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공포영화 치고는 잘 만든 영화임

나홍진이나 셔터감독을 기대하고 봤다면 실망할순 있음
곤지암 미만이라는 냉혹한 평가가 있었는데
곤지암이 가벼운 분위기의 B~C언저리의 공포영화라면
랑종은 무거운 분위기의 B급영화임 A급 수준은 아님  

개인적으론 솔직히 너도나도 똥이라고 욕하길래
뭐!? 얼마나 진한 똥인것이지!? 하고 찍먹하러 갔다가
음 똥이 맞구만! 하고 나온 영화였다
솔직히 말해서 곡성때는 해석의 여지가 다양했고
빨리빨리 지나가는 영상속 사소한 디테일을
나중에 다시 훑어보는 재미가 있었다면
랑종은 글쎄 문화권이 달라서 그런지 디테일을 찾아보는게 어려웠고

대부분은 유튜버들이 미리 지적한 내용들이었음
그리고 너무 곡성을 답습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곡성에서 그토록 강조했던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랑종에서도 또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등장인물들이 기획하던 일이 틀어졌다면
'믿음'을 저버린자가 누군가 있겠구나 하고
곡성식 예방접종을 맞은 사람들은
'뭐야 결국 또 이렇게되네' 이런 결과를 보게되는거지

유튜버나 나홍진의 이전 인터뷰에선
곡성의 등장인물 '일광'의 프리퀄같은 내용을 담고싶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경험한 내용으로는
일광보다는 '일본인'에 더 가까웠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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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터는 스포, 해석


1. 무당들에 대해서

랑종, 무당들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한국의 초기 무당형태와 비슷하다고 생각함
한국의 무당설화의 기원은 바리데기공주고
바리는 이후에 무당들의 신이 됨
신과 인간 원혼들의 관계를 중재하고
그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했는데 과거 종교의 제사장들이 그러했듯
랑종과 무당은 원래 그런존재였음


농경사회에선 사소한 자연현상에도
인간의 생사가 걸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했고

따라서 자연을 신으로 섬겨 모시며 앞으로 농사 잘 되게, 흉작되지 않게, 산에 오를때 다치지 않게 해달라 신에게 빌던것이
신과 소통이 된다는 자들이 등장하면서 무당이 된것이었음

한국에서는 양반가의 여식이 무당이 되면 (아마 정신병이었겠지만)
집안 망신이라고 내다버리기도 했고
어린애들을 납치해서 무당으로 쓰이기도 했었음

가족이 온전히 있는 무당은 없었고 따라서 소외계층,
외면받는 이들이었는데
랑종에서도 무당의 비슷한 모습을 보여줌
그래서 하나의 신을 대대로 내려받는 랑종'님'의 가정에서
언니가 신내림을 거부한것은 어머니가 무당이었어도 가족들이,
사회적으로랑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볼 수 있음.




2.신들의 형태가 기독교와 불교와는 다름

기독교는 사랑과 용서이고 불교는 깨달음임

하지만 그리스로마신화나 한국 토속신앙의 신들을 보면
인간에게 원한을 갖기도 하고,속기도 하고 보복을 하면서
싹싹 빌면 용서해주는좀 더 인간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음
태국의 피들도 비슷함

또 신들의 기원이 불교처럼 깨달은자가 신이 되는것과, 기독교처럼 천지를 창조한 전지전능한 스스로 존재하는자가 아니라

아주 사소한 모든것에 깃든 '령'을 신이라고 모심
따라서 좀 더 개인적이라고 볼 수 있음
기독교나 불교에선 내가 기독교의 하나님이나, 불교의 부처님과 개인적인 원한관계를 만들 순 없지만
태국의 피들은 다름

오늘 내가 지네를 밟아죽이면 지네의 원혼이 내게 붙는것임
한국에도 이러한 이야기가 많기도 하고.
나홍진이 굳이 태국을 선택한건 그런 이유도 있을거라고 생각함


3. 보답받기 어려운 선과, 누적되는 원한

이건 기독교적 사고방식이 적용되었다고 봄
기독교에선 천국에 가는게 참 힘듦
용서받고, 내가 진정 신의 피조물임을 믿으면 천국에 간다고 하는데
'진정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고있음
내가 죄지음을 용서받았다고 '믿어야만' 천국에 갈 수있는데
다른식으로 말하자면
네가 진정으로 신의 피조물임을 믿는다면 니가 그렇게 살면 안되지 새끼야
이런식의 해석도 가능함
따라서 천국에 가는건 정말 어려운일이다.

