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xii

통제를 잃다

중대장들은 잠시 아바돈을 응시한다. 그리고 시카르와 바락사는 곧장 몸을 돌리고서 복스 연결을 통해 근처에서 대기하는 중대원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퓌톤은 아바돈을 노려본다.

“이건 네놈이 내린 명령이 아니야. 지금 불복종을 꾸짖으면서, 정작 자신은 루퍼칼의 직명에 불복종하고 있군. 부끄러운 줄 알아라, 아바돈.”

“내 말 못 알아들었나?”

아바돈이 묻는다.

“어떤 새끼가 힘들다고 불평하는 꼴은 잘 들었지.”

퓌톤이 쏘아붙인다.

“한 놈이 제가 바친 순간의 맹세를 거부하는 꼴도 잘 들었고. 호루스의 아들이라는 작자가 워마스터 루퍼칼이 내린 추론을 의심하면서 제가 더 잘 안다고 하는 꼴이라면 확실히 들었지.”

“퓌톤-”

“아바돈, 만약 루퍼칼께서 함정을 파셨다면, 그분께서 파신 덫이다. 자신이 뭘 하고 계시는지 확실히 알고 계신다고. 만약 그분께서 네놈에게 자신의 계획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최선임 중대장이 그 계획의 일부가 아니라는 소리겠지.”

“우리 주군이자 아버지께서는 지금 통제를 잃으신 상황이라니까.”

“그렇게 말하고 싶다면 마음대로 해 보게. 나는 절대 돌아가지 않는다. 제7중대 역시 마찬가지고. 나는 여기 내가 받은 명령 때문에 있는 거지, 네놈이 아니라, 그분께서 주신 명령 때문이라고. 네놈도 그렇게 하던가, 아니면 최선임 중대장 자리에서 물러난 미래를 설계해 보시던가 하게.”

“내가 지금 너에게 명령을 내렸다, 퓌톤.”

“그리고 난 네놈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아, 아바돈.”

퓌톤이 대꾸하고선 돌아서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비탈을 다시 걷기 시작한다.

“참아선 안 돼, 에제카일.”

바락사가 아바돈에게 속삭인다.

“뭘 참지 말라는 거지, 아젤라스?”

아바돈이 묻는다.

“놈을 쳐. 죽여버려. 저놈은 쓰레기야. 더 이상 인간도 아니겠지. 하지만 자넨 선 오브 호루스 군단의 제1중대를 지휘하는 최선임 중대장일세. 모든 것이 망가지고 날아갈지언정, 자네가 자네로 남아 있는 한 우리 군단은 군율과 질서를 유지할 수 있어.”

아바돈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니까 내 말은, 저놈들 수준으로 내려가지 말란 소릴세. 저놈들은 이미 오염됐어. 그냥 삼켜졌을 뿐이야. 자네가 말한 것처럼, 우리 아버지조차 삼켜버린 워프가 놈들을 삼켜버렸어. 놈들은 더는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에제카일, 자넨 달라. 자넨 스스로를 통제하고 있다고.”

“알고 있네.”

“그러니까, 그 통제력을 유지하란 말일세.”

“그러지.”

아바돈이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겠어. 통제하겠네. 통제당하는 걸 넘어서.”

“좋아. 그러면 아직 군단은 존재하는 거군.”

“그래, 아직 군단이 있지. 그럼 이제, 준비를 해도 되겠나?”

“물론일세, 에제카일. 자네 손 하나 더럽히지 않고 떠날 수 있네.”

바락사가 덧붙인다.

“그것 때문에 자네가 유스타이린의 주인을 가까이 두고, 그 충성을 확보해야 하는 걸세.”

불타는 언덕의 꼭대기에서, 퓌톤 중대장은 헬라스 시카르의 부름에 몸을 돌린다. 검은 터미네이터 갑주가 단 일격으로 그를 파괴함과 동시에, 퓌톤이 쓰러진다.

오늘 세 편 더 올리는 이유는 이제 정말 끝이기 때문에.

초벌 번역 다 끝남. 대략 500페이지 정도.

내일도 6편 올리고, 모레면 끝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