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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퍼라이어 - 29장 -

ㅇㅇ(112.169) 2023.07.20 23: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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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자의 가면을 쓴 대성당의 문지기들이 차고 다니는 커트로들은 넓적한, 양날이 달린 검이었고, 그것의 길이는 대략 성인 남성의 정강이 뼈 정도였다. 문지기들은 허리춤의 구리로 만든 칼집에서 검을 뽑아서 대비하고 있었다. 내가 제단의 대보좌 뒤에 있는 퇴실용 문을 통해서 빠져나왔을 때, 무장한 문지기들은 제단과 그 일대에 퍼져나가서 비상경계선을 구축하고 있었다.


그 아랫층에서 벌어진 소동은 경고를 울리기엔 충분했었다. 종들이 울리고 있었고, 몇몇은 매우 맹렬하게 울리고 있었으며, 커다란, 왜곡된 소리가 들려오는 스피커망를 통해서 알아듣기 힘든 안내 방송들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제단을 에워싼 계곡 아래로 나는 모여든 수많은 신도들과 순례객들이 건물에서 빠져나오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큰 소란을 일으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의 근방에서 수백명의 사제들과 서기들과 교구 담당 신부들과 여러 대성당의 하급 사제들이 대보좌 아래에서 허둥지둥 빠져나오고 있었다. 대화하는 소리와 질문하는 소리, 그리고 다양한 수준의 당황한 소리들이 뒤섞이고 있었다. 우리 위에 조각된 몇몇 거대한 얼굴들의 입과 눈으로부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공기 중에는 오해의 여지가 없는 분명한 싸이킥 마법(psychomagic)의 냄새가 풍겨오고 있었다. 적어도 나는 그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싸이커의 에너지의 잔향이 풍기는 냄새를 사람들이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 맥박이 미칠듯 뛰었다. 나는 수고로 인해서 숨이 차올랐으며, 내가 겪은 상황은 나를 아찔하게 만들었다. 나는 퇴장용 문에서 나가서 몰려들어오는 문지기들을 비집고 나가면서 천천히 걸으려고 시도했다.


그 사내의 의지는 나의 몸에서 떠나가고 있었다. 이제 다시 나는 나 자신이었다. 그가 나에게 심었던 달리라는 강제적 충동은 나를 계속 달리게 만들었고, 이제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흔적을 남겼고, 내 마음 속에 그의 정신의 인상을 남겼다. 나는 계속 그 사내를 보았다. 아주 생생하게, 나는 그가 보여주었던 놀라운 기술들을 다시 떠올리고 있었다. 비인간적인 기술이었다. 어떻게 평범한 사람이 저런 괴수들과 싸울 수 있단 말인가? 단순히 압도적인 격차를 무릎쓰고 힘대 힘으로 맞서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의 단호한 의지는 또 어떠했나? 어떻게 사람이, 포효하는 배신자 마린을 대면하고도 뇌에서 발생하는 공포감을 극복하고 그 앞을 막아설 수 있단 말이며, 심지어 어떻게 일격을 날릴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어떻게 사람이 검으로, 제 아무리 어떤 검이라도, 그것을 벨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사악하게 날아오는 볼터탄을 옆으로 쳐낼 수 있단 말인가?


그 순간 느꼈던 공포감을 넘어서, 더 거대하고, 더 실질적인 공포가 내 안에 차올랐다. 대체 그는 누구란 말인가? 대체 어떤 존재이길래 이러한 것들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을 생각할 시간은 별로 없었다. 몇몇 문지기들이 날 붙잡았고, 나를 감금하려고 했었다. 내가 단순히 다른 이들과 달리 국교회의 정식 복장을 입고 있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빨리 도망치려는 나의 욕구와 불안해보이는 모습이 너무 티가 났었는지, 아니면 그들이 나를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던 것인지 나는 잘 몰랐다. 몇몇이 내 곁으로 모이면서 날 그들의 포스-봉을 들이대며 몰아갔고, 몇몇은 그들의 커트로를 칼집에 넣고 내 팔을 붙잡으려고 하고 있었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성가대석 아래에서 귀족들과 고위층 신도들의 일행이 문지기들의 안내를 받으며 탈출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부유하고 고귀한 양반들은 나보다 덜 험하게 다뤄지고 있었다.

나는 끌려갔다.

“그녀를 붙잡고 있어!” 문지기 중 한명이 명령을 내렸다. 걸걸한 목소리가 신성한 웃음을 짓고 있는 부드러운 성인의 얼굴 가면 아래에서 흘러나왔다.

나는 그들 모두를 상대할 수는 없었지만, 나는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저 아래에서 뭐가 날 따라서 쫓아올 지 알고 싶지 않았다.

나는 소리를 질렀다. “오 사람살려! 살려줘요!!” 나는 최고로 겁먹은 듯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우리의 대적(Archenemy)이 여기 왔어요!” 나는 고함을 지르며 눈물을 흘렸다. “놈이 이 아래 땅 속에서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악마 처럼 솟아나왔어요. 그리고 놈이 우릴 다 죽이려고 해요! 도망쳐요 제발! 살고 싶다면 도망치라구요!”

나의 연기는 그럴싸했다. 그들은 내게서 잠시 떨어지더니, 잠시 머뭇거리면서 내가 헛소리를 하고 있는지 아닌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내가 외친 소리를 듣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두려워 하고 있었다. 몇몇 부유한 귀족들은 겁에 질린 듯 반응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 주변에 작은 혼란의 도가니를 만들어냈다.

