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물생활에 입문하게 되는 사람의 대다수가 물생활 전반에 대한 지식과 용품이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우연히, 혹은 아주 쉽게 생각하고 가볍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사전 지식 없이 물생활을 시작하면서 물잡이라는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 맘고생을 하게 되고, 결국 물생활 자체에 흥미를 잃게 되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기에 그런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짧은 제 지식과 경험을 최대한 쉽게 풀어써봤습니다. 입문자를 위한 내용이기에 복잡한 용어와 수치, 너무 난해한 내용은 생략하고 간략하게 핵심만 풀어서 써봅니다.
1. 물잡이에 앞서 고려할 사항
1) 수조의 크기 : 키우고자 하는 어종의 크기, 개체수 및 행태습성에 따라 수조 크기를 먼저 결정합니다.
2) 바닥재 유무 : 탱크항을 할지 바닥재를 깔지를 선택합니다. 탱크항은 관리가 용이하나 물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바닥재가 있는 항은 바닥재가 일종의 여과재와 버퍼의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물이 더 안정적이나 관리 측면에서는 탱크항에 비해 번거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탱크항은 주로 대형어나 저면어종의 브리딩에 강점을 보입니다. 하지만 강한 산성의 수질이나 알칼리성의 수질 등 일반적이지 않은 수질을 만들어야 할 경우는 바닥재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바닥재가 있는 항이 유리합니다. 유경수초항을 만들 경우 소일 외에 파워샌드라던지 비료라던지 들어갈게 많아지기에 생략하겠습니다.
3) 바닥재 종류 : 키우고자 하는 어종이 선호하는 pH(복잡하게 들어가면 pH 외에도 GH, KH, TDS 등 고려할게 많아지지만 일단 생략하겠습니다.)가 약산성인지, 중성인지, 약알칼리성인지 등에 맞춰 바닥재를 선택합니다. 예를 들면 산성, 약산성의 수질은 소일이, 중성 언저리의 노멀한 수질은 흑사 등의 샌드계열이, 약알칼리, 알칼리성 수질은 산호사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4) 레이아웃 유무 : 수조의 목적에 맞게 레이아웃의 유무 및 재료를 결정합니다. 레이아웃이 들어가면 예쁘지만 손이 많이 갑니다. 단순히 세팅하는데 손이 많이 간다는게 아니라 관리하는데 손이 많이 간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보기에 멋지고 예쁜 레이아웃은 그만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수고를 요구할뿐만 아니라 대체적으로 생물이 살아가는 환경으로서는 그다지 좋은 환경이 아닙니다. 단순히 번식을 위한 브리딩항의 경우 탱크항이라던지 레이아웃을 최소화한 수조가 편합니다.
5) 레이아웃 소재 : 일반적으로 수석을 사용한 석조항의 경우 pH를 많이 상승시키기 때문에 산성, 약산성의 수질을 원할 경우 수석의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배제하는게 좋습니다. 화산석, 황호석, 목화석 등은 수질에 영향을 적게 미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GH와 KH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입문 단계에서는 수석 사용보다는 유목 사용을 권장합니다.
6) 여과기의 선택 : 내가 세팅할 수조의 성격에 맞는 여과기를 선택합니다. 여과기의 종류 및 장단점은 네이버에 검색하면 자료가 넘쳐나니 생략하겠습니다. 대형어는 생물학적 여과로 커버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물리적 여과방식인 측면 여과기가 유리하지만 소형어, 중형어의 경우 측면 여과기는 거르시는게 좋습니다. 스펀지여과기는 무조건 테트라, 외부여과기는 무조건 에하임, 그외에 상면이나 걸이식 등의 여과기는 적당히 쓰시면 됩니다. "여과기 없이도 잘 살아요" 하시는 분들은 뭐 그냥 그렇게 키우셔도 됩니다. 사람도 미세먼지 마신다고 당장 죽는건 아닌데 마스크 같은거 쓸 필요 없겠죠?
