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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ㅇㅇ부대 괴담사례 - 累卵之危

Qur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6.09 02:07:56
조회 2506 추천 47 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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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관은 군복무 2년, 병사 휴대폰이 허용 안 된 세계관입니다)


광령본왕님께 아뢰옵니다


하늘 아래 깊은 터, 땅 위에 선 혈맥마다 삼천 하늘에 빛을 내리시고

만토의 땅줄기를 밝혀주시는 광령본왕님께 아뢰옵니다.


넓은 기운을 펼치시어 닫힌 운명은 열게 하시고

사납고 험한 액운은 거두어주시며 어두운 기운은 걷어내 주옵소서.


옛 고구려의 칼을 들고 청룡의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신 그 이름,

천손의 맥을 잇고, 터마다 밝은 불꽃을 심으신 본왕이시여.


이 자리에 앉아계신 님이시여, 이 집의 터를 굳건히 세우시고

그 안에 사는 자손들 천복을 누리게 하소서.


들어오는 자는 평안을 얻고 나아가는 자는 길을 얻으며

머무는 자는 덕을 쌓고 말하는 자는 이로움을 얻게 하소서.


문마다 빛을 내리시고 기둥마다 복을 심어주소서.

이 집의 사방팔방에 광령의 기운이 스며들게 하소서.


오늘 이 자리에 불러 모셔드리오니 부디 허락하시고

빛으로 응답하여 이 집과 이 가문을 굽어 살펴주소서.


지금 이 시간, 광령본왕이시여,

신단 위에 좌정하시고 모든 것을 보살펴 주옵소서.


천지신명과 함께 밝은 길을 열어주소서.

감히 감히, 고하여 비오니,

부디 굽어살피소서.


---


155미리 견인포의 훈련은 약 7톤이나 되는 무게를 다뤄야 한다는 점에서는 위험한 측면이 있지만,

한번 방열을 하고 진지를 구축하게 된다면 쉽게 이동을 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었다.


"우리는 행복한거야. 105미리 애들은 접었다 폈다 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이나 방열하고 진지이동하고 그런다니깐."


"대신 걔네는 가볍지 않습니까?"


"한번 빡세게 고생하고 하루 종일 편하냐, 아니면 조금 편하지만 하루 종일 거슬리냐의 차이지."


위장막 설치까지 끝낸 후 그 안에서 담배를 입에 문 김재훈 병장이 백종민 상병과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이제 텐트까지 치면 가끔 내려오는 비사격 훈련 말고는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지호야, 애들 가위바위보 시켜서 진 사람 혼자서 풀자키 띄우게 해. 아까 보니까 너무 느리더라."


"알겠슴다."


순간 일이등병의 얼굴에 '아 제발'이라는 표정이 스쳐지나 갔지만, 어쩌겠는가. 억울하면 빨랐어야지.


"승현이."


"일병 오승현."


"너 이쉑. 오늘 목소리 크고 지시도 잘하고. 처음에 어리버리했던 때랑 완전 다르네?"


"감사합니다."


"방열할 때 만큼은 니보다 위 없다고 생각하고 막 질러. 니가 버벅이다 방열이 늦어지면 그걸로 혼나니까.

반말하고 소리 지른다고 아무도 뭐라 안그래. 알았지?"


"알겠습니다."


하나씩 짚어가며 칭찬을 해주고 있으니, 누군가 위장막을 들추며 들어온다.


"단결. 일병 윤재훈. 둘포에 용무..."


"야, 하지마. 너 훈련 나오면 우리 포반이라니깐? 누가 자기 포반에 들어오면서 신고하냐."


"알겠습니다. 익숙치가 않아서..."


"근데 왜?"


"포대장님이 포차 댈 곳 없다고 포반에 대고 위장막 같이 치랍니다."


"아, 위장막 치기 전에 말하지."


"죄송합니다."


"니가 죄송할 게 뭐 있냐. 종민아! 누가 졌냐? 진 놈 빼고 두 명만 빼서 위장막 다시 쳐라. 포차까지 덮어야 해."


왠지 계급이 가장 낮은 이들이 가장 바쁜 느낌이었지만, 어쩌겠는가.


---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사방이 어둑해지는 순간에도 그들은 포 주위에 대기하고 있었다.

이미 많은 주제로 이야기를 했기에, 더이상 이야기 할 거리가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도 저번에 굿 이후로 귀신 나온다는 이야기가 싹 사라진 게 정말 신기합니다."


오승혁 일병이 사수석에 앉은 채로 말했다.


"그거 진짜 문화체험이었습니까? 이후로 귀신 안나오는거 보면 진짜 굿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 그거."


