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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빚 대리 변제의 무서움에 관하여(장문이다 각오해라)앱에서 작성

도갤러(14.34) 2024.06.02 02:45:56
조회 10990 추천 58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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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는 단도박 1년 반, 개인회생 2년차다

오늘 유독 오픈, 빚 도움받는 거에 관한 글이 많길래 몇 자 적어본다. 긴 글이 될 거니까 급한 새끼들은 맨 밑에 요약글 읽어라.

부모님이나 가족한테 경제적 도움받는 놈들 대부분이 살면서 처음 느껴본, 진짜 인생 좆될 것 같은 두려움에 당장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도움을 받고 싶어하고, 여기서 ‘상황이 안 좋으니 일단 도움은 받되 앞으로 잘 갚아나가면 된다’ 류의 댓글 달리길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 같은데, 미안하지만 존나게 틀린 방법이다.

일단 도움 받을 수 있으면 받고, 대신 부모님과의 약속 잘 지키라며 단도박 응원한다 하는 새끼들은 감히 도박중독에 대한 지식이 좆도 없는 무지한 병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변에서 경제적 도움받는 순간, 평생을, 50-70년을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잠자는 시간 제외한 인생의 2/3를 함께 해야하는 단도박이라는 여정에서 조오ㅗㅗ오오오오오ㅗ오ㅗ온나 돌아가는 거다. 피같은 젊음이랑 돈을 그냥 갖다 버리는 거라 해도 과언이 절대 아니다.

물론 예외는 있을 수 있다. 도움받고 끊어내는 사람. 근데 그런 사람 과장 안 섞고 50000명 중 한 명 정도 있을 거라 본다. 애초에 니가 그런 현명한, 절제가 가능한 특출난 사람이었으면 돈 땄을 때 멈춰서 도박중독에 걸리지도 않았겠지?

당장은 인생 터질 것 같으니까, 독촉 전화 존나 오고 친구 지인들한테 개쓰레기 돼서 사회에서 매장당할 것 같으니까 가족 도움 받아서 턱끝까지 차오른 급한 빚 해결하고 그 사람들한테 천천히 갚는 게 논리적, 효율적이고 현명한 거라는 생각이 들겠지... 나도 그랬다 (회생하기 전, 부모님께 오픈하기 전에. 난 다행히 부모님이 존나 어려운 상태셨어서 한 푼도 도움 못 받았었다. 그 땐 존나 슬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천운이 따랐다고 생각한다.)

근데 아니다. 인생 아무리 좆돼봤자 니가 자살만 안하면 절대 안 죽고, 신용불량자 돼도 생각보다 큰 일 안 나더라. (난 안그래도 맘 여린 울 엄마 자살할까봐 오픈 못 했었다. 근데 끝이 없이 이어진 거짓말 끝에 덜미를 잡혀서 강제로 오픈하게 됐고, 학창시절 맞은 거 다 합친 거 보다 더 많이 맞고 영화 7편은 찍었지만, 다행히 엄마는 잘 살아계신다. 단도하면서 다시 천천히 부모님과의 신뢰 회복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 덕분에 오히려 도박하기 전보다 더 가까워진 것 같다.)

부모님 가슴에 대못 수십 개 박은 죄는 평생동안, 뒤지고 나서도 영원히 갚아야 하는 거지만, 그들은 우리 생각보다 존나 강하다. 산전 수전 공중전 겪으신 분들이 대다수라서 마음은 찢어질지언정 우리의 실수때문에 그들의 삶을 포기하실 정도로 약하지 않다 절대로.

니가 한 자리에서 담배 한 갑 연달아 태우며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결국 부모님께 도박 빚 오픈했을 때, 부모님께서 여유가 있으시다면, 그리고 화목한 가정이라면 십중팔구 부모님이 일단 빚 해결해줄테니 다시는 도박하지 말고 천천히 갚으라고 하실 거다.

정중히 거절해라. 세상물정 모르는 철없는 병신 취급을 하시더라도 무조건 거절해라. 말로 설명 못 하겠으면 이 글 보여드려라.

신용불량자가 되든, 10년지기 친구랑 쌍욕 주고 받으며 연이 끊기든, 회사 혹은 학교에서 도박중독자 병신으로 낙인이 찍히든, 깜방을 가든, 니가 직접 인생 개 바닥의 바닥의 바닥을 찍으면서, 개 좆 빠지게 고생하면서, 에어컨 밑에서 좆 긁으며 담배 쳐 물고 마우스 클릭 한 번에 태웠던 수십 수백 수천 수억의 어마어마한 돈에 비하면 개 씨발 쥐좆만한 일당 혹은 월급 받아가면서, 단 돈 만원에 벌벌 떨어가면서 너의 무너져 내린 돈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는 과정이 무조건적으로 필요하다. 의지? 개나 줘라. 우리에게 필요한 건 첫 째도 환경 통제, 둘 째도 환경 통제다.

아무리 짧게 잡아도 최소 1년은 좆뺑이 존나 까면서, 이때까지 도박으로 날린 돈 혹은 도박으로 생긴 빚에 비해 개좆만한 돈 때문에 삶에서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조온나게 느끼고 ‘아시발 이번 달 투잡 쓰리잡 뛰면서 존나 열심히 일 했는데 아직 빚의 0.5%도 못 갚았넹?ㅋ 개좆같넹’ 류의 현타를 수십 수백번 느껴봐야, 도파민에 절여져서 맛탱이 좆나게 간 니 뇌가 아주 조금은 정상의 범주로 들어온다는 말이다.

