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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에게 우유를 주지 마세요앱에서 작성

ㅇㅇ(121.155) 2021.12.13 02:41:48
조회 502 추천 3 댓글 2
														

한달 전, 숲에서 용의 알을 주웠다. 용은 굉장히 강한 생명체이나 낳자마자 부모에게 버려지기에 최상위 포식자임에도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다. 태어나기 전의 용의 알을 얻는 데 성공한다면 그것을 길들일 수 있고, 길들인 용은 마을의 치안 유지나 큰 힘이 필요할 때 커다란 도움이 되어준다.


물론 그것은 제대로 키웠을때의 경우이다. 대부분의 알려진 기록들은 용을 키우다가 용이 도망가거나, 죽어버리거나, 심하면 잡아먹히는 경우였고 성공한 경우는 국가 기밀급의 자료이기에 알려진 바가 사실상 없다. 결국 아무것도 모른 채 용을 키워야만 했다.


다행히 주워온지 일주일만에 알은 깨어났지다. 용이 깨어났을때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빠르게 성숙하며 살아남지만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게 되어 깨어나자마자 보일 우호적인 존재, 즉 부모가 필요했고 그건 자연스럽게 알을 주워온 내가 되었다. 사실 알을 주워온 뒤 가장 알에 많이 붙어있던 것 또한 나였기에 내심 이 역할을 맡고 싶기는 하였다.


미리 준비한 잘게 찢어진 날고기를 주자 새끼용은 그걸 게걸스럽게 먹어치웠고 곧바로 잠에 들었다. 거의 보름동안 용은 먹고 자고 싸기만 반복하며 몸집을 빠르게 불려나갔고, 지내던 축사의 크기가 버거워지며 결국 지내는 곳을 바꿔야만 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용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배고파!"


처음으로 녀석이 한 말이었다. 어휘수준이 높지는 않았지만 일상적인 대화를 거의 완벽히 구현 가능한 수준에 용의 지능이 얼마나 높은지 체감이 되었다. 그리고 그날 녀석에게 아직 이름이 없다는 것 또한 깨달았고, 잠시 고민하다 비늘색이 하늘색이고 하늘을 잘 날라는 중의적 의미로 하늘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다행히 하늘이는 이름을 좋게 받아들였고, 공터에서 지내도 좋다는 말과 함께 거주지 문제가 해결이 되었다.


그 후 하늘이는 아직 어려서 용에게 두려움이 없는 아이들과 주로 대화하며 날을 보냈다. 물론 하늘이도 아직 어린 아이이기도 했다. 용의 성숙 기준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생각은 그랬다. 문제는, 밥이었다.


하늘이가 커져가며 먹는 양의 거의 소 한마리분이 되었지만 사냥을 전혀 해본 적이 없었고, 아직은 할 의향도 없어보였다. 혼자서 컸다면 지금쯤 숲에서 마구 날뛰고 있었겠지만 그럼 우리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으리라. 그리 생각하면서 대안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우선 야채류는 전혀 먹지를 않았고 곡물은 먹기는 했지만 그리 좋아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아직은 사냥해온 고기가 남아있었지만 며칠 안에 전부 떨어질 것이었고, 최근 마을 사람들도 그 때문에 고기를 먹지 못하고있었다. 기르는 가축들도 있긴 했으나 그것만큼은 건드릴 수 없었다.


그렇게 여러 의견들이 오갔지만 마땅한 답이 나오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어느날 하늘이랑 같이 있을 때, 갑자기 하늘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무언가에 관심을 보였다.


"갑자기 일어나지 말라고 했잖아. 물건들 바람에 날아간다니깐."


"미안. 근데 저기 맛있는 냄새가 나서. 저게 뭔지 알 수 있을까?"


하늘이는 침을 흘리고 있었다. 냄새를 맡아보자, 고소한 우유의 향이 나고 있었다.


