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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내 마음가짐의 출사표 (feat. 군 생활 마지막 체력검정)모바일에서 작성

퍼플서퍼(125.185) 2024.05.18 14:39:36
조회 229 추천 6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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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서는 매해 체력검정을 응시해야 한다.

이 한번의 평가로 각종 진급, 장기, 선발 등 굉장히 중요한 개인 평가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에 체력검정 결과는 늘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다.

나는 2015년 중사로 진급함과 동시에 장기복무 선발이 되었다.

그 전까지 늘 특급전사를 달성했고 체력도 당연히 특급이었다.

또한 보수교육 성적도 우수한 편이었다.


그러나 진급과 장기복무 선발 이후로 군 생활에 대한 태도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적당히,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매해 응시하는 체력검정은 점점 두려움의 순간으로 다가왔다.

내 한해의 가장 큰 목표는 "특,특,2"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에서 특급을 받고 3km 달리기에서 2급을 받아 종합 1급을 받는 것이 최대 목표였다.

체력검정장에 가면 감독관들이 배치된다.

현역간부 혹은 병사가 배치될 때도 있고 군무원이 배치될 때도 있다.

그래서 눈에 불을 켜고 가장 숫자를 잘 세어줄 것 같은 사람을 찾기 위해 혈안이 돼있다.

어떻게든 요령을 부려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는 특급을 받는다.

그리고 3km 달리기에서 죽자사자 게거품을 물고 뛰어 2급 기준에 들어온다.

이게 내 한해 농사의 끝이었다.

체력검정 기준표를 보면 상당히 기준이 어려워보이지만 적당히 운동을 즐기는 사람에겐 어쩌면 쉬운 난이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지난 날의 마인드는 왜 굳이 죽자사자 "특급"을 해야해? 였다.


부끄럽다.


약 10여년을 그렇게 적당히 복무했다.

매해 1급 어쩔땐 2급

이 등급이 내 군 생활의 성적표다.

체력검정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서 내 군 생활 전체가 들여다 보인다.


오늘은 2024년 체력검정이 있는 날이었다.

나는 전역을 앞두고 있으므로 굳이 체력검정을 받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끝낼 수는 없었다.


나는 이번 체력검정에서 지난 날의 태도와 어리석음을 청산하고자 했다.

10여년간 1급을 받으려고 온갖 요령을 부리고 전전긍긍했던 나를 버리고 싶다.

내 목표는 특급이다.



특급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팔굽혀펴기를 2분동안 68회 이상, 윗몸일으키기를 80회 이상 해야한다.
3km 달리기는 13분00초 이하로 들어와야 한다.

오늘은 결코 요령 부리지 않는다.

숫자를 잘 세어줄 것 같은 사람을 찾아 나서지 않는다.

자세는 완벽하지 못할지언정 정직하게 횟수를 채우고 싶었다.

문제는 3km 달리기였다.

지난 해 내 3km 달리기 기록은 14분 후반대로 적어도 2분 이상을 단축시켜야 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13분00초 이하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1km를 4분20초 페이스로 달려야 한다.

달리기를 꾸준히 해왔지만 4분20초 페이스로 달려본 적은 없다.

긴 거리를 천천히 달렸을 뿐이다.


먼저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측정이 있었고 처음으로 요령없이 무난하게 특급 기준을 달성했다.

윗몸일으키기가 힘겨웠지만 자세 흐트러짐없이 정직하게 해냈다.


가장 두려운 3km 달리기 측정은 오전 9시가 훌쩍 넘어 햇빛이 이미 뜨거워진 상태로 시작됐다.

오늘은 페이스 조절없이 최대 페이스로 3km를 달릴 생각이었다.

시작지점은 내리막길이라 무릎 부상 걱정은 접어두고 거침없이 내달렸다.

심박은 시작부터 170bpm을 넘어섰다.

1km 지점을 4분13초 페이스로 돌파했다.

몸이 가볍다.

발목과 정강이 통증은 서서히 퍼졌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호흡도 잘되고 다리도 가볍다.

업힐 구간이 2번 나오면서 2km 지점은 4분 35초 페이스로 느려졌다.

이대로면 빠듯하다.

4분 35초 페이스를 확인한 순간부터 속도를 높혔다.

심장은 터질 것 같지만 호흡은 이상없다.

최대심박수가 188bpm을 넘어섰다.

2km 지점이 가장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다.

다른 주자들도 속도가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더 빨라졌다.

많은 사람들을 추월했다.

오늘은 반드시 특급을 하겠다는 집념으로 내달렸다.

마지막 200m를 젖먹던 힘까지 짜내어 속도를 높혔고 마지막 3km 지점을 3분37초 페이스로 들어올 수 있었다.

12분10초였다.

해냈다.

10여년만에 특급을 달성했다.

어쩌면 군 생활을 하며 충분히 해낼 수 있었던 일을 전역하고자 마음먹은 지금 해냈다.


체력검정 결과 확인증은 내 마음가짐의 출사표다.

지난 날의 청산이다.

의미를 부여한 순간부터 살아 숨쉬게 된다.

내 삶에 더이상 "굳이?" 는 없다.

"적당히"도 버렸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도 지웠다.


내 그릇의 본질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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