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전 7시 10분에 출항하는 데시마항 고속선을 타기 위해
5시에 기상해서 씻고 호다닥 나왔다.
배의 좌석은 아무래도 한정되어 있으니,
오늘 같은 휴일에 방문한다면
빨리 가서 기다리는게 좋을 것 같았던.... 거였는데,
가보니 사람은 거의 없었다.
뭐 그렇게 기다리다 배가 들어왔는데,
크기가 아주 큐티큐티하더라 ㅋㅋ
그래서 타자마자 바닷물의 출렁임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음.
좌석은 거의 모두 실내에 있었고, 실외에는 조금 좌석이 있었는데,
가면서 경치도 좀 보려고 바로 실외로 나와 앉음.
그렇게 혼자 앉아있는데,
요네즈 켄시컷을 한 일,.,남 한 명도 들어와서
실외 좌석에선 둘만 있게 되었다.
근데 일본도 혼여가 유행인 걸까,
요네즈켄시컷 일붕이도 혼자 온 건지,
나중에 섬 돌아다니면서도 몇 번 얼굴을 마주치게 되었는데,
계속 혼자 다니는 것을 보았음.
근데 혼자인데도 머리 스타일링에
트렌치 코트입고 더비슈즈까지 신고왔는데...
아니 누가보면 남친룩인데 그냥??
이 남자... 진심이 느껴진다...
어쨌든 실외에 앉아 이동하는 동안 주변 풍경을 봤는데,
섬 사이사이를 이동하는게 재미있었음.
다만 배 매연냄새가 계속 나는게 유일한 흠...
짧았지만 요네즈 켄시와의 영광스러운 합석을 마치고
데시마 섬에 도착했다.
전기 자전거를 빌리고 바로 Place for sea dreamers 작품 있는 곳으로 이동.
처음엔 걍 걸을까 했는데,
이 섬 생각보다 크기도 크고 도로 고저차도 심해서
전기 자전거를 탔음에도 좀 힘이 들었다..
해변가에 그냥 철제 벤치가 하나 있는 작품이었는데,
처음엔 겨우 이게 작품인가 싶었음.
근데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고 이동해보니
특정 각도에서 벤치 정 가운데에 섬이 들어오면서
해변가의 수면과 벤치의 앉는 부분이 일치하는 지점이 있었음.
이곳에서 작품을 보니 정말 멋있었다.
다만 여기는 이 작품 하나만 있는데,
이걸 보러 오르막 내리막 구간을 몇 킬로 이동해야 돼서
좀 많이 힘들더라..
그러고 다시 왔던 곳을 되돌아가 데시마 미술관 쪽으로 이동.
데시마 미술관 쪽은 여기보다 더 멀었다.
오르막이 오지게 나온다...
그렇게 가서 도착한 데시마 미술관 쪽.
여기 해안도로가 이뻐서 사람들 별로 없을 때
구경 및 사진 촬영을 하려고 온 거였는데,
확실히 이곳이 포토존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고 있더라.
해안도로와 함께 보이는 탁 트인 바다와 중간중간 보이는 섬들의 조화가 멋있었음.
데시마 미술관까지 오긴 했으나,
나는 입장시간을 오후 1시로 예약했기에
일단 여기서 더 넘어가서 농구 골대랑
심장소리 아카이브를 보기로 했다.
No one wins multibasket은 골대에 골 넣는 곳이
여러 개가 있어서 이름을 이러하게 지은 듯.
농구공도 있길래 골대에 공을 던져 넣어보려 했는데
수 회 시도했지만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
갑자기 중학생 때 농구 동아리로
강제징집 당했던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
그냥 때려치우고 다음 장소로 이동..
심장소리 아카이브는 말 그대로 사람들의 심장소리를
녹음해서 다른 사람들이 들어볼 수 있는 곳임.
입장료가 520엔이길래 상당히 고민했는데,
근데 뭐 이런 컨셉이 신박해서 한 번 내고 보기로 함.
입장하고 나선 암실에 들어가는데,
여기엔 양 옆에 네모난 거울들이 많이 붙어있고,
가운데엔 필라멘트 전구가 하나 있었음.
그리고 스피커론 녹음된 심장소리가 재생되고,
전구는 소리에 맞춰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반복함.
몇 분동안 가만히 서서 눈은 전구만 바라보고 귀는 소리에 집중했는데,
심장소리를 이렇게 보여주는 방식이 상당히 독특하더라.
