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테 세미막 은지현미니 후기

ㅇㅇ · 2024.05.19 19: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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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내사랑 은지현미니... 개완벽했다.... 진짜 은지현의 그 편안하고 섬세한 결이 물 흐르는 합은 그저 연기가 아님 여긴 진짜야ㅋㅋㅋ

은은 역시 세미막에 다 울고 터뜨리고 막공은 클래식하게 담백하고 깊게 가는 타입인듯ㅋㅋㅋ

오늘 공연도 오히려 평소보다도 덜 울고 여러 시련들에도 비교적 담담하고 강인한 이선이었음

오히려 덜 울고 특히 노년기에 편안한 웃음을 디폴트로 가져가는 공연을 보면서 은이 윤이선을 보내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느꼈어 감정을 덕지덕지 묻히기보다는 깔끔하게ㅎㅎ(우는게 별로란거 아님 개취는 울수록 좋아함ㅋㅋㅋ)

여전히 귀엽고 어벙하지만 군데군데 평소보다 더 깊고 진지한 모습이기도 해서(ex. 연출가로서의 진연이에게 감탄하는 부분) 은이 마지막으로 남기는 이선의 모습은 그래도 조금은 더 성숙하구나 싶었음

오디션 때 은이선은 이미 꿈의 무게를 짊어진 자였음 본인의 공연을 올리고픈 간절한 마음을 넘어 모든 친구들의 마음을 대변한다는 결의가 있었어 그저 떨리고 간절하고 두려워하던 청년이 오늘따라 그렇게 눈빛이 결연하더라

아리아 후반부로 치달을 수록 한음 한음 독기로 꾹꾹 눌러부르는걸 듣는데 이미 피날레를 듣는 기분이었어 죽기 전 자신의 마지막 소리를 한음 한음 깎아내던 그 노인이 겹쳐보였음

그래서 오디션 끝나고 진연이가 얼른 폭 안아주러 안 갔으면 휘청했을 것 같았음

하 나 진짜 단한번의 기회 너무 좋다... 다같이 '오직 한번 뿐인 기횔까' 첫번째 후렴 들어갈때마다 소름이 쫙 올라와

그때 무대 이끝에서 저끝, 선화부터 이선 진연 베커 여사까지 쭉 보면서 모두의 눈빛에 담긴 불안한 설렘과 간절함을 느낄 때의 안타까운 전율이 말로 표현이 안됨

그리고 여기서 미니수한 혁명맛 진짜 도파민 원래는 서브남주미 잘 살리는 수한이 이미지였는데 젊은 혈기에 불타오르는 혁명가까지 그새 너무 잘 말아옴 정말 완벽한 수한이 그잡채..

마지막에 은이선 아리아 어레인지는 진짜 왜그렇게 짱짱함.. 아니 기작때매 안그래도 없던 살이 더 극단적으로 말라가는데 아리아 여전히 날이 갈수록 짱짱한거 욜라 인체의 신비임;;;

오늘 고백할때 눈을 꼭 감지 않더라(그뒤에 무슨 생각하냐 하고나선 쫄아서 잠깐 꼭 감았지만ㅋㅋ)

회전 돌면서 처음으로 은이선이 처음 사랑을 해보는 쑥맥 애샛기가 아니라 정말 사랑에 빠진 한 남자로 보였음

그래서 평소엔 뽀뽀할때 코트 꼭 붙드는 디테일 귀여워서 좋아했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길 바랐고, 역시나 그냥 주먹만 꽉 쥐어서 좋았음 그 남자의 느낌이 이어져서

진연-수한의 싸움은 정말 치열하고 치기어렸음

지현진연은 미니수한의 독선에 치를 떨고 상처 받았고

미니수한은 이선과 진연에 대한 인간적인 안타까움에 그게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최선의 배려였어서 더 애절했어