김병장이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면서 오일병의 말에 긍정했다. 굿판은 정말 흥겨웠다.

그 이후에 이어진 본부 포대장과의 빙의 치료가 더 인상 깊었을 뿐.


"맞다. 신병아."


"이병 정재훈."


"너가 저번에 어디에나 귀신이 있다고 했잖아. 여기도 귀신이 있냐?"


"있지 않겠습니까?"


"그럼 무당들은 그런 귀신들도 다 성불시켜주고 그래?"


"에이 김재훈 병장님. 쟤가 뭘 압니까."


류지호 병장이 피식 웃으면서 면박을 주었다.


"아냐. 얘 인맥 중에 무당들이 있어서 들은 게 많을거야."


신병이 신내림을 받을 사람이라는 이야기는 차마 하지 않았지만, 한상빈 일병이 자기 누나가 무당이라고 말했기에 이정도까지는 허용될거라 판단했다.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그럼 귀신이 된 사람들은 계속 귀신으로 남는거야?"


"그렇다기보다는... 제가 알기로는 차사를 만나지 못한 영가들이 이승에 남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차사를 못 만날 수도 있어?"


"제가 알기에는 의외로 시스템이 허술하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무서운 이야기 중에 그런 거 모르십니까?

집에서 자고 있는데 차사들이 누구네 집 물어봐서 알려줬다는."


"아. 들어본 적 있어."


"그럴 때 잘못된 곳을 알려줘서 엄한 사람이 죽었다, 뭐 이런 이야기도 있지 않습니까?"


"어...그렇지. 그러네. 생각해보니 되게 허술하네. 잘못 데려가면 끝이야?"


"되돌아갈 수 있으면 다행인데, 이미 화장을 해버렸다던가 하면 못돌아가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김병장이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물었다.


"시스템이 허술한건 알겠는데. 그래서 그들이 계속 이승에 남지는 않는다는거야?"


"느리더라도 천천히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데려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동사무소 공무원이라고 생각한다면, 우선순위부터 처리하느라 뒤로 밀리는 민원인도 있고 그러지 않겠습니까?"


"흠. 그러니 천천히 처리는 되지만, 오래 걸릴수도 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원이나 한이 깊으면 차사를 피해다니기도 한답니다.

그러다가 사람에게 해를 끼쳐서 무당에게까지 오면 그때는 굿이든 빙의치료든 뭐라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백상병이 조용히 감탄했다.


"처음 듣는 이야기야."


"우리 주변에도 항상 영가는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냥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차사를 기다리는 영가들입니다."


"그렇구만."


신병의 설명에 몇몇이 고개를 끄덕인다. 믿거나 말거나이다. 어쨌든 자신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상관없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니 누군가 위장막을 살짝 든다.


"어?"


"적 포탄 낙하."


그러더니 슥 사라진다. 전사관이었다.


"에잇! 가스, 가스, 가스!"


서둘러 방독면을 꺼내 착용한다. 위장을 안시킨 것은 고마웠지만, 이건 방심하고 있었다.

전사관이 다시 찾아온 것은 그로부터 한시간 뒤였다.


"상황 해제."


얄밉게 웃으며 그 말을 한 이후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십분 뒤에 텐트에서 취침 준비해. 너네 초번이라는데 행정병이 근무표를 안짰단다. 알아서 여섯 명 추려서 박스카로 와라."


---


어차피 들어가야 할 근무라면 초번이 낫다. 그렇게 생각하며 신병과 김병장이 함께 초소에 투입되었다.


"아... 이제 진짜 추워지는구나. 더 이상 쌀쌀한 날씨가 아니야."


"맞습니다."


김병장은 탄입대에 넣어놓은 초코바를 하나 건내주었다.


"먹어. 군 생활 할만하냐?"


"감사합니다. 많이들 챙겨주셔서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다행이네."


그리고는 대화가 끊겼다. 이미 대기하면서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기에 더이상 소재가 없었다.

그러자 신병이 후임의 덕목을 발휘한다. 먼저 주제를 꺼내어 화제를 열어주는 것.


"그나저니 이성주 병장님은 어쩌십니까?"


"뭘 어째. 그 양반 그만하길 천만 다행이야."


현재 이성주 병장은 군기 교육대가 예정되어 있었다. 하나포의 이상재 병장을 시원하게 패버린 죄로.


"그렇게 안보이는데, 도저히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


"야. 그 양반도 포대 생활 다 거친 양반이야. 허술해보여도 그게 다 근육인데, 네가 말릴 수 있겠냐?"


"아닙니다."


"그래. 너도 최대한 잘 말린거야. 너 덕분에 덜 때린거니까.