진정 신의 자식처럼 선하게 살아야 가능하다 이렇게 볼 수 있음

랑종에서도 이런것이 보여짐'님'의 수많은 기도와
오랜시간 사람을 도와왔던 선행은
한번의 의심으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됨
기독교에서는 의심하지 말고 믿으라고 강조하거든
사도토마가 부활한 예수를 믿지 못해 성흔에 손을 넣어보았다고 하는데

이걸보고 예수가 너는 보고 만져야 믿느냐
보지않고 믿는자는 행복하다고 일갈함
사랑과 용서의 예수가 이정도의 리액션을 취했으면
인간에게 노골적인 원한을 드러내는 태국의 피들은 좀더 심하게 지랄했으면 지랄했을것이라는것.


게다가 작중 인물들 중 님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끊임없이 업보를 쌓아왔고, 그 원한이 피를 타고 되물림 되고 있었음
마치 님의 가문이 신을 섬기는 랑종이 되는것을 되물림하듯이

그래서 악령들은 '님'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음
도발하고 너도 같이 분노하라고 부추기지만 님은 그에 넘어가지 않음
오히려 악령이 아니었던, 자신에게 랑종이 되는것을 떠넘긴 언니의 의심이님을 몰락하게 만들었음



4. 노이에게 빙의된것은?

4-1 바얀신이었을경우

영화 후반부에 빙의된 노이가 한 행동은
자신의 랑종인 님을 타락하게 만든것, 그나마 님을 제외하고 좌정할만한 밈의 몸에 잡귀를 들이부은것임
또 한번 자신을 거부했던 노이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이 누적된상태였음

구약의 기독교에서 연기가 하늘로 향하면
신이 이를 받고, 퍼지면 거절한것으로 나옴
이때문에 성경 최초의 살인이벌어졌기때문에
연기를 신이 받는다는것은 상징적인것임
그런데 이 연기, 향을 거꾸로 꽂아 '니거 안받아 꺼져'라는
노골적인 의사표현을 한것이고
따라서 바얀이 거부한제물, 향을준 인간들에게 공장에 돌아다니는 악귀들이 달려든것으로 봄

바얀을 느끼며 밍을 구하려는 노이에게서
결정적인 순간에 바얀의 무녀에서 일개 노이가 되도록 떠나가버린으로도 보임


4-2남편가문의 조상신

님의 가문대대로 조상신이 있었다면
남편가문에도 조상신이 있을 수 있고
님이 초반에 말했듯 다양한 피들이 존재하는데
모든 피가 선하지 않다고 하였음

따라서 대대로 손에 피를 묻혀온것이
남편가문의 악귀를 크게 키웠을 가능성이 있고
그것이 영매기질이 있는 노이에게 들어섰을 수 있음
노이는 빙의된것을 느꼈댔지
그것이 바얀인지는 모르는 상태기도 했음

밍이 노이를 태워죽일때
밍에게 빙의된건 피해자의 악령들이고
노이에게 빙의된건 가해자의 악령이었음으로
밍이 노이에게 불을지른건 합당한 복수라고도 볼 수 있음.



5.바얀은 선한신인가 악한신인가

태국은 피의 신격을 오직 선이라고 여기는 개념이 없음
나를 섬기면 복을주고 대들거나 원한을 사면 보복을 하는정말 개인적인 느낌이 강함
그나마 대체적으로 선한가? 라고 봤을때바얀은 성격은 좋지만 마냥 물렁하지도 않았을 것으로 보임
밍이 신병을 앓으면서도 꿈속에서 머리가 잘린 누군가 계속 자신에게 무언가를 말하는것 같다 라고 했는데
작중에 머리가 잘리는것은 바얀신이고,
밍이 악령에게 잠식되지 않도록 자신의 무녀인 님의 가족,
그리고 곧 자신이 좌정해야할 밍의 몸을
미약하게나마 지켜주고 있었을것이라고 추측됨

그러나 노이의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바얀신을 물려받게 했어야 할 밍에게 아무신이든 내림굿을 받게 했고
님에게 바얀신을 의심하도록 만들었음

작중에서 바얀신은 조상신으로부모가 자식을 아끼듯 조상신은 자손들을 내리 아껴주는 존재인데
영화에서는 부모의 내리사랑이 모든 일을 다 망치는 원인이 됨
이는 조상신인 바얀신의 마음이 돌아섰음을 보여주는것으로 해석됨


