를 갖다주렴.


-네 윤수님!



-이건 꽤 비싸보이는데? 이번엔 고급 배트를 살 수 있겠어.


청년의 미소를 본 윤수는 트로피가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시간이 지나고 트로피의 빈 공간이 익숙해질 무렵,  윤수상은 다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어요. 그런 윤수의 눈에 턱이 큰 한 청년이 눈에 들어왔어요.


-점포만 있으면 대박인데...


-저 청년은 무슨 고민이 있는 거니?


-자기 피자집을 차리는게 소원이래요. 메뉴까지 다 정해놓았는데 정말 아쉬워요.


-령우야, 저 청년을 도와주겠니? 내 트로피가 힘이 됬으면 좋겠구나.


-네!



-어? 이건 트로피? 이 돈이면 파인애플 피자 전문점을 지을 수 있어!


헐레벌떡 뛰어가는 청년의 뒷모습을 본 윤수와 령우는 함박웃음을 지었답니다.



윤수상은 아침부터 부지런히 마을을 둘러보고 있었어요. 령우도 윤수를 따라 마을을 내려보았어요. 그런 둘의 눈에 한 투덜거리는 청년 하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아이 참, 지금 못가면 또 언제 가지?


-저 청년은 왜 저러고 있는거니?


-저 청년은 협곡으로 가서 사는게 꿈이래요. 하지만 경비가 부족해 저렇게 고민하고 있어요.


-꿈을 이루지 못하는 건 슬픈 일이지. 령우야. 내 트로피를 갖다주렴.


-벌써 네개째잖아요. 정말 괜찮으세요?


-걱정하지 말고 어서 가렴.


-네... 다녀올게요.



-이게 왜 나한테 있지? 어쨌든 이 마을을 떠날 수 있다! 야호!


청년의 말이 조금 이상했지만 윤수는 신경쓰지 않았어요.



이젠 빈 공간이 트로피로 찬 공간보다 많아졌지만 윤수는 신경쓰지 않았어요. 그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윤수는 마을을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윤수의 눈에 한 흐느끼는 청년이 들어왔어요.


-탐사정아...탐사정아! 안돼!!! 흑흑


-령우야, 저 청년은 왜 우는 것이니?


-저 청년은 탐사정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하지만 자꾸 나쁜 놈들이 와서 탐사정에게 못된 짓을 해버리곤 해요.


-그랬구나...령우야. 한번 더 수고해줄 수 있니?


-윤수님...




-어? 트로피네? 이제 새 탐사정과 탐사정을 지켜줄 광자포까지 살 수 있어!


윤수의 트로피는 하나하나 사라져가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어요.



윤수에겐 어느새 멋진 트로피가 둘밖에 남지 남았어요. 그걸 안쓰럽게 바라보는 령우의 마음도 뒤로 한 채 윤수의 눈은 다시 한 청년에게로 갔답니다.


-이걸 어쩌지...아욱 머리야!


-저 청년은 왜 저렇게 한숨을 쉬고 있는거니?


-저 청년은 얼마 전에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 신세를 지게 됬어요. 하지만 병원비가 없어 저렇게 하루하루를 한숨으로 보내고 있답니다.


-정말 안됐구나. 령우야. 가서 내 트로피를 주고 오렴.


-네. 처음엔 어떤 트로피를 가져다주어야 할 지 고민됬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네요...


-하하 그렇지?



-이게 뭐지? 어? 의사선생님!!


청년의 얼굴에 여지껏 볼 수 없었던 웃음꽃이 피어났어요. 덩달아 윤수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났답니다.



이제 윤수의 트로피는 거의 남아있지 않았어요. 단 하나 제일 빛나는 트로피 하나만이 은은하게 윤수상을 비추고 있었답니다. 천천히 마을을 내려다보던 윤수의 귀에 무언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어요.


-헤헤헤 찐따래요 찐따~


-나...나 찐따 아니야...놀리지마...


-놀리쥐매~~~어 어 쟤 운다 울어!


-쯧쯧, 불쌍한 청년이구나.


-저 청년은 매우 힘든 삶을 살고 있답니다. 소심한 행동거지 때문에 매일매일 놀림받고 있어요. 


-그랬구나. 령우야 내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겠니?


-안돼요 윤수님! 저것마저 없어자면 윤수님은...


-령우야. 잠깐 하늘을 봐주겠니?


-네?


-령우는 저 보름달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니?