그들은 내가 무언가 목적을 가지고 움직일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꾸며낸 눈물이 여전히 마르지 않은 얼굴로, 나는 몸을 돌려 한 문지기로부터 포스-폴을 낚아채고는 그것을 지렛대 처럼 써서 내 팔에서 그의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다른 자의 손 마디를 후려쳤고, 날 그 다음으로 강하게 붙잡고 있던 자의 손아귀를 떨쳐냈다. 세번째 문지기가 커트로를 뽑아들고 나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그의 팔을 제대로 타격했고, 그가 고통의 비명을 지르는 것과 함께 커트로가 공중으로 날아갔다. 그것이 다시 땅으로 떨어지자, 나는 허공에서 돌던 검의 자루를 낚아챘다.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한손에는 봉을, 다른 손에는 커트로를 든 채로, 나는 두 문지기 사이로 고개를 숙이고 그들의 틈새를 통해서 질주하기 시작했다. 뼈로 된 계단에서 추격전을 벌이느라 내 다리는 피곤했지만, 나는 머물지 않았다. 문지기들은 경악하면서 고함을 지르며 나를 쫓아왔다. 벌써 두번째로 나는 그들에게서 우위를 빼앗았고, 한번은 저 황동의 방에서, 다른 한번은 이 위에서였다. 문지기들은 기본적으로 의장대나 다름없었다. 그들의 전투 훈련은 엄격하지도 않았고 정확하지도 않았으며, 그들은 여전히 병사들이었고, 그들은 무장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제 나를 명백한 적대적 세력으로 인지했고, 단순히 구류해야 할 생대가 아니라, 좀 더 단호한 수단을 쓸 것이었다.

나는 급히 뒤를 돌아 제단 위의 행렬 속으로 뛰어갔고, 귀족들의 일행들을 흩어놓았다. 나는 낙오되어 있던 성가대원들 사이를 뚫고 지나갔고, 그들은 너무 혼란에 빠져서 내 앞을 가로 막고 있었다. 추격중인 문지기들은 나를 따라 달려왔고, 그 중 한명이 성가대원 둘과 충돌했다. 내 앞에서 두명의 문지기들이 다가왔다. 나는 한명을 피한 뒤, 다른 한명이 전속력으로 내게 달려드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의 활성화된 포스-봉을 휘둘렀고, 나는 방금 빌린 커트로로 그것을 간신히 쳐냈다. 나는 옆으로 회피하면서 내가 들고 있던 봉으로 그의 다리를 마비시켰다.

그는 육중하고 어색하게 쓰러졌고, 그의 성인 마스크가 콧등 부분이 아래를 향한 채로 바닥에서 미끄러져갔다. 나는 그를 뛰어 넘고, 왼쪽으로 방향을 급히 돌려, 신성한 계곡을 뒤덮는 검은 콜루스 나무 처럼 솟아오르고 있는 거대한 오르간의 파이프의 끝자락을 향했다. 더 많은 문지기들이 나에게 달려들었고, 몇몇은 살의가 등등했다. 나는 한명을 회피했으나, 두번째 문지기는 어쩔 수 없이 상대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나를 커트로를 들고 위협하고 있었는데, 그의 신성한 교단에게 내려질 무능하다는 비난을, 나를 베어 죽임으로서 속죄하려는 것 처럼 보였다.

나는 그를 막으며, 검을 휘둘러 반격했고, 그의 날카로운 칼 끝을 내 칼로 세번 쳐냈다. 그는 그의 봉을 크게 휘둘러 반격했고, 나는 고개를 숙여 피했다. 그리고 이어진 두번의 강한 공격을 간신히 막아내며 나는 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여러해 동안 사우르 선생에게 끈질기게 수련을 받았던 것은 이렇게 검술 대결에서 창피를 당하기 위한게 아니었다. 그는 강하고 단호했고, 비록 그의 리치와 힘은 나보다 강했으나, 하지만 지나치게 자신만만했다. 또한 그가 쓴 성인의 마스크는 그의 주변 시야를 제한했다.

나는 측면으로 페인트를 걸었다가, 그가 내 왼쪽 어깨 너머로 너무 길게 찌르기를 했을 때, 안으로 파고들었다. 나는 그의 검을 나의 봉으로 막았고, 그의 발목을 세게 밟아서 부러트린 뒤, 나의 커트로를 그의 팔 안쪽으로 휘둘렀고, 피가 흘러나왔다. 그는 쓰러졌다. 나는 그를 뛰어넘어 계속 달려갔다.

대성당 내부엔 온통 소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나는 아직 제단의 통로를 다 걸어내려가지 못했고, 여전히 이곳에는 무장한 문지기들이 바글바글했다. 내 위의 스피커에서 거의 알아들을 수 없는 거대한 소리로, 지령들이 귀청이 찢어지게 울려퍼졌고, 거대한 돔에 반사되어 메아리치고 있었다. 내 곁에는 공격을 피하고, 방향을 바꾸고 회피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었지만, 그것은 딱히 내게 충분히 유리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바로 앞에서 운명이 내게 그것을 하나 마련해 주었다. 저 아래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터지면서 대성당 전체가 진동했다. 바닥이 흔들렸다. 깊은 지하에서 무언가가 쿵쿵거리는 소리가 있었다. 거대한 스테인드 글라스가 뒤흔들렸고, 오르간의 파이프의 숲이 떨면서 서로 부딪쳤고, 찬미가 책들과, 봉헌용 메달과, 예배용 시가집들이 위층의 창가와 예배당 벤치의 선반 위에서 떨어졌다. 뜯겨져 나간 종이들이 마치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졌다. 두려움 속에 있다가 이제 공포에 사로잡힌 수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비명소리가 마치 짙게 피어오르는 자욱한 연기 처럼 돔 안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여전히 수천명에 달했던 대성당 내의 순례객들의 무리는 더욱 황급히 그리고 성급하게 도망치기 시작했다. 패닉이 사방에 퍼져나갔고, 마치 마른 들판에 퍼져나가는 들불과도 같았다.