7) 여과기의 용량 : 전 "여과는 과할수록 좋다"는 말에 절대 동의하지 않습니다. 과한 여과는 공간낭비, 돈낭비일 뿐입니다. 간혹 수조 전면 제외한 3면에 스펀지 여과기 주렁주렁 달고 이것도 부족해서 외부여과기, 단지여과기, 유동성여과기, 걸이식여과기, 대만식 저면여과기 등등 온갖 종류의 여과기를 때려박고 "난 수조 하나에 브로와 하나 쓴다"라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 집의 구조가 화장실로만 채워져있다고 생각해보면 그리 효율적인 구조는 아니겠죠? 과밀하지 않게 적정 개체수 유지하면서 먹이급여량 조절하고 적정 주기에 정기적으로 환수해주면 과한 여과가 동작할 일 자체가 없습니다. 다만 나는 좀 과밀하게 키울 예정이다 하는 분들은 과한 여과 쪽으로 가시는게 맞습니다.
8) 조명 : 수초 안 키울거면 조명 필요 없습니다. 음성수초 키울거면 비싼 수초전용조명 필요 없습니다. 음성수초의 경우 종류에 따라 수초전용조명의 강한 광량이 오히려 원활한 생장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9) 히터 : 히터는 단순히 물을 따뜻하게 해주기만 하는 것이 아닌 온도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스윙 현상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꾸준히 20도에서만 사는 열대어보다 20도와 25도를 수시로 오르내리는 수조의 열대어들이 더 위험합니다. "저는 히터 없이 키우는데 잘 커요"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사람도 한겨울에 냉골에서 홑이불만 덮고 자도 죽지는 않아요. 건강하지 못할 뿐이죠. 그냥 사는 것과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우리집은 사시사철 24시간 냉난방 빵빵해서 적정온도가 유지된다 하는 분은 없어도 됩니다.
10) 온도계 : 히터의 온도 설정만 믿고 있다가 고장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온도계 하나 정도 달아놓는게 안전합니다. 다만 오차 없이 정확한 온도계는 없습니다. 심지어 같은 메이커의 같은 온도계도 1~2도 정도 차이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니 오차 감안하고 그냥 제일 싼 온도계 쓰시면 됩니다. 또한 온도계가 부착되어 있는 위치에 따라 수온이 차이나기도 합니다.
11) 이탄 : 유경수초항 아니면 굳이 필요 없습니다. 다만 음성수초도 이탄이 있는 환경에서는 더 빠르고 풍성하게, 발색 좋게 자랍니다.
12) 상기 항목 중 여과기와 히터는 최소한의 장비입니다. 간혹 "물고기를 키우고는 싶은데 이렇게까지 투자해서 키우고 싶지는 않아요"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키우다 물고기가 죽는거 감안하고 키우세요. 죽었다고 안타까운척 하지도 마시구요.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조차 만들어주지 않고 잘 살길 바라는건 이기적인 욕심일 뿐입니다. 물론 여과기 없이도 키울 수 있습니다. 양어장처럼 날마다 전체환수해주면 되요. 히터 없이 키우시려면 금붕어나 메다카 같은 냉수어종을 키우세요.
2. 물잡이
1) 새 수조일 경우 : 새 수조의 경우 실리콘독의 제거를 위해 물잡이 전에 수돗물 채워서 2~3일에서 길게는 일주일까지 콩돌만 돌리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실리콘의 독성물질은 수조 제작 과정에서 실리콘이 굳어가면서 공기 중으로 다 날아갑니다. 다만 수조 제작과정에서 유리표면에 이물질이 묻어있을 수도 있으니 이 과정을 거쳐서 나쁠건 없습니다.
2) 중고 수조일 경우 : 사용하던 수조를 물을 빼서 오래 방치할 경우 실리콘의 경화 등이 일어날 수 있으니 물을 채워서 누수 발생 여부를 확인합니다. 또한 본격적인 물잡이에 들어가기에 앞서 락스 희석한 물로 한번 소독을 해주는게 좋습니다.