"우유죽같은데. 한번 먹어볼래?"


"응!"


하늘이는 꼬리를 마구 흔들며 우유죽을 기다리고 있었고, 한 바구니를 받아와서 식힌 뒤 입에 부어주었다.


"엄청 맛있다! 더 먹을래!"


열 명 정도가 먹을 분량이 사라졌지만 식량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우유는 구하기 쉬웠고, 그것도 곡물이랑 섞어서 만든 우유죽이라면 그나마도 훨씬 덜 들어갔기에 여유가 생길 것이었다.


그렇게 한 시름 놓은 그날 밤이었다. 하늘이가 앓는 소리를 내며 잠에서 깼고, 옆에서 자고 있던 나도 덩달아 깼다.


"왜그래... 어디 아파?"


"아랫배가 엄청...크르르륵..."


아직까지 하늘이가 아픈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었고, 늦은 밤임에도 마을사람들이 대부분 하늘이의 신음소리에 깨었다. 그리고 그 중 비록 동물에 대한 지식은 없지만 의사인 사람이 다가왔다.


"점심때 먹은 우유죽이 문제인걸까요? 다른 사람들도 먹었지만 별 탈은 없었는데..."


"음...혹시 하늘이가 저번에 우유를 먹어본 적 있나요?"


"네? 아니요...제가 알기론 없어요."


"혹시 유당불내증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유당불내증?"


"말 그대로 우유를 소화하지 못 하는 겁니다. 포유동물이 아닌데다 부모에게 의존해서 자라지도 않는 용들은 우유를 먹을 일이 없을테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럼...어떻게 해야 하죠?"


"쉽게말해 배탈이 난 거니 그냥 시간이 지나면 되겠지만..."


"끄흑!"


'뿌아아아앙'


하늘이의 꼬리가 살짝 들리더니 우렁찬 소리를 내며 대량의 가스가 뿜어져나왔다.


"...커흑, 컥...우욱..."


"...아마 오늘 밤 쭉 이럴 겁니다. 큰 일은 아니니 걱정은 안하셔도 되니, 저는 이만 들어가겠... 읍..."


"감사합니다...여러분들도 전부 들어가세요..."


그렇게 소동은 일단락이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하늘이의 곁에 있었다. 하늘이가 날 꼭 붙잡고 있었고, 나도 떠날 생각은 없었다.


"그...방귀 마려우면 참지 말고 뀌어."


"아, 응..."


'뿌우우욱'


하늘이의 몸집이 커지면서 그만큼 배설물의 양이 늘기도 했지만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에 화장실을 두고 빠르게 똥오줌을 가렸기에 도통 맡을 순 없는 냄새였다. 그리고 굳이 맡고 싶지 않은 냄새이기도 했다.


'뿌웅, 뿡...푸쉬이이익...'


하늘이가 몸을 말고 있었기에 멀지 않은 곳에서 방귀가 내쪽으로 향했고, 냄새가 가시려고 할 때마다 계속해서 추가로 충전되며 마치 나를 고문하는 것 같았다. 그러다 하늘이가 머쓱했는지,


"...냄새 구려?"


"응? 아니야. 계속 뀌어도 돼."


"그, 그럼...배가 차가워서 좀 더 웅크려도 될까?"


"아, 응..."


긴 꼬리가 앞을 가로막으며 독립된 공간을 만들어냈고, 그마저도 위가 날개로 덮히며 거의 공기가 통하지 않게 되었다.


'뿌우우우웅'


또 다시 큰 소리로 방귀가 터져나왔고, 이번엔 주변이 막히니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듯 했고 안에서 공기가 맴돌며 안그래도 독한 냄새가 더욱 빠져나가지 않았다.


"정말, 정말로 괜찮은거지..?"


"어, 무, 물론이...읍...끄웩..."


결국 구역질을 참지 못하고 토를 하고 말았다. 식도가 타는 듯 하며 고통스러운 것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하늘이가 받을 마음의 상처가 더 걱정되었다.


