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침.
오늘의 밥도둑은 생선까스.
몸이 근질근질해서 그냥 밖으로 나가기로 함.
하필이면 내가 일본에 간 주부터 성 내진 공사로 실내엔 못 들어간다더라...
그래서 금각사로 왔다.
도착하니 대충 시간이 9시 15분 정도 되었는데,
오픈 15분 이후임에도 전날 은각사와 다르게 사람이 굉장히 많더라.
글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있어서 좀 시끄럽게 느껴졌음.
들어오니 잘 가꾸어진 정원에 굉장히 인위적인 건축물이 바로 눈에 띈다.
금박으로 입혀놔서 인위적인 티가 팍팍나는 금각사.
그에 비해 주변은 너무 자연적인 요소로 가득하기에,
이질적인 느낌도 들면서 금각사가 유난히 돋보이는 모습이다.
이 금각사는 1900년도 중반에 정신병있는 승려가 방화해서 원본은 소실됐고 내가 본 것은 복원인데,
그래서 그런지 너무 신삥인 느낌이라, 좀 에이징 되었다면 훨씬 멋있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근데 뭐 사진으로 봤을 땐 너무 인위적으로 보여서 별로였는데,
막상 와보니 앞서 말한 느낌들 때문에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리고 금각사를 지나면 짤막하게 정원이 좀 더 이어져 있긴 했는데,
여기는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거나 조용한 분위기에서 산책하기는 불가능했음.
그래서 여긴 그냥 빨리 지나서 나왔다.
나오니까 이제 시간 빌게이츠 모드에 진입하여 뭘 할지 고민이 된다...
그렇게 관광버스 주차장 벤치에 앉아서 뭘 할지 고민하던 중,
사람들이 손에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쥐고 있길래,
나도 아이스크림 가게를 찾아 말차 아이스크림을 주문함.
먹다보면 어디 갈 지 정해지겠지 뭐 ㅋ
작년 우지에서 먹었던 말차 아이스크림 만큼의 진한 말차맛은 아니었지만, 뭐 그래도 맛은 괜찮더라.
그렇게 먹으면서 생각하다가 계속 가만히 있긴 그래서
그냥 사람들을 따라 무작정 걸어 나왔다.
그러다 보니 버스 정류장이 눈 앞에 들어왔는데,
마침 도착한 버스가 기타오지(이온몰 있는 어제 러닝할때 들른곳) 와
교토 부립 식물원에 가는 버스라 무지성 탑승.
그렇게 타고 기타오지에 내려서 이온몰에서 무엇을 먹을지 어슬렁거리기 시작.
그러다 눈 앞에 라멘집이 보였고, 평을 보니 뭐 맛이 나쁘다는 리뷰는 안 보이길래,
그냥 들어가서 인기 메뉴라고 딱지가 붙은 후쿠치안 라멘에 가라아게랑 밥 세트를 주문했다.
나온 걸 보니 국물 모양새나 차슈가 들어간 거로 봐서 돈코츠 라멘 계열인 것 같았는데,
먹어보니 한국에서 먹었던 돈코츠 라멘처럼 역하게 느글느글한 느낌은 안 들었다.
뭐 먹을때 탄산수가 살짝 생각나긴 했지만,
없어도 먹는데 문제는 없는 정도의 용인 가능한 수준이었음.
차슈는 부드러웠고 계란도 반숙란이라 먹기 좋았음.
가라아게는 평범한 가라아게 맛이었고, 근데 소스가 간장소스라 살짝 아쉬웠다.
끄아 칠리소스였으면 극락이었을텐데...
근데 이거 양이 생각보다 졸라 많음 ㅋㅋ
가라아게랑 라멘의 건더기를 다 처리하니 배가 엄청 불러오더라.
밥은 안 시켜도 됐을 것 같은데, 좀 아까워서 3숟갈 정도 먹고 배불러서 남겨버림...
일본에서 라멘은 처음이라 비교군이 없어 제대로 평가할 수는 없겠으나,
일단 먹어보니 맛도 괜찮았고 양도 많아서 좋았음.
그리고 교토 식물원에 걸어갔다.
여기는 일본에서도 큰 편에 속하는 식물원이라더니, 정말로 크긴 크더라.
다만 지금은 철이 애매한지라 외부는 거의 삭막한 모습이었음.
그래서 제일 먼저 온실로 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엄청나게 습도가 높아지는 것이 바로 느껴지며 후덥지근...
더워서 땀도 나고 좀 불쾌해서 빨리 나가고 싶다는 느낌이 꽤나 들긴 했었는데,
이국적인 식물들도 많고 설명들도 대부분 잘 적어두어 관람하기엔 좋았다.
그리고 여긴 외국인들이라 해봤자 극소수의 서양인들을 빼곤 안보였던 것 같고,
거의 다 내국인들이고 사람도 주말임에도 굉장히 한적해서 조용히 관람하기 아주 좋았음.