3) 새 여과기의 경우 : 플라스틱은 따뜻한 미온수에 한번 세척해서 제조 과정에서 뭍어있는 이물질을 제거해주는게 안전합니다. 스펀지는 수돗물에 조물조물 주물러 몇번 세척한 후 깨끗한 수돗물에 하룻밤 정도 담궈놓는걸 권합니다.
4) 중고 여과기의 경우 : 여과재를 담는 통, 스펀지 여과기의 대롱 같은 플라스틱 부품은 락스 희석한 물에 소독해주고, 스펀지는 끓는 물에 20~30초 정도 살짝 데쳐줍니다. 너무 오래 넣어두면 스펀지에 변형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5) 탱크항일 경우 : 그냥 쌩수돗물 채우고 여과기 설치 후 여과기만 3주 돌립니다. 환수는 하지 않습니다. 물보충만 해주세요.
6) 흑사 등 샌드계열 바닥재일 경우 : 바닥재를 수돗물에 대여섯번 정도 씻어 이물질이나 분진을 제거한 후 수조에 깔아줍니다. 바닥재의 두께가 두꺼울수록 물은 안정적이나 물잡이 기간이 오래 걸립니다. 너무 두꺼울 경우 바닥재 하부의 공기 순환에 신경을 써주지 않는다면 바닥재 밑바닥층이 썩을 수도 있습니다. 저면여과기의 경우 최소 5센치, 그 외에는 그냥 1, 2센치 정도 깔아주면 됩니다. 바닥재를 깔아준 후 여과기 설치해서 3주간 돌립니다. 환수는 하지 않습니다. 물보충만 해주세요.
7) 소일을 깔 경우 : 소일은 크게 흡착계와 영양계로 나뉩니다. 영양계는 주로 유경수초항을 세팅할때 사용하는데 유경수초항의 세팅은 다루지 않을 예정이기에 생략합니다. 소일은 세척하지 않고 그냥 깐 후에 최대한 분진이 날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수돗물을 부어줍니다. 소일의 경우 세팅 후 약 보름 정도 지나면 암모니아 수치가 피크를 찍기 때문에 2주간 여과기를 돌린 후 전체 환수를 한번 해줍니다. 이때 환수용으로 쓰는 물은 48시간 동안 콩돌을 돌려 잔류 염소를 완전히 제거한 물로 해줘야 합니다. 그냥 수돗물을 쓰면 기껏 증식하던 박테리아가 염소에 전부 사멸됩니다. 만약 환수 없이 물고기를 투입하면 암모니아 중독으로 전멸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 일주일 간격으로 60% 환수를 두번 더 해줍니다. 그리고 스펀지 여과기의 경우 마지막 환수할때 환수하면서 빼낸 물에 스펀지를 짜서 물잡이 과정에서 스펀지가 빨아들인 소일 분진을 제거해줍니다. 외부여과기나 걸이식 여과기의 경우에도 입수구의 프리필터를 한번 짜줍니다. 이후 1~3주 가량 물잡이를 더 진행해주면 좋습니다.
8) 수초의 식재 및 활착 : 수초의 투입은 탱크항이나 샌드계열 바닥재의 경우 물잡이 2주 이상 경과 후에 해주시는걸 권합니다. 소일항은 2번째 환수 이후에 해주시는게 좋습니다. 수초도 물을 많이 탑니다. 물잡이 기간에는 히터를 켤 필요가 없지만 수초가 들어갈 경우 히터를 가동해주셔야 합니다.
9) 박테리아제 : 있는 박테리아제 쓰는걸 말리지는 않습니다만 굳이 일부러 사서 넣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3주간 여과기만 돌려도 물은 안정적으로 잡힙니다. 다만 새우항의 경우 생박테리아제를 넣어주시는게 좋습니다.