괜찮긴 했지만 520엔?
좀만 싸게 해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입구쪽에선 컴퓨터로 지역이나 날짜같은 특정한 분류로 검색해
녹음된 심장소리를 들어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근데 컴퓨터 3대 있는 거에서
사람들이 나올 생각을 안 하더라 ㅋㅋ
이 바로 앞은 해변가가 있었는데, 여기도 아주 풍경이 끝내주더라.
이 모습을 심장소리 아카이브 건물 안에서 창문을 통해 보니
마치 벽에 걸린 풍경화를 생생한 모습으로 보는 기분이었다.
심장 소리 아카이브 가는 길에 있던 갬성 슈퍼.
그러고 나서 시간은 11시 반정도가 되어 점심을 먹으러 갔다.
뭐 딱히 먹을만한 게 없어서,
미리 봐 둔 우미노 레스토랑이란 이탈리안 식당으로 감.
근데 여긴 항구 쪽에 있었기에,
다시 항구 쪽으로 돌아갔다 또 데시마 미술관으로 왔다
다시 항구 쪽으로 가는 기적의 이동 경로가 탄생하게 되었음 ㅋㅋ
휴일이라 웨이팅 하거나 그러진 않을까 했는데,
여기도 그렇고 다른 곳들도 그렇고
사람은 생각보다 아주 한산한 편이더라.
그래서 테라스 석에 앉아서 먹을 수 있었음.
바다 뷰가 보이는데 갬성이 아주 철철 차오르는 곳이더라.
다만 바람때문에 많이 추운게 단점이었다...
주문은 딸기 카프레제, 아라비아따를 일단 시킴.
아라비아따를 시키려니 직원이
이거 아주 매운데 정말 괜찮냐고 물어보더라?
하지만 나는 이전에 히로시마에서 한 번 맵기에 낚였기 때문에,
이런 말에 두 번은 안 속는다. 그래서 그냥 시킴.
일단 딸기 카프레제는 딸기와 치즈를 각각 먹어봤는데,
딸기는 딱히 색다른 건 없었으나,
치즈가 굉장히 고소하고 식감이 좋아서 맛이 좋았다.
그러고 나서 딸기랑 치즈랑 같이 먹으니
위에서 말한 치즈의 맛에 딸기의 살짝 새콤한 맛과
올리브유 향과 더불어 잘 조화되어 맛있었음.
그래서 순삭.
그 후 아라비아따가 나왔는데,
역시나.. 먹자마자 느낀게 아니 이게 맵다고?
맵찔이라 신라면도 매워서 안 먹는 나에게도
그냥 먹을 때 적당한 정도의 매콤한 수준이었다.
아라비아따도 맛있긴 했는데,
뭐 파스타는 한국에서도 괜찮았던 곳은 많았어서
딱히 뭔가 특색이 있다는 건 느끼지 못 함.
아무래도 일본이나 한국이나 외국 음식이니 뭐..
음식들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기에
후식으로 판나코타를 주문해 봤음.
처음에는 요거트의 신맛이 나다가 그 다음엔
커스타드? 크림?의 맛이 나면서 달달한 맛이 느껴지는데,
요거트의 신맛으로 불쾌함을 느끼기 전에
다음 맛으로 넘어가는게 되게 신기하고 재밌었다.
이것도 맛있어서 순삭함.
여기서 먹은 것들은 유제품류가 맛이 괜찮은 것 같았음.
그리고 나서 밖으로 나왔는데,
일본 자라니 무리들이 어딘가로 향하길래
나그네쥐인 나도 궁금해서 무리들을 따라가 봤다.
도착해 보니 이치고야란 딸기 관련 디저트를 파는 곳이었다.
나는 딸기 선데를 주문했음.
가격은 8천원대였는데 딸기의 양이 겁나게 많았음.
밖에만 있는게 아니라 속에서도 딸기가 바글바글 튀어나오더라 ㅋㅋ
대충 딸기가 10-12알 정도 들어있었던 거 같았는데,
딸기양도 많고 맛도 괜찮았음.
그러고 다시 개같이 오르막을 페달질해서
미술관에 도착....
여기는 미술관인데 작품은 건물 단 하나인데,
공간이 작품이 된 곳이다.
간단히 주의사항을 안내받은 다음 신발을 갈아신고 안에 들어갔는데,
살짝 땅에 파묻힌 형태라 그런가,
밖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내부가 굉장히 컸음.
