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다음 글은 좀 길다. 이딴 부질없는 설명 다 필요 없고 결론만 읽고 싶은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만약 당신이 그런 사람 중 한명이라면 그냥 스크롤 쫙 내려서 1번) 2번) 3번) 4번) 5번) 요 다섯 개의 결과문만 읽어도 좋다. 대신 나머지를 읽지 않았다면 딴지는 걸지말자. 그냥 적어놓은대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그 결과문이 왜 나오게 된건지 궁금하다면 요기 바로 아래부터 읽기 바란다. 만약 뭔가 잘못 생각한게 있다면 제발 부탁인데 딴지를 걸어주시길 바란다. 나도 인간이니 착각할 수는 있는 법이다.

원신 캐릭터 기원의 5성 확률 기본 확률은 0.600%, 그리고 천장 포함 확률은 1.600% 이라고 고지되어있다. 이 말은, 내가 기원 하나를 사용했을 때 5성이 튀어나오는 확률은 0.600% 이고, 90회 기원시에 100.000%로 나와주는 일명 "천장"의 확률을 포함하면 1.600% 가 된다는 뜻이다. 이게 사실일까.

5성이 한번 나오고 나서 그 이후로 가챠를 돌리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기원 1회차에 5성이 나올 확률은 0.600%이다. 이건 뭐 당연하다.

그럼 기원 2회차에 5성이 나올 확률은 여전히 0.600%일까?? 물론 그냥 그 회차 자체만 단순히 생각하면 그렇긴 하지만, 사실 2회차에 5성이 나온다는 것은 1회차는 실패를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실패-성공 순의 확률인 99.400% * 0.600%를 계산해야 하므로 사실은 0.596%로 떨어지게 된다.

이 사실이 헷갈린다면 이렇게 생각하면 쉽다. 1회차에 나오는 확률은 당연히 0.600%이지만, 50회차에 나오는 확률은 49회의 "확실한" 실패를 거쳐야만 한다. 물론 실패의 확률이 99.4%라는 엄청난 확률이라 그렇게 어렵진 않지만, 그래도 그걸 49회를 연속으로 반드시 실패를 한후 50회차에 나오는 5성은 1회차에 5성을 뽑는것보다 당연히 어렵다. 따라서, 회차가 늘어날수록 확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걸 또 오해하기가 쉬운데, 그러면 1회에 안뽑히면 점점 뽑힐 확률이 줄어드는게 말이되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누적확률을 생각해야 하는 점을 깨닫는다면 오해는 종지부를 찍게된다. 즉 1회때 0.600% 이었고 2회때 0.596% 였으니, 2회"때"가 아닌 2회"이내"에 5성이 나올 확률은 둘의 합인 1.196%이다. 즉 회차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 회차의 "이내"에 5성이 나올 확률은 늘어나게 된다.

이걸 수학적으로 말하자면 n회차에 5성이 뽑일 확률 P는 성공확률 p=0.006 과 실패확률 (1-p)=0.994 에 관해 다음과 같은 관계를 가진다.

P(n) = p*(1-p)^(n-1) = 0.006*0.994^(n-1)

물론 이것은 1회에서 89회까지의 이야기이다. 90회는 천장이라 100%의 확률로 뽑혀야 하므로 89회의 연속된 실패확률만 구해주면 된다.

P(90) = (1-p)^89 = 0.994^89 = 58.53%

그래? 그러면 이걸 엑셀을 사용해서 1회차부터 90회차까지 죽 확률을 뽑아서 누적확률과 함께 그려보자. 그러면 다음과 같은 그래프가 나온다.

주황색이 누적확률이고, 파란색이 회차당 확률이다. 즉 89회까지 뽑힐 총 확률은 40%정도 밖에 안되며, 거의 60%에 달하는 확률로 90회에 뽑히게 된다는 뜻이다. 이결론은 누구나 들었을 때 잘못된 결과라는 것을 느낌적인 느낌으로 알 것이다. 왜냐구? 다음은 정확한 팩트이다. 일단 실제로 가챠를 돌려보면 90회에 5성이 나오는 경우는 절!대!로!없다. 90회는 커녕, 89회, 88회에도 뽑힌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운이 정말 초라하게도 없어 기원을 바가지 씐 사람도 87회차에서는 적어도 5성 캐릭터가 하나 뽑힌다. 게다가 물론 5성이 나올 확률이 적어서 기원을 많이 돌려야 되는건 동의하지만, 90회에 뽑히는 경우가 거의 60%에까지 육박할 정도로 괴팍하진 않다. "으아 이번에 천장으로 뽑혔음"이라는 소리를 주변에서 들어서 90회에 뽑히는 경우도 있구나 착각을 하는데, 그 사람들보고 다시 한번 제대로 세어보라고 하라. 그 누구도 90회에 나온 사람은 없다. 제일 운이 없는 경우 87회에 뽑혔을 것이다. 88/89/90회에 5성을 뽑은 사람은 전 세계에 아무도 없다는 뜻이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고?