그리고 진짜 불길이 바로 뒤에 이어졌다. 마치 뜨겁게 불타오르는 프로메시움의 화염처럼, 대보좌 아래의 출구로부터 밝은 불길이 솟아올랐다. 그것에서 뿜어져 나온 힘이 그 주변의 사람들을 쓰러트렸고, 다른 이들을 정신없이 도망치게 만들었다. 몇몇 사람들은 자신의 옷이나 예복에 불이 붙은 채로 달리고 있었다. 불길이 다시금 뿜어져 나왔고, 대보좌 아래의 벽과 문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던 휘장과 벽걸이들에 불이 붙었다. 깃발(pennant)들에도 불이 붙었고 천이 타오르면서 생긴 불꽃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몇몇 나무로 된 좌석들과 기도실들 역시도 불이 붙고 타오르기 시작했다.

무언가 지하에서 발생한 더 많은 화염이 교회의 주 회랑 안으로 터져나왔고, 환풍구와 지하실 출입구로부터 강한 압력으로 새어나오고 있었다. 과거 전쟁에서 활약했던 산쿠르 가드 연대의 뛰어난 병사이 들고 다녔던 고대의 군기들 역시도 불에 붙으면서 불길에 휩싸여 주황색 불꽃과 시커먼 연기를 내는 숨막히는 덩어리로 변해가고 있었다.

나는 다시 싸이킥 마법의 냄새를 맡았다. 나는 워프-불꽃의 흔적이 거대한 돔의 위쪽으로 마치 번개 처럼 퍼져나가면서, 금속의 난간과 깃대의 머릿돌 주변에서 지글거리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거대한 돔 내부의 미세기후를 마치 가을이 겨울에 밀려나는 날의 하늘 처럼 우중충하고 어둡게 만들었다. 비록 나는 그 사념체를 볼 수 없었지만, 나는 알 수, 아니 느낄 수 있었다. 그라엘 마젠트가 지하에서 올라온 것이었다. 그는 황동의 방과 그를 포식자 처럼 공격하던 배반자 마린에게서 빠져나왔고, 이제 마치 오르페우스 신화의 기원이 그랬듯, 지하를 뚫고 대낮의 한 복판으로 솟아나왔다.

거대한 사원의 드넓은 내부의 조명의 빛이 달라졌다. 그것은 얼어붙은 듯 어두워졌는데, 안개나 연기나 먼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공기 자체가 변색되고 있었다. 비록 한낮의 햇살이 돔의 거대한 창문 밖에서 충분히 밝게 빛나고 있었지만, 대성당 안에는 밤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어둠이 우리를 에워쌌고, 그것은 무거우면서 화염과 재와 사악한 사이카나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도망치려는 사람들 사이에 순수한 패닉이 퍼져나갔다.

나는 위를 올려다 보았다. 건물 내에선 불 일이 없을 바람이 나의 로브를 잡아당기고 있었다. 뒤집은 사발 모양의 돔에 도사기 시작한 어둠 속에서 나는 보일 리가 없는 별이 빛나는 하늘을, 결코 존재하지 않는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인자한 표정을 짓는 성인의 얼굴이 그려진 가면 덕택에, 환란 속의 머저리들 처럼 보였던 문지기들은, 이제 더 이상 나를 쫓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나는 복도를 지나서 계단을 내려와 대성당의 주층으로 내려왔다.

기도 드론들이 긿을 읽고 헤메고 있는 듯 주변을 날아다녔고, 그 누구도 읽으려 하지 않는 성구가 적힌 화면을 들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드넓은 공간은 황급히 도망치던 회중들이 떨어트린 물건들로 가득했다. 기도 스크롤, 데이터 슬레이트, 단추, 양초, 부적, 꽃, 작은 찬미가 책들. 누군가는 신발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나는 엎어진 동냥함과 지팡이를 보았는데, 마치 제단 아래에서 자비를 구걸하던 장애인이 공포로 인해서 기적적이게도 다리가 단숨에 싹 나아버린 것 같았다.

나는 길게 늘어선 벤치들에게 이르렀다. 그들 모두 텅 비어있었고, 버려진 물건들 뿐만이 남겨져 있었다. 나의 목표는 주층의 뒤쪽에 있는 거리로 통하는 문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것들은 현재 빠져나오려는 군중들로 인해서 꽉 막혀있었지만, 내가 거기에 도착할 때 쯤이면 웬만큼 다 빠져나갈 거라고 생각했다.