그 양반이 말년 다가오면서 성질이 죽은거지, 예전엔 장난 아니었어."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이야기를 하며 초코바를 씹었다.


"너가 처음부터 다 봤다며?"


"그렇습니다."


"나도 대충 듣긴 했지만, 자세히 말해봐. 심심한데 그 이야기나 좀 듣자."


---


이성주 병장은 간만에 기분이 좋아진 상태였다.


"나 내기에서 이긴 게 거의 반년만이야."


"그게 왜 하필 접니까?"


억울해하는 김재훈 병장에게 이병장은 사람 좋게 웃으며 얼른 다녀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러면 우리 신병이나 좀 봐주십쇼. 나한테 불운 옮는다. 넌 여기서 이병장님이랑 전투화나 닦고 있어."


"알겠습니다."


그렇게 이들의 무리에서 김병장이 자연스럽게 빠지고 이병장과 신병만 남게 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주로 무속신앙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전투화를 닦고 있는데, 휴게실 한쪽이 떠들썩했다.


"와, 이게 이상재 병장님 여자친구입니까? 미인이신데 말입니다?"


"내가 그럼 구라를 치겠냐? 그럼 아무한테나 이런 사진을 보내주겠어? 애인도 아닌데?"


"와. 보정 없는겁니까?"


"당연히 보정 없는거지."


이상재 병장이 자신의 여자친구 사진을 후임들에게 보여주며 자랑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왜 보정이 아니겠냐. 그거 보정 맞아."


"니가 뭘 안다고 지랄..."


뒤에서 들리는 말소리에 고개를 돌리며 두 병장의 눈이 마주친 순간, 이상재 병장이 황급히 사진들을 수거한다.


"야. 그거 내놔봐."


"뭘? 이거? 야, 남의 여자친구 사진을 네가 왜 보냐?"


그러자 이성주 병장 기습적으로 손을 비틀어서 사진을 빼았았다.

그것은 좋게 말하면 여성의 섹시한, 속되게 말하면 거의 헐벗은 모습이 찍힌 사진이었다.


"야, 씨발아. 얘가 니 여자친구냐?"


"어? 아니 그게."


"이 시발새끼야. 그때 사진 다 준거라며. 남의 애인 사진으로 딸이라도 쳤냐?"


후임들은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느라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일단 하나포 이상재 병장이 잘못한 것 같은 상황이긴 했다.


"병장 짬 먹고 이제 집에 갈 때 되었으니 되도록 터치 안하려고 했는데, 넌 좀 맞아야겠다."


모두들 그 말을 듣자마자 이성주 병장을 말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들보다 그의 행동이 좀 더 많이 빨랐다.


---


"허어. 어렴풋이 듣던 것 보다 더 쓰레기 짓을 했네?"


"일단 그렇게 된 일입니다."


"거 참. 좀 참지. 그래도 포대장님이나 간부들이 이성주 병장을 좋게 봐주니 잘하면 군장도 안돌수 있겠다."


"하나포 그분이 많이 맞았는데도 말입니까?"


"이상재 병장. 다른 포반이라도 이름은 빨리 알아두는게 좋아. 일단 그 인간이 먼저 원인제공을 했잖냐.

근데 내가 보기엔 벼르고 있다가 건수 하나 잡아서 제대로 줘팬거야."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이성주 병장, 내가 알기로는 상말 때 헤어졌어. 여자친구가 먼저 이별통보 했다던데."


"아이고."


"참으려면 참을 수 있었는데, 기회 오니까 바로 줘 팬거야. 내가 보기엔 그렇다."


"헤어졌어도 자기 여자친구였는데 다른 사람이 그런 사진을 갖고 허세를 떨면 저라도 화가 많이 날 것 같습니다."


"뭐 어느 정도의 사진이었길래 그래?"


"일단 맥심보다는 수위가 높았습니다."


"...뭐? 아니 시발 넌 그 상황에서 사진을 봤어?"


"봤다기보단 보였습니다."


"와, 너 눈도 좋다. 나중에 신내림 받으면 귀신 놓칠 일은 없겠네."


---


"보살님? 전 라면이라도 좋습니다."


"시끄럽고 반죽이나 열심히 해."


그 말에 옆에서 멸치를 다듬던 기자가 작게 웃었다. 법사는 툴툴대면서도 열심히 반죽을 한다.


"아니, 나가서 먹자니까 굳이 밥을 해준다더니 일을 시키는건 무슨 경우랍니까."


"그래도 맛있게 해주시잖아요. 저번에 콩나물 잡채도 맛있게 먹었는걸요."


"어, 그거 간단해보이는데."


"그럼 콩나물을 산더미만큼 다듬어야하는데요? 처음부터 다시 하시겠어요."


