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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코랄문학) 해방 이후의 이야기 -7-

나르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1 11:20:48
조회 529 추천 17 댓글 36
														






버트럼 구 우주 공항.


본디, 아이비스의 불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루비콘 항성계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우주 공항이었다. 즉, 루비콘 3의 성간 외교를 담당하는 중심축으로써 자리잡아, 현 시점의 벨리우스와 비교가 불가능 할 정도의 거대 도시 역할도 행했다.


하지만, 아이비스의 불 이후 공항으로서의 가치와 기능을 상실당했고, 기업의 루비콘 3 침공과 그것을 제지하러 온 행성 봉쇄 기구의 군사적 행동에 의해 일시적으로 공항의 기능을 회복, 그 잔재를 아르카부스 코퍼레이션이 이용하려 했으나 전쟁에서 모든 전력을 잃고 패주하여, 현재는 루비콘 해방 전선의 권역에 들어와 재정비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하지만, 완전히 손에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버트럼 구 우주 공항에 증원 바람, 반복한다. 버트럼 구 우주 공항에...으아악!!!”]



얼마나 다급했으면 공개 회선으로 증원 요청을 한 걸까, 높게 치솟은 빙벽 위에서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정체 불명의 청색 AC의 파일럿은 비교적 널찍한 콕핏 시트에 편하게 앉아, 다리를 꼰 채 모니터 곳곳에 시선을 옮겨 가며 전황을 분석했다.



“흠, 전방을 압박하면서도 경량 MT를 이용해 빙벽을 넘어 측면과 후방을 공략했다.

저 침입자들, 평범한 도저가 아니군. 짜여진 작전 안에서 움직이고 있어.”



꽤나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훤칠한 인상의 미청년 파일럿은 양손으로 연갈색 머리카락을 훑더니 그 손을 깍지낀 채 뒤통수를 받치며 작게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자, 이 곳에 있는 해방 전선 간부가 누구인지, 어서 반응을 보여 봐라, 루비코니언들.”



잔뜩 기대감 품은 어조로 말을 하던 파일럿은, 몇 분이 지났는데도 반격의 기미는 커녕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리며 애써 저항만 하고 있는 해방 전선의 병력들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뭐야, 간부가 없나?.... 아니면…”



내가 뭘 놓친 거지. 라는 반응을 보이던 파일럿이 모니터를 다시 훑었다.


그리고 발견했다.



“전파 감쇠 재머..? 저게 도저들이 갖고 있을 만한 물건이 아닌데.

그렇다면... 이 공격은 물자를 노린 도저들의 공격이 아니다. 다른 목적이 있어.”



해방 전선 측의 전황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다가 급격하게 꺾이려고 하는 것을 감지했을까, 파일럿은 깍지를 끼던 손을 풀고 관절을 풀며 스트레칭을 한 다음, AC의 전투 모드 돌입 준비를 마쳤다.


푸슈우-


그런 푸른 AC의 옆으로, 어두운 배색의 4각 AC가 착륙하고는 통신 회선이 열렸고, 그 안에서 메마른 느낌을 주는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에 있나 했더니, 전투가 벌어진 곳을 찾는 건 그만 두면 안 되는 건가?”]



“하, 네가 찾으라고 했던 건 해방 전선 중진과의 연락 방법이라 하지 않았나.”



[“그래, 내가 한 말을 기억은 하고 있으니 다행이군.”]



“확실한 방법을 찾았으니까, 네 회선으로 내가 파악한 현장의 마커를 전송했다.

저 붉은 색 MT들 사이에 전파 감쇠 재머를 장착한 4각 MT가 있어, 처리할 수 있지?”



푸른 AC의 파일럿이 갑자기 중후한 무게감을 담아서 진지하게 하는 말을 듣던 4각 AC의 파일럿은 잠시 침묵하더니, 진절머리 난다는 어투로 답했다.



[“...싫다고 하면 혼자서 다 하려 들겠고, 그러면 일이 더 커지겠지. 어쩔 수 없군.”]



“역시, 너는 내 생각을 이해해 주는군, 틈만 나면 날 막던 어떤 멍청이에 비하면 말이야.”



[“물불 가릴 상황은 아니지.”]



4각 AC 파일럿의 말을 끝으로, 두 AC는 동시에 어설트 부스트를 사용, 전투가 벌어지는 버트럼 구 우주 공항을 향해 진입했다.






