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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마전과 만국공법(1)

유지군(220.87) 2019.07.20 14:17:55
조회 125 추천 8 댓글 0
														


<료마전> 포스터(출처:야후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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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平成22)NHK가 방영했던 대하드라마(大河ドラマ) <료마전龍馬伝>을 아십니까? 국내 케이블채널에서도 방영됐으니까 보신 분들도 꽤나 계실 듯싶네요. 小生도 물론 48부작 전 회를 봤습니다. 료마 배역을 맡아 필생의 연기를 선보인 후쿠야마 마사하루(福山雅治)씨는 물론이거니와 이와사키 야타로(岩崎弥太郎)로 분한 카가와 테루유키(香川照之)씨의 연기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현실성을 구현한 내러티브를 비롯해 작품의 구성 요소가 당대를 최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그야말로 최고의 드라마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인해 요즘 말로 꿀잼을 보장합니다. 小生은 두고두고 볼 정도로 참 좋아하는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日本歴史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의 하나인 막부말기(幕府末期) 시대를 <료마전>이 다루고 있는데, NHK대하드라마답게 역사적 사실이 스토리텔링에 충실히 반영, 표현되어 있다. 幕末明治期를 처음으로 공부하는 분들에겐 큰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입문작(入門作)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겠다.

물론 드라마로 역사공부를 할 수야 없는 법이다. 다만, 리얼리티를 구축한 작품이라면 당대의 정서와 풍물을 왜곡, 편향되지 않게 접할 수 있으니, 시대 배경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선 크게 도움이 될 테다.


이를테면 42화 이로하마루 사건(いろは丸事件)에 등장하는 만국공법(万国公法)이 그러하다. 참고로 이로하마루 사건은 慶応3(1867) 4월에 토모노우라() 앞바다에서 료마(坂本龍馬)가 이끄는 가이엔타이(海援隊)가 대여한 증기선 이로하마루가 기슈 번(紀州藩)의 대형 선박 아카미스마루(明光丸)와 충돌, 이로하마루 호가 침몰된 사고를 말한다.


규모가 큰 해양사고였으니, 배상 문제로 기슈 번과 가이엔타이가 첨예하게 맞서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이때 료마가 들고 나온 것이 <만국공법>이었다. 즉 해양 분쟁(海洋紛争)이니 만큼, 국제법의 원리와 질서에 따라 배상문제를 해결 짓자는 논리였다. 여기에 기슈 번은 궁지로 몰리고 결국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주어야 했다. 료마가 암살당하기 반년 전의 일이었다. 그래서 한때는 깊은 원한을 품은 기슈 번이 암살 배후로 뱀처럼 도사린 것이 아닌가, 하는 억측도 나돌았다.


하면 기슈 번을 굴복시키게 만든 <만국공법>이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米国의 변호사 출신의 외교관인 헨리 휘턴(Henry Wheaton1785-1848)<국제법 원리, 국제법학사 개요 첨부Elements of intenational law with a Sketch of the History of the Science>를 선교사 월리엄 마틴(William A. P. Martin18271916)1864년에 청나라에서 한역(漢譯)으로 발간시킨 서적을 말한다.

그 책은 곧바로 日本의 나가사키(長崎)로 수입되었고, 아주 크나큰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사카모토 료마는 말할 것도 없고 당시의 유신지사(維新志士)들에게 있어서 <만국공법>은 해일과도 같은 충격으로 다가갔다는 얘기다. 그래서 드라마에서도 하나의 에피소드에 묶어 <만국공법>의 첨예한 현실을 반영시킨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면 왜 충격인가? <만국공법>은 국가 간의 질서는 조약(条約)에 의해 성립, 적용된다는, 서구 중심일망정 근대의 국제법을 논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당대의 日本이나 중국(지나支那)은 각각의 화이질서(華夷秩序)가 있었습니다. 지나는 책봉체제로 아사아에서 군림해 있었고, 물론 日本도 자신들의 화이질서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日本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는 달리 지나의 화이질서에 14백년이 넘도록 들어가 있지 않았어요. 그런고로 日本과 지나는 상호간 호시국(互市国) 관계로 보는 것이 옳겠습니다. 참고로 화이질서란 천하의 중심에 자국(自国)이 있다는 가치관을 의미합니다. 호시국은 책봉이나 조공과는 상관없는 교역국이란 의미로 보면 타당하겠습니다.


그런데 <만국공법>은 화이질서 대신 조약체제(条約体制)로 국제질서의 체계와 규범를 정한다는 내용이니 만큼, 당시 自国 중심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던 日本人이나 支那人에겐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을 테다. 물론 서구 이상의 무력(武力)을 가지고 있었다면 조약체제는 아시아에서 뿌리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현실은 냉혹했다. <만국공법>이 청나라에 번역, 출판되기 이전인 1848년에 지나는 영국과의 아편전쟁(阿片戦争)에서 패해 1848년에 난징조약(南京条約)이 체결되었기 때문이다. 지나에게 있어선 최초의 불평등조약(不平等条約)이었다. 이것은 지나의 화이질서가 무너지는 일대 분수령이라 평할 수 있겠다.

이런 엄혹한 사실을 당대의 막부는 모르지 않았다. 섣불리 서구와 무력으로 결판을 짓다간 인명만 희생된 채 지나 꼴이 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음은 물론이다. 그 결과가 米国의 페리제독과 맺은 일미화친조약(日米和親条約)으로도 불리는 가나가와 조약(神奈川条約)이었다. 인명 희생 없이 조약을 맺었지만, 아쉽게도 불평등인지라 막부가 조야(朝野)로부터 불신당하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양이론(攘夷論)이 전역에 들끓게 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런 격변의 상황에서 번역, 출간된 것이 바로 <万国公法>이었으니 당대의 무사계급을 비롯해 식자(識字)들의 관심은 가일층 깊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 책에 대해 충격과 각성은 물론이고 격렬한 반발도 일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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