6.왜 하필 노이와 밍인가

작중에 가장 처참한 최후를 맞는것은 노이임
남편을 잃고 아들을 잃고 동생을 잃고 본인은 사랑하던 딸의 손에 의해 고통스러운 최후를 맞이함
영화에서 대대로 내려오는것은 바얀신 뿐만 아니라 원한 또한 대대로 내려오는데
세대를 거듭할수록 그 원한은 커져만 가는데
반대로 선이라고 할 수 있는 바얀신은 믿는이가 줄어들고있음

노이는 남편집안이 하던 개고기집을 남편이 죽고난 이후에도 물려받았지만
랑종이 되는것은 자신도 딸도 싫다고 했었음
따라서 남편의 가문에서 내려오는 원한은 받으면서 어머니 쪽에서 내려오는 선은 거절한셈이 됨
게다가 물려받은 가업이 개고기집인데,
이는 살생과 연관된 업보를 쌓고있는것으로 보임
왜냐하면 태국정부가 법으로 금지한 개고기를 합법적인 루트로 구해서 파는것은 거의 불가능할테니까

본인들이 직접적으로 살생에 관여하지않고는 가업을 유지할 수 없을것임
게다가 자신이 되었어야할 랑종이 되기 싫어
신을 속이고 동생을 랑종으로 만들고
그 사실을 동생에게도 속였음
따라서 노이는 악신들의 원한을 받으면서
선한신이었던 바얀에게도 원한을 사게됨
그래서 고통스러운 최후를 맞하게 되었다고 봄


7. 그럼 밍은 왜 살아남았는가

사실 밍은 살았다고 볼 수 없음
밍이었던 것은 이미 오래전에 악신에게 잡혀먹혔고
지금은 악신이 현신한 껍데기가 밍이었을 뿐임
그래서 일광보다는 아쿠마에 가깝다고 해석한거
일광은 악신을 섬기는 무당이었지만 일본인은 악신의 현현 그 자체였으니까
밍 본인 자체는 신을 담을수 있게 태어났지만
엄마 노이의 악행으로 바얀이 밍에게 직접 내려가는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밍에게 악령이 달려들어 그 자리를 낚아챈것이라 할 수 있음
님이 밍은 신내림을 받을 수 없다 라고 말한것은
바얀이 거부했음을 알 수 있음
그래서 노이가 억지로 밍에게 신내림을 받게하는 일로 이어지게 됨

밍에게는 가족대대로 내려오는 원혼이 조금씩 자리잡고있었지만

그래도 밍이 스스로의 의지를 조금씩은 유지하고 있었던것을
엄마 노이가 신내림을 내려 온갖 잡신이 들어

밍이 자아를 잃게만듦



8.바얀신의 머리는 누가 쳤는가

어떤 유튜버는 노이가 했다고도 하는데
사실 노이는 밍의 신병을 치료하기 위해 바얀신에게 용서를 빌러 직접 갈 만큼 절박했음
그런 노이가 바얀의 멀리를 칠 깜냥은 되지 않는다고 보고 밍의 꿈에서 보았듯 바얀의 영적인 상태는 이미 악령에의해 거수된 상태였고
영의 붕괴함에 따라 석상도 영의 형태를 따라 무너져 내렸을것이라 봄



9.님이 당한 라따뚜이는 그나마 바얀신의 배려였을까

아니라고 봄
이미 님과 그 가족구성원들은 악귀들의 복수대상이었고
이는 죄가 있고 없고를 떠나 그냥 그집 식구들이면 다 죽이려 들었기 때문에
이미 님은 위험한 상태긴 했음
그러나 님이 내게 좌정한것이 바얀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느끼고 남을 돕고 마음이 평온하다 한것을 보아
님은 바얀을 믿고있었음
신도의 믿음이 곧 신의 강함과도 연관이 있듯이
님의 간절한 믿음이 있을때 바얀은 권능으로 마을주민도 고쳐주고
님을 악령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었음
그러나 님이 믿음을 잃었을때
이미 바얀의 영을 거수할정도로 강해진 악령을
랑종의 믿음마저 잃은 바얀은 님을 지킬정도의 권능조차 없었을거라 봄

게다가 님은 이미 바얀을 거부하기위해 자살시도도 했었지만
그럼에도 받아들이고 난 뒤에 바얀은 님을 용서했었음
님이 바얀을 섬겼던 시간과 정성이 있었던만큼
바얀이 한순간의 의심으로 님을 죽이진 않았을거고
다만 이러한 용서에는 님 말고는 달리 좌정할 그릇이 없기때문도 있어보임


악령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다른이들과 달리그나마 형체 온전히 죽은건바얀이 님을 지키려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고 해석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