G6 레드는 피로에 절어버려 움푹 패인 눈을 게슴츠레하게 뜬 채로 하얗게 칠해진 병실 천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귓가에 들리는 소리는 수액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와 심전도계의 비프음. 그 단조로운 소리 속에서 그 자신이 루비콘 해방 전선의 심장부인 벨리우스에 도착했을 때 충동적으로 일으킬뻔한 사고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감정을 너무 앞세워 튀어나갔던 자신의 행동이 의도대로 이루어졌다면, 이렇게 누워서 치료를 받는 것 조차 못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포토맥 정비반장이 자신의 목숨을 협상테이블에 댓가로 올려놓으면서 생존을 획책하던 그 순간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들어, 루비콘 3의 눈밭에 묻혀버린 이름 모를 주검이 될 수도 있었지만, 정말 다행스럽게도 자신이 방아쇠를 당기는 속도가 너무나도 느렸다.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의식을 잃어, 치료를 받던 상황 속에서 다시 정신을 차린 그가 힘 없이 의사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왜 자신을 치료해주냐고, 자신은 발람의 레드 건이고, 루비콘의 침략자이고, 당신들의 가족이나 이웃을 죽인 살인자라고 말을 했던 것은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모든 것을 상실했던 젊은 청년의 슬픔이었다.


그런 자신에게 의사는 이렇게 말해줬다. 그것은 사실이고, 그래서 그 사실을 생각 할 때마다 자신이 의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고. 그렇지만 후회를 하면서 그 후회에 몸을 맡긴 채 복수를 한다면 그 복수는 다른 사람의 후회를 불러오고 다시 복수를 반복하게 만든다. 그러면 모두에게 평화와 행복은 찾아오지 않는다며, 그 의사는 자기 자신이 의료인으로서 선서를 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환자는 치료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참고 있는 것이라고.


자살을 통해 이 잊고 싶은 현실 속에서 빠져나가고 싶었던 G6 레드는, 자신과 일면식도 없는 처음 본 의사의 말을 듣고는 멍청하게 구는 것을 포기했다. 군인이 아닌 일반인이 저렇게까지 말을 하는데, 군인이 되어서까지 후회에 매달려있으면 나아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서다.


드륵-


병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벌써 진료 시간인가, 하고 몸을 뒤척이려던 레드는 평소 듣던 발걸음 소리가 아니라 어디가 불편한 사람이, 환자가 발걸음을 옮기는 것 같은 위화감에 몸을 일으켜세우고는 정색했다.



“너는…”



“...첫 만남은.. 아니지, 레드 건 넘버 6.”



레드를 찾아온 것은 다름아닌 러스티.


레드의 입장에서, 자신이 동경하며 존중했던 G1 미시간을 사살한 원수이기에, 만약 자신에게 그때처럼 총이 있었다면 당장이라도 뽑아서 겨누고 싶었다. 철천지 원수라고 생각하는 상대가 입을 열기 전 까지는.



“네가 무슨 생각 하는지 알고 있어, 그러니까... 대화 좀 하지.”



“..대화?”



러스티는 부러진 오른팔 때문에 어깨가 뻐근한지 짧은 신음을 흘리며 레드를 마주보는 자리에 앉았다.


대화를 하자고 했음에도 이 적막감 속에서 쉬이 입을 열기 어려운데다, 그가 대화 주제로 가져온 것도 가볍게 꺼낼 만한 것도 아니었던지라, 어색함을 좀 풀어보고자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그, 상태가 안 좋았다던데, 몸은 괜찮은 건가?”



“하, 남을 걱정 할 처지는 되는 거냐.”



러스티의 모습도 썩 멀쩡해보이진 않았기에 레드는 한 마디 비아냥거리며 시선을 회피했으나, 몇 초 지나지 않아서 혀를 쯧 차며 그의 물음에 답했다.



“...좋은 의사 덕분에.”



“..다행이군.”



괜찮다는 말을 들은 러스티의 반응에는 안도감이 서려 있어서, 레드는 그마저도 자신을 향한 조롱이 아닐까 하던 생각이 조금 들었었다. 허나 러스티의 표정이 진심이었기에, 이런 상황에서 연기를 하는거라면 해방 전선이나 기업에 있을 게 아니라 평범한 곳에서 배우 생활이나 했을거라며 헛웃음을 흘렸다.



