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 썰] [레전더리 로어] [키슬레프] 엔드 타임의 계시

예조판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4.03 19:40:13
조회 1399 추천 16 댓글 5
														


a16024aa0f16b54586323d6156836a3721ffaad73a226d04005d880b14



엔드 타임의 계시

Vision of the End Times



코스탈틴은 린스크 강 북쪽에 위치한 성에서 에렌그라드를 다스렸다. 성의 전 주인이었던 보야르 엘레나 예브첸코는 새로 지어진 대정교회 대성당 지하 참회의 방으로 사라진 지 오래였다.


대주교는 도시 지도를 들여다보며 임박한 노스카 늑대함들의 침략에 맞서 에렌그라드를 방어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모색했다. 조잡하게 깎은 나무 조각상들이 지도 위를 가로질렀고, 늙은 사제는 숨죽여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늘 코스탈틴 곁을 지키던 부관이 달콤한 빵 한 접시를 들고 다가왔다.


"총대주교 성하."


대정교회 사제가 무뚝뚝하게 말하며 접시를 내밀었다.


코스탈틴은 손을 내저으며 거절했다.


"배가 고프지 않네. 우즈케프 형제."


"몇 시간 동안이나 그러고 계셨잖습니까. 뭐라도 드셔야 합니다."


마음이 누그러진 대주교는 빵 몇 개를 집어 들고 입으로 가져갔다. 우즈케프 형제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 모습을 지켜봤고, 코스탈틴은 순간 젊은 주교의 얼굴에 실망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목이 메는지 연신 기침하며 부관에게 빵 부스러기를 뿌렸다.


"목이 마르군."


우즈케프는 고개를 숙이며 자리를 떠났고, 곧 크바스 한 잔을 들고 돌아왔다. 코스탈틴은 음료를 단숨에 비웠다.


"크바스 맛이 괜찮구나. 한 잔 더 다오."


두 번째 잔이 대주교 앞에 놓였다. 그는 크바스를 쭈욱 들이켜고 입술을 핥으며 감탄했다.


"맛이 아주 훌륭하구먼. 우즈케프 형제, 그대도 사양하지 말고 좀 들게나."


코스탈틴은 악의에 찬 표정을 지으며 잔을 내밀었다. 젊은 주교는 눈을 깜빡였다. 반짝이는 땀방울이 그의 관자놀이를 타고 흘러내렸다.


"저-저는 이미 충분히 마셨습니다."


대주교의 눈빛은 젊은 주교의 영혼을 꿰뚫을 것처럼 사나웠다.


"우즈케프 형제. 그대는 참으로 거짓말을 못 하네."


잠시 동안 둘 사이에 끔찍한 침묵이 흘렀고... 두 사람은 동시에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a6400caa0f16b557b6323d6158c6213f66432bac97bbaa70b92411d6af



"차리나를 위하여!"


우즈케프 형제는 손목에서 튀어나온 단검을 움켜쥐며 외쳤다. 그는 온 힘을 다해 단검을 찔러 넣었다.


코스탈틴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단검은 그의 가슴에 칼자루까지 파묻혀 있었다. 대주교는 별다른 힘도 들이지 않고 칼날을 뽑아냈다. 쨍그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지는 단검. 고요한 방안에서 귀가 멀 것만 같은 소음이 퍼져나갔다.


두 남자는 눈을 마주쳤다. 한 쌍의 눈은 살의로 번들거렸고, 다른 한 쌍은 공포에 질려 동공이 크게 떠졌다.


우즈케프 형제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코스탈틴은 난간으로 달려가 바깥을 내려다보았다. 배신자 우즈케프는 새하얀 눈 위로 붉은 핏자국을 남기며 절뚝거리는 다리로 성에서 멀어졌다. 시간을 낭비할 생각이 없던 대주교는 화로 철퇴를 들고 서둘러서 성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시간이 늦은 탓인지 그는 내려가는 동안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이상하게도 성의 경비병들조차 보이지 않았다. 분명 이번 음모는 아주 오래전부터 준비된 것이 틀림없었다.


대주교는 사냥감을 린스크 다리까지 추적했다. 코스탈틴이 막 모퉁이를 돌았을 때, 그는 여섯 명의 검은 제복의 사내들과 마주쳤다. 얼음 마녀의 비밀경찰. 아크쉬나였다.


"조준!"


아크쉬나들이 하나 되어 대주교를 향해 소총을 겨눴다.


"발사!"


