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내용: 하늘항구 바락-쓰링을 덮친 그롯의 파도. 그롬브린달은 앞장서서 파도를 헤치며 생존자들을 이끌고 그롬티-아-그룬드(카라드론 함선)에 타 탈출함. 공중에서도 덮쳐오는 그롯들과 싸우며 나아가던 중 이상한 마법 반응이 일어남.

그롬브린달: (흔들리는 갑판 위에 버티고 서면서 어떤 강력한 원한을 느낌. 도끼를 움켜쥐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적과 마주하며 맹세를 중얼거림.)

카이로스: (속삭임) 너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알았어야 했다. 하지만 네가 그럴 수 있는 길은 없었지. 길이 변화했으니.

그롬브린달의 눈앞에서 배드 문의 형상이 타락한 형상으로 변화함

지금까지 그것은 항상 카이로스의 투영이자 환상이었음

공허한 힘, 광기의 부름, 바보들을 위한 등대

그롬브린달은 실제 배드 문과도 그렇게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바로 속임수의 핵심이었고, 그롬브린달도 이 등대에 이끌려옴

그롬브린달: 나는 너의 장난감이 되지 않을 거다, 악마.

카이로스: 물론 너는 그러지 않겠지, 그럼에도, 물론 너는 그러리니. 너는 게임 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느냐?

카이로스의 불타는 눈이 그롬브린달을 집어삼킬 때까지 커지더니, 사고의 공간에서 줄어들기 시작함

정신 차린 그롬브린달은 갑작스럽게 엄청나게 먼 거리에서 달도, 불타는 인장도 아닌, 뒤틀린 지팡이 위의 보석 중 하나를 바라봄

지팡이는 한 쌍의 새머리를 지닌 기괴한 생명체가 한 쌍의 발톱으로 높이 치켜들고 있었음

카이로스: 오 아니, 멀지 않아. 오 아니, 끝나지 않았어. 이제 막 판이 짜여졌다.

카이로스: 영원의 척도로 보면, 이 게임은 오래 전에 끝났다. 그리고 항상 그래왔던 대로 끝났지. 파멸로 말이다. 그리하여 약속도 깨졌도다.

그롬브린달은 그룬티-아-그룬드 내에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들의 몸부림, 투쟁, 공포, 고통, 분노 등을 느낌

그런 수많은 필멸자들, 그리고 그런 불운, 그럼에도...

그롬브린달은 공기 중에서 은빛과 마법을 느꼈고, 바람이 이상한 비명을 지르고, 수많은 무언가들이 그룬티-아-그룬드와 그를 지나치고 그를 조롱하듯 우회하며 내려감

바락-쓰링으로

언제나 그래왔듯이 파멸의 실타래가 듀아딘의 요새로 모여들고 있었음

언제나 그래왔듯이 그롬브린달에게 듀아딘들을 도우러 개입하라고 손짓하고 있었음

그롬브린달: (질책하듯, 지친 목소리로) 그럼 이게 전부 네 짓이었겠군.

그롬브린달: 무언가 냄새를 맡았다. 계략을 꾸미는 어느 꼬마 그림자 같은 거였는데. 이제야 알겠구나. 운명을 자아내는 자(Fateweaver)라고 불렸던 카이로스. 오래된 이름이지.

카이로스: 악마의 이름으로 악마가 불려나오리니.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늦었다. 나는 여기 있다.

그롬브린달: 나도 오래된 이름을 하나 갖고 있다.

카이로스: 그리고 구름 속에서 길 잃은 네가 여기 있다. 내가 강림함으로써, 옛 약속들이 산산조각나는 것이 보인다.

카이로스의 환상이 사라짐

그롬브린달은 에테르 속에서 불길한 무언가의 접근을 감지함

에오지에 오랜만에 등장해서 자신만만한 카이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