“...레드 건 넘버 6.”



“레드라고 불러라, G6 레드.”



“....그래, G6 레드.”



비록 본명이 아닌 넘버링에 콜사인일 뿐이지만, 스스로 자부심을 담아 본명처럼 여기고 있는 단어를 불리자 레드의 굳어있던 입가가 풀렸다.


그 모습을 보던 러스티는 레드가 예상했던 것 보다는 순수한 남자인걸로 느껴졌는지, 조금 긴장을 풀면서 말을 이어나가며.



“일단, 너에게 사과하겠다.”



앉은 채로 고개를 숙였다.



“레드 건 부대가 네게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는 몰랐다. 하지만 소중하다는 것은 알았어.

전우는 그 상황과 관련이 없다. 레드 건 부대를 요격한건 내가 한 일이었으니 만약 화풀이를 하고 싶다면 나한테 해라.”



“전우는, G13 레이븐을 말하는 건가.”



“..그래.”



레드는 크게 한번 헛웃음 소리를 내고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손으로 눈가를 짚어, 손가락 끝으로 지그시 문지르던 레드는, 러스티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진심이었다면, G13이 이 곳에 왔다는 것을 들었을 때 총을 꺼내지 않았을 거다.

녀석이 AC에서 내려, 모습을 드러내고, 나와 가까워 졌을때 총을 쐈겠지.

...

나는 그러지 않았어,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



눈가를 문지르던 레드가 손을 떼자, 문질렀기 때문인지 아니면 감정의 울화가 스며나오려고 한 것인지 그의 눈 주변은 발갛게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었다. 무인 병기들에 의해 MT 부대에서 이탈당하고, 길을 알 수 없는 그 심도에서 탄약이 떨어지고 AC가 과부하로 뻗어버리기 전까지, 난 계속 싸우고, 싸웠다.

당장 할 수 있는 행동이 그것 뿐이었으니까, 그러다가 내가 한 명의 인간이 아니라 기계처럼 변해가는 것 같아서, 그 변화가 두려웠었다.”



레드는 병실의 하얀 천장을 보듯 고개를 들어올리고는, 눈을 감으며 말을 게속 해나갔다.



“처음엔 관등성명을 댔다. 그러다가 선배들의 이름을 불렀다. 이미 죽은 선배도, 살아있는지 알 수 없는 선배도 전부 포함해서.

G5 이구아수, G4 볼타, G3 우 화하이, G2 나일, 그리고 G1 미시간 총대장까지.

그러다가 머릿속에서 떠오른 것이 G13 레이븐이었다. 그래, G13의 이름도 불렀지, 그러다가 무의식이 G13에게 괴물의 인상을 덧씌웠던 거다.”



“...그래서, 전우를 악몽이라고 한 건가.”



“G13 레이븐, 녀석이 G13의 넘버링을, 비록 임시일 뿐이지만 미시간 총대장에게서 받고 나서 모든 것이 꼬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갈리아 댐 공략을 실패한 이후, 월벽 작전에서 볼타 선배가 죽었다. 그리고 벨리우스 남부에서 나일 선배가 죽고, 이구아수 선배는 용돈 벌이를 하겠다며 의뢰를 받아 나간 이후로 신체적 이상을 호소했지.

그리고 빙원의 괴물 사냥이 벌어지고 나서, 발람은 아르카부스를 상대로 주도권을 상실했다. 미시간 총대장은 발람 상층부에게 이러다 전부 개죽음을 당한다며 후퇴 명령을 내릴 것을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 레드 건의 임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더군.”



“그래서, 대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것이 관측되었음에도 후퇴하지 않았던 건가.”



“...그렇다. 탈영병이 발생하는 것 까지는 막을 수 없었어, 우 화하이 선배도 탈영을 했었으니까. 미시간 총대장 다음으로 순위가 높았던 G3이 탈영을 했다는 소식이 퍼지고 나서 레드 건은 걷잡을 수 없이 붕괴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미시간 총대장의 아래에서 규합하여 버틸 수 있었지.”



“베스퍼가 내게 전달한 기록과 실제 상황이 달랐던 건... 그럼에도 탈영병이 늘어났던 건가.”



