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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없다> 은혜갚기모바일에서 작성

reav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4 17:51:00
조회 74 추천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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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마지않는 <미지의 여인에게서 온 편지> 이후의 막스 오퓔스 영화는 전부 봤지만, 반대로 그 이전의 막오는 제게 미개척지였습니다. 친애하는 나카마인 정갤 덕분에 드디어 그 미개척지에 첫 발걸음을 들이게 되어 기쁩니다.

막스 오퓔스의 영화들을 보며 드는 가장 큰 인상은 <내일은 없다>에 대사로 직접 나오기도 하듯 "달콤하면서도 씁쓸하다"는 겁니다. 화면은 지극히 아름다운데(프레임 단위로도, 카메라의 우아한 움직임을 포함한 숏 단위로도) 내용은 그렇지 않아요. 대체로 인물들의 감정과 행동이 어리석게까지 느껴집니다. 예를 들면 <미지의 여인...>의 그 바보 같은 순정. 사실 바보 같은 순정은 그의 다른 작품에서도 자주 보입니다만. 혹은 <라 롱드>나 <마담 드>에서 보이는 쾌락(혹은 욕망)을 쫓는 순진한 모습이랄까요. 물론 그것을 바라보는 태도 자체는 두 작품이 판이하게 다릅니다만. 후자에는 차가운 냉소가 있어요. 막오는 욕망의 대상이 사랑이라면 그것이 설령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어리석어 보일 지언정 긍정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내일은 없다>는 막오의 영화 중 분류하자면 '순정'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블린의 행동은 일반적인 시선(영화 속 친구 앙리가 이 시선을 대변하는듯 합니다)에선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고작 3일 머무를, 그것도 10년 전의 사랑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내던지다시피 하다니요. 하지만 막스 오퓔스는 지속적인 디졸브를 통해 과거가 그저 지나간 과거-현재와는 독립된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현재는 지극히 과거의 연장이고, 그로부터 벗어난 '내일은 없다'고 단언하는듯 합니다.
그 잔인하게까지 느껴지는 제목 때문에 영화 속에서 내일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이 영화에서 에블린과 조지를 담는 장면들은 눈여겨 볼만합니다. 과감히 180도 상상선을 깨거나 대체로 그들을 나란히 두어 마주보지 못하게 합니다. (차, 극장 등) 계속해서 이들에게 내일이 없다는 걸 상기시킵니다. 잔인한 사람.

<내일은 없다>의 마지막 시퀀스, 특히 빈 자리의 몽타주라고 불러야 할 숏들은...막오의 영화 중에서도 가장 뭐랄까요. 정말 가슴이 미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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