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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

[리뷰/정보] 스포) 화차앱에서 작성

ㅇㅇ(182.216) 2022.07.25 19:58:23

조회 129 추천 5 댓글 1

"당신들은 서로를 잡아먹은 것이나 다름 없다"

한 여자의 신원을 더듬어가면서 드러나는 두 여자의 인생이 너무 씁쓸하다.

그저 행복을 갈망했을 뿐인데 그 끝에 도달한 곳은 항상 막다른 길...

쿄코의 전남편이 등장하면서 쿄코의 과거가 드러날 때 왠지모르게 눈물이 흐르더라. 책보면서 순전히 측은함으로 눈시울 적신 적은 이번이 처음일듯. 그와의 만남을 통해 행복을 누리고, 그 행복을 놓지 않으려 미친듯이 집착한 탓에, 너무 세게 움켜쥔 탓에 산산히 부서져버렸단 표현이 나올때 마음이 오그라들더라.

방화를 꾀하고, 살해를 하고, 시체를 토막내고 유기해 신분을 도용하는 그 끔찍한 짓들을 저지르는 와중에도 꼬리가 잡힐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죽인 여자의 졸업앨범과 사체의 머리부분을 함부로 처리하지 않은 망자에 대한 존중과 예의, 죄책감과 연민이 캐릭터를 정말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인간의 마음을 잃은 타락한 자가 저지른 악행이 아니라, 거센 인생의 풍파를 맞아버린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의 살기위한 생존본능이 꿈틀댄 결과라는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거라 더 처연하게 느껴졌음.

쿄코를 추적하면서 그녀의 인생을 엿보고, 쿄코를 잡고싶단 마음보다 그녀가 혼자 짊어져온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다는 감정이 앞선 주인공 형사처럼.

소설은 열린 결말로 끝나는데 오히려 난 영화처럼 자살이든 뭐든 닫힌 결말이 좋았겠다 생각함. 말이 열린 결말이지 어차피 법정에 서서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무릎꿇게 되는 최후겠지. 하지만 난 누군가의 의해서가 아닌 신조 쿄코 스스로가 자신의 인생의 결말을 선택하는 부분이 나오는 게 더 좋았을 거 같음. 평생 악의적인 운명의 흐름에 휩쓸리기만 했으니 적어도 인생의 결말은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지 않을까. 이제 그만 체념하고 법의 철퇴 앞에서 죄를 속죄할 것인가, 할만큼 했다고 스스로를 자조하거나 위로하며 자살을 택하든가.

그나저나 이 책은 쓸데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 146페이지에서 시작된 신용카드 시장 흐름과 신용대출 위험성을 한 사람이 20페이 훌쩍 넘도록 혼자 떠들어대고 있음 170페이지는 다다라서야 열변이 끝나네. 이처럼 너무 과하다 싶은 설명들, 그리고 좀 쳐냈으면 좋겠다 싶은 추적과정들이 꽤 있었다. 지루한 부분이 많았음. 그리고 주인공 아들 사토루 너무 귀엽다.

처음으로 읽은 미유키 책이다. 재밌게 읽은 책이지만 이걸 계기로 미야베 미유키 소설은 안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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