"아잇..."


황급히 말을 멈추는 것을 보니 아마 욕설이 나오려고 했나보다.


"그나저나 보살님. 허주가 악신이 된다면, 말 그대로 신이 되는 겁니까?"


"뭘 물어보려는거야? 대가리랑 꼬리를 붙여야 뭔 말인지 알지."


"허주도 귀신이니 천도를 시키거나 성불을 시키거나 차사를 불러서 강제로 저승으로 보내던가 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럼 악신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악신도 그렇게 할 수가 있습니까?"


그러자 애호박을 썰던 보살의 손이 멈췄다.


"칼 들었을 때 그런 무서운 거 물어보지 말아라."


"무서운 겁니까?"


"무섭지. 신의 격이 된 악령이면 무섭지. 예전에 지하철 난리 때 기억하는가?"


"기억하죠."


"그땐 우리가 손이라도 썼지? 그게 악신이었으면 그리 수월하게 끝나지 않았을 거야."


잠시 모두가 말을 잃었다.


"그러고보니 보살님의 신어머니가 악신을 처리해주셨던 일이 있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랬지."


"그 땐 어떤 방법으로 처리하셨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무식한 방법으로 처리하셨지."


보살은 말을 아끼려했지만, 기자와 법사 모두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남은 수명을 모두 태워서 봉하셨지."


"봉했다고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보살님의 신어머님이면 한때 나라만신으로 활동하신 분 아닙니까?

그런 분의 힘으로도 수명을 태워서 봉하는데 그쳤다고요?"


"상성이 좋지 않은 것도 있고. 선녀님의 힘으로 악신을 마주해야 했으니. 그리고 나이도 있으셨고."


"허어."


좋지 않았던 기억이 떠오른 보살이 괜시리 짜증을 낸다.


"왜 사람 싱숭생숭하게 그런 질문을 해? 그 허주 놈 때문에?"


"솔직히 말하면... 네. 아무리 강원도라지만 군대 안에서 그런 일을 벌인 놈이, 다른 곳으로 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어떡합니까?"


"쓸데없는 걱정일 수도 있어. 그렇게 쉽게 악신이 되는 거면, 세상 모든 악령들이 모두 악신이 되었게?"


"그렇겠죠? 어쨌든 나중에 시간나면 천천히 찾아봐야겠습니다. 관광도 할 겸."


"어디로 갔다든?"


"주소는 충남에 ㅁㅁ섬이라고 하던데요."


"서해안?"


"아시는 섬입니까?"


"몰라. 자네가 방금 충남이라며."


"아이, 난 또."


---


사내는 정신이 나가버린 어미를 보며 혀를 찬다.


"에이. 이정도까지 되기를 원한 건 아닌데."


요양원에라도 집어넣고 싶었으나, 장애 등급 판정이 나오려면 적어도 반년은 지나야한다고 했다.


"그새끼들만 아니었어도 천천히 잘 준비했을텐데."


아쉬움에 입맛을 다신다. 계획대로 잘 되었으면 참 좋았을테지만, 어쨌든 계획은 어그러졌다.

항상 그랬다. 자신의 계획은 항상 어그러졌다. 그러나 언제나 그 속에서 살길을 찾아냈다.

지금도 보라. 그렇게 귀신들에게 시달렸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자신이 부리지 않는가.

그리고 이전과는 다르게 어떻게 하면 힘을 키울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잠깐의 군복무는 좋은 경험이었다.


"일단 값싼 요양병원이라도 알아봐야겠네."


일단 어미를 맡길 곳을 찾는 게 우선이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하고 있으니 옆에서 누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조용히 해요. 그러게 말이라도 곱게 했어야지. 아니면 정성이라도 더 쏟았거나."


요란한 원색이 들어간 무복을 입은 여인이 피눈물을 흘리며 사내를 쳐다보고 있다.

원망과 한이 섞인 그 눈빛은 곧장 사내를 찢어 죽일 듯 하였으나, 그녀의 목덜미를 물고 씹어먹고 있는 것 때문에 함부로 움직이지 못한다.


"그러게 사람을 잘 봤어야지. 잘 봐. 내가 허주를 신으로 만들테니까. 신을 못받았으면 신으로 키우면 되는거 아니야?"


그 말에 무당귀의 입이 열리며 다시 흐느끼는 소리가 난다. 어느새 입가에서도 핏물이 떨어지고 있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여야지. 내가 제정신으로 살려면 그 방법 뿐인걸? 억울해마요."


정신이 나간 어미의 눈에도 그 모습이 보이는지 시선을 돌리며 벌벌 떤다. 그리고는 창밖을 바라본다.

어쩌면, 아직 늦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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