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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약스포?)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감상

이방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0.09 14:26:44
조회 217 추천 6 댓글 1
														

강력계 형사 요시키는 도쿄의 상점가에서 부랑자 노인이 소비세 지불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던 건어물 가게 여주인을 칼로 찔러 살해한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사회 부적응자의 우발적 살인으로 결론이 나는 와중에 요시키는 사건을 개인적으로 파헤치기로 결심한다.



요시키는 수사 과정에서 범인 노인이 쓴 것으로 보이는 소설 원고를 읽게 된다. 그 소설은 기차 안에서 홀연히 사라진 광대와 빨간 눈을 가진 하얀 거인이 나오는 터무니없고 동화같은 이야기였다. 그러나 수사가 진전되면서 소설이 노인의 공상이 아닌 과거에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기록한 수기라는 것이 드러나며 노인의 과거와 살인 동기를 둘러싼 베일이 서서히 벗겨지기 시작한다.



가짜인 줄 알았던 이야기가 진실인 것으로 밝혀지는 서사 구조에서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 피쉬>가 떠올랐다. 영화와 소설 모두 이야기가 진실이 되는 지점에서 묵직한 감동과 마음의 울림을 남긴다. <빅 피쉬>에서는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과 어린 시절 추억이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기쁨,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에서는 주류 역사에서 소외당해왔던 한 인간의 굴곡진 삶과 눈물이 그것이다.



공동체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더 부강해지지만 그 이면에는 역사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역사 속에서 도구화되거나 부산물로 취급받는 존재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의 존재는 곧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로 치부되기 일쑤다. 일본 쇼와 시대 역시 수많은 인간들로부터 착취한 고혈을 윤활유 삼아 돌아가는 거대한 톱니바퀴였다.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는 바로 그 쇼와 시대의 희생자를 미스터리의 형식을 통해 역사의 주체로 소환한다.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는 훌륭한 사회파 미스터리이며 동시에 일본인 작가가 자국의 조선인 강제 징용 문제를 비판하고 있는 굉장히 용감한 작품이다. 그러한 점에서도 이 작품의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소설의 형식과 메시지가 완벽에 가까운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그것을 소설 제목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소설 속 노인의 이야기가 "진짜"이듯 이 소설 제목도 "진짜"다. 말 그대로 한 많은 인생을 살아온 외로운 노인의 기발한 발상이 하늘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늘이 당신의 편을 든 거겠지. 여태까지 당신은 지나치게 불행하기만 했으니까"



추신: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는 종종 우연적 요소가 지나치게 많다는 비판과 직면한다. 그러나 이는 작품의 구조와 메시지를 고려할 때 불운한 삶을 산 한 인간에게 하늘이 감응한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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