-밝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 다른 생각은?


-하지만 무언가...쓸쓸해보이네요.


-자, 이번엔 저 풀밭을 한번 보자꾸나.


-반딧불이들이 춤추고 있어요. 정말 예쁜 광경이네요!


-그래. 보름달과 반딧불이들. 모두 아름다운 존재들이지. 하지만 난 쓸쓸히 홀로 빛나는 보름달보다 모두 조금씩 빛나는 반딧불이가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단다. 나는 그저 저들이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이름없는 들꽃이나마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구나.


-윤수님...



-어? 트로피다! 이제 아무도 날 놀리지 못할거야!


청년은 무거운 트로피를 들고 낑낑대며 좋아했어요. 쌀쌀한 날씨였지만 윤수의 마음은 무엇보다 따뜻해졌어요.




이제 윤수상은 볼품없는 돌덩이가 되버리고 말았어요. 마을 주민들은 윤수상을 볼 때마다 한마디씩 불만을 터뜨렸어요.


-우승도 없는 게 뭐가 당당하다고 서있는거야?


-우리 마을에 저런 흉한 게 있다니!


그걸 묵묵히 듣고 있는 윤수는 매우 슬펐어요.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불쌍한 윤수에게 남아있는 조그만 트로피들마저 뜯어갔어요. 


-2티어 트로피따위 가지고 있어봤자 뭐해? 에잇! 내놔!


무심코 그 사람들의 얼굴을 본 윤수는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어요. 자신이 도와준 사람들의 얼굴이 보이고 말았기 때문이었어요.


2티어 트로피들마저 얼마 남지 않은 윤수는 더 이상 마을 사람들에게 필요가 없었어요.


-여러분! 저 석상을 끌어내립시다!


-그래요! 저 흉측한 석상은 이제 필요없어요!


그렇게 윤수상은 자신이 무엇보다 사랑했던 스투마을 사람들의 손에 끌어내려졌어요. 윤수상은 마을 공터에 버려지고 말았어요.



윤수상이 있던 자리엔 곧 새 조각상이 세워졌어요.


-이러다가 트로피 붙일 자리도 부족하겠는데요?


-허허.역시 서양인이라 이목구비도 훤하구만.


-저런 게 있어야 마을이 발전하는거죠.





-윤수님...윤수님....


-으음, 령우니?


-결국 이렇게 되 버렸군요. 나쁜 마을사람들!


-사람들을 탓하지 마렴. 난 이미 충분히 행복하단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렴. 나 혼자 우승했었던들 마을이 이렇게 풍요로워졌겠니?


-...


-그동안 수고했다 령우야. 이제 너도 너의 길을 가렴.


-네 윤수님. 안녕히 계세요. 그리고 이건... 제가 드리는 마지막 선물이랍니다.


령우는 말을 마치고 무언가를 꺼내 윤수의 앞에 놓고는 재빠르게 사라졌어요.


-이건? 녀석도 참. 하하


여기저기 손때가 묻어 있는, 조잡하게 만들어진 은색의 크고 투박한 트로피였어요. 1티어 트로피는 아니었지만 윤수에게는 그 무엇보다 값진 트로피로 느껴졌답니다. 






세월이 흐르고 다시 새 조각상이 세워졌어요. 윤수상의 몸엔 이끼가 잔뜩 덮였어요.


또 새로운 조각상이 세워졌어요. 윤수상은 부서지고 갈라져 형태를 알아보기도 힘들었어요.


다시 새로운 조각상이 세워지고 또 세워지고를 얼마나 반복했을까. 윤수상은 이제 바스라져 사라지고 말았어요. 그렇게 윤수상은 마을 사람들 기억에서도 서서히 잊혀졌어요.












-엄마! 여기야 여기!


-이런데서 뭐하고 있었어? 너 찾으려고 공터를 몇 바퀴나 돌았는지 아니!


-그치만 여기 꽃들이 너무 이쁜걸? 자, 이거봐라~


-어머, 진짜 예쁜 꽃들이네? 


-엄마, 우리 이거 집에 가져가면 안돼?


-그래. 마침 꽃병도 비었으니 집에 가져가볼까?


-와아~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휴 다됐다! 시들기 전에 빨리 집에 가자.


-응응! 엄마, 근데 이 꽃들 웃고있는거같아!


-얘는 참 상상력도 풍부하다니깐.


-힝, 진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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