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istj, 상대방 entj였음.

mbti로 그 사람을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왜그럴까 혼자 고민하면서 상대방 입장에서 정리해보고 entj 공부하고 그랬거든.

근데 몇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거 들어맞는게 있기도 했고,

내가 정리하고 싶어서 단점 위주로 쓴 글.

아무래도 헤어진 이유를 생각하면서 쓰다보니 단점이 대부분임.

1. 불도저같음. 노빠꾸

난 표현 많이 하는 스타일 아니고 (친한 사람한테만 함. 근데 오래걸림)

연락도 먼저 잘 안하는데

사귀자고 할때도 재는거없이 바로 엄청 표현하고,

맨날 보고싶다 너무 사랑한다 없으면 못살겠다 여태까지 이렇게 좋아한 사람 없었다 하면서 엄청 돌진함

싸우거나 내가 헤어지자고 했을때도 자존심이고뭐고 엄청 좋아한다고 표현하길래 그 점이 멋있고 좋아보였음.

주변 사람 대할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면 앞뒤 안재고 잘해주는 느낌.

근데 살짝 걱정도 됐음. 나중에 사기당하거나 뒤통수 맞을까봐. ('걔는 절대 그럴리 없어~' 하면서 사람도 잘 믿더라..)

2. 자신감이 넘침.. 근자감도 있음.

본인은 개쩔고 잘났고 앞으로 잘될거라는 믿음이 있음. 본인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함.

그 믿음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멋있었을텐데

문제는 실천이나 노력을 안하면서 자신감만 있으니까 옆 사람이 힘들어짐.. (노력하는 entj도 있을텐데 내가 만난 사람은 아니었음)

그리고 이상과 현실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옆 사람이 떠안게 됨.

세상이 자기중심으로 돌아가야 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돌아간다고 믿는 느낌

3. 나는 혼자있는 시간이 필요하고, 사람 만나면 기빨리는데 반대였음.

상대방은 사람 만나면서 에너지 얻고 모임을 엄청 좋아하더라.

그리고 자주 만나고 싶어했음.

난 아무리 연인이라도 할 일 있을때는 딱 일만 하고, 나중에 연락하고 (분리하는거 좋아함)

자기만의 시간을 두는 게 좋은데 상대방은 그 경계가 없는 느낌.

자꾸 만나려고 하고 집에 안가려고 해서 좀 힘들었는데

그만큼 나를 좋아한다고 그런가보다 하고 나름 맞추려고 했거든 ㅜㅜ

그래서 연속으로 보다가 얘가 집에 돌아가면

내가 앓아눕고 10시간 넘게 자고 그랬음. 난 성향에 안맞아서 피곤했던듯..

4. 자존심 세고 은근 유리멘탈.

자존심이 센데 자존감이 낮은 경우 혹은 열등감이 있는 경우 그만큼 상대방이 너무너무 조심해야 됨.

갑자기 이상한 포인트에 꽂혀서 혼자 열낼때 있음. 주변사람들한테 갑자기 빡치는 포인트가 있더라.

(난 살면서 누구랑 싸운적이 거의 없는데 상대방은 주변인한테 화내거나 치고박는 일들이 많아서 놀랐음)

그리고 생각보다 잘 울고 감성도 폭발하고 눈물쟁이였음..

근데 그건 장점이기도 했어. 귀엽기도 해서 더 안아주고 사랑을 표현해주고 싶을 때도 많았어.

5. 정작 본인은 말 쎄게 함. 그리고 자기 말이 다 맞음.

유리멘탈이라 난 말할때 상대방 심기 건드리면 안됨. 조심해야 함.

상대방은 다혈질이었음. 자기 기분나쁘면 화나서 막 쏟아냄.

근데 본인은 화났다고 인정 안하고 이성적으로, 팩트로 갈긴다, 난 너한테 그저 질문하는거다, 하고 말하는데

했던얘기 또하고 또하고 하면서 감정적으로 쏟아냄.

몇 번 싸워보니까 감히 말대꾸하면 안됨.

그건 나한테 질문하거나 대화하는게 아니라,

그냥 상대방이 열받아서 감정 풀릴때까지 내가 듣고 있어야되는 거였음.

그리고 하고싶은 말 있으면 그 순간에도 못참더라. 생각난 말은 다 해야됨

(나는 안하게 되는 말이 더 많은데 이게 다르다고 느껴졌음. 가끔 하고싶은말 다하는게 부럽기도 했음)

나중에 자기 진정되고나면 화내서 미안하다.. 하긴 했지만 이미 막말 러쉬 받아서 상처받은 상태.

난 그렇게 싸우고 나면 마음이 뜨는 느낌이 들었음.

특히 한번은 상대방이 화내면서 쌍욕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머리에 피가 차갑게 식으면서(현타도 왔음)

'아 정리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팍 들었음.

헤어지면서

너는 속을 모르겠는 사람이야,

헤어지는 이유가 납득이 안간다,

하는 말을 들었는데

나는 이미 갈등상황이 있을때마다 상대방에게 난 뭐때문에 힘들었고, 너의 이런 점이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한다는 점을 여러번 말했었음.

보통 그러면

상대방이 엄청 화를 내고 말이 안통할때가 많아서,

아예 대화가 안통한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많았음.

그래서 나중엔 점점 포기하게 된 것 같아.

그래도 엄청 좋아했기 때문에

이런 과정들을 겪고, 겪고, 겪으면서도 상대방을 못놓고 질질 끌었던 시간이 길었다.

나도 단점이 많은 사람이었겠지만,

순전히 내 입장에서 상대방과 헤어지게 된 이유,

내 입장에서 느꼈던 단점들을 적으면서

상대방을 정리하고자 주절주절 써봄.

사실 많이 좋아했기 때문에 지금도 종종 생각나는데 그래도 아닌 건 아니라고 머리에서 말하는 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