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부터 먼저 하자면
중소기업,돈없음,얼굴 평범(반반하다는 소리 많이들음),키174
내생각에도 난 별볼일 없는데

태어나서 두세번 간신히 사귄 여친들은 100일도 못가고 손 만 잡다가 끝나버리니

나도 적당히 이쁘고 착한사람 만나서 연애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

소개팅 어플로는 상처만 존나 받고 이번생에 여친은 없나보다 싶었음

자존감 땅바닥에 연애는 반쯤 포기한거라 적극적으로 구애 안하고

지역 오픈채팅 들어가서 광대마냥 사람들 웃기고 그냥 소소한 애기만 하면서 지냈음

그러다 운좋게 오픈채팅으로 나보다 3살 연하인 여자애가 들어오게 됬는데

어차피 애는 나한테 관심없다, 나 안좋아한다 이걸 기본으로 깔고 갔음

내 성격이 찐따라서 좋아하는거 티날까봐 그애가 카톡하면 말수가 줄고 경직되더라

한달쯤 후에 우연히 알게된게 걸어서 5분거리 진짜 집앞에 산다고 하더라

그래서 집앞에 슈퍼갈껀데 슈퍼로 나오면 아이스크림 하나 사준다고 불렀다

그당시 개 얼굴을 몰랐는데,

난 연애 생각이 없었기에 차라리 편하게 존못녀가 나와서 친한 동생으로 친구먹고

같이 말섞고 밥먹고 놀러 다닐수만 있다면 오케이라 생각했음

난 슈퍼도착해서 살거 다 사고 20분 정도 있다보니

지금 시간이면 포복으로 기어서 와도 도착했을 시간인데, 마침 핸드폰 배터리도 없고 그냥 가야겠다 싶었음

또 배신당했다는 생각에 맘 한켠이 시리고 여자들이 미웠음..

근대 알고보니 애도 씹찐따라서 슈퍼마켓 와놓고선 나한테 말을 못걸어서

스파이 첩보요원 마냥 힐끗 보면서 가판대 사이사이로 피해 다녔다더라

애도 숨어 다니다가 내가 진짜 집갈꺼 같아서 용기내서 말 걸었대

난 안올껀가보다 싶어서 계산하고 가려고 했는데;;

뽀얀피부에 마스크 써서 눈밖에 안보이는데, 크고 맑은눈이 참 이쁘다 싶었음

이게 첫만남이고 내가 탱크보이 하나 쥐어주고 3분정도 짧게 하하호호 하다가 집보냄

이때부터가 내 비극의 시작임,

상사병 존나 걸려서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자꾸 슈퍼앞에서 눈깔 보던게 생각나더라

일에 집중 하나도 안되고

마스크 벗은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 상상도 존나하고
눈감으면 그때 봤던 눈이 더 생생하게 떠올라서 미치겠더라

짝사랑 하는 마음이 너무 괴로웠기에 분명 눈만 존나 이쁘고 하관이 씹창 났을거라 생각하면서

얼굴 한번 더 보고 마음 접기로 함

기회주의자 처럼 더 찐따같이 굴다가

여자애가 영화보러 간다는데 얼씨구나 여기가 신도시라 교통편 거지같고 해서
난 머리 자르러 간다고 뻥치고 가는길에 겸사겸사 태워 준다고 함

같이 영화보고 데이트 하는게 정석이지만 진짜 태워주기만 할 생각이었음
난 신중한 개찐따라서 날 싫어할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기 떄문에 같이 영화 안봄. ㅁㅌㅊ?

영화 혼자서 보라고 하고,

저번에 슈퍼 앞 에서 거지꼴 로 본게 창피 해서

머리 펌 해 달라고 함, 펌 했기 때문에 존나 오래 걸렸음

영화 다 봤다고 집 가자고 카톡 오더라
난 아직 펌 하는 중이어서 영화 다 봤으면 먼저 가던가 어디 가서 조금 시간 때우라고 했다

철저하게 좋아하는 티 안냈음

혼자 코인 노래방 가서 노래 몇 곡 조지고 밥도 먹고 한거 같더라

난 그때 공복에 파마 조지고 하니깐 하루종일 굶어버려서 뭐좀 안먹으면 뱃가죽이랑 등가죽이 붙을거 같아서

데이트신청 그딴생각 없고 살기위해 뭐좀 먹고 싶었음 밥 안먹은티 존나 났는지 배에서 꼬르륵 거리고 지랄 하니까

주변에 텐동집 맛있다고 하더라

웃긴게 지는 이미 텐동 한그릇 먹고 와서 나랑 같이 오자고 한거 였음 나 배고프니까

집가서 시리얼 말아먹을 생각 집어치우고 같이 밥 먹기로 함

별 생각없이 베스트 메뉴 아무거나 주문 시키고 배고파 뒤지겠네 하고 있었는데

여자애가 마스크 벗고 물 한모금 마시더라

그때 얼굴 처음 보게됬는데

이때부터 내 희망은 와장창창탕창 박살나기 시작함

내가 길에서 가끔 봤을법한 존예녀, 너무 이뻐서 슥 한번 보고 눈 깔고 가던 존예녀였음

나랑 급이 다른 얼굴 보자마자 긴장 존나되고 배고픈지도 모르겠고

어쩌다 이렇게 이쁜애랑 이렇게 좁은 식탁에...!! 공황장애 올거같은거임

하관은 분명 못 생겼을 거라 생각하고 마음 접으려고 했었는데

벌써부터 이루어질수 없는 짝사랑에 괴로워죽겠더라

바빠서 이따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