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출에서 수익 구조는 두 가지임.

① 원전 건설로 인한 수익(건설 중공업, 제조업)
② 원전 운영관리로 인한 수익(고급 기술인력 서비스업, 제조업)

원전 수출 시 얻는 수익에서 제일 이윤이 남고 마진이 남는 건 ②번임. ①번은 별로 안 남음.

근데 탈원전하면 영향을 제일 많이 받는게 ②번임... 특히 고급 기술인력들은 탈원전 하는 순간 제일 크게 영향 받음...

운영관리 계약을 따려고 하면 거기에서 보는 채점요소가
A. 안정적인 품질의 부품이 있는가.
B. 고급인력들이 원전을 잘 관리할 수 있을만큼 실력이 좋고 경험있는가.
C. 두 개의 공급이 활발하게 잘 이뤄지는가.

예전에는 우리나라의 약점 요소가 A번이었음. 지금도 약간은 그럼. 우리나라 제조업은 오랫동안 전반적으로 품질 시험 성적서 불량, 또는 보증서 위조같은 문제로 씨름하고 있었거든. 원전산업은 그나마 좀 깨끗해진 편이지만.

(원전산업에서 시험성적서 관련 문제는 0.73%. 28만8405건 중 2116건. 기기검증서 관련 문제는 2.33%. 2699건 중 63건.)

그래도 이게 선진국 수준으로 좋은 건 아니라 그 때문에 A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점수를 깎이는 편임.(바라카 원전도 그렇게 점수깎여서 계약을 반쪽짜리 받았음.)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 엄청 끌어올린 B와 C로 점수를 많이 얻어서 계약 따냈음.

왜냐? A가 약하더라도 품질 좋은 부품은 프랑스같은 전통강국에서 수입할 수 있거든. 결국 점수를 따고 계약을 결정하는 건 B, C인거임.

근데 정부가 탈원전 해버리면?


B, C에서마저 점수를 대폭 깎아먹겠지.

그러면 마진이 제일 잘 남는 ②번 계약에서 탈락하거나, 반쪽짜리 계약만을 할 우려가 있음. 그럼 알짜 수익은 다 날아가고 껍떼기만 먹는거지.

그래서 나는 솔직히 정부가 탈원전 하는 동시에 원전 수출을 하겠다는 게 이해가 안됨.

진짜 저런 디테일한 것을 알긴 하는 건가 의심스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