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농경이 시작되기 전인 1만3천년 전부터 남미지역에서 야생종의 모습으로 자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역에는 우리가 흔히 먹는 감자뿐 아니라 모양도 동그란 것, 길쭉한 것, 울퉁불퉁한 것에서부터 붉은색, 파란색, 보라색, 검은색 감자 등 수백 종의 야생감자가 있다.

감자가 처음으로 남미 원주민들에 의해 경작된 것이 7천년 전쯤이라는 것은 고고학적으로 증명된 바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식물학자인 헥터 플로어스(Dr. Hector Flores)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감자의 원산지로 가장 유력한 지역은 페루 남부와 볼리비아 북동부지역 사이라고 한다. 티티카카 호수(Lake Titicaca) 주변에서 기원전 400년경의 감자 흔적이 발견되어 고고학적으로도 감자의 원산지로 증명되었다.

옥수수나 밀은 고산지대에서 기르기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많은 수확량을 자랑하는 감자는 남미의 원주민들에게 주식으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고산지대의 환경 때문에 감자의 저장이 용이하지 못했던 원주민들은 감자를 냉동 건조시킨 형태로 만들어 언제든지 쉽게 먹을 수 있도록 했고 이는 고대사회의 세금 역할을 할 만큼 큰 위치를 차지했다.

고대 잉카제국의 언어에는 감자를 표현하는 말과 감자 종류의 이름이 1천여가지나 될 정도였다. 또한 감자농사가 풍년이 들도록 감자신에게 의식을 치르고 제물을 바치기도 했고 치유능력이 있는 것을 알고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데 감자를 이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