벤치들 마지막 줄 쯤에, 나는 유모차를 보았다. 그것은 매우 고급진 것이었고, 검은 옻칠된 몸통에, 가는 바퀴살로 된 바퀴에, 캔버스 천으로 된 햇빗 가리개가 달려 있었다. 공포에 휩싸여 도주하는 와중에 누군가가 자신의 아이를 버리고 달아난 것이었다. 나는 유모차 속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멈칫했다. 나라면 그 아이를 홀로 버려진 채로 버려놓고 갈 수 있을까? 버려진 아기를 보면서 나는 내 가슴 속 깊숙한 곳에 있던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감정들이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나는 계속 빠르게 걸었다. 나는 나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도 벅차고 죄 없는 갓난아이의 목숨까지 책임지진 못한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 울음소리가 내 마음에 깊이 파고들었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았다.

그것은 실수였다.

유모차는 텅 비어있었다. 아이의 울음소리는 저 높이 다른 곳에서 들려왔다. 나는 자세히 귀를 기울였다. 그것은 사실 아이의 것이 아니었다.

나는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내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낭비했다.

그때 블랙워즈의 수하 중 한명이 어슬렁거리며 내게 다가왔다. 발투스 블랙워즈가 고용했던 전문 경호원 중 한명이었다. 그는 나를 발견하고 다가오고 있었다. 내 생각에 이 소동이 벌어지자 블랙워즈는 그의 부하들을 보내서 그가 가진 자산을 회수하도록 지시한 것 같았다. 바로 나였다.

그가 자신의 검은 코트를 제낄 때, 나는 그의 파란색 바디슈트 위에 껴입은 은빛의 갑주가 번쩍이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왼팔 안쪽에 장비하고 있던 세그룰(segrule)을 뽑았다. 그것은 날카로운 검이었고, 내 커트로에 비해서 길진 않았지만, 날이 하나였고 살짝 굽어 있었다. 세그룰은 살린터(salinter)의 소형 버전이었고, 암살자들의 무기였다. 칼자루에는 휘어진 은색의 너클 가드가 달려있었다.

날 죽이려는 생각일까? 그럴 리가 없었다. 그는 발투스 블랙워즈로부터 확실한 지시를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블랙워즈는 나를 자산이자 상품이라고 보고 있었다. 그는 나를 산 채로 회수하라고 명령을 내렸을 터였다.

한편 나는 이 경호원이 내가 도망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짓 까지 감수할지 궁금해졌다. 내 다리 힘줄이나 발꿈치라도 잘라낼 셈일까? 아니면 내 사지를 하나 베어버리거나?

경호원은 점차 속도를 내며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고, 그의 검은 옆으로 꺼내 드는 자세인 준비 자세(ready-rest)를 취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든 두개의 무기로 막아낼 준비를 했다. 나는 시작부터 그가 나를 기술 면에서나 경험 면에서나 압도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는 내게 접근하면서, 내가 먼저 움직이도록 유인했다. 나는 계속 뒤로 물러섰다. 마침내 그가 바로 코 앞에 바싹 붙었을 때, 나는 몸을 비틀며 커트로로 그를 찔렀다.


그는 놀라운 속도로 내게서 멀어졌고, 내가 미처 눈치채기도 전에 다시 내 앞에 바싹 붙었다. 나는 다시 찌르면서 연이어서 봉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는 그 둘을 춤추듯 피했고, 비정상적일 정도로 재빠른 몸놀림을 보여주었다. 그는 다시 슬쩍 접근했다.


나는 봉을 휘두르며 검으로 찔렀지만, 그는 또다시 두 일격을 회피했다. 그의 세그룰은 여전히 준비자세 그대로였다. 그는 그의 무기를 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나를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는 너무나도 자신감에 차 있었고, 아무런 방어동작도 없이 그의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그의 얼굴과 목덜미에 있던 은색 회로의 흔적을 기억해 냈고, 그러한 삽입물로 인한 신경 가속에 대해서 상상했다. 그는 매우 교묘하게 강화시술을 받았기에 빠른 것이었다. 그는 비인간적으로 빨랐기에 그토록 자신만만한 것이었다.

그는 내 주변을 돌면서 내가 같이 도는 것을 강요했다. 이제 나는 제단에 등지고 서 있었다. 다시금 그는 어깨만을 살짝 움직여 몸의 균형을 바꾸면서 나를 향해 슬쩍 움직였고, 내가 반응하게 유도했다.

그래서 나는 반응해 주었다. 나는 봉을 휘두르며, 어설프고 투박하게 보이도록 휘둘렀다. 그러고 나는 이전에 했던 것 처럼 바로 연이어서 커트로로 찔렀다. 하지만 그가 뒤로 물러나며 내 거리 밖으로 빠져나갔을 때, 나는 물러서지 않고 놀라울 정도의 확고함을 가지고 그에게 달려들었고, 이번에는 훨씬 깔끔하고 정확하게 봉을 휘둘렀다. 봉은 그의 왼팔을 스쳐지나갔고, 그에게 상해를 입히진 못했지만, 충분히 가깝게 스쳐가며 지금 하고 있는 놀이에 대해서 그가 다시 한번 숙고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그 직후, 그는 내가 커트로로 날카롭게 찔러오는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그에게서 장난기가 사라졌다. 나는 그의 칼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나는 기다려 주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달려들었고, 3개의 형식으로 공격을 퍼부었다. 먼저 봉을 가로로 휘두르는 공격, 그리고 칼로 찌르는 공격, 그리고 봉으로 치면서 막는 공격이었다. 그는 움직이기 시작했고, 내 생각에 그는 자신의 검술 실력을 과시하듯 세그룰을 미끄럽게 밀어넣으며 한번의 칼질로 나에게 상처를 입히고 내 기세를 꺾을 터였지만, 그 대신에 그는 나의 공격을 서두르듯 쳐내며 나를 막아내야 했었다. 그의 세그룰이 내 봉에 가로막히며 부딪혔고, 그리고 나의 커트로와 충돌하며 불꽃이 튀었다.