아래는 genshin-wishes.com 이라는 웹사이트가 2021년 12월 3일까지 유저들의 동의를 통해 얻어낸 3554만여건의 기원의 결과를 종합한 것의 일부이다. 첫 열부터, 기원 횟수, 5성 캐릭터 획득 갯수, 회차당 5성 획득의 실험적 확률, 그리고 그에대한 누적확률이다. 1회부터 69회는 그냥 너무 길어서 잘라버렸다. 흥미진진한것은 74회 부터니까.

1회부터 73회 까지는 우리가 아까 생각했던 확률론에 따라 회차당 서서히 확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위 그래프는 참고로 "이론"이 아닌 순수한 "실험값"이다. 이 통계에 일조한 유저들은 총 3554만여 건의 기원을 통해 26만여 번의 5성을 뽑아냈다. 이는 무시할 수 없는 큰 수이므로, 통계학적 큰 수의 법칙을 적용시킬 수 있을 정도의 빅데이터 샘플사이즈이다. 황당한 것은 가챠설명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74회 이후의 확률증가구간이며, 또한 그래프 윗쪽 표의 일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6만여 번의 5성중 88회, 89회, 그리고 천장인 90회에 뽑힌 경우는 단!한!번!도! 없다. 그러니 천장에 뽑혔다고 징징거리는 사람들은 결국 "천장근처에서" 뽑혔단 뜻이지, 정말로 천장에서 뽑힌것은 아니란 뜻이며, 그래도 90회차인 천장에서 뽑혔다고 박박 우기는 유저가 있다면 아, 이 사람은 기본적으로 숫자를 셀 줄 모르는 황당한 사람이구나 하고 그냥 넘어가면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일단 74회 이후의 확률은 어찌되는지 난 모르겠으나, 그래도 1회부터 73회까지의 확률은 0.600%의 기본확률을 따르고 있는것일까?? 궁금해서 회차당 뽑힌 5성 캐릭터의 숫자를 실험적 확률로 변환한 뒤 지수그래프를 적용해서 확률을 거꾸로 추출해보았다.

곱표로 나타내어 진것이 실험적으로 얻어진 회차당 5성 확률 캐릭터를 얻을 확률이며, 빨간줄은 엑셀의 지수그래프 피팅을 통해서 일단 1차로 대충 계수를 구한뒤 회차당 실험적 확률과 이론적 확률사이의 표준편차를 목표값 찾기로 최소화를 통해 재정리한 확률을 사용해 최종피팅을 한 그래프이다. 이쯤 되면 이 글 읽고 있던 사람들이 99.9% 이상 떠나버렸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어쨌든 난 계속 나불거려보겠다. 이제부터 흥미진진 해질테니까. 이런 방식을 통해서 나온 확률이 조금 황당하다...; 위 그래프에 따르면, 1회부터 73회에 걸친 5성 확률의 기본 획득 확률은 0.600% 보다 세 배가량 높은 1.888% 이다. 근데 이상한게, 이 앞에 또 이상한 계수가 붙어서 1.250% 근처에서 떨어지기 시작한다...; 즉 이건 말로 설명이 안되어지는 확률공식이다. 그래도 어쨌든 기본적으로 0.600% 보다는 높다는 것이 확실하다...

복잡한거 다 떠나서 그럼 미호요가 우리에게 설명보다 더 유리하게 확률을 잡아놓은 것이니까 좋은거네? 라고 당장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말은 끝까지 들어야하고 생각은 끝까지 해야된다. 총 획득 확률을 생각해보자. 이건 매우 단순한 계산이다. 천장을 포함한 90회차라는 구간에서 3554만여건중 26만여건이 당첨이었으므로 간단하게 260028/35536408*100 = 0.732%라는 숫자가 나온다. 즉 명시되어 있는 천장포함 확률 1.600%의 절반도 못미치는 수준이란 것이다. 즉 우리는 엄청난 농락을 당하고 있다.

