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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악존않 주저리앱에서 작성

달껄룩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28 19: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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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작품을 몇 안 봤고 또 부국제부터 여러 가지로 말이 오가던 영화라 오히려 기대를 안하고 봤는데 엄청나네요. “마지막 장면을 마주 보면서 처음부터 다시 보겠다고 결심하게 될 것이다”라는 정성일 평론가의 말을 보고 영화를 봤는데 정말 말처럼 엔딩은 뒤통수를 맞은 것 같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 연유로 무작정 글을 쓰고 싶어졌으니(얘기 나누고 싶으니) 솔직한 인상을 정리 없이 주저리 적겠습니다.(서두에 밝히는 영린이 경고이기도 한)
   
우선, 균형을. 도식화하는 감이 있긴 하지만 도식화가 으레 그렇듯 아마도 많은 분들이 비슷하게 느꼈을 것 같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갈등의 시작인 설명회에서 회장님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나듯 균형을 유지하는 거죠. 쇼트의 이동부터 균형을 잡는 것 같은데 오프닝의 이동은 뒤로 향하고 엔딩의 이동은 앞으로 향하는 것이나 자동차의 앞뒤를 통해 균형을 유지하는 그런 이동 쇼트들 말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엔딩도 꽤나 설득이 되는 것만 같습니다. 빗맞은 사슴과 하나 그리고 외부에서 지역으로 들어 오는 타카하시와의 균형을 마을회장의 심부름꾼인 타쿠미가 맞추는 것이죠.
   
그리고 혼란에 빠졌습니다. 느낀 바와 납득이 되지 않은 부분이 많더군요. 도식화에 매몰되어서 중요한 걸 보지 못한 우려도 있었지만 자연 보호를 위시한 균형 맞추기의 도식화 자체가 명쾌하지 않달까요. 무엇보다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제목이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아니, 정확힌 영화 자체보단, 관객에게 던져버리는 제목이라고 할까요. 따지자면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2023)의 층위입니다.
   
눈에 띄는 건 카메라입니다. 카메라를 전혀 숨기지 않고 표현하더군요. 사람이 아닌 자연이 주체가 되는 카메라들과 땅와사비를 소개하는 장면은 카메라를 바라보는 듯한 장면도 있고요. 적지 않은 쇼트들은 카메라에 갇힌 자연의 프레임이고 사람은 지나가는 배경에 지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자연보다는 사람이 주체일 때(타카하시와 마유즈미의 드라이브 장면) 몰입이 되고 일련의 자연은 미스터리 그 자체입니다. 다시 말해, 브레히트가 생각난달까요. 아니면 고다르일까요.
   
그렇다면 즉사하지 않고 빗맞은 사슴, 생사를 알 수 없는 엔딩의 타카하시와 하나, 반말을 하는 타쿠미와 존댓말을 하는 기획사 직원들 심지어 오프닝의 EVIL DOES NOT EXIST에서 NOT이 뒤늦게 나오는 것까지, 답을 주지 않는 건 의도적으로 관객을 멀리하고 사유를 던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중간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 역시 타쿠미의 말처럼 사실상 외부인이나 다름없는 지역민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인물들은 타자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유(담론)란 게 없어 보입니다. 설명회에서 서로 돕자고 말했던 타쿠미도 결국 사슴이 어디로 가는지는 말하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외부인 타사하시 또한 사유보다는 위치를 옮기는데 그칩니다.
   
일련의 반복 장면이 있습니다. 물을 뜨고 차 트렁크에 옮긴 뒤 멀리서 들리는 총소리. 타쿠미는 그것을 방아쇠로 깨어나고 하나를 데리러 가는 장면. 관객과 타쿠미가 동치 된다고도 생각되는 순간인데 하나야말로 사슴과 동화되는 듯한 클로즈업과 소에게 여물을 주는 장면을 보아 중간에 속해있지 않은 지역민입니다. 그는 ‘멀리서’ 들리는 총소리를 통해야 딸을 떠올립니다.
   
다다른 엔딩에도 여전합니다. 피상적인 사유가 아닌 제대로 된 담론을, 초현실적인 분위기와 함께 관객에게 더욱 강하게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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