10) 스펀지 똥국물 : 절대적으로 넣지 않는게 좋습니다. 스펀지에는 이로운 박테리아나 미생물이 살고 있지만 해로운 세균도 살고 있습니다. 특히나 다른 사람의 수조에서 똥국물을 받아오는건 참....할 말이 없습니다. 그 사람의 수조에 뭐가 있는지 알고 그 박테리아와 세균덩어리의 집합체를 내 수조에 집어넣나요? 수조 관리 철저하게 하는 사람들은 자기 집에서도 각각의 수조마다 뜰채를 따로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펀지 똥국물을 내 수조에 넣겠다는건 거기에 포함된 세균과 기생충까지 받아들여서 폭탄 맞는걸 감수하겠다는 것과 똑같습니다.
11) 물잡이 특공대 : 권하지 않습니다. 물잡이란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이 물잡이 특공대는 "물이 잡혔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너희들은 죽어도 상관없다"라는 개념으로 넣는 겁니다. 물고기의 컨디션이 나빠지고 죽어가는 과정에서 스트레스성 호르몬을 발산하는데 이는 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수조 곳곳으로 퍼져나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물이 죽어나가는건 매우 바람직하지 못하며 생물이 죽어나가는 환경에서는 절대로 물이 제대로 잡히지 않습니다.
12) 백탁 : 생물이 없는 물잡이 과정에서 오는 백탁과 생물이 들어간 이후의 백탁은 성격이 약간 다릅니다. 물잡이 과정의 백탁은 여과 사이클이 형성되고 정착되는 과정의 하나라면, 생물이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오는 백탁은 여과 사이클이 깨진걸 의미합니다. 따라서 물잡이 과정에서 오는 백탁에 초조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상적인 물잡이 과정에서 백탁이 올 수도 있고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2~3일 정도면 사라지니 그냥 기다리면 됩니다.
13) 생물의 투입 : 일단 생물의 출처가 매우 중요합니다. 기껏 물을 잡아놓고 병든 개체, 감염된 개체를 들이는 순간 그 수조는 그냥 끝났다고 보면 됩니다. 마트 수족관이라던지 관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수족관의 개체들은 무조건 피하시고 가급적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건강한 개체를 고르는게 중요합니다. 건강한 개체를 입양해왔다고 해도 봉달한 물을 수조에 그대로 넣는건 절대 금물입니다. 반드시 뜰채로 생물만 건져서 수조에 투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물잡이가 끝난 후 초기에는 수조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작은 수조의 경우 5마리 이내, 어느정도 사이즈가 있는 수조의 경우에도 10마리 이내로 넣은 후 서서히 개체수를 늘려가는게 안전합니다.
14) 물맞댐 및 온도맞댐 : 전 물맞댐이란 개념 자체를 믿지 않기 때문에 하지 않습니다. 세팅 초기의 수조에는 투입할 생물에 맞는 물이 세팅만 돼있다면 그냥 투입하면 됩니다. 다만 온도맞댐은 해주는게 좋습니다. 수온이 4도를 초과해서 차이가 날 경우 그대로 투입하면 쇼크가 올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소형어들의 경우 투입 즉시 배 뒤집는 경우도 있으니 온도맞댐은 꼭 해주시길 바랍니다. 물잡이 직후의 초기 수조가 아닌, 이미 운영 중인 수조의 경우 수질에 민감한 개체를 추가 입양하는 경우 60% 환수 후 일주일 경과 후에 투입하시면 됩니다. 강종의 경우 이마저도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불안해서 물맞댐을 꼭 해야겠다 하시는 분들은 하셔도 무방합니다. 해가 될 건 없습니다.
