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컨택받은 망생이랑 상담해주다가 제목 관련해서 질문받았기에, 제목 짓는 거에 대해서 말해준다. 사실 당연한 거고 대부분의 기성은 이미 실천하고 있는데 모르는 망생이들이 좀 있는 것 같아서 말해줌. 나도 작품은 번번이 망했지만 유입은 항상 잘 챙겼다.

1.제목은 작품의 핵심주제를 관통하고 있어야 한다.

굳이 어그로가 아니더라도 그렇다. 가령 가제 A라는 헌터물이 있다고 치자. 이 헌터물은 국뽕요소가 강하고 주인공이 한국소속 헌터로 한국을 세계의 중심까지 올려놓는 소설이라고 가정한다.

이 때 뭣모르는 망생이들은 핵심주제를 '한국의 강대국화'로 보고 제목을 [세계로 진출하는 한국] [내 나라를 세계로] 이딴 걸로 짓는거다. 참고로 매우 극단적인 예시를 든 거다.

어쨌든 이렇게 지었을 때, 굳이 어그로 뿐만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단점이 있는데, 뭐냐면.

첫번째, 제목만 보았을 때, 헌터물인지 모르기 때문에 헌터물 관련 독자를 끌어당기기 힘들고.

두번째, 마찬가지로 헌터물인지 모르기 때문에 재벌물이나 대체역사물인줄 알고 들어온 사람이 빠져나감. 그로 인해 1화 대비 독자수가 줄어듬.

사람들은 제목에서 내용을 유추하고 그런 내용을 기대한다. 근데 제목만 봤을 때 재벌물이어서 들어왔는데 정작 까보니 헌터물. 이러면 당연히 빠져나가는 사람이 생긴다. 많든 적든, 네 글이 얼마나 매력적이든 상관없이, 반드시 생긴다.

하지만 핵심주제를 관통하는 제목을 지었을 때는 그런 경우가 상당히 줄어든다. 심하게는 2배이상 차이나는 것도 본 적 있다.

위에 서술한 설정의 작품은 굳이 따지자면 키워드를 세개로 나눌 수 있다. '국뽕'. '헌터'. '먼치킨'. 그러면 적당히 버무리는 거다. 대충 [역대급 김치 헌터] 이런 거면 되지 않겠냐?

굳이 이걸로 비유하지 않아도, 수많은 기성이나 내로라하는 신인들의 제목선정이 다 저런 것이다. [임기 첫날에 게이트가 열렸다]. 정치+헌터물이고, [SSS급 자살헌터] 자살이 능력인 헌터. [킬 더 히어로] 영웅을 죽이기 위한 여정. [전지적 독자 시점] 독자가 다 알음. 말할 필요가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주제다.

2.사람들이 모르는 것을 지껄여놓으면 안 된다.

가령 판타지를 쓴다고 치자. 그런데 자존심을 버리진 못하고 '나는 어그로를 끌지 않는 제목을 쓸 거야!'하면서 라틴어나 비 메이저한 영어로 이름을 지어놓는거다.

솔직히 말해서, 개 구리다.

성직자물이라고 '쿼바디스' 이딴 걸로 지어놓는 거 보면 고개가 절로 갸웃한다. 대여점시절에는 사람들이 영어나 한자로 콱콱 박아넣었다. 지금은 대부분이 문장형의 제목이다. 왜 그런가? 알아보기 쉽게 하기 위해서다.

굳이 한자나 영어가 안 된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누구나 알만한 영어나 한자를 쓰라는 거지. 그러기 싫다? 그러면 너는 글빨로만 승부를 보는거다. 유입없이.

3.이걸 전부 만족시켰으면, 이제 독자의 흥미를 끌어라.

네 글을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때, 네가 혹할만한 제목을 선정해라. 키워드 산출해서 그거 감안해서 제목 뽑으면 생각보다 금방 나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바로바로 결정하지는 말고, '이거다!'싶은 게 없으면 몇 번 더 고민해보고 제목을 정해라.

제목 정말 중요하다. 잊지 말자.

그럼 글쓰러 가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