심심한 사과를 하나 올리자면, 74회부터 90회차 구간의 확률은 도대체 어떤 원리를 따르고 있는것인지 모르겠다.. 정말 슬프다. 포아송 분포를 따르는가 싶어서 피팅을 해봐도 안맞고, 베타 분포함수도 아니다. 베르누이 시행 함수도 아니며, 코쉬 분포를 따르지도 않는다. 이항분포를 따르지도 않는다. 적용에 작동하는 원리? 그딴거 다 무시하고 비연속 데이터에 연속분포이건 비연속분포 가리지 않고 적용해봤는데 도무지가 통빡이 안나온다...; 정말 미쳐버릴거 같다. 여기에 대한 정답을 아시는 분은 내 평생 사랑해드릴테니 제발 귀뜸을 해주시길 바란다. 그냥 느낌적인 느낌인데 왠지 베이즈 확률인거 같다.

즉 종합하자면, 0.600%의 기본확률과 1.600%의 천장 포함확률이란건 완전한 개소리이다. 개소리도 이런 개소리가 없다. 0.6%나 1.6%라는 수치는 정말 눈을 뜨고 어딜 찾아봐도 없다.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다.

뭐 중국업체가 적어놓은 거랑 돌리는 거랑 일치하지 않는게 그렇게 놀랍진 않다. 그러면 실제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정확한 팩트들은 무엇일까??

일단 내가 genshin-wishes.com에서 받은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는 다음과 같은 결론들이 나온다.

1번) 실험적 확률의 누적확률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은 그래프가 얻어지는데, 이 말은 73회 이내에 5성이 뽑힐 확률이 50%, 74회나 그 이후에 5성이 뽑힐 확률이 50%, 즉 반반이란 것이다. 그 말은 73회나 그 이전에 5성이 뽑히면 님은 운이 좋은것이요, 74회나 그 이후에 뽑히면 님은 운이 안좋은 것이다.

2번) 88, 89, 90회차에는 절대로 5성이 뽑히지 않는다. 즉 늦어도 87회차 이전에는 5성 캐릭이 반드시 나온단 소리다. 이 말은 74회에서 87회, 즉 후반의 14회차의 기원에서 5성이 나올확률이 그 이전 73회차 전까지의 기원에서 5성이 나올 확률과 동일하단 것이다. 이는 기원 갯수만 놓고 보자면 약 5배가량의 차이이다.

3번) 그래서 사용되어야 하는 기원 횟수와 실험적 확률의 곱을 모두 합한 값인 소위 "기댓값"은 53.4회가 된다. 즉 일반적으로 말해서, 53회~54회의 기원을 사용하면 5성이 하나 나온다는 뜻이다. 물론, 그것보다 더 많이 사용할때도, 그것보다 더 적게 사용할때도 있겠지만, 어쨌든 가챠를 엄청나게 돌려대다 보면 결국 평균적으로 53~54회에 하나꼴로 튀어나오는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을 원석으로 환전해보면 그냥 제일 큰 원석꾸러미인 8080원석을 구입하면 5성 캐릭터가 하나 나오는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에 들어가는 현금은 각자 계산해서 스스로 조용하게 충격받기를 바란다.

4번) 5성이 나올 총 확률은 천장을 포함해 약 0.732% 이다. 이는 미호요가 명시해놓은 1.600%에 절반도 못미치는 수치이다. 타도 미호요!

5번) ...기본확률 0.600%가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숫자인지는 며느리도 모르겠는데, 일단 결론적으로 그딴거 없다. 그냥 기본확률이건 천장 포함확률(1.600%)이건 모두 깡그리 싸잡아 무시해도 좋다. 다만 확실한것은 1회에서 73회차사이에 5성이 뽑히는 확률은 50%로, 아까 기본확률을 0.600%로 잡고 이론적으로 계산해본 누적확률인 35.55% 보다 높은 것을 감안하면 실제 5성 캐릭터의 기본확률은 0.600%보다는 높다. 근데 문제는 아까 말한 이상한 계수 때문에 기본확률이 정확히 몇프로다 확정지을 수 없다는 엄청난 찝찝함 때문에 두뇌가 폭발할거 같다.

최종결론) 중국기업들이 하는 말은 믿지말자. 거의 무조건 발등찍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