이렇게 구경을 하다 열대관을 지나 중간에 좀 시원한 곳으로 나오니까
와 진짜로 갑자기 습도가 낮아지고 시원해지는게 ㄹㅇ 극락이었다...
그리고 사막쪽 관을 갔는데 선인장들이 빼곡히 있었음.
근데 기다란 선인장이 높이가 5미터는 족히 넘는 엄청난 길이의 선인장이 있어서 눈길을 사로잡더라.
내 머리에 있는 선인장에 대한 이미지는 짧뚱한 것 밖에 없었는데,
선인장이 이렇게까지 길게 자란다니 정말 신기했다.
그리고 알로에? 처럼 생긴 식물이 꽃이 피어있는 것도 봤는데, 처음 보는 모습이라 신기했음.
근데 꽃 모습이 꼴뚜기같이 생겨서 재밌더라 ㅋㅋ
온실만 봤는데도 1시간은 본 것 같아서 상당히 컨텐츠가 많은 곳이라 느껴졌고,
새로운 걸 많이 봐서 좋은 경험이 된 듯.
이제 온실을 보고 반 시계 방향으로 걸어 기타야마역으로 가기로 함.
뭐 철이 애매한 시즌이라 대부분 삭막했는데,
만약 한창 식물들 자랄 시즌에 오면 야외도 면적이 엄청 커서,
여긴 하루종일 봐도 모자랄 것 같더라고.
그러고 이제 숙소로 돌아갈까 했는데,
교토 타워 사진도 좀 찍고,
저녁 먹을 곳도 교토역 지하상가가 많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교토역으로 출발.
저번에 왔을 땐 교토 타워 보지도 않아서 어떻게 생긴 줄도 몰랐었는데 ㅋㅋㅋ
이번에 처음으로 보니까 교토 타워도 은근 괜찮더라.
근데 이런 타워들이 대부분 그렇듯 멀리서 보는 것이 제일 이쁘기에 올라가 보진 않았음.
뒤돌아서 교토역으로 다시 들어가려는데,
햇빛이 엄청 강렬해서 그런지 교토역에 교토타워가 엄청 선명하게 비치더라 ㅎㄷㄷ
그리고 교토역에서 푸드코트랑 식당가를 둘러봤는데,
딱히 가고싶은 곳은 안 보여 마트 털이를 진행하기로 했다.
마트 과일 코너를 보니까 일본 각지에서 재배한 딸기들이 많이 있더라.
한국에서는 딸기하면 논산 딸기 밖에 못 본 것 같았는데,
일본은 땅이 더 넓어서 그런지 여긴 다양한 곳에서 재배를 하네.
딸기도 엄청 색이 진하기도 하고 크기도 큼직하길래 흥미가 생겼다.
그래서 위 사진에 나온 산지별 특징을 보고
구미가 당기는 나가사키현과 구마모토현산 두개를 구매함.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서 히로시마야끼, 마트초밥, 타르타르소스 치킨난반, 고구마 물엿튀김(?)을 처리 시작.
먹는데 전부 다 너무 맛있어서 폭풍흡입을 했는데,
이게 다 들어간다는게 솔직히 좀 신기하더라 ㅋㅋ
오코노미야끼는 어차피 낼 모레 히로시마 갈 텐데 왜 샀냐면,
그냥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서 미리보기 겸 구매했다.
야끼소바에 뭐 이것저것 더 추가한 느낌인 것 같은데 맛있었다. 현지 가서 먹으면 얼마나 맛이 더 좋을지... 두근두근.
초밥은 역시 마트초밥이었지만 그냥 입에서 살살 녹아내렸다.
난 저렴이 입맛이라 그런지 일본 마트초밥만 해도 아주 만족스럽더라.
글고 어차피 고급 스시집 갈 예산도 넉넉한 것도 아니고,
일본에서 고급 스시집은 내집 마련하면 가보는 것으로...
그리고 치킨 난반은 소스도 발려있는 진열된 거 산 건데도,
튀김옷이 바삭바삭하면서 촉촉하고 식감도 좋아서 놀라웠음.
타르타르 소스랑 원래 발린 소스랑 합쳐져서 단짠단짠 아주 그냥 칼로리폭탄인 맛.
(맛있다는 뜻)
고구마는 원래 맛탕인 줄 알고 산 건데,
먹어보니 한 번 고구마를 튀기고 거기에 물엿 같은 걸 바른 것 같았다.
역시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 졸라 맛있구만
바로 흡입해서 소멸시켜 버렸음.
너무 돼지처럼 먹긴 했는데, 어차피 내일 소모할 테니까~ 라는 생각으로
자기합리화를 진행하니 죄책감이 사라졌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