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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삼관마 미스터 시비의 기일이라고 한다.

그런 파천황(破天荒)스러운 레이스를 하는 개성파는,

최근의 경마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것이 쓸쓸할 따름이다.

그런 것이 통용되던 건 [쇼와 시대]라고

떠나 보내면 그만인 것을.

이 말에는 수많은 추억이 있다.

관동에서 살았던 내가 처음으로 교토 경마장에 발을 옮긴 것은

이 말의 킷카상 때 였다.

더비의 레이스 직후에, 함께 도쿄경마장에서 관전했던 경마 친구에게

"킷카상도 보러 갈 거지?" 라고

말도 안되는 제안을 했다.

그 제안에 대해 흔쾌히 승락이 돌아왔기 때문에

서로가 엉뚱한 경마 동료였던 것이다.

이 말이 이겼던 G1 레이스는 운 좋게

모두 현지에서 관전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치루어졌던 은퇴식일까.

스탠드 앞은 우산의 꽃이 피어나며, 터프에 있는 시비를

그 틈새에서 힐끗 볼 수 있을까? 라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시비가 가까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 때,

비가 잠시 멎었다.

그러자 뒤에서

"어~이!

비가 그쳤다고-

잠깐만 우산을 접어주지 않겠어?

모두에게 시비를 보여주자고~!"

라고 누군가가 외쳤다.

그러자, 주변의 사람들이 차례차례 우산을 접기 시작했다.

그 소리 덕분에 시야가 트이며

미스터 시비의 모습이 눈에 날아들었다.

아직 비는 내리고 있었지만,

모두가 비에 젖어가면서 터프를 떠나는 그의 웅장한 모습을 배웅할 수 있었다.

그 묘한 일체감과 함께, 이 은퇴식의 모습은

지금도 확실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이것도 쇼와 시대가 아니고서는 추억할 수 없을 지도 모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