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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분석] 장문) 아케인 시즌 2 후기

ㅇㅇ(222.119) 2024.12.13 09:44:47
조회 3819 추천 36 댓글 17
														
아케인 시즌 1은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의 진보 속에서 우리의 정체성 그리고 선택으로 인한 결과. '
그렇다면, 아케인 시즌 2도 똑같은 내용으로 정리되어야 한다. 혹은, 더 나아간 무언가에 대해서 보여줘야만 한다.

아케인 시즌 2의 진짜 시작점은 7화 'Pretend Like It's the First Time(마치 처음인 것처럼)' 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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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스는 헥사테크로 인해 멸망해버린 디스토피아 필트오버를 경험하면서, 진보를 믿는 자신의 신념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왔는지 마주했다.
이상적인 미래를 꿈꾸며 개발한 기술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왔는지, 그 결과로 세계가 어떤 댓가를 치르게 되었는지를 보았다.
기술의 진보가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는 경고.
제이스는 그 곳에서 더 이상 리더도, 혁신가도, 진보의 상징도 아니었으며 자신의 선택이 남긴 폐허를 마주하고 있는 나약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진보와 혁신이라는 그 정체성을 잃었음에도, 자신의 세계를 복구하려는 희망이 존재한다는 점은 그가 여전히 '진보의 상징'임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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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머딩거는 평행세계에서 1000일을 넘도록 본래의 세계로 돌아가지 않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간의 약점, '현실에 안주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정면으로 꼬집고 있는 캐릭터이다.
본래 하이머딩거는 이성적이고, 원칙적인 모습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에코의 도움 요청에 자신이 져버렸던 제이스와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원칙을 깨트렸다.
그것이 그저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고자 하는 의지였을지, 아니면 안전한 현실을 택한 지신에 대한 자기혐오 였을지, 혹은 둘 다 일지 몰라도 하이머딩거는 마지막 순간에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다. 그의 마음 속에 있었을 짐을 자신의 손으로 조금 덜어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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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는 자운과 필트오버가 공존하는 행복한 세계에서 행복과 슬픔이 가장 강하게 교차하고 있는 인물이다. 징크스와의 관계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점은 우리에게 과거의 갈등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면서도, 극복할 수 없는 상실이라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행복한 일이 가장 슬픈 일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헥사테크가 없는 세계에서 바이의 죽음은 에코의 마음을 뒤흔드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것은 '완벽해 보이는 세상에도, 상실은 존재한다'는 사실. 완벽한 세상이라는 것 자체가 어디에도 없다는 반증. 때문에 징크스에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두고가는 것도 있기 마련이라고 말한다. 두고 가야하는 것, 바로 상실의 아픔이다.
에코는 자신의 역할을 다시 정의했고, 징크스에게 마치 처음인 것처럼 행동하자고 말했다. 행복한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랄지라도, 그것은 진정한 세계가 아니다. 나아가기 위해서는 두고가는 것도 있기 마련이니까. 자신이 했던 말을 징크스를 통해서 다시 되돌려 받게 된다.

에코는 기술의 부재 속에서 '무언가 놓아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를 배웠고,
제이스는 기술의 남용 속에서 '진보에는 책임을 수반한다.' 를 배웠다.
모두 선택의 대가를 마주하고 있으나, 경험하는 세계는 대조적이었다.
상실 속에서 용기를 찾는 에코와 파괴 속에서 재건을 모색하는 제이스.
이 모든 것이 뜻하는 주제는 오직 단, 하나.
완벽한 세계는 없다. 그러므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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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인은 크게 3가지의 주요 관점을 가지고 있으며, 등장인물들을 이 방식으로 정리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첫째는 진보와 상실, 기술이 가져오는 양날의 검.
둘째는 정체성의 재정의, '과거를 끊어내는 것이 가능한가?'를 통해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계속되는 질문.
셋째는 선택과 결과, 선택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그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가.

하이머딩거는 진보의 위험성을 경고했고, 지나친 발전의 비극을 막으려 했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그는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의 해야하는 캐릭터였다.
안주하는 신중함의 진보를 선택한 결과로, 그는 필트오버에서 배제되었고 자운과 필트오버의 갈등을 막지 못했다.

제이스는 기술을 통해 필트오버를 발전시키려는 이상을 가졌으나, 진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목격했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대가를 또 다른 평행세계에서 직면했고, 진보의 책임을 재정의 했다. 파괴라는 방식으로.
사회적 진보를 선택한 결과로 필트오버와 자운의 긴장을 높였고, 결국 원치 않던 폭력을 초래했다.

빅토르는 기술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려 했으나, 그 과정에서 인간성을 상실하며 양날의 검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인간성을 잃어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탈인간화 자아를 정의하려고 했다.
완벽한 진보를 선택한 결과로 꿈, 희망, 미래 나아가 인간성 자체를 상실하고 말았다.

에코는 기술의 부재 속에서 평화를 경험했지만, 자신의 세계가 갈등으로 가득 차있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이 되는 기술을 더 나은 방향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그는 과거의 상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역할을 재정의한다. 우리 모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길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 자신임을.
상실 속에서의 진보를 선택한 결과로, 그는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그 외 다른 인물들에 대한 서사는,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기에 구태여 작성하지 않았다.
징크스를 굉장히 장문으로 작성하였으나, 마지막 순간에 '완전한 파괴의 진보'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 작품의 최대 오점이며, 가장 비판 받아야하는 요소, 여태까지 쌓아온 모든 빌드업을 그저 손톱 밑의 때로 만들어버린 최대의 실수였다.



그 외 추가 요소.
1. 징크스의 살자를 막은 것이 에코여야만 하는 이유.
목숨을 끊는 것이 단순한 고통(혹은 순환의 고리)의 종결이라고 믿는 징크스를 보면서, 에코는 그것이 또 다른 상실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과거를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에코는 징크스의 죽음이 결국 아무런 해답도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다.
평행세계에서의 경험을 통해, 에코는 현재의 징크스가 단순히 '실패한 과거'가 아니라, 상처를 딛고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길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에코 본인에게 징크스를 포기할 수 없는 감정이 남아있다. 그렇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배웠지 않은가?

2. 마지막 빈틈을 만든 것도 에코.
모든 것이 인형에게 먹혀버린 절망 속에서, 마지막 까지 발버둥 치고 움직이는 것은 에코였다.
'무언가 놓아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를 알고 있는 에코는 상실 속에서 용기를 찾아낼 줄 알았던 인물이니까.
희망이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용기를 가지고 나아가야하는 장면이기에.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결국 이 작품의 주인공은 에코가 아니었나 싶다.

3. 빅토르의 외형
빅토르의 본래 얼굴이 양쪽으로 갈라지고 그 사이에 새로운 얼굴이 자라나있다.
이것은 정체성의 분열과 재구성을 나타낸다.
본래 얼굴은 인간적인 본질과 인간성을 상징하며,
새로운 얼굴은 새로운 정체성과 탈인간화의 자아를 상징한다.
자신의 혁신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지만, 그것이 인간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심지어 그 사실을 본인이 더 잘 자각하고 있다는 점이 재밌었다.

4. 비판 요소
비판 받을 요소가 좀 있다는 것은 동의한다. 
대놓고 시즌 3 분량을 확보하려는 녹서스 쪽의 이야기.
시즌 1과 비교하여 오히려 입체적이지 못한 바이, 케이틀린의 완성도.
무엇보다도 여태까지 빌드업한 징크스라는 캐릭터의 활용...
뭐... 아쉬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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