건물은 돔 형태의 콘크리트로 된 구조물이었고,
지붕엔 원형으로 구멍이 두개 뚫려있어 이게
이곳의 조명 역활을 해 주었음.
바닥에는 공이랑 그릇 같은게 놓여져 있었고,
또 작은 구멍들이 있어 이곳에서 물이 나와서
배수구로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근데 모든 작품에는 만든이의 의도가 담겨있을텐데,
이 작품은 건물이나 이런 그릇, 공, 물 같은게
어떤 의도인지 난 전혀 알 수 없겠더라.
무엇을 표현하고자 한 것일까?
나는 미알못이라 알 수가 없었다.
근데 건물은 되게 이뻤다.
단순히 한 개의 재료, 콘크리트만을 사용해 만들었고,
기타 구조물들은 일절 없이 천장에 원형 지붕만 두개가 뚫려
이거로 창문과 같은 조망의 역활과 전등 같은 조명의 역활을 겸하는 것이
단순하고 투박하면서도 동시에 세련된 것 같이 느껴졌음.
그리고 원형 구멍을 따라 내려온 햇살이 바닥에 둥글게 두곳에 펼쳐지는데 이 모습 또한 멋있었다.
전시물은 단순했지만 재밌게 볼 수 있었음.
다 보고 미술관 옆에 카페로 가서
간단히 기념품들을 한바퀴 둘러보고 커피를 하나 주문함.
아... 근데 커피를 주문하고 보니
여긴 전자동 커피머신으로 커피를 내리는 곳인 걸 알게 되었다...
아니 전자동 쓰면서 520엔을 받는단 말야??
역시나 커피를 받고 마셔보니 그냥 메가커피 싱크로율 95%였음.
아 메가커피는 2천원에 이거 양 두배를 주는데....
후... 메가커피를 일본까지 와서 마시다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카페 건물이랑 분위기는 좋으니 자릿세라 생각하기로 하고
자기 합리화를 시전했다.
하지만 난 혼자 왔기에 5분만에 자리를 비워 버렸지 ㅋㅋ
뭐 섬 뺑뺑이 오지게 돌았는데도 배터리는 40%가 남았다.
적어도 10킬로는 탄 것 같다 생각했는데,
음?? 구글 지도를 보니 25km??
전기 자전거를 아주 알뜰살뜰하게 잘 이용한 것 같았다.
그리고 돌아와서 오후 3시 배에 탔는데,
돌아가는 배편은 사람들로 가득차서 가더라.
다카마쓰에 다시 도착한 다음 할 것도 없었기에,
항구 옆에 방파제 위에 조성된 산책로를 한 바퀴 돌아봤음.
러닝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개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그리고 오토바이 동호인들 정모장소인지
오도방구들도 굉장히 많이 있었음.
저녁마다 숙소에서 오도방구 배기음이 미친듯이 들리던데,
다 여기 네 녀석들 짓이었구나?
밤인데 팝콘 오지게 튀기고, rpm 개높이고,
아주 동네방네 지들 오토바이 탄다고 소문내던데,
직접보니 참 마음에 안 드네...
오토바이 혐오스택 +1
여튼 산책로는 바다 풍경을 보면서 바닷소리를 들으며
느긋하게 한바퀴 돌기 좋은 곳이었다.
돌아보고 저녁은 역 앞 메리켄야에서 우동 한 사발 때리러 감.
접근성 좋고, 맛도 평타 이상, 영업 시간도 긺 3박자의 아주 좋은 곳인 듯.
니쿠우동 소자에 유부한장, 어묵 텐푸라, 에비튀김을 시켰음.
와 근데 여긴 확실히 맛있다고 느껴졌다.
난 시코쿠무라 앞 거기 타베로그 3.7점대 우동집보다
여기가 더 맛있더라.
면발은 뭐 다 그렇듯 여기도 탱탱한 편이었고,
텐푸라는 미리 튀겨놓은 거라 그냥 먹으면 살짝 눅눅했지만,
우동 국물에 푹 담겨서 숨을 죽인다음 먹으니 캬~ 이궈궈던~
아주 맛이 뛰어났는데 난 이번 다카마쓰에서 먹은 우동 3개중
이게 제일 맛있게 느껴지더라.
유부는 전에 한국에서 먹은 닛신? 우동 컵라면에서 먹은 유부랑
비스무리한 달달한 유부 맛이었음.
맛이 아주 좋아서 우동 국물까지 싹쓸이 해버림 ㅋㅋ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