총알 세례가 대주교에게 명중한 순간, 코스탈틴은 비명을 지르며 눈더미에 얼굴을 박고 쓰러졌다. 검은 제복을 입은 남자 중 한 명이 다가오며 무심하게 소총을 재장전했다. 아크쉬나는 쓰러진 사제를 발로 걷어차 뒤집고 얼굴을 향해 총을 겨눴다.


코스탈틴의 눈이 번쩍 떠졌다. 그는 소총을 꽉 움켜쥐고 총구를 왼쪽으로 비틀었다. 탄환이 목표에서 빗나가자 그의 머리에서 몇 인치 떨어진 곳에서 눈이 솟구쳐 올랐다. 대주교가 미소를 짓자 피 묻은 이가 달빛 아래 반짝였고, 다른 손으로 암살자의 턱을 세게 후려쳤다.


대주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이빨이 공중에 흩날렸다. 우르선의 화로 철퇴는 거친 화염을 내뿜으며 되살아났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철퇴를 휘둘렀다. 살이 터지고 뼈가 부러지며 암살자가 죽었다.


다른 아크쉬나들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몇몇은 뒤로 물러나 황급히 소총에 총알을 재었다. 다른 이들은 발톱 칼날을 뽑아 들고 돌진했다. 철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 화약이 터지는 소리, 죽어가는 사람들의 비명이 한밤중에 울려 퍼졌다.


마침내 정적이 돌아오자, 코스탈틴만이 유일하게 자리에 서 있었다.


한밤중의 소란은 린스크 다리를 절반 즈음 지났을 때 벌어졌다. 대주교는 헐떡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십여 군데의 상처에서 피가 거침없이 흘러내렸다. 그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산산이 조각난 적의 잔해에 침을 뱉었다. 이제 다 끝났다.


권총의 공이가 뒤로 젖혀지는 날카로운 소리에 대주교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코스탈틴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우즈케프 형제와 마주 보았다.


"여왕 전하만이 우리를 카오스의 손길로부터 구할 수 있다." 덜덜 떠는 사제가 소리쳤다. "오직 그녀만이!"


이미 코스탈틴의 마음 속에 자비를 베풀 여지는 없었다. 그는 포효하며 적을 향해 달려들었다. 한 발의 총성이 메아리쳤고, 대주교는 다리 가장자리에서 넘어져 아래의 차가운 얼음물 속으로 떨어졌다.


대주교 코스탈틴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비전실/수정첨탑을 방문하면 나오는 이벤트.




레전더리 로어 (Legendary Lore)

https://steamcommunity.com/sharedfiles/filedetails/?id=2789857945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16