3. 먹이급여
1) 새로 입양한 개체 : 하루 내지 이틀 정도 굶기는게 좋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초기에는 먹이반응이 정상적이지 않아 투입된 먹이가 그대로 가라앉아 수질오염만 시킬 뿐입니다. 이후에 대략 일주일 경과할때까지 허기만 면할 정도로 소량의 먹이만을 급여합니다. 일주일 이후에는 먹이반응을 관찰하면서 급여량을 서서히 늘립니다.
2) 먹이 급여 횟수 및 시간 : 하루에 두번을 주든, 세번을 주든, 다섯번을 주든 상관 없습니다. 다만 규칙적인게 중요합니다. 날마다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횟수로 주는게 좋습니다. 휴일이라 한가하다고 평소보다 먹이를 많이 주거나 자주 주는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3) 먹이 급여량 : 30초 안에 다 먹을 만큼의 양으로 끊어서 급여합니다. 몇번 주다보면 물고기들이 배가 불러 먹이를 먹는 속도가 느려지고 먹이반응이 줄어드는데 그때가 적정량입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수조에서 수질을 오염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적정량을 초과해서 가라앉거나 여과기로 빨려들어가 부패하는 먹이입니다. 적정량의 먹이를 일정하게 급여하는게 수질을 가장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4) 먹이 급여 장소 : 일반적으로 여과기 출수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 좋습니다. 먹이 급여 5분 전에 여과기를 끄고 먹이 급여 30분 후에 켜면 먹이가 수류에 수조 이곳저곳으로 흩날리는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피딩 펜스가 있더라도 가라앉으면서 흩날릴 수 있기 때문에 여과기는 꺼주는게 좋습니다. 다만 여과기가 꺼진 후 1시간 이후부터 박테리아의 사멸이 시작되기 때문에 1시간 이내에는 잊지 말고 여과기를 켜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먹이 급여 장소는 수조 내의 한곳을 정해놓고 그곳에서만 주면 먹이 급여 시간에 물고기들이 알아서 먹이 급여 장소로 몰려들기 때문에 먹이 탐색 시간과 부유 시간을 줄여 가라앉는 먹이량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5) 먹이 급여 전 주의 사항 : 먹이를 급여하기 전에 먼저 물고기들의 상태를 관찰하는걸 습관화합니다. 아래의 증상이 관찰되면 물이 깨진 초기 증상이니 먹이 급여를 중단하고 환수를 해줘야 합니다.
ㄱ) 꼬리를 접고 있다.
ㄴ) 단체로 수면에 머물러 있다.
ㄷ) 수조 하부의 구석에 틀어박혀서 나오지 않는다.
ㄹ) 여과기 출구수를 마주보면서 수류를 거슬러 헤엄친다.
ㅁ) 먹이 급여시 먹이 반응이 현저히 줄어든다.
이런 증상이 발견됐는데 환수 없이 방치한다면 꼬리가 녹아들거나 몸에 울혈이 생기고 바늘꼬리 증상이 오면서 폐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람도 초기에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치료가 쉽지만 일단 아프게 되면 치료에 시간이 걸리듯 물고기도 마찬가지로 전조 증상을 보일때 수질 개선을 적절히 해주지 못해 일단 증상이 와버리면 치료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치료 자체가 불가능하게 될 수 있습니다.
6) 저면에 서식하면서 하부에서 먹이를 탐색하는 코리도라스나 새우 등을 같이 키우면 가라앉은 먹이를 처리해주는 청소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청소부는 어디까지나 청소부로써 남은 먹이만 처리하게 해야지 청소부들에게까지 별도로 먹이를 급여하게 되면 수질 오염을 초래해 오히려 키우지 않느니만 못하게 됩니다.
7) 여름철 먹이 급여 : 여름철은 수온이 높아져 용존산소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다른 계절에 비해 먹이 급여량을 1/2 내지 1/3로 줄이는게 좋습니다. 여름은 성장과 번식보다는 생존에 집중하는게 안전합니다.
