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내용: 자그놉은 스피드프릭 아그덜을 끌고 잉간 전차들을 뭉개준다. 자그놉은 잠깐 아그덜을 정지시킨다

'한 바퀴 더 돌아볼까요, 보스?'

두프락이 소리쳤다.

자그놉은 상황을 살폈다. 노련한 스피드보스의 눈동자는 회전하고, 폭발로 휩싸인 대규모 차량 전투를 페인보이가 뼈가 어디에 있는 지를 아는 것 만큼이나 잘 이해했다.

'아냐. 보니까 이 새끼들 완전 끝났어. 난 이놈들이 어디서 나왔는지가 더 궁금해. 왜냐하면 이것들이 나온 곳이 우리가 들어갈 곳이 되어줄 테니까'

'이녀석들 왔던 길을 따라가는 게 그리 힘든 일은 아닐테죠!'

두프락이 신난 목소리로 말했다. 나머지 컬트 오브 스피드 무리들이 잉간 차량들의 한심하고 대부분은 타오르고 있는 잔해를 남겨두고 자그놉의 워트라이크 뒤로 다시 한번 집결했다. 물론 오크들의 수는 이전보다 적었지만, 전쟁이란 것이 원래 그랬다. 운좋은 놈은 살아남아 다음 전투를 하고, 아닌 놈은 다시는 싸우지 못했다. 그래도, 만약 소문이 사실이라면, 네가 죽으면 고크와 모크가 너에게 새로운 몸을 주고 다시 싸울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자그놉은 소문에 별다른 믿음이 가질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이 자그놉이 아니었던 때를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사실만으로 충분히 마음이 편한 편이었다. 만약 그가 자그놉 이전에 아무것도 아니었다면, 그는 이후에도 자그놉일 수 밖에 없었다. 죽은 채 몸에 갇혀 움직이지도 못하고, 빠르게 달릴 수도 없는 것은 그가 생각하기에 가장 끔찍한 일이었다. 그래서 운이란게 있다면 그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도 알지 않았으면 했다. 만약 네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거라면, 뭐하러 죽음을 두려워 해야 하겠는가?

동시에 그는 자그놉으로 아니 되는데 서두르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그놉으로 살아가는 건 정말 재밌었고, 붉은 남쫙이 남은 데프콥타를 이끌고 위로 올라가 고폭탄을 아래로 쏟아붓는 광경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