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

자유로운 영혼의 광대. 눈을 감고도 외줄타기를 해내는 타고난 재주꾼으로, 풍자와 해학의 멋을 하는 천생 광대이다. 입궁 후 조정을 풍자하는 광대놀이로 연산의 총애와 시기어린 부러움을 동시에 받는다. 다시 태어나도 광대가 되겠다는 그에게는 지켜주고픈 가슴 저린 아련함이 있다.

공길

모두의 사랑을 받은 아름다운 광대. 여자보다 공누 외모로 남사당패에서 여자 역할을 도맡았지만 놀이판에서는 장생 못지않은 거침없는 대사와 재주를 선보이는 실력있는 광대이다. 궁에 들어와 연산의 총애를 받고, 그의 슬픔을 이해하게 되면서 연산과 장생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에게는 열망해도 가질 수 없는 슬픔이 있다.

연산

세상을 다 가졌으면서도 슬프디 슬픈 절대 권력자. 생모에 얽힌 아픈 과거로 인해 가슴속에서 분노의 응어리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인물이다. 왕으로서 누릴 수 없는 자유를 광대들을 통해 느끼고 자신의 분노 또한 광대들을 이용해 표출하려 한다. 최고 권력자의 위치에 있는 그에게도 돌아서면 사무치는 그리움이 있다.

녹수

시대를 앞선 전략과 지혜를 지닌 요부. 신분이 천하다는 이유로 조정과 세간의 멸시를 받으면서도 연산의 생모에 대한 그리움을 채워주며 사랑을 독차지하는 왕의 여자이다. 자신만을 향하던 연산의 관심이 광대에게로 향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질투에 눈이 멀어 음모를 꾸민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완전히 소유해야 할 아픔이 있다.

처선

눈과 귀가 되어 연산의 마음을 헤아리는 신하. 연산의 앞므을 지켜봐 온 그는 임금에 반하는 중신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연산이 바른 정치를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필한다. 하지만 연산이 걷잡을 수 없는 폭군으로 변해가자 또 다른 선택을 감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