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메 근본주의자들이 가장 혐오하는 빅뱅패치가 2010년 7월 이루어진다.

빅뱅패치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 4단계로 정리할 수 있는데,

1. 육성과정 개편

2.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2차 지형개편

3. 에델슈타인이라는 기존 스토리와 전혀 동떨어진 신대륙 출시

4. 좆사기 신직업

인데 일단 2, 3, 4는 이번 글에서 다룰 내용은 아님.

메이플스토리가 03년에 출시했지만 실질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건 2004년 말부터였는데,

참신한 게임성으로 주목받은 초창기와는 달리 2008년즈음부터 메이플은 점점 침체기로 들어가고 있었음

2006년에 리프레와 4차전직이 추가되고 계속 수직컨텐츠들이 추가되고 있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실 유저층은 4차전직은 커녕 2차전직도 버거워하던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임.

'개소리하네 씨발 메랜 해보니까 존나 쉽구만' 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잘 생각해보자

이 시절에는 전직하면 직업군의 기본무기가 주어지지 않고 퀘스트로 포션 또한 지급하지 않음

그냥 단검하나 쥐어서 전직만 시키고 빅토리아아일랜드에 던지는거임.

또한 인터넷이 제대로 활성화되어있지 않아 최적화된 퀘스트 동선과 사냥터, 육성 루트 등을 알 수가 없었음

HP증가와 MP증가를 먼저 찍어야한다 정도가 상식이 된 지금은 체감하기도 힘들지만

05년까지만 해도 부스탯을 찍어야 하는가? HP에 AP를 투자해줘야 하는가? 로 활발하게 논쟁1이 열리던 시기임

지금 우리가 플레이하는 메랜과 비교해봐도

원거리 직업들은 마법공격 한대 쳐맞으면 본대륙에선 빈사, 폐광과 시계탑에서는 그냥 일격사

경험치 2배 이벤트는 정말 한시적으로만 진행하며 파퀘가 있다고 해도 경쿠 2배 사냥에는 택도 안되는 수준이었음

장비 아이템 공급은 너무나도 적고 수요 또한 인기 직업과 비인기 직업간의 격차가 너무나도 커져서

70레벨 이상의 무기는 거의 구매가 불가능한 수준이었음

사실 불합리한 점들이 곱적용으로 작용하면서 더더욱 서로 시너지를 내고 있었지만 글이 길어지니 그만 적겠음

그 시절 기준으로도 너무나도 맵고 노가다성이 짙어 점점 선호도가 떨어지는 게임인거임

유저들의 유입이 엄청나지만 또 그만큼 이탈이 많아 수익성을 추구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고민이었던거지

이때 초반 육성을 획기적으로 가속해주면서 불합리함을 해소시켜주기 시작한 때가 08년임.

ㄱ. 먼저 불편했던 이동동선부터 줄이기 위해 하향점프를 추가했고 장비 수급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해서 메이커를 추가함.

ㄴ. '한 부위에는 특정 스탯의 주문서만 바를 수 있다' 라는 법칙을 깨고 전 부위에 모든 주문서를 만듬.

ㄷ. 올스탯을 주는 저레벨 파티퀘스트 아이템들을 추가해서 보너스 스탯을 얻을 수 있었음

ㄹ. 육성 난이도가 대폭 감소된 '시그너스 기사단'을 출시하였고 5직업 모두 전직 차수를 하나씩 앞당긴 급의 스킬들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음

09년에는 이런 기조가 더 심해졌는데

최초의 테마던전인 버섯왕국과 커닝스퀘어를 추가했고 이는 4년 후까지 30~40구간의 국룰 루트로 자리잡게 되었고

또한 커닝시티 미개통구간, 니할사막 네트의 피라미드, 백초마을 안개바다의 유령선 등 

육성 시간을 폭발적으로 감소시킴과 동시에 파티퀘스트에는 포션이 거의 들지 않아 포션값으로 인한 적자를 아예 없애버렸음.

이런 패치들을 반복하고 또 반복했지만 유저 이탈은 점점 가속화되기만 했고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이벤트와 방학마다 추가한 신규 월드들이 시간이 갈수록 텅텅 비어 실 유저수가 50~100명 안밖으로 유지되고 있었다는 것임

당시 도시서버 라고 하면 압도적인 인구수의 제니스 를 다음으로 스카니아 - 베라, 카이니, 크로아 - 스티어스 순이었는데
플라나와 윈디아 등의 중소 서버들을 제외한 나머지 서버들은 거의 유령서버에 가까워 2009년부터 대규모 통합이 이루어짐

(메이플 첫 유저간담회, 오한별 실장 진행)

이때 보잘것없는 학력과 26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능력 하나로만 대기업의 주력게임을 이끌고 있던 오한별 실장이 등장하여 빅뱅 업데이트를 주도하게 됨.

사실상 옛메에 관심있는 유저들 사이에서도 '옛메' 라는 타이틀은 이때 떨어지게 되는데

합마 개념이 사라지고 명중치가 의미없어지며 피격데미지가 비상식적인 선에서 상식적인 선으로 감소하였고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치량을 대폭 줄였으며 포션값을 10토막낸것도 모자라서 아예 포션 상점을 이용할 일이 없게끔

모든 몬스터에게서 레벨대에 맞는 포션이 드랍될 떄 최소 5개 이상씩 나오게 만듬

또한 50레벨 이전까지의 장비가 몬스터들에게 폭넓게 드랍되어 잡템 취급받을정도의 상황을 만들어 성장구간에서 딜이 딸릴 일이 없게 만들어줌

예전 하드한 RPG에서 점점 난이도를 낮추고 캐주얼한 방향으로 바꿔 대중성을 꾀하는 업데이트였고

이는 많은 유저들이 말하는 '근본'에서는 벗어났지만

망해가던 메이플스토리 자체의 수명을 5년정도는 연장시켰던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음.

지금 본메가 괴물처럼 바뀌었고 이 업데이트의 시작이 빅뱅패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정확히 말하면 2013년부터 본격적인 도박장이 돌아가기 시작한거지 2012년까지의 메이플에도 충분히 게임성이 있었고 즐기던 사람도 많았다고 생각함

쓰다보니 글이 엄청 길어졌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