지현진연의 어른의 세상에서는 회전 돌면서 들은 중 진연의 노래 제일 안타깝고 절절했음

단순히 가치관의 갈등이 힘든걸 떠나서 그냥 일제 치하의 이 모든 상황이 너무 지치고 신물나는게 느껴졌거든

옳다고 믿어온 일이 늘 모두에게 선할 수만은 없는 딜레마인 상황, 사랑하는 사람의 꿈을 부수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소중한 가치들을 모두 챙길 수는 없는 상황...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방황하는게 느껴져서 아, 맞다 진연이도 어렸지 하는게 확 느껴지고 너무 가여웠어

고민을 끝내고 수한이와 손잡을 때도 목소리는 씩씩하지만 이미 그 멘탈이 너덜너덜 걸레짝이 다 된게 보였음 실제로 결심하고도 뒤돌아서자마자 또 바로 혼란스러워하는 지현진연이 있었고...ㅠㅠㅠ

이선-진연의 싸움도 참 치열했다..ㅠ

오늘 은이선도 평소답지 않게 연하미보다는 너무나 이성적이고 냉철했어서 누나미 있는 지현진연조차 서로 말과 말을 쏘아붙이는데 달래준다는 느낌보다는 정말 대등하게 붙은것 같아

은이선 눈빛부터 무서웠는데 진연이 니가 그생각을 못했을리 없다고 깨닫는 순간부터 다 일그러지고 울었음 무대를 못하는 것보다도 사랑하고 믿고, 무엇보다도 가족도 버린 내 꿈을 지지해주고 같은 길을 바라봐준다고 믿었던 진연이가 배신했다는 사실이 오늘 이선이 버튼이었어

그렇게 진연이의 잔인한 말을 듣고 웃으며 물러선 후에야 무대의 꿈이 잘못되고 있단걸 깨닫고 잘못된꿈 부르고나서 소대로 빠지는데 막 비틀대면서 우는 소리가 다 들림ㅠㅠㅠ..

부민관 아리아는 비교적 담백했지만 그랬기에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기는 농도 짙은 애가였어 자신의 꿈이 무너진다는 두려움, 거사를 결심한 여린 떨림같은 것들이 배제되고 오로지 연인을 향한 마지막 고백이자 위로만이 남은

할배이선은 오늘따라 내내 그렇게 편안한 웃음을 띄고 있더라

진연이 만나서 내내 힘들었다고 할때도 끝까지 담담했어

그래서 느꼈어 은이 이선이를 깔끔하게 보내주고 있구나

그치만.. 피날레는 피날레다....

가네, 멀어지네, 빛 바랜 희망이 됐네

나의, 오 나의, 찬란하던 꿈이여

이 두 소절을 부르는데 은 관극 기억을 통틀어 본체의 감정이 이렇게나 개입돼서 울컥한 음성은 처음이야...ㅠ 정말 우느라 음정이 나가는건 아닐까, 작은 참사라도 나는거 아닐까 솔직히 내심 마음의 준비도 하면서 봄 근데 뮤배는 뮤배다...

중간에 먼저 간 이들, 함께 꿈꿨던 자들을 보고 가끔씩 팔을 뻗어 나름의 인사를 건네기도 하고

피날레는 늘 실제 이 배우가 은퇴공연을 한다면 이런 모습이려나 과몰입을 부르는 씬이긴 하지만

오늘 피날레의 뒷모습을 보이지 않고 몇초간 그저 정면으로 객석을 바라보는 그 울음 젖은 미소는.. 정말로 20년 뒤의 박은태를 타임머신으로 미리 데려와서 보고있는 느낌이었음

내기준 피날레 원탑 레전드로 남은 공연이 토월 세미막인데, 그날 객석을 보는 은에겐 정말 생애 마지막을 앞둔 윤이선의 한 많은 생이 담긴 만감이 보였다면 오늘의 은에게서는 생애 마지막 관객을 앞둔 박은태의 넋이 투영되었어

은지현미니 정말 일테노레 해줘서 고맙고 내 최애페어가 되어줘서 고마워... 물 흐르듯 막공을 보낼 수 있게 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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