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의 모든 행동들은 결국 캐서린이 히스를 정말 광적으로 사랑해서 그런거임. 근데, 정작 작중에서는 그런 감정이 전혀 조명되지 않음

우리는 캐서린이 히스를 미치도록 사랑한다는 것을 오직 캐서린이 행했던 정신나간 행동들, 아니면 원작의 내용을 통해서만 알 수 있고, 정작 캐서린이 직접 입으로 사랑한다고 말하는 부분은 6장의 최후반부에서만 나옴. 그것도 미적지근하게 느껴질 정도고

그래서 캐서린이 정신나간 행동을 하는 것 자체에 전혀 몰입이 안되는거임. 그러니까 프문에서는 특히나 배제되는 부분인 도덕적인 부분이나 긁어보게 되는거고.



5장의 에이해브만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음. 이 인간의 행동원리는 고래를 잡고싶다는게 끝임. 타인을 미치도록 사랑하는 것보다도 훨신 이해할 수 없는 혜괴한 이유로 5장의 민폐들을 끼쳤음.

하지만 에이해브는 이 사람이 얼마나 정신나간 사람인지, 그리고 얼마나 신념이 굳건한 사람인지를 5장 후편을 전부 바쳐가면서 설명을 했음.

그래서 이 캐릭터가 정신나간 사람이란게 몰입이 되는거고, 그대로 좋은 악역이자 인상깊은 악역으로 끝난거고.


하지만 캐서린? 막말로 캐서린이 히스를 얼마나 사랑했냐보다 린튼이 캐서린을 얼마나 사랑했냐는게 더 자세하게 묘사됨.

캐서린이 히스를 얼마나 미치도록 사랑하는지가 전혀 체감이 안되니까, 지금 떡밥같은 도덕성 문제라던가, 당위성 문제가 조명이 되는거고.

린튼이나 힌들리가 불쌍해보이는것도 비슷한 원리임. 이 두 사람도 각자의 고충이 있지만, 결국 자업자득으로 이지경 요지경이 된 사람들이고, 최후를 맞이함. 하지만 적어도 이 둘은 각자의 고충과 감정이 작중에서 보여주기는함.

중심 인물인 캐서린에게 이입이 안되니까 이렇게 뭐라도 보여준 인물에게 강제로 몰입이 되는거고, 그러니까 이들이 불쌍해보이는게 더 강조되는거임.

넬리의 경우는 반대라고 할 수 있는데, 캐서린이 광적인 사랑을 하는게 체감이 안되니까, 이 광기에 지쳐서 배신을 하는 넬리도 전혀 공감이 되지 않고. 그냥 수감자 입장에서 쓰래기라는 생각만 남게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