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나는 권력을 존중하지만, 장식 스타킹을 입은 그 녀석이 그 테러를 저질러놓고 상을 받는 꼴은 절대 못 본다. 범죄를 저지르고 뻔뻔히 Apex 게임에 참가한다고?! 신디케이트 놈들 머리에서 나올법한 짓거리긴한데, 여자 대 여자로서 해먼드는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능글맞게 웃는 로바를 보니 너무 화가 난다. 뺨을 확 때려서 강냉이가 탈로스까지 날아가는 꼴을 봤으면 좋겠네. 해먼드는 안드라데만 보면 환장하는 광팬들이 많으니, 그녀가 복수를 위해 싸우는 모습에 Apex 게임의 인기도가 하늘로 치솟을 거라고 설명했다. 내가 로바랑 악연이 있었다면 게임 중간에 직접 만나서... 최대한 잔혹하게 싸워줄 수 있을 것이다.

로바가 웃으며 내게 다가올 때, 난 밀려오는 분노를 겨우 참았다. 서로 오해를 풀자고 말을 걸며 그 매니큐어 칠해진 손을 내밀었다. 내가 멍청하게 그 손을 잡을 거라고 생각했나.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 나는 방을 나가며 잠시 옥테인을 보는데, 그 파일을 건네주던 여자애랑 이야기하는 것 같다. 옥테인이 목이 마르다나 뭐라나,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여자가 로바를 세워 이야기한다. 자기 이름은 요코고, 자기 사장이 로바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뭔지 안다며 서로 거래를 하자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난 깨달았다. 이 싸움은 끝났을지라도, 전쟁은 이제야 시작했다는 것을. 여긴 내 구역이니 내 법을 따라야지. 내 새로운 임무는 이제 새로 정해졌다. 로바 안드라데를 다시 잿더미 속으로 보내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