"괜찮구나...알았어."


"헉...허윽...어..?"


'푸쉬이이익'


분명 내가 토하는 것을 몰랐을리가 없는데...왜 저런 반응을 보인 걸까. 무안해서 모른 척 한 걸까. 그렇다면 날개라도 잠시 열어줄 수도 있을텐데...


쌀쌀한 바깥 날씨에 비해 내부는 축적된 방귀에 매우 더웠고, 배가 차가운 하늘이에겐 좋은 환경일 것 같았다. 그 안에 있는 나는 죽을맛이었지만.


하늘이는 계속해서 말없이 방귀를 뀌었고, 난 그 안에서 최대한 하늘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숨을 죽이고 토하면서 가만히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별안간 하늘이가 입을 열었다.


"어, 어떡하지..?"


"왜...그래..?"


"응가가 마려운데 몸에 힘이 없어...화장실에 못 갈 것 같아..."


"응? 아, 괜찮아... 나중에 치우면 되니까..."


"그래? 다행이다. 그럼..."


'뿌우욱'


"그...하늘아..? 이 상태로 응가하는건 아니지..?"


"..."


'뿍'


"하늘아? 듣고 있어?"


'푸륵'


바로 옆에 물설사가 살짝 나오며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하, 하늘아?? 나 안에 있는 거 알지???"


그때, 지금까지 움직이지 않던 하늘이의 앞발이 나를 아랫쪽으로 밀었고,


'푸르륵, 푹, 푸드드드득...'


바로 앞에 위치하게 된 똥구멍에서 마치 틈이 생긴 댐처럼 설사가 마구 쏟아지며 내 얼굴을 강타했다.


강한 수압에 나는 뒤로 넘어졌고, 그럼에도 설사가 끊임없이 쏟아지며 허우적거리다 일부는 입과 코에 들어가고...그러다 정신을 잃었다.




눈을 뜨자 난 침대에 누워져있었고 앞에는 의사가 있었다.


"정신이 드십니까?"


입을 열자 속 깊은곳에서부터 똥냄새가 올라왔고, 숨이 막히며 토가 올라왔다.


"그...당분간 힘드시겠지만 냄새가 가실때까지 고생을 좀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몸에 똥독이 올라서 며칠간 좀 가려울겁니다."


그제서야 어제 있던 일이 떠오르며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하늘이를 보러 갔다.


"아, 좋은 아침."


하늘이는 매우 팔팔한 모습으로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속은 좀 괜찮아?"


"응. 다 나았어."


여러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뭐부터 말해야할지 정리하던 찰나, 하늘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이제부턴 화장실에 같이 가자. 안 그럼 다른 사람 데리고 갈거야."


"그게 무슨 뜻이니..?"


"아, 방귀 마렵다. 움직이지 마."


하늘이가 빠르게 돌며 바람에 넘어졌고, 정신차리자 하늘이의 엉덩이가 내 바로 앞에 있었다.


'뿌우웅'


"끄아아악!"


"왜 그래, 어젠 괜찮다며. 그리고 응가도 버텨야 할 텐데 이걸로 쓰러지면 안돼!"


"아니...그...어째..서?"


그때 의사가 와서 설명을 해주었다.


"어제의 참사...이후 조사를 해보았는데, 용들은 자신의 물건에 마킹하는...그러니까 배설물을 묻히는 성향을 가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이런 형태일줄은 몰랐지만요... 똥독은 아마 내성이 생길 것 같지만 냄새는 좀 전에도 말했다시피 적응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그 말에 어이가 없어 하늘이를 바라보았다.


"그러니 미리 화장실 한번 가볼래? 응가가 산더미처럼 쌓여서 목욕도 할 수 있을거야!"


"아, 아니 잠깐..."


어느새 하늘이가 나를 낚아채고 날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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