그는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그는 칼을 쥔 손을 바꾸더니 -- 아마도 그것 역시 자신의 검술 실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리라 -- 나에게 세번의 공격을 날렸다. 나는 처음 둘은 검과 봉으로 막아냈고, 세번째 공격은 거리를 벌리며 피했다. 그는 더 이상 한대 치고 선회하는 패턴을 따르지 않았다. 이제 공격을 주고받는 동안 더 이상 쉬거나 가만히 생각할 여유는 없을 것이다. 그는 네차례 더 공격했고, 나의 방어를 뚫기 위해 스텝을 밟으며 접근했다. 나는 첫번째 공격을 커트로로 방어했고, 두번째는 피했으며, 세번째는 막아내면서 흘려보냈고, 그리고 뒤로 몸을 우아하지 못하게 휘청이며 네번째 공격을 회피했다. 나는 순간 발을 헛디딜 뻔했다. 사우르 선생은 언제나 우리에게 검술 대결은 풋워크로 이기거나 지는 것이며, 본능적으로 반응할 때에는 발을 잘못 놀릴 수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내가 몸을 뒤로 휘청거린 것 덕분에 공격을 피할 수 있었지만, 그 대신에 내 왼발이 적절치 못한 자세를 잡으며 이어지는 공격에서 멀어지기 어렵게 만들어 버렸다. 사우르는 언제나 우리에게 검술대결은 마치 레지사이드와 같다고 비유해 왔었다. 항상 한수 앞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고, 지금의 동작을 넘어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적의 지금 동작이 날 죽이는 것이 아니라, 그의 다음 동작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 나를 죽이는 것이다.


내 발은 더 이상 충분히 거리를 벌리지 못할 것이다. 나는 너무 바싹 움직였고, 결국 내 몸무게가 잘못된 다리에 실리고 만 것이다. 경호원은 나의 실책을 이용하기 위해 세그룰을 찔러넣었고,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나는 내 왼편을 들어 방어하며 그의 칼을 포스 봉으로 쳐냈다.


그것은 나를 살렸지만 봉을 희생하는 결과를 낳았다. 방어를 하기 위해서 나는 봉을 좀 더 아슬아슬하게 쥐어야 했었는데, 칼을 막아내는 충격으로 봉이 내 손에서 빠져나간 것이었다.


그것은 지직거리며 바닥의 판돌 위를 굴러갔다.


즉시 나는 측면 방어로 전환하면서 커트로를 앞으로 내밀었다. 무기가 하나로 줄었기에, 이제 나는 확실히 열세였다.


그는 이것을 보았고 내리 찍는 공격을 하였고 나는 방어했다. 그는 교차했고, 스쳐지나가며 내 로브의 손목 자락을 베어버렸는데, 나는 충분히 회피했기에 실제로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나는 뒤로 물러서며 내 빈 손을 내 등 뒤에 올렸고, 내 허리는 뒤로 굽으며 그가 휘두르는 칼날을 피했다. 나는 즉시 그에게 달려들었고, 그가 칼을 크게 휘두른 직후의 빈 틈을 이용하길 바랬지만, 그는 너무 빨랐다. 그의 증강된 신경이 작동하면서 터무니 없는 속도로 그가 한쪽 발을 축으로 빙글 돌았고, 그는 선회하면서 내 커트로의 궤적에서 벗어났다가 다시금 공격을 재개하였다. 나는 막고 또 막고 또 쳐냈다가 결국 벤치 중 하나의 끝자락에 부딪치고 말았다.


아무런 경고도 없이 그는 내게서 홀연히 사라졌다. 나는 눈을 깜빡거리며 그가 어디로 갔는지 보려고 노력했다. 그 경호원은 갑자기 다른 누군가와 싸우고 있었다. 그는 우리가 결투를 벌이던 도중 갑자기 끼어들었고, 그의 등장으로 경호원은 나에게서 떨어져서 자신을 방어했다.


나는 새로 등장한 사내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비록 위험에서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어 고마웠지만, 나는 계속해서 낮선 자들이 나를 위해서 달려오는 것이 계속되자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 사내는 큰 덩치에 매우 근육질인 자였다. 그는 두꺼운 갈색 바디슈트를 입고 있었다. 그의 머리는 민머리로 밀어져 있었고, 오직 희끗한 턱수염만이 남아있었다. 그의 정수리와 얼굴에는 오래된 상처들이 있었고, 그가 전쟁에서 생을 보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기이하게도 무표정했다. 그는 그 어떤 의욕도 없어보였고, 오직 그의 싸움을 이겨야 한다는 필요만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이 나이먹은 전사의 권태감이었으며, 그 모든 흘린 피와 노력들로 단단하게 단련되어, 그저 승리하기 위해서 다시 싸워야만 한다는 것만 느끼고 있었다. 그에겐 어떠한 갈망도 없었고, 어떠한 전투의 희열감도 없었으며, 실력에 대한 만족감도 없었다. 이 경호원을 내게서 떼어놓는 것은 작업이었으며, 단지 필요해서 한 것이고, 그는 엄청날 정도로 솜씨가 좋았다.


