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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휴지통] 나를 이해하는데 걸린 시간 30년.txt

아갤러(59.16) 2024.09.08 09:18:14
조회 2679 추천 38 댓글 12
														
약 30년 살아오면서
내가 아스퍼거인 걸 마침내 깨달았슴.

1.단조로운 톤 목소리
소년기부터 목소리 톤이 느리고 단조롭다고, 로봇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음.
나 스스로는 억양을 나름 넣는다고 해도, 노력을 해도 변화가 없음.
변성기를 잘못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듯.

2.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흠.
학교나 직장에서 다른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해도, 내 관심 분야가 아니면 크게 동하지 않음.
청소년기까지는 마이웨이였지만(상대방이 뭔말 하든 내가 하고싶은말하기)
대학교부터 슬슬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겨서 사회성을 학습함.
관심 없지만 관심있는 척하기+할말은 없지만 반향어(상대말 반복하는것) 쓰면서 들어주기.
열심히 들어주지만 관심은 없어서 장시간 대화하는 것이 고역이었음(맞장구치거나 반향어 외에 말 지어내기가 쉽지 않음)

3.예민함
빛+소리에 예민해서 시계 초침 소리도 싫어서 무음의 방에서 잠.
군대 다녀왔지만 솔직히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몸이 적응한 것 뿐이고 지금도 무음 무광으로 커튼이랑 소리 다 지워야 잠이 듬.

4.운동 감각 떨어짐
구기종목을 그냥 못 함. 그냥 걷고 있는데도 이상한 데서 부딫히거나 넘어지는 일이 빈번함.

5.자폐성
청소년기-대학기 시절에는 내가 자기중심적이었던 것도 몰랐고 지금 와서는 그보다도 더한 자폐적이었단 것을 인정하게 됨.
자기중심적 = 모든 만사를 내 이익, 내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이지만
자폐적인 것은 그보다 더 한게 모든 만사를 내 사고원리에 끼워맞추려고 하는 거임.
자기중심적인 것은 이기적인 것과 통하지만
자폐적인 것은 사실 자신의 사고원리로 생각하면서도 공익과 사익에 상관없이 그게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것.

문제 상황에는 사람들의 개인 사정과 주변상황, 감정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소위 "지혜"란 개념이 슬기롭게 해결하는 것이 가장 best인데

나는 내 생각에 갇혀있어서 "내가 생각하는 A"로 해결하지 않는 것은 올바르지 않으며
그것이 올바르지 않다면 "너가" 나를 설득을 해야 한다라는 프레임에 오랫동안 갇혀있었음

더욱 가관인 것이 실제로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내 사고원리 안에 상대방을 가둬놓고 있지만
"나는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라는 생각을 나 스스로 하고 있던 것임.

사실 청소년기부터 티가 있던 것이
나는 고학력자지만(수능 다 1등급, 토익토스 고득점 등)
친구가 뭘 가르쳐달라고 해서 가르쳐줘도 이해를 잘 못함. 나는 잘 가르쳤다고 생각했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함

6. "착하다"
사람들이 화를 내도 무례한 말을 해도 신경 안 쓴다고 착하다는 말 많이 들었는데
그냥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가정하지 못한 상황) 바로 대응이 안되니까 그럴 뿐임
심지어는 좀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아 그 뉘앙스로 말을 한거구나 하고 깨닫기도 함
지금은 화를 내는데 그것도 학습에 의한 것이라 "화를 안내면" 나중에 상황이 악화되니까 하는 것이지
내가 드러내고 싶어서 하는 것과는 차이가 좀 있음

그런 것들이 이제 조금씩 쌓이다가 나중에 사소한 사건이나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계기로 폭발을 하게 되는데
반응이 하나같이 그런 것 때문에 불만이 있으면 진작 대화를 하자 or  이상한 부분에서 화를 내니까 이해도 안돼
그런 반응을 처음엔 가스라이팅이나 상대방이 나쁜 사람으로 여겼는데 여러 번 반복되니까 내 문제인 것 같음