8) 사료의 급여 : 사료마다 성분이나 제조 과정,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수질 오염의 정도가 다 다릅니다. 따라서 여러 사료를 혼합해서 먹이면 입문자의 입장에서는 물이 깨지는 시기를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가장 밸런스 좋은 사료 하나만을 먹이는게 물관리 측면에서는 가장 유리합니다.
9) 생먹이 급여 : 브라인쉬림프나 냉짱, 실지렁이 같은 생먹이는 기호성이 좋습니다. 기호성이 좋다는건 잘 먹는다는 뜻이죠. 영양소가 풍부해서 잘 크는게 아니라 많이 먹어서 잘 크는겁니다. 성분만으로 보자면 사료가 훨씬 밸런스가 좋습니다. 생먹이만으로 키우는건 영양소의 편중 및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사료만으로 키워낸 개체가 브라인, 냉짱만 급여해서 키워낸 개체보다 밸런스가 좋게 자랍니다. 빨리 키워내서 많이 팔아야하는 업자 같은 경우는 생먹이를 이용해 빨리 키워내는게 필요하지만 일반적인 가정집에서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많이 먹여서 빨리 키워낸 애들은 그만큼 수명이 짧아집니다. 빨리 자란만큼 빨리 죽는거죠. 물론 대형어나 육식어의 경우에는 살아있는 생먹이가 꼭 필요하지만 구피 같은 어종은 굳이 그렇게까지 키울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생먹이는 급격한 수질오염을 초래합니다. 물관리를 철저하게 해주지 못할 경우 생먹이는, 특히 브라인쉬림프는 사랑이 아니라 독이 됩니다. 또한 경제적인 부분만 봐도 사료만으로 키워내는게 가장 효율적입니다.
10) 사료 + 생먹이 혼합 급여 : 생먹이를 먼저 주면 사료에 대한 반응이 줄어듭니다. 먼저 사료를 급여한 후에 사료를 다 먹으면 포상의 형식으로 소량의 생먹이를 주고, 사료를 남기면 생먹이를 주지 않는 식으로 길을 들이는게 좋습니다. 이런 식으로 순치를 시키면 사료와 생먹이의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시킬 수 있습니다.
11) 브라인이나 분말 사료처럼 입자가 미세한 사료를 여과기를 끄지 않고 급여할 경우 여과기에 빨려들어가 스펀지나 여과재의 기공을 막고 부패하면서 수질을 심하게 오염시킬 수 있으니 반드시 여과기를 끄고 급여해주시길 바랍니다.
4. 환수
1) 환수 주기 : 모든 수조에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는 환수주기는 없습니다. 키우는 생물의 종류, 개체의 수, 먹이급여량, 먹이의 종류, 수조의 크기와 물의 양, 물의 산성도, 수온 등등 변수가 굉장히 많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수조에 맞는 정기 환수 주기를 찾아내는게 중요합니다. 수질의 변화는 물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에게는 가장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환경 변화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주기에 맞춰 해주는게 좋습니다. 정기적으로 환수가 이루어지면 생물들이 생체리듬을 그 주기에 맞추게 되어 환수에 따른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수주기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2주 이상으로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2주 미만으로 정기 환수 주기를 잡게 되면 정상적인 여과 사이클이 아닌 환수 효과만으로 생물들이 살아가게 됩니다. 환수 효과만으로도 외견상 건강하게는 삽니다만 정상적인 여과 사이클이 작동하는 환경에서 사는 생물에 비해 면역력이라던지 성장의 측면에서 취약한 점을 보일 수 있습니다.