그에겐 경호원 만큼의 스피드가 없었다. 그의 신경계통은 그 어떠한 증강시술도 되어 있지 않았다. 오직 그가 가진 것은 검에 대한 실용적이면서 뛰어난 실력이었고, 평생 동안 실제 전장을 돌아다니면서 갈고 닦은 천부적인 재능이었고, 검술 사범의 도장에서 얻은 것 따위가 아니었다.


그는 두껍고 곧게 뻗은 날을 가진 행어(hanger, 커틀라스의 일종)로 무장하고 있었고, 망-고슈(main-gauche)를 함께 들고 자신보다 날쌘 경호원의 반격을 쳐내고 있었다.


나는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도망칠 기회였다.


새로 나타난 사내가 내가 옆으로 빠지는 것을 보았다.


“그러지 마라!” 합을 주고 받으며 끙 소리를 내면서 그가 나에게 고함을 질렀다. “자리에 앉아서. 기다려라. 딴데 가지 말고 있어라.”


나는 딱히 그의 명령을 듣고 싶은 기분이 아니었다. 한편 내게 명령하면서 그는 잠깐 경호원으로부터 눈길을 떼었다. 그 순간 블랙워즈의 부하가 달려들면서 그의 갈빗대 부근을 왼쪽으로 베었다. 칼로 베인 그의 바디슈츠에서 피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그가 몸을 돌리지 않았다면, 세그룰은 그의 심장을 찔렀을 것이다.


이걸로 인해 내 보호자는 심히 심기가 뒤틀렸다. 그는 경호원에게, 내가 이 일지에 감히 기록하지 않을, 어떤 단어들을 사용해서 불러댔다. 그 순간, 새로 나타난 자가 격노하는 것을 보면서, 경호원은 무언가 커다란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느낀 것 같았다. 그는 깨워선 안되는 잠자던 무언가를 깨웠다. 그가 고통을 그에게 주었고, 고통은 박차로 작용했다. 세상 풍파를 겪은, 끈덕지면서 단호한 이 노장에게서, 그의 천천히 타오르던 프로 의식이 상처로 인해 자극받아서 한순간에 폭발했다. 그에게서 침착함이 사라지고, 자기 주변을 돌아다니는 발빠르고 증강된 킬러에게서 심히 짜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망-고슈를 경호원의 가슴에, 그의 명치 바로 아래에 순식간에 찔러넣더니, 그를 마치 낚시바늘에 걸린 고기를 들어올리는 것 마냥 들어올렸다. 경호원은 경악하면서 그의 입을 빠르게 벌렸다 닫았다를 반복했다. 그의 눈이 휘동그래졌다. 그는 그의 칼을 떨어트렸다. 여전히 상대방을 그의 단검에 꿰뚫어 들어올린 채로, 새로 온 자는 경호원의 목을 행어로 단 일격에 참수해 버렸다.


그리고 그는 그의 단검으로부터 시체를 떨어트렸다. 피가 잘린 목과 배의 상처로부터 쏟아져 나왔고, 내 보호자의 발 주변에 커다란 웅덩이를 만들었다. 경호원의 썰린 머리는 놀라울 정도로 멀리 날아가서, 한쪽 뺨이 바닥에 닿은 채로 작은 피의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내 보호자가 나를 쳐다보았다.


“날 따라와야 한다, 아가씨.” 그가 말했다.


“그런가요?” 나는 답했다.


“옥좌시여” 그가 중얼거렸다. “너의 그 표정, 입술이 움찔거리는거, 정말 그녀와 너무나 닮았구나.”


“당신은 누구시죠?” 나는 물었다.


“내 이름은...” 그는 말을 멈췄다. “뭐 내 이름을 알아서 뭐하려고? 넌 그냥 날 따라오면 되는거야.”


“방금 그 용병에게서 절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만” 나는 답했다. “하지만 제가 왜 당신의 말에 따라야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지금 당신은 사람 하나 쯤은 손쉽게 머리를 날려버릴 사람임을 증명하셨구요.”


“옥좌여 맙소사” 옆구리의 베인 상처를 만지며 그가 날카롭게 말했다 “닥치고 날 따라와.”


“당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요” 나는 말했다.


“난 나일(Nayl)이다” 그가 말했다. “나일. 난 지금 네 친구고, 어디까지나 니가 비협조적으로 나오지 않을 때의 이야기지만”


“제게도 다른 친구들이 있어요 나일씨” 나는 말했다.


“지금 여기엔 없잖아” 그가 말했다. 그의 억양은 무엇일까? 투바 사투리? 로키?


“제겐 다른 적들도 있어요” 나는 덧붙였다.


“걔들도 지금 여기--” 그는 말을 하려다가 내 눈이 짓는 표정을 보았다. 그는 한숨을 쉬면서 다시금 정말로 무시무시하게 끔찍한 욕설을 퍼붓더니 고개를 돌렸다. 다른 경호원 두명이 나타났고, 한명은 여성이고 다른 하나는 남성이었다. 그들은 칼을 뽑아들고 그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니들 다 엿이나 쳐먹어!!” 자신을 나일이라고 한 사내가 그 둘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갑자기 매우 일손이 많아졌다. 내가 그를 도와줘야 할까 고민했다.