고정닉 14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8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2870 이슈 [디시人터뷰] 웃는 모습이 예쁜 누나, 아나운서 김나정 운영자 24/06/11 - -
1582609 📚 썰 토르 엘리티스에 관하여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17 292 2
1582380 📚 썰 햄3에 추가로 나올만한 지역들 설명 [1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17 2547 18
1582353 📚 썰 ㄱㅇㅌ) 올드월드의 끔찍한 미래 [23]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17 3938 21
1581566 📚 썰 ㄱㅇㅌ) 14세기 어느 아랍인의 여행기 [1] ㅇㅇ(118.40) 23.04.16 382 3
1581194 📚 썰 [레전더리 로어] 아스트라고스 대 그리수스 [15] 예조판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16 2449 20
1579897 📚 썰 한니발의후손호소인(로마 황제) [7] 김치랜드에영광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15 2444 23
1579555 📚 썰 [레전더리 로어] 토그림 대 아스트라고스 [12] 예조판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14 3324 33
1579041 📚 썰 새로나온 햄탈3 로딩창 설정 썰풀이 모음 [17] ㅇㅇ(122.44) 23.04.14 4423 23
1577315 📚 썰 자라잘리드 관련 앤디 홀 인터뷰 요약 [7] 구글번역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12 2437 19
1576656 📚 썰 나가쉬와 동생, 제수씨 이야기 [19]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11 2114 17
1576594 📚 썰 햄탈3 신규 랜드마크 블러드써스터 감옥 설정 [14] ㅇㅇ(122.44) 23.04.11 4465 21
1576555 📚 썰 바스통 기사단 - 용의 문장의 후예들 [10] Kanap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11 1984 14
1576505 📚 썰 하슈트랑 코른 같이 연관된 랜드마크(햄탈산)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11 1073 10
1576479 📚 썰 뿔난쥐 너글 출신썰은 여기서 나온듯 [1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11 693 5
1575410 📚 썰 아칸이 상대방한테 목숨구걸했던 썰 [15]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9 3142 23
1575404 📚 썰 제국에 이런 캐릭터도 있구나 [17] ㅇㅇ(112.158) 23.04.09 4669 28
1575402 📚 썰 아칸의 인간 시절 평판 [6]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9 2822 17
1575399 📚 썰 나가쉬와 순박한 아칸이 처음 만났던 썰 [18]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9 2422 20
1575328 📚 썰 [ㄱㅇㅌ] 잘 알려지지 않은 프리드리히 대왕의 혐성 [18] ㅇㅇ(140.247) 23.04.09 2691 24
1575086 📚 썰 나가쉬 떡밥) 대충 모아본 떡밥들 [14] ㅇㅇ(122.44) 23.04.08 2625 16
1575048 📚 썰 뉴비들을 위한 나가쉬 간단정리 [3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8 4129 32
1574704 📚 썰 3.0패치로 새로 추가된 불멸캠 해로 설정 [17] ㅇㅇ(122.44) 23.04.08 3853 14
1574641 📚 썰 번역) 고대 인도 전쟁사 -2편- [2] MC재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8 376 5
1574559 📚 썰 벨라코르 인성 보소 [3] ㅇㅇ(122.44) 23.04.07 481 0
1574515 📚 썰 브레토니아 썰) 말몽의 은둔 기사 [10] Jul.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7 1645 16
1574424 📚 썰 햄탈3 벨라코르 외교 대사 모음 [22] ㅇㅇ(122.44) 23.04.07 5753 24
1573370 📚 썰 번역) 고대 인도 전쟁사 -1편- [2] MC재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5 548 7
1572546 📚 썰 좋은 에트루리아 문화 받아들이자 [23] 노스퀴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4 3445 30
1572452 📚 썰 헐벗은 사우루스가 엘프, 스테이트 트룹보다 장갑 높은 이유 [41] 리디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4 3679 18
1572138 📚 썰 햄탈워3 전투 승리&패배 대사 모음집 [3] ㅇㅇ(122.44) 23.04.03 569 9
1572077 📚 썰 남부왕국&제국 썰 짧번역) 전속 계약 용병단 [1] Jul.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3 464 9
📚 썰 [레전더리 로어] [키슬레프] 엔드 타임의 계시 [5] 예조판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3 1399 16
1571988 📚 썰 칸나에 전투 이모저모 [6] ㅇㅇ(221.161) 23.04.03 1306 11
1571894 📚 썰 400~1400년까지 로마갑옷 [2] 호노리우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3 601 1
1571708 📚 썰 펌)홉고보 궁기병 유명연대는 원랜 독옵워 용병대였다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03 566 8
1571008 📚 썰 고트렉&펠릭스 - 드워프는 한물 간 종족이다 [10] ㅇㅇ(60.225) 23.04.02 771 8
1570915 📚 썰 키슬레프를 좀먹는 해악 캠페인 이름의 유래 [1] ㅇㅇ(123.141) 23.04.02 283 3
1569648 📚 썰 오늘 카드웦 질답에 있는 흥미로운 설정 [4] ㅇㅇ(122.44) 23.03.31 2244 14
1568823 📚 썰 그저 성배 기사 원툴 팩션 [12]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30 4448 27
1568697 📚 썰 ??? - 활은 겁쟁이나 쓰는 거지 [7] 이젠끝이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30 569 2
1568333 📚 썰 카드웦 헬포지가 이킷 작업장 배낀 게 아니다. [2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30 3514 27
1567989 📚 썰 내가 아카온한테 대가리가 깨졌던 부분 [23]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29 3712 25
1567580 📚 썰 원작에서 카드웦 열차 연결했을 때 장점을 꼽자면 [8] 리디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29 546 5
1566471 📚 썰 ㄱㅇㅌ) 요즘 관광객들은 정말 시민의식이란 게 없다 [18] 김치랜드에영광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26 4513 23
1566466 📚 썰 차라리 노예가 더 낫다는 스케이븐 최악의 직업 ㅇㅇ(112.158) 23.03.26 1186 13
1565875 📚 썰 크다이 몸에 저 글자는 뭐지? 카오스 언어 다크 텅 이야기 [13] khid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25 3393 24
1564215 📚 썰 카드웦 전체 움짤 모음.webp [13] ㅇㅇ(122.44) 23.03.23 4303 13
1564182 📚 썰 드라조아스 플레이 엔딩 움짤 모음.webp [9] ㅇㅇ(122.44) 23.03.23 3604 14
1564074 📚 썰 울리카)제국의 남장여자들 [16] 구글번역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22 4404 23
1564009 📚 썰 울리카는 캣콜링을 당한 적이 있다 [35]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22 4773 3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