2) 환수량 : 물은 항상성이 있기 때문에 소량의 환수만으로 성질을 변화시키긴 어렵습니다. 물의 성질을 나타내는 여러가지 지표와 용어들이 있지만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에 일단은 생략하고 단순히 좋은 물이냐 나쁜 물이냐로만 나누었을때 20%의 나쁜 물을 덜어내고 20%의 좋은 물을 넣어봤자 그 물의 성질을 좋은 물로 변화시키지는 못합니다. 절반 이상의 물을 갈아줘야 물의 성질이 변화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기 환수의 경우 60%, 물이 깨지는 등의 비상 상황에서 행하는 비정기 환수의 경우 80% 가량을 환수해줘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대량환수이기 때문에 수온을 꼭 맞춰줘야 합니다. 하지만 CRS 같은 비쉬림프항의 경우 평소에는 물보충 위주로 운영하고 새우들의 상태가 안 좋을때만 환수를 해주는게 좋습니다.
3) 환수할 물 : 48시간 이상 콩돌을 돌려서 염소를 완전히 날린 물을 사용합니다. 직수해도 아무 문제 없다는 분들도 많은데 실제로 아파트의 경우 물탱크에 받아놓은 물이 나오고, 일반 주택의 경우 수도관이 노후화된 경우 노후된 수도관의 표면으로 염소가 흡수되어 제거되는 관계로 직수로 써도 상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잔류염소량은 계절에 따라 차이가 있고, 상수원의 수질 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이외에도 직수는 여러모로 변수가 끼어들 소지가 다분합니다. 또한 염소는 단순히 박테리아의 사멸 이외에도 물고기의 호흡을 통해 아가미에 흡수될시에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염화헤모글로빈을 생성하게 되는데 한번 결합되면 절대 다시 분해되지 않아 더이상 산소를 운반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염소가 체내에 누적된 물고기는 당장에 죽지 않더라도 서서히 죽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그냥 안전하게 48시간 콩돌 돌린 후 수온을 맞춰서 환수해주는걸 권해드립니다.
4) 정수기물과 생수 : 정수기물은 정수 방식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우선 중공사막방식은 성분으로만 따지면 수돗물과 큰 차이는 없기 때문에 나는 굳이 정수기물을 써야겠다 하시는 경우에 중공사막방식은 그나마 괜찮습니다. 다음으로 역삼투압방식은 정수된 물이 산성도가 꽤 높을뿐더러 물 속의 무기질을 다 걸러내버려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물입니다. 수조에 절대 넣어서는 안 되는 물이죠. 마지막으로 이온교환수기 방식은 물을 알칼리성으로 만듭니다. 약산성 내지 중성 수질에 사는 열대어가 대다수인 관계로 이 역시 쓰지 않는게 좋습니다. 생수는 일반적으로 수돗물보다 무기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알칼리성 물인데다 일단 비쌉니다. 비싼 생수를 굳이 수조에 부을 필요는 없겠죠?
5) 환수방법 : 가급적 바닥재를 직접 건드리거나 헤집지는 마시고 사이펀이나 호스의 흡수구 부분을 바닥재 위쪽에서 살살 휘저어서 떠오르는 분진만을 빨아내줍니다. 바닥재는 일종의 여과재 역할도 하기 때문에 바닥재를 헤집는 행동은 박테리아의 대량 소실을 의미하게 됩니다. 또한 오래된 수조의 경우 바닥재를 잘못 건드리면 암모니아 폭탄으로 수조가 초토화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탱크항은 그냥 다 빨아내버리면 됩니다.
6) 여과기의 청소 : 스펀지 여과기의 스펀지나 여과재가 들어가는 여과기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스펀지와 여과재의 기공이 분진이나 침전물에 의해 막히면서 출수량이 줄어들고 여과력이 약해지게 됩니다. 스펀지나 여과재를 환수할때 빼낸 수조물에 씻어서 분진과 침전물을 제거한 후 다시 투입해주면 됩니다. 일반 수돗물에 세척하면 염소 성분에 박테리아가 전부 사멸해버리니 절대 수돗물에 씻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스펀지나 여과재를 청소하는 것은 박테리아의 대량 소실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너무 자주 청소해주는 것 또한 금물입니다.