“베이타!” 그때 한 목소리가 나를 불렀다. 내가 고개를 돌리니 라이트번이 벤치 뒤편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내게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하였다. 나는 수상한 나일씨 보다 라이트번을 더 신뢰할 이유가 있다고 느꼈다. 나는 저주받은자를 향해 달려갔고, 내가 그를 블랙워즈의 수하들과 싸우도록 내버려 두면서 떠났다는 것을 깨달은 나일은 분노에 차서 나를 불렀다.


라이트번은 내 팔을 붙잡고 대성당의 뒤편을 향해 달려갔다. 어둠이 돔 안을 채우고 있었고, 거기서 비춰지던 별들은 내가 알거나 방문하고 싶던 별들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변색되고 핏발이 서 있었으며, 어딘가 질병으로 가득찬 우주공간에서 온 것들 같았다. 여전히 싸이킥 마법의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


“유디카는 어디있죠?” 나는 물었다.


“어딘가에” 그가 답했다.


“그건 충분한 대답이 아닌데요, 저주받은자씨!” 내가 말했다.


“그는 위층에 있었다.” 라이트번은 이쪽 저쪽을 두리번거리며 추격자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를 잃어버렸다. 주의를 돌리기 위해 양동작전을 하겠다고 말하더군.”


“이건 그가 한 것이 아닌데요” 나는 쏘아붙였다.


“그렇군. 나도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가 동의했다. “그는 우리 위의 흉물스러운 혼란을 역겨워하며 쳐다보았다. “우리가 헤어진 이후로 그를 보지 못했다.”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이 광기 속에서 그자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는 나를 쳐다보았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 그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넌 어디에 있었고? 무슨 짓을 한 거냐?”


“설명할 수 없어요” 나는 답했다. “지금은 아니에요. 아마 이곳에서 멀리 떨어져서, 대체 내가 뭘 봤는지 천천히 생각할 시간을 갖고, 그것에 대해서 이해한 다음에요.”


나는 그의 시선을 마주 바라봤다. 뒤집어 쓴 후드 아래에서 보이는 그의 걱정스러운 눈빛은, 지금 이 시간 황제 폐하의 제국 안에서, 오로지 그 만이 나를 무언가 물건이나 상품이 아니라 진짜로 인간적으로 걱정해 주는 유일한 사람인 것 처럼 느끼게 해 주었다.


“난 오늘 어떤 것들을 봤어요, 레너” 나는 나 자신도 놀랄 감정을 드러내며 말했다. 내 목소리는 갈라지고 있었다. “나는 단 한번도 볼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들을 보았고, 그 누구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들을 봤어요. 난 지금 정말 불안해요”

“너 지금 쇼크 먹은 것 같다” 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마도 그럴거에요” 나는 답했다. “이제 제발 나한테 말해줘요. 당신하고 유디카가 탈출할 어떤 계획을 만들었나요, 아니면 모든게 다 임기응변인가요?”

“계획은 있다.” 그가 말했다. “비스므리한 거지” 그는 조금 덜 자신있다는 듯 덧붙였다. “네 친구 유디카가 구상한 건데, 그 술주정뱅이 셰드레이크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토록 역겨운 인간이지만, 재능은 있더라.”

“제가 말한 대로 유디카가 교회 장로들에게 찾아갔나요?” 내가 물었다.

“난 그를 보지 못했다고!” 그가 반복했다. “다시 만나서 네 제안을 전하지 못했단 말이다.”

그가 옳았다. 그는 내게 이미 말했다. 내 정신은 지금 산만해져 있었다.

“우리는 서쪽으로 간다” 내 손을 붙잡고 거대한 성가대 무대 아래에 있는 황금색 행각을 사이로 뛰어가면서 그가 내게 말했다. “거리에 사람들이 적을 지도 모르는 출구 두곳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성 에일로나(St. Eilona)의 납골당 뒤에 있는 옆문이 있다.”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알죠?” 내가 물었다.

“난 여길 잘 안다” 그가 끙 하며 중얼거렸다.

“어째서요?”

“여기서 일한 적이 있다” 그가 말했다. 그것은 어색하고 마지못한 듯 한 고백이었고, 순간 그가 이걸 밝힌 것을 후회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더 이상 그를 자세히 추궁할 시간이 없었다.

그는 행각을 빠져나와서 대중들과 신도들이 지하의 납골당으로 갈 수 있게 해 주는 석재로 된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낙오자들과 병든자들이 이 곳에 머물고 있었고, 대성당에서 나가기 위한 큰 고난에 빠져있었다. 그들은 절뚝거리고 발을 질질 끌고 있었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거나, 매우 질겁해 하고 있었다. 몇몇은 그들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경에 울부짖으며 자기 자신들을 자해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 사이를 뚫고 나갔고, 라이트번은 몇몇 꾀병을 부리는 자들을 우리 앞에서 밀쳐냈다. 계단 위에는 버려진 화환과 기도문이 적힌 종이와 봉헌용 동전과, 흩날리는 봉사 명령서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우리가 지나가면서 밀쳐낸 몇몇 민간인들은 우리에게 저주를 퍼붓거나 손이나 손에 쥐고 있는 물건으로 우리를 때리기도 하였다.

계단의 바닥 부근에서, 계단통은 넓은 판석이 깔린 층계참으로 이어져 있었고, 벽에는 구리로 된 성인들과 그들의 행적이 새겨진 명판들이 걸려져 있었고, 그것들은 공물들이나 꽃이나 리본등과 함께 꽃바구니 처럼 걸려 있었다. 그 때 두명의 가면을 쓴 사원 문지기들이 나타나서 우리를 발견하고는, 군중 사이를 헤집고 나가면서 우리에게 다가오려고 하였다.