7."학습"
2번, 5번과 관련있는 것인데

이걸 깨달았던 사실은 저절로 얻은 게 아니라 시간을 보내면서 여러 마찰과 고통을 겪었고
그 고통에서 비로소 다른 사람이 느꼈던 감정을 학습하게 된 것임

공감이 아님. 나는 문제없다고 생각해서 했던 행동으로 인해 되돌아온 반응으로 나 자신이 고통을 겪었고
그 네거티브 피드백에서 이렇게 하면 안되겠구나 하고 깨닫게 됨

그리고 난처한 상황에 빠지기 않기 위해, 또 사회 생활하기 위해
A라는 상황에서 > 이렇게 행동하자 라는 규칙을 매일매일 쌓고 있음


8. 에너지 소모
그래서 사회생활은 오랜 경험으로 쌓아온 규칙 덕에 살아가는데
문제는 이게 너무 길어지면 체력이 방전되고 스트레스도 쌓여서 본래 모습으로 서서히 돌아감
(*모노톤 목소리, 시큰둥한 반응, 자기중심적행동)
지금은 이걸 방지하기 위한 규칙을 또 만들어서 실천하고 있음 (n차 회식/노래방 안가기 등)


9.공감능력
나는 살아오면서 대인관계에 대한 욕구는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폐증은 생각도 안하고
왜 나는 생각을 이상하게 하지? 사회성도 개떨어지는 찐따쉑 하고 자학을 많이 했흠
그러면서 아 이렇게 해야 하는구나라고 경험이나 책 등으로 배우고 다른 사람들도 이런 노력을 하면서 친해지겠구나 생각을 햇는데
그냥 내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없는 것이었슴.

그런 생각도 많이 했슴 주변 사람이 갑자기 가족이 돌아가셨다던가 슬픈일을 당해도
눈물이나 같이 슬픔을 공유할 수가 없을 거 같아서 나란 사람은 이토록 무감정하고 이기적인 사람인가 하고 자학하고
실제로 그런 상황이 오면 내가 그런 일을 당했다면 어떨까하면서 반강제로 감정을 호출하려고 노력도 많이 함
최근 일인데 주변 사람 지인 장례식에 갔는데 사연이 객관적으로 진짜 구구절절해서 (경제상황 안좋음, 최근에이미안좋은일있음, 유일한가족사망)
슬픔에 공감은 안되고 아이고, 안됬구나..하는 생각만 무감하게 들음


나랑 비슷한 사람들+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아스퍼거는 너 자신을 이해하는 틀일 뿐이지

그걸 가지고 훈장 휘두르듯이
나는 이런 장애가 있어 > 사람들이 이해해줘야 한다 or 주변 상황이 나를 이해 못한다 라는 사고 방식에
갇혀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함

가족, 주변지인들에게 이러니까 너가 이해해야 해+나는 이래도 돼 이런 생각은 좀 위험한 거 같고
어딜 가도 마찬가지겠지만 대한민국에서 정신증 밝히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것 같음

아스퍼거를 자각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과 한계를 파악하고
사회생활을 할 것이라면 이 부분을 슬기롭게 조화해서 살아가는 과정이 됬으면 함
(ex : 회식은 힘들지만 1차 정도면 괜찮고 그 이상은 무리 /  말할 꺼리가 없어서 무리수 던지지 말고 재빨리 다른 화제 돌리기)



글고 좀 이른 시기에 자폐성을 깨달았다면
직업/진로를 그 방향으로 미리 설계해두는 걸 추천함
지금 생각하면 프로그래밍, 데이타 엔지니어링이나 연구원 혹은 라이브러리언 쪽으로 빠지는게 맞았는데
나는 사람들과 엮일 수 밖에 없는 전공을 골라서 20대 전체를 존~~~나 고통 받았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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