“그래. 미시간 총대장은 상층부에 다시 퇴각 지시 요청을 하겠다 하고는 내게 심도 정찰 임무를 맡기셨었다. 그러다가 난 고립을 당해서 지상과 연락이 두절됐고, 죽음만이 가득한 구렁텅이 같은 심도를 겨우 빠져나왔을 때 알게 된 것이라고는 발람이 레드 건을 버리고 이미 루비콘 항성계를 이탈했다는 것과, 비전투 인원들과 부상병을 살리려고 미시간 총대장이 레드 건 MT 부대를 이끌고 항전하다가, 사망하셨단 거였다.”



말을 오래 해서 목이 탄 걸까, 레드는 옆의 탁자 위에 놓인 컵을 집어들고는 꽉 담겨 있던 물을 원샷하고는 장탄식에 가까운 한숨을 내쉬며 잠시 멈췄던 말을 계속했다.



“그래, 내가 G13을 원망하고, 레드 건의 악몽이라고 불렀던 것은 내 이기심이다. 변명하고 싶진 않아, 정 원망해야 한다면 이 항성계에 온 것을 원망해야겠지, 발람을 원망해야 하는게 맞았을거야.

하지만 그땐 그러지 않았다. 몰랐으니까. 내 후임으로 들어온 G7 하크라의 죽음도 결국은 운이 없었을 뿐이었다. 그냥, 이 곳에 온 순간부터 레드 건의 운명은 정해졌던 걸지도 모른다.”



“...조금은 속이 후련해진 얼굴을 하고 있군.”



“사실 마음같아서는 G13을 앞에 두고 담아뒀던 말들을 다 하고 싶었지만, 졸지에 베스퍼의... 아니, 침략자인 우리를 그 누구보다 증오하고 원망해야할 해방 전선의 구성원에게 하게 되다니.”



“그래, 원망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 루비콘에는 없을거다. 나도 그랬고.”



러스티는, 자신도 할 말이 있단 것처럼 의자를 레드 쪽으로 당겨 앉았다.



“플랫웰이 전우를 처음 만나고 물었었다.

루비콘의 해방을 이루어준 것에는 고맙다. 그러니 그대가 하고 싶은 것은 대체 무엇인가. 가능하다면 최대한 지원해주도록 하겠다.”



“...뭐라고 대답했지?”



“모르겠다고 했어.”



“뭐?”



“루비코니언을 돕고 싶어서 우리의 하늘을 해방시킨거였어. 돕는 것 이외에 자신이 하고 싶은 건 생각을 해본 적 없다더군.

그러다가 전우가 하게 된 말이 이거였지. 자신처럼 소중한 존재를 잃은 사람들이 생기지 않게 하고 싶다고. 이미 잃어버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들이 삶을 포기하지 않게 해줘야만 하고, 소중한 존재가 아직 있다면 그런 사람들의 소중한 삶은 지켜줘야 한다고.”



그때, 눈밭에서 한 말이 그냥 한 말이 아니었던 건가, 레드는 마음 속에 잠들어있던 자신의 이기심을 향해 말 없이 질타를 날릴 수 밖에 없었다.



“사실 나는... 전우가 그런 말을 하는 이유를 몰랐었다. 그런데, 최근에 그 이유를 알게 됐어.”



“G13이.. 말을 했던 건가?”



“말을 하진 않았지만, 하지만, 표정을 보고는 알 수 있었지. 물자 수색 작업 도중 자일렘에서 AC 한 기를 회수했어, 그 안에는 파일럿의 시신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었다.

그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 내내, 전우는 그 과정에서 눈을 떼지 않았어. 복잡하고 슬픈 감정이 묻어나는 표정을 하고서.”



“...그런가.”



레드는 그 시신의 정체에 대해서 묻지 않았다. 자신의 이기심을 이용해 마냥 원망하기만 했던 레이븐도, 어쩌면 자신과 똑같이 누군가를 잃고, 그 잃은 아픔을 마음에 품은 채 살아가고 있는, 슬픔을 아는 평범한 인간이라고 여겨서일까.


처음에는 달갑지 않았지만, 이 해방 전선의 멤버가 자신을 찾아와 준 것이 조금은 고맙게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네 이름은-”



“러스티. 베스퍼에 있을땐 4대장이었지만, 뛰쳐나왔으니 베스퍼는 의미가 없지.

그러니까 편하게 러스티라고 불러라. 레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를 한지 얼마나 됐다고 친근하게 구는 건지, 러스티라는 인물 자체가 친화력이 높은 편인가 생각하던 레드는 피식 웃음소릴 냈다. 오랜만에 나온 자연스러운 웃음이었다.