나는 나의 커트로를 준비했다. 라이트번은 걸음을 멈추거나 뒤로 돌아가려 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을 밀쳐내면서 성큼 걸어가 그들과 마주서더니,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그들을 조롱하기 시작했다.

공격을 하는 대신에 문지기들은 그에게서 화들짝 놀라 떨어졌고, 그들이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그는 나를 돌아보더니 내 손을 다시 붙잡고 앞으로 계속 걸어갔다.

“뭐라고 한 거였나요?” 내가 물었다.

“난 그들에게 진짜 목표가 북쪽 성단으로 가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어떤 식으로 그들에게 말한 건가요?” 나는 물었다.

“그건 중요하지 않단 말이다 젠장할!” 그가 고함질렀다.

나 역시도 사실 그렇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나는 그가 그들에게 유창한 옴네스어로 말했다고 추측했다. 그것은 사원에서 쓰이는 일종의 방언 내지는 변말 (cant, 특정 집단에서만 사용되는 비밀 어휘)로, 교회의 하급자들이 그들의 업무상 비밀을 대중들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서 쓰는 비밀 언어였다. 그는 매우 유창하게 말했고, 권위를 갖고 말했다. 나의 저주받은 아저씨는 한때 교회의 문지기가 아니었을까 하고 상상했다.

세명의 가면을 쓴 사내들이 더 나타났고, 그는 그들 역시도 강조하는 듯한 손짓을 하며 다른 곳으로 가라고 명령했다. 우리는 거대한 건물의 서쪽 끝에 있는 석재로 된 현관에 거의 도달했다. 내 기억대로라면, 페디먼트 거리(Pediment street)가 바로 그 밖에 있었다.

“그가 차를 준비해 뒀다.” 라이트번이 으르렁거렸다.

“차라구요?”

“친구를 통해서 그가 준비해 둔 자동 마차(motor carriage)다” 그가 말했다.

“지금 셰드레이크를 말하고 있는 건가요?”

“그래, 그래! 그 자 말이다.”

“그리고 그 사람한테 어떤 친구가 있는데요?” 나는 물었다.

“그 거시기 뭐라고 하더라...후원자다” 그가 답했다. “누군가 그가 그리는 빌어먹을 그림들을 좋아하는 인간이다. 그가 과거에 졌던 빚을 가지고 부탁을 해서 우리를 돕게 했다”

“어째서죠?” 나는 물었다.

“그 작자가 널 좋아하는 것 같더구나” 라이트번이 대답했다. 그는 망설였다. “그 놈은 나도 좋아하는 것 같았고” 그는 머뭇거리며 덧붙였다.

출입구가 우리 바로 앞에 있었다. 우리는 전속력으로 달려갔고, 문 밖으로 한낮의 빛이 보였으며, 우리 뒤로 악마의 천둥소리를 뒤로 했다.

한 형상이 햇빛 속에 서 있었고, 우리를 만나러 다가오고 있었다. 그의 윤곽만 볼 수 있었으나 나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계단에서 봤단 사내였다. 반쯤 몸을 절고 있는 검을 든 사내, 뼈로 된 계단에서 그 놀라운 일을 보여준 자였다.

거대한 현관의 석재로 된 상자 모양의 공간에서 우리는 미끄러지듯 멈춰서며 그 자를 마주보았다. 그는 칼을 뽑은 채로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고, 마치 그의 참을성이 슬슬 다해가고 있고 내 위치를 찾아서 탈출을 막기 위해서 필요 이상의 힘을 쓴 것 처럼 보였다.

“쏜은 건틀릿을 원한다 (Thorn wishes Gauntlet)” 나는 그가 복스 마이크에 대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낮은 길에서 방향을 바꿨다(by hallowed path diverted)”

그는 나를 여전히 쳐다보면서 한발자국 앞으로 걸어나왔다. 나는 라이트번이 그를 그저 평범한 사람인 줄 알고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의 공격이 얼마나 부질없을지, 저주받은자가 얼마나 빠르게 후회하고 죽을지 알 것 같았다. 그에게 경고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레너가 행동하지 않길 원했다.

그리고 나는 의지력에 대해서 생각했고, 그리고 저 사내가 아마 또 다시 그의 거부할 수 없는 의지를 나에게 투사해서, 그가 말한 대로 다 따르게 할 것임을 깨달았다.

그의 입이 열리기 시작했고, 명령이 나오려고 하고 있었다.

나는 내 수갑을 비활성화 시켰다.

사내의 입에서 말이 나오려다가 말았다. 순식간에 말문이 막힌 듯, 그의 강력했던 정신이 블랭크의 힘에 가로막혔고 그는 깜짝 놀라 비틀거렸다.

그 순간 라이트번은 그의 거대한 리볼버를 꺼내서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발사했다. 가운데 약실에 장전되어 있던 도어 브리칭 탄이었다.

마치 종말의 소리 처럼 굉음이 현관의 지붕으로 덮혀진 공간 속에서 울려퍼졌다. 그 탄은 키 큰 사내의 센터 매스에 정확히 적중했고, 그는 바로 날아갔다. 그는 수 미터나 날아가서 바닥에 육중한 소리와 함께 뒤로 쓰러졌다.


저주받은자와 나는 그의 몸 위를 뛰어넘어서 햇빛 속으로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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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풍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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