부모가 돈 갚아줘서 인생의 최대 위기를 벗어나게 되면 위의 모든 과정이 통째로 생략돼서 절대로 니가 얼마나 큰, 무지막지한 개 병신 쓰레기같은 짓을 했는지 피부로 느낄 수가 없다. 머리로는 알겠지. 하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몸소 겪어보지 않고 대가리로만 알고 있는 생각들은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면 새하얗게 사라진다.

니가 이때까지 못 지켰던 수십 수백개의 다짐들이 그 증거다. 니가 어릴 때 상상했던 지금 니 나이대의 모습과 지금 현실의 니 모습의 괴리가 그 증거다. 부모님 도움으로 위기를 면하게 되면 인생은 다시 살만해지고, 실수는 그대로 남아있지만 실수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제로가 된다는 말이다.

난 내 친구들은 물론 술자리에서 한 번 본 지인의 지인에게도 구라를 존나 치면서 돈을 빌렸었다. 전화번호부의 90%의 사람들에게 돈얘기를 꺼냈고, 돈을 빌리며 했던 약속은 대부분 지키지 못했다. 여기 모두가 도박에 중독된 정도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도 꽤나 중증 환자였거든. 에볼루션 익스트림 바카라 로또 맞아서 하루에 1억 3천을 따고도 밀린 월세 120만원을 제외하고는 그대로 사이트에 다시 갖다 바칠 정도였으니까.

그 결과 난 내가 속해있던 모든 사회적 집단에서 인간말종으로 낙인이 찍혔었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 모두가 날 떠나갔고, 맘편히 통화할 수 있는 사람, 안부인사라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조차 단 한명이 없었다.

하지만 단도 시작하고 첫 3-4주동안 대가리 싸메고 밤 새가면서 지인들 수십 명한테 한명 한명 다 연1락해서 내 상황에 대한 거짓없는 설명과 진심어린 사과를 전하며 오래 걸리겠지만 매달 얼마씩 갚겠다고 약속했고, 2년째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매달 보내주기로 한 돈 꼬박 꼬박 보내고 있다. 물론 수입이 줄어들어 몇 번 못 보낸 적도 있지만 항상 내가 먼저 미리 연1락해서 사과하고 양해 구했었고. 이 과정에서 도박하면서 떠나갔던, 날 개 쓰레기로 봤던 친구들 지인들 중 70% 이상과의 관계가 회복됐다. 오히려 대단하다며 칭찬해주는 고마운 사람들도 생겼다.

부모님은 우리를 존나 사랑하시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우리가 오픈을 하는 시점에 부모님이 도박 중독에 대한 지식이 있을 리가 없다. 사랑하는 마음에 우리를 도와준게 오히려 우리한테 독이 된다는 걸 전혀 모르신다. 난 2년째 GA모임(단도박 모임)에 나가고 있는데, 실제로 모임 나오시는 가족분들 중에 초반에 남편이나 아들 빚 갚아준 거 땅을 치며 후회하시는 분들 정말 많다.

극단적인 상황을 예로 들자면, 모임 나오시고 중독에 대해 공부 많이 하신 여사님 중 한 분은 아들이 사기죄로 징역 들어가는 걸 지켜만 보셨다. 매주 나오실 때마다 바다같은 눈물을 흘리셨지만, 빚 갚아주는 건 절대 안된다는 걸 잘 알고 계셔서 한 푼도 안 도와주고 재판부터 학교 들어가는 거까지 옆에서 피눈물 흘리며 그저 바라만 보셨다. 그 아들은 8개월 살고 출소해서 얼마 전 100일 잔치했고.

그니까 시발 맛탱이 간 니 뇌가 이끄는 대로 행동하지 말고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제대로 된 조언을 좀 새겨 들어라. 디씨에 글 쓰고 있는 내가 이런 말 하는 게 좀 웃기긴 하지만, 디씨에 잘못된 정보도 정말 많으니 그만 쳐 찾아 돌아 다니고, GA모임 나가라. 상담치료 약물치료 다 해봤는데 GA모임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GA모임이 사이비라느니 별 도움 안된다느니 하는 새끼들 말 믿지 마라. 의사도 있고 중견기업 사장님도 계시고 젊은 또래 선생님들도 많다. 병신은 어딜 가도 있기에 물론 이상한 사람도 소수 있긴 하지만, 짧게는 1년 길게는 30년 동안 단도박 모임 꾸준히 나오시는 주축이 되시는 분들은 대부분 좋은 사람들 뿐이다.

고3이 공부에 올인하는 것 처럼, 운동선수들이 밥처먹고 운동만 하는 것 처럼 우리는 삶의 모든 행동과 생각 그리고 환경을 단도박을 위해 세팅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라.





요약


1. 빚 대리 변제 받는 건 미친 짓이다.
2. 당장은 인생이 좆될 것 같겠지만, 눈 앞의 위기를 모면하고자 부모님 혹은 가족의 경제적 도움을 받게 되면 진짜로 좆이 되버릴 수가 있다. 바닥에는 끝이 없다
3. 니가 대리 변제 안 받아서 지금 겪을 수 있는 안 좋은 모든 상황들이 다 일어나 니 인생이 망가질 수 있는 정도 <<<<<<< 대리 변제 받고 도박 재발해서 니 인생이 좆될 수 있는 정도



해주고 싶은 말이 훨씬 많지만 자야 되니 이만 줄인다. 선생질 존나 해서 상당히 건방져 보일 수는 있겠지만, 나 또한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항상 도박 앞에서 겸손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아무쪼록 모두가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길 바란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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