조금 기분이 풀어져서, 이 분위기를 다른 대화 주제로 좀 이어가보려고 할 때, 병실의 문이 열리고는 해방 전선의 완장을 달고 있는 거구의 남성, 인덱스 더넘이 들어오며 말했다.



“러스티, 여기 있었나. 한참을 찾았어.”



“더넘, 무슨 일인데 그래?”



“하아... 연락이 두절됐던 중앙 빙원 측의 버트럼 구 우주 공항의 연락이 다시 가능해졌다.

그런데.. 자네가 지금 와 봐야 할 것 같아.”



러스티와 더넘의 대화를 가만히 듣던 레드가 손을 들었다. 무언가, 찜찜함을 감출 수 없어서.



“..가능하다면, 같이 가도 되...되겠습니까?”



더넘의 몸집에 조금 위축되긴 했으나 하고 싶었던 말을 내뱉은 레드. 그 모습을 보던 더넘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무겁지 않고 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지, 어쩌면 자네도 알아둬야 할지도 모르니까, 걸을 수는 있겠나?”



더넘의 물음에 레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통신실로 들어온 더넘, 러스티를 본 해방 전선의 통신원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뒤따라온 레드의 모습을 보고는 더넘에게 눈짓으로 괜찮겠냐고 물었다. 물론 더넘은 괜찮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고.


통신원은 계속 연결을 유지하고 있던 회선을 다시 열어, 마이크를 러스티에게 건넸다.



“누구지?”



그러자, 스피커를 통해 들려온 목소리는 러스티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목소리였다.



[“이런, 이런, 베스퍼 4대장을 불러 오라고 했더니, 진짜로 불러 왔군...

아니, 이젠 베스퍼 4대장이 아니지, 오랜만이다. 러스티.”]



“이럴 수가... 말도 안-”



[“말도 안 된다는 소리는 하지 말자고.”]



익숙하다는 듯, 러스티의 말을 끊어먹은 남성의 목소리가 말을 이어갔다.



[“독립 용병 레이븐이 그 곳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 그리고 미들 플랫웰? 그 사람도 있겠지. 말하려는 용건은 이거다. 그 둘을 여기 우주 공항으로 보내.”]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설마 네녀석이 습격을-”



[“사람 말은 좀 끝까지 들으라고, 우리가 습격을 한 게 아니라, 새빨간 MT 부대가 습격하고 있는 걸 막아 준 거다.

네가 이렇게까지 신경질적으로 구는 건 처음인데, 러스티.”]



러스티에게 친근하게 구는 남성의 목소리에 더넘과 레드는 의아함 담긴 시선을 보내다가, 자신을 너무나도 잘 아는 상대라서 한숨을 내쉰 러스티가 순간 의아해하며 입을 열었다.



“...우리? 혼자가 아니라는 건가?”



[“아아, 그래, 혼자가 아니다.”]



회선 너머의 남성은, 이 상황이 즐거운지 키득거리며 중요한 것을 언급했다.



[“V.I 프로이트와 V.III 오키프가 루비콘 해방 전선에 요청한다.

독립 용병 레이븐과 해방 전선의 중진인 미들 플랫웰을 만나고 싶다.”]







프태식이 오태식이 살아있구나!


아무리 봐도 탑건의 매버릭인 프로이트는 아무튼 잘 지내고 있다... 분명 일을 주도하는건 오키프지만 프로이트가 어디로 튈지를 몰라서 좌불안석인 상황


그래도 프로이트 입장에서 오키프는 스네일에 비해서 상당히 유한 편인데다 넘어야 되는 선의 경계도 빡빡하진 않아서 맘 편하게 협력하는 중


그와중에 G6 레드 상대로 은근슬쩍 편하게 말 놓으려고 시도하는 러스티


621, 러스티, 레드는 나잇대가 비슷할거라고 생각함


베스퍼 1대장이랑 3대장이 바지사장같은건 아니라 우주 공항을 완전 포위할 정도로 엄청난 숫자인 MT들을 상대로 무손실 올킬도 했음


사실 이런걸 인게임에서 적당히 묘사해줬어도 좋았을텐데...


암튼 글 읽어준 모두에게 늘 감사하고 평가 조금씩 해주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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