상기에 서술한 물잡이 - 올바른 먹이급여 - 적절한 정기환수의 3요소만 지키면서 수조를 세팅하고 운영하면 별다른 문제 없이 순탄한 물생활을 하실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사실 일반적인 물생활의 불문율 내지 철칙을 제가 태연히 무시하고 정면으로 거스르는 내용들도 있기에 이 글을 올릴까 말까 하는 고민도 했습니다만 그냥 제 방식을 못 믿으시겠다는 분들은 이 글을 무시하시면 그만이고, 혹시라도 제 방식대로 해보실 분들이 계시다면 괜히 이 방식 저 방식 짬뽕잡탕으로 혼합해서 쓰시기보다는 그냥 제가 언급한 내용만으로 2달만 수조 하나 운영해보시길 바랍니다. 제 방식은 뭔가 특별한 것을 요구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굳이 비용을 더 들이면서 남들이 쓰지 않는 특별한 용품을 사라는 말도 안 합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용품을 쓰지 말라고 하죠. 제가 요구하는건 그냥 진득하게 기다리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평상시에 세밀한 관찰을 통해서 예방하는 것을 강조할 뿐입니다. 남들보다 더 수고하면서 물관리를 하라고도 안 합니다. 오히려 제 방식대로 하시면 환수의 노예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여러 방법이 있다면 비용이 덜 들면서 또한 덜 수고로운 방식이 압도적으로 좋은 방식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다만 물잡이부터 먹이급여와 환수에 이르기까지 수조를 운영하는 사이클은 통합된 하나의 사이클로 운영해야 안전합니다. 경험이 없는 입문자가 이런저런 정보들 틈에서 자기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취사선택해서 운영하는건 굉장히 위험한 방법입니다. 굳이 제 방법이 아니더라도 하나의 통합되고 유기적인 통합 사이클로 운영을 해본 후에 그 방식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때 다른 방식을 가미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개선해나가는게 올바른 순서입니다. 만약 여기에 써진대로만 했는데 물고기 죽었다 하시면....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물론 날마다 브라인 왕창 급여하면서 물 깨졌다고 하시면....그건 제 책임 아닙니다.) 제 글이 한분이라도 더 편안한 물생활을 하시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p.s 이건 개인적인 바램이지만 섣불리 약품을 쓰지도, 권하지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수조에서 발생하는 질병은 거의 대부분이 수질의 악화에서 오는 증상이지 질병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감염성 세균을 보균한채로 유입된 개체가 있지 않는 이상은 자연발생적으로 수조 내에 세균이 발생할 확률은 거의 제로에 수렴합니다. 예전에 국립수산과학원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분이 단순히 사진 한장, 혹은 두리뭉실한 증상만으로 약을 쓰고, 약을 사용할 것을 권하는 아마추어 동호인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하루에 수백종에서 수천종의 어류를 다루는 자신들도 질병에 대한 약품을 처방할때 다각도로 증상 관찰하고, 시료 검출과 반응 측정 다 한 후에 보고서 작성해서 결제 나면 그제서야 약품을 처방하는데 전문지식도 없는 일반인들이 너무 섣불리 약을 쓴다는거죠. 수질 악화로 인해 건강이 악화된 개체에 독한 약품을 쓴다는건 그냥 죽으라고 등떠미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판별도 없이 되면 되고 아니면 말지 식의 무책임한 권유는 삼가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이건 개인마다 생각이 다른 부분이지만 저 개인적인 소견으론 일단 증상이 발현한 개체는 치료보다는 빠른 격리나 도태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형어의 경우 일단 눈에 띄는 증상이 발현할 정도의 단계까지 진행됐다면 완치시키기는 극히 힘들고 설혹 치료한다 해도 원상복구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그 개체를 떠안고 가려고 하다가 다른 개체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개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차라리 환경 개선과 아직은 건강한 개체들의 보존에 더 신경을 쓰는게 여러모로 유익하다고 봅니다.
출처:https://cafe.naver.com/hby/1847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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