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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ㄱㅇㄷ) 주원장과 마황후의 일화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04 19:54:17
조회 1308 추천 59 댓글 16
														


1.


흉년으로 모두가 굶주렸을 시기의 일이다. 어느 날 마황후는 남편을 먹이기 위해 어디선가 떡 두 개를 구해온다. 주원장은 그 떡을 고마워하며 받았는데, 문득 물집 잡힌 마황후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남편을 먹이기 위해 갓 나온 뜨거운 떡 두 개를 맨 손으로 훔쳐와서 화상을 입었던 것이다.



2.


마황후는 항상 말린 건량과 육포를 준비하여 전장에 나가는 주원장에게 들려주고는 했다. 그러나 당시는 흉년으로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들어, 주원장에게 음식을 마련해주고 난 다음 마황후는 항상 굶주렸다. 주원장은 황제가 되고 나서도 종종 그 시절의 고마움에 대해 신하들에게 말하고는 했다



3.


주원장의 장인어른이었던 곽자흥은 매사에 의심이 많고 변덕이 심했다. 그리고 곽자흥의 후처는 주원장의 예사롭지 않음을 알아보고, 종종 곽자흥에게 사위를 참소하고는 했다. 마황후는 그때마다 재산을 헐어 곽자흥 부인에게 뇌물로 바치고, 곽자흥에게는 자신의 남편이 믿을만한 사람이라며 말하고 다녔다.



4.


대명제국 건국 이후의 일이다. 이희안이라는 유생이 왕자들의 사부가 되었는데, 너무 말을 안 들으니 왕자들을 패버렸다(원문에 진짜 擊이라 적혀있음).


극대노한 주원장이 당장 이희안을 잡아죽이라고 명하는데, 마황후가 황급히 말리며 이런 말을 했다.


"그는 스승으로서 성인의 도를 가지고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스승에게 화를 내면 되겠습니까?" (烏有以聖人之道訓吾子,顧怒之耶)


주원장도 그 말에 마음을 고쳐먹고 이희안을 계속 왕자들의 사부로 연임시킨다.



5.


마황후는 전족을 하지 못해 발이 컸다. 이에 백성들이 연화(年畵:행복을 기원하는 그림)에 발이 큰 마황후를 묘사하자, 그 어느 때보다 극대노한 주원장이 금의위를 동원하여 관련된 자를 모조리 주살하라 명한다. 그러나 이 또한 마황후가 자신의 큰 발이 자랑스럽다고 여기며 말리자 관두었다.


(이게 복을 거꾸로 붙이는 풍습과 연관이 있단 설도 있음. 한 집만 복자를 거꾸로 붙여서, 주원장이 그놈만 죽이라고 했는데 마황후가 복이 거꾸로 붙었으니 복이 들어온다는 뜻과 통하여 길하다고 했다는 것)



6.


태자의 사부이자 대학자 송렴이 효유용의 옥에 연루되어 죽을 위기에 처하자, 이번에도 마황후가 주원장을 말렸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주원장도 마황후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 날, 마황후가 직접 수라상을 들고 왔다. 뜻밖에도 술과 고기가 올라오지 않았다. 명태조가 까닭을 묻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소첩이 얼마 안 있으면 죽을 송 선생을 위해 재계(齋戒)하고자 주육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 ​


재계란 죽은 이를 위해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하는 애도다. 당연히 죄지은 이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마황후는 에둘러 주원장의 결정을 비판한 것이다.

주원장은 극대노하여 젓가락을 집어던지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다음날, 송렴은 사면되었다.




7.


마황후가 병석에 누웠다. 신하들이 황후의 쾌유를 위해 하늘에 기도하고 신의(神醫)를 찾아야 한다고 주청했다. 그녀는 주원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


“죽고 사는 것은 운명인데 하늘에 기도한다고 해서 무슨 이로움이 있겠습니까? 게다가 의원이 무슨 수로 사람의 목숨을 살리겠습니까? 만약 약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다면 소첩 때문에 의원들이 벌을 받는 일이 어찌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死生,命也,禱祀何益!且醫何能活人!使服藥不效,得毋以妾故而罪諸醫乎?)


그리고 마황후가 죽자, 주원장은 후비를 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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