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자:
이제 일반적인 질문을 하나 드릴게요.
제가 얼마 전에 두 게임을 비교하는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대히트를 친 '슈퍼마켓 시뮬레이터'였고,

다른 하나는 비주얼은 훌륭하지만 성적이 저조했던 '바이오닉 베이'였죠.
크리스 씨의 블로그에서 배운 지식으로 분석해 본 결과,
두 게임의 운명을 가른 가장 큰 요인은 '장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한쪽은 아주 핫한 시뮬레이션 장르였고,
다른 쪽은 스팀에서 힘을 못 쓰는 퍼즐 플랫포머였죠.
장르에 대해 좀 더 말씀해 주시겠어요?
스팀에서 가장 잘 나가는 장르는 무엇이고,
피해야 할 장르는 무엇인가요?

크리스:
네, 저는 장르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르를 고르는 순간 마케팅적 운명이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해요.
제가 말하는 일일 특가, 위시리스트, 인플루언서 마케팅, 넥스트 페스트 같은 것들도
장르 앞에서는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어떤 분들은 "크리스, 당신이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 게임이 안 팔려요"라고 하시는데,
보면 장르가 퍼즐 플랫포머나 2D 플랫포머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안타깝지만 그런 장르로 성공하기는 너무나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스팀이 매번 변한다고 하지만,
크게 보면 장르의 선호도는 생각보다 빨리 변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꼭 배워야 할 점이 있는데,
콘솔 시장에서 오신 분들은 특히 당혹스러워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인디 개발자가 닌텐도를 좋아해서 게임 개발을 시작합니다.
저도 그래요. 옷장에 닌텐도 기기가 종류별로 다 있죠.
하지만 닌텐도 콘솔에서 잘 나가는 게임과
스팀에서 잘 나가는 게임은 거의 완전히 다릅니다.
사람들은 닌텐도 게임을 하며 자라서
"스팀에도 닌텐도 같은 게임을 만들어야지"라고 하지만, 결과는 처참하죠.
이건 시대가 변해서가 아니라 '문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스팀의 문화와 닌텐도의 문화는 완전히 달라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봐도 PC 게임의 대히트작들은 '심시티'나 '심즈' 같은
탑다운 뷰의 건설 게임, 시뮬레이션 게임들이었습니다.
90년대 마이크로소프트의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같은 것들이죠.
제가 '만들고 짓는(Crafty-buildy)' 게임이라고 부르는 이런 장르들은
PC에서 항상 인기가 많았지만 콘솔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반면 콘솔의 대작들은 '젤다의 전설'처럼
모험가가 되어 선형적인 모험을 떠나는 게임이나
'마리오' 같은 선형적인 내러티브 게임들이죠.
하지만 PC는 항상 샌드박스였습니다.
부품을 줄 테니 마음대로 조립해 보라는 식이죠.
'문명'이나 '심즈'처럼요.

많은 개발자가 이걸 모르고 덤볐다가
스팀 유저들의 취향이 닌텐도나 소니, 엑스박스와는 다르다는 걸 뼈저리게 배웁니다.
제가 추천하는 건 '만들고 짓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게임의 콘텐츠가 메타데이터와 조각들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나오는 게임들이죠.

마인크래프트를 안 해보셨다면 꼭 해보세요.
마인크래프트에는 거창한 스토리가 없습니다.
엔더 드래곤이나 마을 주민이 있긴 하지만,
핵심은 사물들을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결합하는 것이잖아요?
도구를 업그레이드하고, 아이템을 제작하고,
A와 B를 합쳐서 C를 만들고,
C 다섯 개를 합쳐서 더 큰 걸 만드는 식의 '메타 진행(Meta progression)'이 중요한 게임이었죠.

스팀 유저들은 보통 30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기대하는데,
인디 규모에서 30시간 분량의 '선형적인' 콘텐츠(레벨, 보스 등)를 만드는 건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메타 진행 시스템을 갖추면
인디 예산으로도 충분히 30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인디 개발자가 스팀을 배우기 위해 시도해 볼 만한 입문용 장르는 '방치형 게임(Idle games)'입니다.
지금 방치형 게임은 제가 말한 '크래프팅-빌딩' 메타 장르 안에 있으면서
아주 인기가 많습니다.
물론 유행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요.
숫자가 올라가고, 아이템을 조합해서
숫자를 더 빨리 올리는 식의 '인크리멘탈 게임(Incremental games)'도 아주 좋구요.

'로그라이크 덱 빌딩'도 여전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슬레이 더 스파이어'처럼 왼쪽엔 아군, 오른쪽엔 적군이 있는 뻔한 방식은 이미 레드오션입니다.
카드 시스템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는 창의력이 필요하죠.

'타워 디펜스'도 인기인데, 여기에 도시 건설 요소를 결합한 '타워 디펜스 플러스' 형태가 유망합니다.
도시를 짓고 거기서 얻은 자원으로 타워를 건설해 적을 막아내는 식이죠.
후디드 호스가 퍼블리싱하는 게임들처럼 자원을 모아 도시를 키우는 전략 게임들도 아주 잘 나갑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 '슈퍼마켓 시뮬레이터' 같은 시뮬레이션 장르는
스팀에서 가장 저평가된, 즉 기회가 많은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하게 인디 개발자들이 시뮬레이션을 잘 안 만들더라고요.
만약 여러분이 아트 실력이 부족하다면 절대 RPG를 만들지 마세요.
팀에 아티스트도 없으면서 그래픽 집약적인 RPG를 만드는 분들을 많이 봅니다.
RPG는 콘텐츠 양이 엄청나야 합니다.
아트에 자신 없다면 시뮬레이션으로 가세요.
'파워 워셔 시뮬레이터', '팩토리 시뮬레이터', '슈퍼마켓 시뮬레이터' 같은 게임들 말이죠.
이런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직업'을 갖는 게임입니다.
가게를 관리하고, 재고를 사고, 직원을 고용하고 임금을 조절하는 등의 메타 레이어가 핵심이죠.
이런 게임들은 화려한 독창적 아트보다는
에셋 스토어의 기본 에셋 같은 현실적인 그래픽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포 게임도 여전히 추천합니다.
비록 '크래프팅' 요소는 없지만,
공포 게임은 짧게 만들어도 유저들이 좋아해 줍니다.
"1시간 정도 즐기는 깔끔한 공포 게임"을 스팀 유저들은 선호하거든요.
제작 자원도 적게 듭니다.
기본 에셋에 피를 좀 묻히고, 조명을 낮추면 끝입니다.
거창한 판타지 세계를 만들 필요 없이
으스스한 병원이나 학교 교실 배경이면 충분하죠.

제가 좀 냉소적으로 말하자면,
학교나 병원 에셋을 다운로드해서 피를 좀 칠하고
조명만 어둡게 해도 아트 준비는 끝난 셈입니다.
농담 반 진담 반이니 너무 화내지는 마시고요ㅋㅋ
여튼 절대로 RPG로 시작하지 마세요.
너무 어렵고 복잡합니다.
FPS도 잘 팔리긴 하지만 엄청난 양의 아트 에셋과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멀티플레이어 게임은 제발 피하세요.

코옵은 괜찮지만, 대전형 멀티플레이어는
로비를 채울 만큼의 인원을 모으는 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인디 게임 하나를 한 명에게 플레이하게 만드는 것도 힘든데,
로비를 유지할 만큼의 동시 접속자를 확보하는 건 말도 안되게 힘든거죠
여러분이 지금 작업 중인 장르가 제가 하지 말라고 한 장르라면 미안합니다만,
이것이 제가 드리는 솔직한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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